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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이 핀란드 호수 앞에 알몸으로 드러누운 이유

수정 2023.07.16 21:40입력 2023.07.16 16:32

행위 예술가 스펜서 튜닉의 집단 누드 촬영
"신체·호수 연결…창조의 일부가 된 대중"

핀란드에서 미국의 행위 예술가인 스펜서 튜닉의 사진 촬영에 참여한 자원자들의 모습.

미국의 행위 예술가 스펜서 튜닉이 핀란드에서 자원자 1000명과 함께 집단 누드 촬영을 진행해 화제가 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오전 3시쯤 핀란드에서 행위 예술가인 스펜서 튜닉과 자원자 1000명이 대규모 나체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자원자들은 공원과 호수를 오가며 튜닉의 지시에 따라 포즈를 취했다.


핀란드 남부 비흐티 출신의 앤 로키는 남편 페카 멘패와 함께 맨 앞줄에 섰다.


그녀는 "굉장히 행복한 느낌이다. 우리가 카메라를 등지고 그 많은 사람을 보았을 때 환상적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부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알몸으로 지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참가자들 사이에 편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전했다.

튜닉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자원자들의) 신체를 핀란드의 호수와 연결 짓고 싶었다"라며 "오늘 1000개의 호수가 있는 이 땅(핀란드)은 1000명의 나체가 있는 땅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중이 창조 과정의 일부가 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튜닉은 세계적인 누드 사진작가다. 199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대규모 나체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공공장소에 수많은 사람을 주변 분위기에 맞춰 정교하게 배치해 사진에 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 명의 자원자가 그의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지원했으며, 맨몸으로 촬영에 임했다. 체험에 참여한 모델들은 자신의 최종 사진 사본을 받게 된다.


튜닉은 지난해 11월 피부암 인식 제고를 위해 호주 시드니의 본다이 비치에서 2500여 명의 자원자와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가 하면, 2016년엔 미국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에 반대하기 위해 여성 130여 명과 누드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랑의 불시착' 나온 北 총정치국장…제재당한 정경택
수정 2023.08.03 22:14입력 2023.07.16 08:35

尹정부, 정경택 총정치국장 등 4명 독자제재
사상 감시하는 국가보위상에서 '초고속 승진'
박광호 前선전부장 제재…"고위직 겨냥 경고"

인민군 총정치국장. 북녘땅에 불시착한 재벌가의 딸과 인민군 장교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다룬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잘 알려진 직책이다. 드라마 속 리정혁 대위(배우 현빈)의 아버지가 막강한 권력을 보여주듯 실제 북한 군부 내 핵심 요직으로 꼽힌다. 정부는 북한의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북한 전·현직 고위 관리들을 겨냥해 독자제재를 단행했다.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4일 정경택 총정치국장과 박광호 전 노동당 선전선동부장 등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관리 4명, 관련 기관 3곳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0월 첫 제재를 시작으로 10차례에 걸쳐 개인 49명, 기관 50곳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지난 정부에선 찾아볼 수 없던 조치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등장인물 중 하나인 리충렬 북한 총정치국장. [이미지출처=tvN]

정경택에 대해서는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 출신 지역은 자강도, 나이는 50~60대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것 정도다. 김정은 시대 들어서 파격적인 승진을 거듭하며 초고속으로 총정치국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정경택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0월 당 전원회의에서 '국가보위상'에 임명됐을 때부터다. 2016년 5월 당대회 당시만 해도 중앙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정경택이 국가보위상에 임명되는 동시에 중앙위원회 위원을 건너뛰고 그보다 높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됐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당 정치 서열 : 당 중앙위원회 → 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 → 위원 → 상무위원)


올해 2월 북한 건군절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딸 주애. 김주애 뒤편에 선 4명 가운데 빨간색 원 안의 인물이 정경택 총정치국장이다.

정치국은 북한 체제를 이끌어 가는 노동당 중앙위원회에 설치되는 사실상의 최고 권력기구다. 위원은 이사 격에 해당하는 임원 직책으로, 그 뒤를 잇는 후보위원에 정경택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당시 함께 보선된 인물이 김정은의 '하나뿐인 여동생' 김여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경택의 파격 승진을 가늠할 수 있다.


