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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64억원' 신고가…압구정 천지개벽에 "가격 상승 불가피"

수정 2023.07.11 15:33입력 2023.07.11 11:29

서울시 2~5구역 신속통합기획 추진
회복하는 부동산…호가 오르고 매물 잠겨
최고 50층, 1만1800가구 수변친화 도시로


"압구정이 최악의 거래절벽에서 살아났다. 35층 층수 규제가 폐지되고, 신속통합기획으로 속도가 붙자 가격이 오르고 매물은 잠겼다. 아무나 못 산다는 이야기다. 최근에 설계공모 경쟁까지 치열해서 신고가가 나오는 단지도 있다."(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대한민국 최고 부촌' 압구정 2~5구역이 최고 50층, 총 1만1800가구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화려한 스카이라인 사이로 압구정과 성수를 잇는 보행교가 세워지고,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아파트 단지와 한강변 위로 덮개공원이 들어선다.

압구정 신통기획안 스카이라인 예상도

서울시가 10일 압구정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청사진을 공개하자 시장의 눈이 집값에 쏠렸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압구정 집값 반등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압구정 B 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최고가를 빠르게 추격하는 분위기고, 일부 중대형 면적에서는 신고가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8차 전용 163㎡는 지난달 23일 49억5000만원 신고가에 손바뀜됐다. 1층이지만 지난 3월 실거래가 41억5000만원 대비 8억원 높은 가격이다. 부동산 시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21년 8월 경신한 최고가 48억7000만원을 8000만원 뛰어넘었다. 한양4차 208㎡도 지난달 27일 역대 가장 높은 64억원에 팔렸다. 2021년 1월 52억9000만원에서 11억1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B 공인 관계자는 "압구정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투기과열지구라 거래 가능한 매물 자체가 적다"면서 "재건축이 진행될수록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압구정2~5구역 재건축 조감도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초고가 단지 압구정 재건축이 가시화하면서 주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서는 재건축 단지가 집값을 리딩한다"면서 "기준금리 동결, 청약시장 개선 국면에 압구정 신통기획안이 발표되면서 집값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2040 서울플랜을 통해 용적률 규제가 완화되자 수익성이 높아져 압구정 재건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재건축을 비롯한 모든 개발 사업의 전제 조건은 가치 상승이라는 관점에서 집값은 오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압구정 2 ~5구역이 동시에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함에 따라, 개별 단지계획 차원을 넘어 하나의 도시로서 일관성을 가지도록 종합계획안을 마련했다.


우선 부채꼴로 펼쳐진 압구정의 특징을 살려 단지 별로 높낮이가 다르게 배치해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압구정과 성수를 잇는 보행교를 지어 강북과 강남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해 수변이 생활의 중심으로 만들 방침이다.


구역별로 보면 2구역에는 수변 커뮤니티 시설 등 여가 거점을 만들고, 3구역에는 올림픽대로 위로 덮개공원을 만들어 문화 거점으로 삼는다. 압구정역 부근은 기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상업·업무·문화 등 다양한 복합기능이 있는 건물을 짓는다. 4·5구역에는 조망데크공원을 만들어 뚝섬 쪽 전망을 볼 수 있게 했다.


공공주택 1200가구 내외가 확보되는데, 분양세대와 공공임대의 주택 품질과 배치를 똑같게 만들어 적극적 소셜믹스가 이뤄질 방침이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을 오는 13일까지 열람공고하고, 이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 법적 절차를 거쳐 신속히 지구단위계획을 결정고시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과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상징이던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이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한강을 향유할 수 있게끔 도시의 공공성까지 담아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사례가 한강의 잠재력을 살린 세계적인 수변도시 모델로, 선도적 주거문화를 이끌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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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인데 삼계탕 한그릇도 부담"…닭고기 값 10% 이상 올라
수정 2023.07.11 08:30입력 2023.07.11 08:06

㎏당 닭고기 소매가격 1년 전 대비 12%↑
오리고기 도매가격도 34% 넘게 올라
"생산비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 영향"

11일 초복을 맞아 삼계탕 등 여름철 보양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보양식인 삼계탕, 백숙에 들어가는 닭고기 가격이 1년 전보다 1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당 닭고기 소매가격은 6364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7월11일(5682원)과 비교해 12.0% 올랐다. 지난달에도 닭고기 ㎏당 소매가격은 6439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5719원)과 비교해 12.6% 비싼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도매가격은 ㎏당 3954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인 3477원과 비교해 13.7% 올랐다.


