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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워 그 자리서 울었다"…해군에 무차별 폭행당한 택시기사 사연에 '공분'

수정 2023.07.18 15:04입력 2023.07.18 12:30

20대 남성, 옷 벗고 폭언에 욕설까지
택시 기사, 갈비뼈 골절 등 전치 6주 부상
동료와 상관 "젊은 군인 죽이려 하나" 선처 요구

현직 해군 부사관이 고령의 택시 기사에게 폭언과 욕설을 내뱉고 무차별 폭행까지 하는 모습이 공개돼 공분이 일고 있다. 특히, 해군 중사의 아버지뻘인 택시 기사는 폭행으로 갈비뼈 5개가 골절되는 전치 6주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19일 오후 11시께 부산 남구에서 벌어졌는데, 지난 13일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한블리)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방송에서는 폭행 가해자인 해군 중사 A씨(25)의 범행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현직 해군 부사관이 고령의 택시 기사에게 폭언과 욕설을 내뱉고 무차별 폭행까지 하는 모습이 공개돼 공분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영상을 보면 만취 상태로 택시에 탑승한 A씨는 아버지뻘인 택시 기사 B씨(65)에게 반말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이어 "처맞을래" 등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면서 B씨를 향해 손찌검하는 시늉을 하거나 운전석을 넘어 운전 중인 B씨를 위협했다. A씨의 위협에도 약 7분간 운행을 이어간 B씨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목적지인 해군 숙소 앞에 도착한 뒤 B씨는 출동한 경찰을 기다리며 차 밖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A씨는 따라 내려 계속해서 욕설을 쏟아냈다. "문신을 보여주겠다"면서 돌연 윗옷을 벗기도 했다. 그러다 A씨는 결국 B씨의 허리를 발로 찼고, 이 충격으로 사이드미러에 복부를 세게 부딪친 B씨는 비명을 질렀다. A씨는 이어 쓰러진 B씨 몸 위에 올라타 마구 짓눌렀다.

폭행은 택시 기사 비명을 듣고 달려온 경비원 등의 만류에도 계속됐으며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하고도 한동안 욕설과 난동은 이어졌다.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갈비뼈 5개가 골절되는 전치 6주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B씨는 방송에서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그 자리에서 한동안 울었다. 솔직히 죽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A씨 동료와 상관 "젊은 군인 죽이려 하나" 선처 요구
영상을 보면 만취 상태로 택시에 탑승한 A씨는 아버지뻘인 택시 기사 B씨(65)에게 반말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이어 "처맞을래" 등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면서 B씨를 향해 손찌검하는 시늉을 하거나 운전석을 넘어 운전 중인 B씨를 위협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경찰이 도착에 관할 파출소로 이동한 뒤 A씨의 해군 동료와 상관까지 몰려 와 선처를 요청했다. 이 상황에도 정작 A씨는 술에 취해 쓰러져 자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B씨를 더 경악하게 한 건 우르르 몰려온 해군의 태도였다. A씨의 한 상관은 B씨에게 "젊은 군인을 죽이려고 하냐"며 "청춘을 망치지 말아달라"고 선처를 요구했다. B씨 딸은 "젊은 가해자의 인생은 불쌍하고 무고한 60대 노인이 맞은 것은 괜찮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A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현재 징계 등 조치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 가족은 A씨의 구속을 위해 1408명에게 탄원서를 받아 제출했지만, 결국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연락을 전달받았다. B씨 가족은 혹시 모를 보복에 두려워하고 있다.


영상과 사연이 공개되자 시민은 공분했다. 특히 일부 누리꾼은 온라인을 통해 A씨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을 보면 "택시 기사 폭행 해군 처벌 원한다", "해군 중사 엄벌에 처하라", "군인이 사람을 때렸다고 해서 찾아왔다" 등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영상과 사연이 공개되자 시민은 공분했다. 특히 일부 누리꾼은 온라인을 통해 A씨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출처=대한민국 해군 자유게시판]

한문철 변호사는 "운전 중인 사람을 위협하면 특가법을 적용해 무겁게 처벌하게 돼 있다"며 "가해자가 택시 안에서는 협박·위협만 했고 차에서 내려서 폭행했기 때문에 처벌이 가벼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변호사는 "피해자가 전치 6주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가해자에게 실형이 선고된다면 징역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집행유예를 받더라도 이는 공무원(군인)직 박탈 사유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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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 물 들어와도 계속 차량이…"재난관리 시스템 작동 안해"
수정 2023.07.18 11:04입력 2023.07.18 11:04

전문가 "재난관리 문화 잘못 구축돼"
"침수된 곳 가지 말고, 못 가게 유도해야"

폭우로 충북 청주 미호강 제방이 터져 침수된 오송 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도로 통제가 제때 실시됐었다면 큰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당시 참사 4시간여 전 이미 미호강 주변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는데도 지하차도 차량 통제나 우회로 안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사이 물은 도로로 빠르게 유입됐다. 사고 당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운전자들은 밀려들어 오는 물을 보고 차를 돌려 지하차도를 빠져나오려 하지만, 일부 차들은 잠시 망설이다가 지하차도로 그대로 진입하기도 한다.


