주말에 전국 비 예보, 많은 곳 100㎜ 넘어
태풍 독수리 진로도 변수…"장마전선 장기화"
주말 또다시 전국에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1일 5호 태풍 '독수리'가 발생하면서 기상청이 그 이동 경로와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풍 발달 초기라 경로를 예상하긴 이르지만 한반도에 비구름대 형성을 돕는 등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주말에 예상되는 장맛비 역시 제4호 태풍 탈림에 영향을 받았다.
이날 기상청은 주말인 22일~24일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중국 내륙에서 형성된 정체전선과 저기압이 다가오면서 많게는 100㎜ 넘는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수도권과 서해5도에는 50~100㎜, 경기 북부에는 최대 150㎜ 이상 비가 올 수 있겠다. 앞서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컸던 대전과 세종, 충남에는 30~80㎜(충남 북부, 충남 남부 서해안 많은 곳 120㎜ 이상), 충북 중·북부에 20~60㎜, 충북 남부 10~40㎜가 예보됐다.
호남은 광주전남전북 서부에 30~80㎜(전남 해안과 전북 서해안 많은 곳 각각 120㎜ 이상, 100㎜ 이상), 전북 동부에 20~60㎜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권에서는 경남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30~80㎜(많은 곳 100㎜ 이상), 부산과 울산, 경남 중부 남해안, 경남 내륙, 경북 북부에 20~60㎜, 대구와 경북 남부, 울릉도·독도에 10~40㎜가 내리겠다.
제주에서는 30~80㎜, 남부와 산지에 최대 150㎜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이런 상황에서 제5호 태풍 독수리가 형성됐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필리핀 부근에서 만들어진 열대저압부가 21일 오전 9시 태풍으로 발달했다. 태풍 발달 초기라 경로와 영향력을 예상하기는 이르지만 다음 주인 오는 26일 이후 장마전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말 장맛비도 지난 19일 소멸한 제4호 태풍 탈림과 연관이 있다. 지난 15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서 발달한 탈림은 중국 남부와 베트남에 물폭탄을 뿌리며 우리나라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지만, 고온다습한 수증기를 한반도에 다량 유입시켜 비구름대 발달을 도왔다.
마찬가지로 독수리도 장마전선을 활성화할 수 있다. 오는 26일 이후 장마전선의 위치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의 위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독수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독수리가 중국 내륙 쪽을 향해 나아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독수리가 예상보다 강하게 발달해 더 북쪽으로 이동할 경우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예상보다 밀어 올릴 가능성도 있다.
김대준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예보관은 "탈림으로 인해 수증기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이 되면서 비구름대가 발달하는 데 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며 "탈림의 경우와 같이 독수리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수증기가 많이 유입되면 장마전선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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