초복을 하루 앞둔 10일 서울 종로구 한 삼계탕 음식점에서 직원이 삼계탕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닭고기 값이 오르면서 외식비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소재 음식점의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6423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4577원)에 비해 12.7% 상승했다. 치킨 가격 역시 지난 4월부터 교촌F&B가 최대 3000원 소비자가격을 올리며 '치킨 3만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 사룟값·인건비·물류비 등 생산비가 상승하며 양계 농가의 닭 사육 마릿수가 줄어든 것이 최근 닭고기 가격이 상승한 원인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분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비 상승으로 사업자가 사육 규모를 전반적으로 줄인 데다, 종계의 생산성이 떨어져 육계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보양식 재료인 오리고기 가격도 1년 전보다 올랐다. 전날 오리(20∼26호)의 ㎏당 평균 도매가는 6603원으로, 1년 전인 4914원과 비교해 34.4% 올랐고, 지난해 초복 전날의 5126원과 비교해도 28.8% 높게 나타났다.


한편, 초복을 맞아 대표 여름철 보양식 재료의 공급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수급 불안에 대비해 지난 1일부터 닭고기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기본세율 20~30%를 적용받던 닭고기는 연말까지 3만t에 대해 0%의 세율이 부과될 예정이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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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 학대·사망' 딸 "나만 부양… 형제들이 죄 씌워"[서초동 법썰]
수정 2023.07.11 09:27입력 2023.07.11 07:00

"나쁜 짓은 남동생과 언니가 다하고, 지금 저한테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피고인)

"어머니 모시는 거야 힘들었겠지만, 이렇게까지 폭행한 일은 정당화될 수 없을 것 같은데요."(판사)


최근 서울중앙지법 5층 법정. 79세 어머니를 학대·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58세 친딸이 피고인석에 섰다. 어머니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서울 강남구의 딸 집에서 지냈지만,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다.


법정에선 딸과 어머니가 지낸 방 안 CCTV 영상이 공개됐다. 딸은 수시로 어머니의 멱살을 잡고 흔들거나 뒤통수와 턱을 강하게 때렸다. 옷도 입히지 않은 채 발로 얼굴을 짓이기기도 했다. 어머니는 방에 들어가다 미끄러져 골절상을 당한 지난해 2월2일부턴 스스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같은 달 6일 새벽 사망 직전 영상엔 딸이 누워있는 어머니의 입에 수건과 주걱을 쑤셔 넣는 장면이 담겼다. 딸은 "어머니가 자려고 누웠는데 가래가 끓어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영상에선 움직임이 없는 어머니의 코에 딸이 손과 귀를 대거나 수십초간 응시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존속유기치사 및 존속학대, 존속폭행, 노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딸을 구속기소한 검찰은 "피해자는 골절로 인한 합병증 및 당뇨병 증상으로 사망했다"며 "넘어진 뒤 우측 허벅지가 부어오르고 걷지 못해 이전과 다른 건강 상태를 보였지만,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했다. 인슐린 주사 등 당뇨병에 대한 약물치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딸은 학대와 폭행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어머니가 사망한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피해자를 고의로 방치하지 않았다. 골절 사실을 몰랐고, 당뇨병은 나름대로 식이요법을 통해 대응했다"며 "관련 합병증을 사인으로 판단한 부검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딸은 "학대한 일은 잘못했다. 반성한다. 무리하게 서울로 올라와 최선을 다해 엄마를 모시려고 했지만, 잘못된 순간들이 있었다"면서도 "다들 저 때문에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억울한 듯 울먹였다.


그는 "요양원 이야기를 꺼내니 엄마가 '내가 왜 거기서 살다가 죽어야 하느냐'며 한숨도 안 자고 울었다. 그런 엄마를 제가 다 감당했다"며 "'이정도면 됐다' 싶어 남동생 집에 2주간 보냈더니 욕창이 생겼고, 언니 집에 3주간 보냈더니 상태가 더 나빠져 돌아왔다. 왜 내가 다 책임져야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영상 속 피해자가 저렇게 다리를 계속 만지는데, '아프다'는 말은 안 했느냐"고 묻자, 딸은 "동생과 언니가 엄마를 저렇게 만들어서 보냈다. 저랑 있을 땐 상태가 매우 좋았다"며 형제가 사망 책임을 자신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거를 보면, 아무리 봐도 폭행을 정당화하긴 힘들 정도"라며 내달 16일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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