미호강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6일 오전 실종자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3.7.16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호남대 교수)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가재난관리 시스템을 20년 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제정하면서 구축, 설계, 탑재해 놨다. 급박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하고 응급조치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부회장은 "통행금지, 통행 제한, 대피 명령을 가장 현장에 있는 기초지자체에서 작동시켜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시스템들이 작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초 지자체장들이 (재난 대응 시스템에 대한) 학습이 안 되어 있다"며 "이런 중요한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는 것 같다. 무슨 과학기술을 작동시키는 첨단 전문성을 요구하는 게 아니고 법에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모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석환 대진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만약 교통 통제를 오전 6시에 했었으면 완전히 상황은 달라졌다고 본다"며 "홍수통제소가 경계경보를 발령하면서 지자체에 다 통보하는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그것을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현장 상황과 심각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런 재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들어가지 않는 게 우선이고, 들어가지 않도록 유도를 해 주는 게 중요하다"며 "기본적으로 지하에 있는 시설물, 반지하부터 지하차도, 지하 주차장에 대해서 기존에 있는 규정, 제도, 설계 기준을 많이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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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128엔VS160엔"…달러당 엔화 환율, 어디까지 갈까
수정 2023.12.20 13:58입력 2023.07.18 10:37

"실질실효환율·경기침체로
내년 6월 128엔까지 오를 것"
"작년과 같은 엔저 쇼크 가능성
달러당 160엔까지 갈수도
엔화 방향성 불확실성 커지자
투자자들도 고민 깊어져

지난달 한때 달러당 145엔대를 돌파했던 엔화 환율이 다시 138엔대까지 하락하면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일본 정부가 시장 개입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당국의 개입 흔적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갑자기 엔화가 고개를 들면서 갈피를 못 잡게 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24일 열리는 일본은행(BOJ)의 정책결정회의에서 매파적인 결정이나 의견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 영향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엔화 가치 하락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주요 투자 포인트기도 한데, 엔화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BOJ 통화정책 수정 기대감"…엔화, 한 달 만에 130엔대 회복

1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전 7시5분께 138.64를 기록했다. 엔화 환율은 지난달 30일 장중 한때 145엔까지 올랐으나 최근 일주일 새 엔화 가치가 5엔 이상 오르며 지난 12일 기준 환율이 140엔 선 밑으로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다시 130엔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달 12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일본은행(BOJ)

BOJ가 10년간 유지하던 완화적 통화정책의 방향키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엔화의 가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BOJ가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등 금융 완화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면서 엔화를 매수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물가 진정은 올해 2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를 낮출 수 있다. 시장의 이 같은 기대감은 달러 가치 하락으로 드러나고 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엔화는 강세를 띠게 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4일 99.96으로 장 마감을 했다. 달러 인덱스가 1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4월21일 이후 1년3개월여 만이다.


BOJ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성 재무상(장관)은 지난달 28일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외환시장에) 최근 다소 일방적인 움직임이 있다"며 "지나친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러 요인들로 인해 개입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BOJ는 지난해 여러 차례에 걸쳐 약 9조엔(약 82조원)에 달하는 엔화를 매수한 바 있다. 당국이 처음 시장에 개입한 시점에 엔화 환율은 145.898엔이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안전자산 엔화 부상…연말 135엔까지 상승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를 이유로 현재와 같은 강세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주요국의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지출처=블룸버그]

반다리서치의 비라즈 파텔 전략가는 "글로벌 경제의 경기 침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올해 말과 내년 들어 그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경제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약 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는 미국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 헤지 수단으로 활용됐다. 지난 3월에는 실리콘벨리은행(SVB)에서 시작된 금융시스템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SVB 파선 전 137엔대에서 머물던 엔화 가치가 131엔대까지 뛰었다.


엔화 가치가 50여년 이래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작용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월1일 기준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73.1을 기록하며 변동환율제를 시행한 1973년 이전에 집계된 최저치(67.9)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50년간의 평균값인 113.6을 한참 하회하는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국가의 통화가 상대국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표시한다. 이 수치가 100보다 낮으면 환율이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낮은 실질실효환율과 경기 침체 두 가지 요인을 근거로 엔화 가치가 연말 135엔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대다수는 올 9월 138엔을 시작으로 내년 6월엔 엔화 가치가 128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 가치가 이보다 더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UBS의 도미닉 슈나이더 글로벌 환율 및 원자재 총괄은 "올 연말 엔화가 128엔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경기 침체 시기가 엔화 환율의 등락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日 금리 격차 확대…엔화 가치 160엔까지 하락할 수도

이 같은 장밋빛 전망과 달리 일본 외환시장에 지난해와 같은 엔저 쇼크가 닥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일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엔화가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차관은 내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32년 만에 최고수준인 달러당 16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7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의 상반된 통화정책으로 양국 간의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엔화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BOJ가 긴축 기조로 통화정책을 전환하기 전까지 엔화 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아시아에 외환위기가 닥친 1990년대 후반 재무성 차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재임 당시 외환시장에 공격적으로 개입해 엔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린 바 있어 ‘통화 차르’ 또는 ‘미스터 엔’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지난해 6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0엔을 돌파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하기도 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엔화 가치가 17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고했지만 BOJ의 통화정책 수정과 외환시장 개입 여파로 엔화 가치는 올해 초 120엔대까지 상승했다.


JP모건은 지난 7일 엔화 가치가 올해 연말 142엔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을 상향 조정해 152엔대로 하락 폭을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같은 기간 엔화가 145엔으로 현재 수준보다 엔화 가치가 4%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자산운용사들이 지난주에도 엔화 약세 베팅을 추가로 늘렸다"며 "월가에는 아직도 엔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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