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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글돈글]"아저씨 기업은 외면"…日, 여성친화기업은 실적도 더 좋아

수정 2023.07.15 07:00입력 2023.07.15 07:00

여성 임원 비율, 기업 실적과 연관성
여성활약기업 50개사 주가 추이
TOPIX 지수 상승폭 앞질러
노동력 부족해 인재확보가 곧 경쟁력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이 불면서 국내 재계에는 여성 임원 확대 열풍이 불었습니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면 다양한 성별로 조직을 꾸리는 것이 먼저라는 시각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이러한 기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골드만삭스가 이사회 멤버에 여성이나 백인 이외의 인종이 속하지 않은 회사들의 상장 주관 업무를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여기서 일부 독자들은 과연 성별의 다양성이 기업의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증이 생기실 겁니다. 오늘은 한국 못지않게 여성 임원 비율 확대에 힘쓰는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그 연관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日 정부, 여성 임원 비율 30% 확대 요구

일본 정부는 2015년 남녀공동참가국을 설치한 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지난달 6월에는 상장기업들에 여성 임원 비율을 2030년까지 30% 이상 끌어올릴 것을 요구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은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2013년만 해도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상장 기업이 전체의 84%였는데, 2021년에는 그 비율이 무려 33.4%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일본 정부가 내세운 여성 임원 30% 기준에 해당하는 상장사는 아직 2.2%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기시다 내각은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임원 성별의 다양성 여부를 투자 정책에 반영한다며 자국의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도 여성 임원 비율을 늘릴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성 활약기업, TOPIX 지수 증가 폭 앞질러…경상이익도 대폭 증가

정부의 이같은 지침이 발표된 후 미국의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은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여성 친화적 경영과 상장사의 주가 간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주제로 조사를 진행한 것입니다.

한 남자가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 = 연합뉴스]

JP모건은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50개 사를 '여성 활약 기업'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업들의 주가와 일본 우량 상장사로 구성된 토픽스(TOPIX) 지수의 등락 추이를 분석했는데요. 토픽스 지수와 여성 활약 기업 주가는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여파로 동시에 저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다시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는데 2023년 여성 활약기업의 주가 상승 폭이 토픽스 지수의 오름세를 앞질렀습니다.

개별 기업들에서도 여성 활약 기업들의 주가 상승 폭이 두드러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인재 채용 기업인 JAC 리크루트먼트입니다. 해당 기업은 지난달 말 기준 2020년 3월에 비해 주가가 무려 121%가 뛰었습니다. 경상이익은 204%가 늘었습니다.


JAC 리쿠르트먼트는 여성 친화적인 정책으로 여성 임원 비율을 늘린 것이 기업이 높은 성과를 내는 비결이었다고 분석합니다. 타사키 히로미 회장은 "(성별의) 획일성이 높은 이사회에서는 경영 과제를 다각도에서 파악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JAC 리크루먼트는 여성 직원들이 20대 중반이 되면 출산을 이유로 퇴사하면서 회사가 막대한 인재 손실을 입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사내에 보육원을 설립하고 육아 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육아휴직 복귀 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여성 리더 후보자 선발 프로젝트도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 회사인 멤버스도 여성 친화 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한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멤버스는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복귀하는 직원은 총무부에 배치하거나 야근을 강제하는 등 블랙 기업으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회사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내가 기업의 인사 제도를 뜯어고치기 시작했는데요. 월 야근 시간을 15시간으로 제한하고 육아휴직 후 돌아온 직원은 다시 기존 부서에 복귀할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여성 임원 비율도 32%까지 늘렸습니다. 이후 멤버스의 주가는 2020년 3월 기준으로 지난달 말까지 62%가 뛰었습니다.


이밖에도 여성 임원 비율이 각각 33%, 29에 달하는 AI 개발기업인 퓨처와 전선 제조 기업인 SWCC(옛 쇼와 전선 홀딩스)도 주가가 2020년 대비 급격히 뛰었습니다. SWCC는 주가가 133%, 퓨처는 189%가 뛰었습니다.


노동력 부족 사회…인재 확보, 기업 경쟁력과 직결

그렇다면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왜 경영 성과도 좋은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얼마나 많은 인재를 확보하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다고 강조합니다. 육아휴직 후 복직에 불이익을 줘 여성들이 퇴사할 경우 회사는 재원을 투입해 교육한 인재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우수 인재를 얻지 못하면 기업 실적이 악화돼, 투자 매력도도 크게 떨어집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퓨처'의 신구 유키 이사는 "남성 중심의 이른바 '아저씨 기업'은 시장에서 외면받게 된다"며 기업들이 변화에 나설 때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오늘은 여성 친화 경영과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ESG가 경영계의 화두로 오른 만큼 앞으로 다양성 문제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많아지길 바라봅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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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낙엽도 조심할 계절에 ‘마이웨이’ 이상민, 2008년에도…
수정 2023.12.21 10:19입력 2023.07.15 09:00

통합민주당 공천탈락 후 자유선진당 입당
이상민과 함께 탈락한 민주당 의원 이인제
할 말은 하는 이상민, 자유선진당도 탈당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인들에게 낙엽 밟는 것도 조심해야 할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내년 4월10일 제22대 총선 공천과 관련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시기라는 얘기다. 총선까지는 이제 9개월도 남지 않았다.