아울러 당시 정경택에게 주어진 국가보위상이라는 보직은 최고지도자를 제외한 모든 간부와 주민들의 사상 동향을 감시하는 방첩기관의 수장이다. 결은 다르지만, 우리 국가정보원장과 비슷한 직책이다. 그가 지휘한 국가보위성의 임무는 반체제 인물 색출과 정치범 수용소 관리, 정보 공작 등으로 김씨 일가의 세습을 보위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경택은 '실세'로 떠오른 지 5년 만인 지난해 5월 당 전원회의에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승진했다. 김정은 체제 이후 숙청과 복귀가 반복됐던 '회전문 인사' 속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특히 반체제 인사를 잡아내는 치안 담당자가 총정치국장까지 단번에 올라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군부 내 기강해이가 인선의 배경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왼쪽부터) 정경택 인민군 총정치국장, 박광호 전 선전선동부장

박광호는 정경택이 국가보위상에 오른 2017년 10월 선전선동부장에 임명됐던 인물이다. 그 역시 별다른 이력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2012년 봄 태양절(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기념하는 훈장을 받았다는 점에서 당국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 3월에는 김정은이 은밀하게 중국을 찾았을 때 곁에서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박광호가 이끈 선전선동부는 조직지도부와 함께 북한 체제를 보위하는 노동당의 양대 축을 형성한다. 주민들의 사상 교육을 중심으로 당의 영도적 역할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김여정의 현 직책이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다. 김정일이 대학을 졸업한 뒤 당 조직 생활을 시작한 곳이 선전선동부, 이곳에서 과장·부부장·부장을 거쳤다는 점에서 조직의 위상을 알 수 있다.


김정은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박광호는 4년 전부터 자취를 감췄다. 2019년 2월 돌연 선전선동부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정치국 위원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다만 지난해 4월 방영된 '김정은 숭배'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점으로 미뤄볼 때 숙청보다는 은퇴에 무게가 실린다. 1940년대 후반 태어난 것으로 파악된 그는 70세를 훌쩍 넘긴 고령이다.


"北 고위직도 제재 가한다는 분명한 경고"
국무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이번 독자제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13일(현지시간)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가 또다시 '빈손'으로 끝난 직후 발표됐다. 미국·일본 등 우리 우방국은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공세에 나섰지만, 중국·러시아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거론하며 역내 안보 불안의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렸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워싱턴 선언'을 겨냥해 "(북한에 대한) 핵 결전의 플랫폼"이라고 강변하기까지 했다.


북한의 손꼽히는 실세와 이미 은퇴한 인물에 대한 제재 조치는 실효성 측면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응하는 방법은 확장억제 등 군사적 조치도 있지만, 경제적 압박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며 "지난 정부 때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은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북한이 계속해서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한다면 고위직에 대해서도 망설이지 않고 분명한 제재를 가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다"며 "북한이 이러한 사실을 분명하게 깨닫고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중단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尹, 지지율 취임 후 최대 낙폭 기록…배경은?
수정 2023.07.16 09:40입력 2023.07.16 09:40

갤럽 "세대·지역 등 대부분 지지율 하락 흐름"
日 원전 오염수 방류 사실상 확정 후 여론 변화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대폭으로 하락해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조사를 주관한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판단을 미뤄왔던 응답자들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와 한일정상회담 등을 지켜본 뒤 돌아선 것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 등도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 14일 발표된 자체 정례 여론조사(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6%포인트 하락한 32%로 조사됐다.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3%포인트 올라 57%로 조사됐다.


주간 단위로 진행되는 갤럽 조사에서 6%포인트 하락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다. 갤럽은 "이번 주 변화(38%→32%)는 주간 낙폭 기준 최대치로 1년 전(2022년 6월 5주 43% → 7월 1주 37%)에 이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갤럽은 윤 대통령 지지율 변화와 관련해 "지난주 IAEA 최종 보고서 공개 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확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가능성의 기정사실화, 야권의 공세 강화 등이 그간 관망했던 정치 저관심층, 해양수산 관련업 비중이 큰 남부권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짐작된다"고 분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지지율 하락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무당층, 정치 저관심층과 광주·전라와 부산·울산·경남, 자영업 종사자 등에서 지지율 낙폭이 컸다. 판단을 유보했던 정치 저관심층과 함께 오염수 문제에 대해 민감했던 지역 주민들의 민심이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오염수 방류 여부의 주요 변곡점이었던 IAEA 최종보고서가 나왔고, 이 문제에 대해 말을 아꼈던 윤 대통령이 한일정상회담에서 추가적인 조건을 덧붙이기는 했지만 사실상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 점이 여론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염수 논란 외에도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사업 백지화 결정 등도 지지율 변화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갤럽 여론조사와 관련해 "후쿠시마 오염수에 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이슈가 나오면서 지지율이 빠졌다"며 "악재에 악재가 덮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이 이슈에 대해 정부·여당은 민주당 게이트라고 지적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통하지 않는 것 같다"며 "물타기가 1차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가하기도 했다. 갤럽 조사에서도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음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이들이 꼽아왔던 주요 이유였던 '부정부패·비리 척결'의 경우 이번 조서 지난 조사보다 3%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평가한 이들의 부정평가 사유 가운데 '양평 고속도로 문제'(1%)가 새롭게 추가됐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지난주와 이번 주 사이에 큰 변화가 없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와 같은 33%, 32%로 각각 조사됐다. 정의당은 1%포인트 오른 5%였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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