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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감독 “잠수정 사고 영화화 소문 불쾌”

수정 2023.07.16 10:10입력 2023.07.16 10:02

제임스 캐머런 감독
SNS 통해 “앞으로도 결코 그럴 일 없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영화 ‘타이타닉’과 ‘아바타’ 시리즈로 유명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지난달 발생한 잠수정 ‘타이탄호’ 사고에 대한 영화·드라마를 연출한다는 소문을 부인했다.


캐머런 감독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평소에는 언론 매체에 나온 불쾌한 소문에 대응하지 않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오션게이트(타이탄의 운영사) 영화에 대해 어떤 논의도 하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결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더선은 지난 13일 “제임스 캐머런이 타이탄호 사고에 관한 드라마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는 업계 내부 관계자에게서 나온 소식이며, 대형 스트리밍 업체 중 한 곳이 타이탄호 사고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구상 중이고 1순위인 캐머런 감독과 접촉했다”고 적었다.


캐머런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특히 부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not’을 대문자로 표기해 강조했다. 이는 관련된 소문과 언론 보도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는 동시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 [이미지 출처=AP 연합뉴스]

타이탄호는 지난달 18일 1912년 침몰한 호화 유람선 타이태닉호를 보러 심해로 내려갔다가, 잠항을 시작한 지 1시간 45분 만에 교신이 끊겨 실종 상태가 됐다. 이후 미국과 캐나다 등 다국적 수색팀이 사흘 동안 수색 작업을 펼쳤고, 결국 탑승자 5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탄호는 외부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는 내파 현상으로 파괴된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캐머런 감독은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타이태닉호와 타이탄호의 참사는 놀랍도록 유사해 충격을 받았다”며 “위험에 대한 경고를 무시한 결구 매우 비슷한 비극이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것은 아주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이탄호 탑승자 중 한 명인 프랑스 국적의 폴 앙리 나졸레를 25년이나 알고 지냈다며 “그가 이렇게 비극적으로 죽은 것은 감당하기 힘들다”고 슬픔을 드러냈다. 또 심해 잠수정을 관광용으로 개발하면서도 제대로 된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오션게이트 측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캐머런 감독은 1997년 타이태닉호 침몰 사고를 바탕으로 한 영화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등 11개 부문을 휩쓸었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 타이태닉호를 오랜 기간 연구했고, 잔해 분석을 위해 실제로 잠수정을 타고 33회나 잠수한 세계적인 잠수 전문가이기도 하다.


2012년에는 1인 잠수정 ‘딥시 챌린저’에 탑승해 태평양 북마리아나 제도의 가장 깊은 구역인 챌린저 해연을 탐사, 세계 최초로 수심 1만1000m까지 홀로 잠수하는 등 해양 탐험가로도 상당한 업적을 남긴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나는 자연인이다' 출연자 아내, 예천 산사태로 희생
수정 2023.07.16 20:53입력 2023.07.16 20:53

산사태로 마을이 쑥대밭이 된 경북 예천에서 16일 숨진 채 발견된 60대 여성이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했던 J모씨 아내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경북도소방본부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색 당국은 이날 오후 3시 45분께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서 매몰됐던 A씨(66)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장소는 집터로부터 약 20m가량 떨어진 지점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산사태로 A씨 부부가 원래 살던 집은 형체도 없이 통째로 쓸려 내려가 제자리에서 사라진 상태였다.


수색 당국은 첫날 진입이 어려워 일일이 수작업으로 수색 작업을 벌였는데, 이날은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진흙을 곳곳마다 뒤집으며 작업한 결과 A씨를 찾았다.

A씨 남편은 종편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했던 J모씨로, 지역 사회에서 유명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당시 도시의 삶에 지칠 대로 지쳤던 부부는 큰 용기를 내 삶의 터전을 산으로 옮겼다고 밝히는 등 과거 이야기를 담담히 전했다.


A씨 사망 소식에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재 J씨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의 아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지난 15일 오전 5시 16분께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며 한때 실종됐다.


