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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사건' 교사들 잇따라 증언… "민원 수준 상상 초월, 울면서 찾아와"

수정 2023.07.21 17:31입력 2023.07.21 17:31

서울교사노조, 제보 사례 공개
학교폭력 사태 후 학부모 수십 통 전화
"고인, 작년보다 10배 더 힘들다 해"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고인의 학급에서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이 있었다는 다수의 제보가 확인됐다.


서울교사노조는 21일 최근 서이초에서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 중인 교사들의 제보를 받아 공개했다.


서이초에서 학교폭력을 담당했던 A교사는 학교폭력 민원과 관련된 대부분의 학부모가 법조인이었으며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라는 말을 하는 학부모도 있었다고 전했다.


A교사는 학교폭력 업무 당시 서이초의 민원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제보했다. 학부모 민원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교사들이 근무를 매우 어려워했다고 전했다.

B교사는 지난해 3월부터 서이초에 저경력 교사 5명이 근무했다고 했으며 저경력 교사가 근무하기에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교사는 "경력이 있었던 나도 힘이 들었는데 저경력 교사가 근무하기에는 매우 힘든 학교"라며 "울면서 찾아온 후배 교사에게는 위로를 해 주고 도움을 준 적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을 했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인과 같이 근무했던 C교사는 "고인의 학급에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어 고인이 매우 힘들어했다"고 증언했다.


D교사는 고인의 학급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에 앉은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이 있었고, 가해자 또는 피해자의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고 제보했다. 이에 당시 고인은 "내가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 준 적이 없고, 교무실에도 알려준 적이 없는데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 소름끼친다. 방학 후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고인의 학급에 "선생님 때문이야"라고 수업 시간에 소리를 지르는 학생이 있었다고도 전해졌다. 고인은 "출근할 때 그 학생의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D교사는 전했다.


E교사는 사건 당시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고인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것이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라고 발언했다고 증언했다. 고인은 근황을 묻는 동료교사의 질문에 "작년보다 10배 더 힘들다"고 말했다고 E교사는 말했다.


F교사는 "학교 차원에서 함구하라고 해서 그냥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같은 제보 사실에 대해 교사노조는 "아직 경찰에서는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외부 정황이 없다’는 의견만을 내놓고 있다"며 "교사노조는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을 추가 제보를 받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교육당국을 향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사건 발생 다음날인 19일 서울시교육청은 입장문을 내고 "현재 경찰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서이초 교장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3월1일 이후 고인의 담당 학급의 담임 교체 사실이 없으며 해당 학급에서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은 없었다"면서 "해당 교사가 교육지원청을 방문한 적도 없다"고 학부모 갑질 의혹을 부인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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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었네요"…교사사망에 '3선 의원 연루' 글 쓴 맘카페 회원, 글 삭제
수정 2023.07.21 12:44입력 2023.07.21 09:31

구체적 반박 나오자 해당 내용 삭제
"떠도는 이야기 정리해 올린 것 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은 20대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강남 고급 아파트에 사는 국회의원 가족 학부모 갑질’ 의혹을 제기한 맘카페 회원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추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는 18일 오전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A씨의 죽음은 19일 “학부모가 교사를 괴롭혀 젊은 교사가 사망했다”며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갑질 논란이 더해진 것은 이날 오후, 회원 41만명의 한 대형 네이버 맘카페에 “해당 교사에게 한 여학생의 학부모가 갑질했다”는 글이 올라 온 후부터다.


작성자는 해당 학부모가 “내 집안이 얼마나 대단한지 아느냐” “딸이 화장실 가는 거 수시로 체크해서 알려라”고 요구했고 ‘거의 하녀 수준으로 선생님을 괴롭혔다’고 표현했다. 이어 “(해당 여학생 관련) 학교 폭력 때문에 양쪽 학부모에게 시달리다가 교육청에 불려갔는데, 갔다 온 다음 날인 어제 학교로 돌아오셔서 자살하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 학부모 가족이 3선 국회의원이라는 얘기가 있더라고요(서초 **아파트 산다고 함). 무려 3선 국회의원분 손녀랑 연관되다 보니 교육청에서 알아서 기느라 엠바고 걸고 기사 못 내게 막고, 그동안 변호사 선임해서 증거인멸, 합의 시도 중이라고 합니다”라며 “그 와중에 서이초는 담임샘의 자살을 덮으려고 학교 공사를 한다고”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글의 작성자는 이 카페에만 1000건 넘는 글을 쓴 회원이다. 해당 맘카페에서만 수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와 블라인드 등 인터넷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다음 날 아침엔 유튜버 김어준 씨도 의혹을 거들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초등학교 교사 극단 선택 사건에 현직 정치인이 연루돼 있다고 알려졌다. 국민의힘 소속 3선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 전혀 보도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은 21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김 씨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의혹에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서 의원 측은 페이스북에 “서영교 의원의 딸은 미혼”이라며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허위사실들은 즉각 삭제하길 바란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 추모공간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이 된 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한 의원도 “나는 손자, 손녀가 전부 4명인데 해당 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없다”며 “(갑질 의혹 부모의 자녀가) 여학생이라고 하던데 내 외손녀 1명은 중학생”이라며 “악의적 의도와 비방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인신공격을 통해 명예훼손을 한 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해당 글 작성자는 20일 원글 제목을 ‘서초구 서이초 담임선생님이 자살 관련 서이초 입장문, 국회의원 절대 아닙니다’라고 수정했다. 자신이 언급했던 구체적 내용을 모두 삭제하면서 “인터넷에 도는 이야기들 모아서 정리해서 올린 건데 이리 많이 퍼질 줄이야. 학부모 가족이 국회의원일지도 모른다는 추정 글이 있어서 저도 그걸 올렸던 건데, 사실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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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신림역 인근 흉기난동…1명 사망·3명 부상
수정 2023.07.21 15:54입력 2023.07.21 15:52

경찰, 용의자 검거해 범행 경위 조사 중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용의자를 현장에서 검거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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