지금 시점에서의 정치적 실점은 치명적이다. 득점은 쏠쏠하다. 득점이 차곡차곡 쌓인다면 공천 허들을 넘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실점이 쌓여가는 것은 공천 탈락이라는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는 정치인이 있다. 그들은 특징이 있다. 사실상 공천 탈락이 유력한 정치인이거나 누가 뭐래도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의 정치인이다.


2019년 4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이상민 위원장이 공수처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어차피 공천이 쉽지 않으니 내 길을 가겠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도 있고,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오히려 세게 당 지도부를 들이받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정치인을 공천 탈락시키면 정치 보복 프레임을 덧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는 정치인이 의외로 공천에서 살아남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인물이기에 당 지도부에서도 배려(?)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어떤 경우일까. 이상민 의원은 연일 당 지도부를 향해, 더 정확히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유쾌한 결별도 각오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해당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유쾌한 결별은 분당을 암시하는 정치적인 용어다. 사실상 당을 깨자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당 지도부가 ‘엄중 경고’ 입장을 정한 이유다. 낙엽 밟는 것도 조심해야 할 계절에 당 지도부 엄중 경고 대상이 된다는 것은 내년 공천에 한 발짝 더 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인 이상민 입장에서는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정치인 이상민은 여러 국회의원 중 한 명이 아니다. 2004년 제17대 총선 이후 2020년 제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내리 5선에 성공한 중진 의원이다. 국회의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당 원로의 정치적 무게감보다는 ‘당내 비판자’ 이미지가 강한 인물이다.


이인제 전 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3 노사정 신년인사회에서 덕담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치인 이상민의 행보는 일관된 측면이 있다. 그는 초선 의원 때부터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었다. 그 과정에서 당내 안티 세력도 생겼고, 공천을 둘러싼 어려움도 경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제18대 총선이다.


손학규 대표 시절인 2008년 통합민주당은 현역 의원 물갈이에 힘을 쏟았는데 충청권에서 그 칼날의 희생양이 된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상민 의원이다. 2008년 3월13일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대전 유성의 현역 국회의원 이상민의 공천 탈락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통합민주당이 공천에서 탈락시킨 두 명의 충청권 현역 정치인 중 다른 한 명은 이인제 의원이었다는 점이다. 이인제 의원은 당시 통합민주당 소속이었다. 이인제 의원과 이상민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임에도 통합민주당 공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상민 의원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의 기회였다. 2004년 열린우리당을 시작으로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이르기까지 주로 민주당 쪽과 정치 인연을 이어왔던 이상민 의원은 2008년 다른 정당 후보로 출마했다.


그곳은 자유선진당이었다. 2008년 제18대 총선 대전 유성구 선거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한 이상민 의원.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이상민 의원은 41.3%를 득표하며 여유 있게 당선됐다. 당시 통합민주당 정병옥 후보는 12.8% 득표율에 그쳤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관위원회 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관위원회의에 참석, 정춘숙 부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2008년 총선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대전의 6개 지역구 가운데 5개 지역을 자유선진당이 석권했다는 점이다. 나머지 하나는 국회의장을 지낸 정치인 박병석이 나섰던 대전 서구갑이었다. 그곳은 통합민주당이 가져갔다.


2008년 총선은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 선거인데, 대전에서는 단 한 석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자유선진당 바람이 거세게 일었던 2008년 총선, 당적을 바꾼 정치인 이상민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정치인 이상민의 자유선진당 생활은 길지 않았다. 그는 2012년 제19대 총선 때는 다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고, 당선됐다.


정치인 이상민은 자유선진당 국회의원 시절에도 할 말은 하는 인물이었다. 당의 보수적인 노선과는 다른 정치적 행보를 보였고, 결국 2012년 총선 때 민주통합당으로 돌아오는 선택을 했다.


정치인 이상민은 6선 국회의원이 돼서 다시 국회의장의 꿈을 이어갈 수 있을까. 총선 도전 과정에서 그의 선택지는 지금의 민주당일까. 아니면 2008년의 경우처럼 제3의 정당일까. 정치인 이상민의 행보는 2024년 총선을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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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극비리에 우크라 전격 방문… 정상회담서 재건사업 논의
수정 2023.07.15 17:16입력 2023.07.15 16:39

부차시 학살현장 및 이르핀시 방문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 예정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으로 윤 대통령이 지난 나토 및 폴란드 순방에서 줄곧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만큼 이에 대한 세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고 대통령실이 이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현장 추모공간에 헌화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인도적 구호품을 포함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렸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로 가졌던 정상회담 이후 2달 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뢰제거 장비를 포함한 비살상물품 지원과 전후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번 회담에서 인도적 구호품을 포함한 지원 방안 등을 추가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사전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열린 정상 간 공식 만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조우했지만 순방 기간에도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은 부인했다. 당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우크라이나를 별도 방문하거나 정상회담은 계획에도 없고 현재 추진되고 있지도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바르샤바=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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