수색 당국은 "수색 속도가 느려지며 시신조차 못 찾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며 "혹시 생존해 계실 수도 있는 실종자를 찾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내 A씨 발견으로 이번 호우로 인한 경북 지역 사망자 수는 19명, 실종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르포]"나훈아 임영웅 여기 다 있지" 60·70 홀린 'USB 트로트'
수정 2023.07.16 11:56입력 2023.07.16 07:30

한 손에 쥘 수 있는 '트로트 창고'
주머니에 넣거나 허리에 차고 다 같이 들어
나훈아, 신곡 '새벽' USB 앨범으로 발매

"나훈아도 듣고, 임영웅이도 듣고, 여기에 다 있지…기자 아저씨도 한번 들어봐"


12일 서울 종로에 있는 탑골공원에서 만난 한 70대 노인은 "여기 가수들 다 들어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자신의 '효도 라디오'를 들어 보이며 발길을 재촉했다. 그는 "이 라디오는 내가 요 근처에서 샀다. 노래도 듣고 산책도 하고, 즐겁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한 노인이 자신의 '효도 라디오'를 보이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노인들 사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효도 라디오'는 건전지 1~2개로 작동하며, 크기는 보통 성인 손바닥만 하다. 휴대가 간편해 주머니에 넣거나, 허리에 차고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라디오에 꽂으면 바로 원하는 트로트를 들을 수 있다. 1980년대 이동식 음악 재생 장치였던 카세트가 USB를 꽂으면 바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재생 장치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USB를 통해 트로트를 듣기 때문에 일부 노인들 사이에서는 'USB 트로트'로도 불린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렵고, 음악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가 어려운 60·70세대가 많이 이용한다. 가격대는 라디오 기능과 USB 용량에 따라 1만원대부터 3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주 고객은 역시 노인들이다.

종로 일대에서 판매하고 있는 '효도 라디오' 사진=한승곤 기자

그래서일까, 지난 10일 컴백한 '트로트 황제' 나훈아 씨는 자신의 신곡 '새벽' 앨범을 CD와 함께 이번에는 USB에 담아 발매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나훈아 USB'를 효도 라디오에 꽂으면 바로 신곡을 들을 수 있는 셈이다.


노인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낙원상가 인근에서 만난 박창규(76) 씨는 "(효도 라디오를) 자식이나 손주들이 사줄 때도 있고, 용돈 모아서 내가 살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다들 이런 것 하나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며 "그냥 온종일 틀어놓고 라디오도 듣고 노래도 듣고 그런다"라고 덧붙였다. 나훈아 신곡이 USB로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옆에 있던 80대 노인 김영해 씨 역시 "그 틀어놓으면 자기만 듣는 게 아니라, 다 들을 수 있으니까 분위기도 좋다"며 "나훈아 남진도 많이 듣고, 장윤정도 듣고, 신나는 노래는 다 듣는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효도 라디오' 이용에 대해 사용이 간단해, 쉽다고 말한다. 사진은 탑골공원 인근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인들. 사진=한승곤 기자.

음악 앱 이용이 어려운 노인들 사이에서 인기지만, 효도 라디오에는 저작권 침해 논란이라는 어두운 면도 있다. USB에 담긴 트로트가 불법 복제 음원일 수 있고, 아예 효도 라디오에 트로트를 넣어 판매하는 경우, 이 역시 저작권 침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트로트 업계에서는 효도 라디오로 인한 불법 음원 복제로 음반 산업 타격이 심하다며 원성을 쏟아낸 바 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효도 라디오 판매상들을 단속한 바 있다. 당시 불법 복제된 음악이 담긴 메모리칩만 2만여점을 압수했다.


종로 인근에서 만난 판매상은 "예전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사용료 징수 규정에 따라 USB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징수한다. USB에 음악을 담아 판매하는 제작사가 USB에 담긴 곡 수, USB 개수 등을 계산해 협회에 지불한다.


음저협 관계자는 "USB를 통해 앨범을 발매하던 초기에는 불법 유통 우려나,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현재는 관련 규정에 따라 음반 출시와 승인이 진행되며, 시장 질서가 잘 잡혔다고 판단하고 있다. USB 매체 이용도 증가하고 있기에 다양한 형태의 징수와 함께 창작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60·70 세대에서 효도 라디오를 많이 이용하는 것에 대해, 그들의 소비 가치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흥진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 교수는 "제품에는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목적 가치가 있다. 무조건 복잡하다고 좋은 게 아니고 반대로 꼭 시니어라고 단순한 것만 찾지도 않는다. 용도나 사용 가치에 따라 다 다르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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