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5월 산업활동동향
생산 1.3%, 소비 0.4%, 투자 3.5%
반도체 생산은 전년 동월대비 -16.7%
"수출증가신호 없다, 뚜렷한 반등 아냐"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3달 만에 동반 증가하면서 경기 반등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와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경기지수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반도체 경기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뎌 확실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3% 늘어 지난해 3월(1.9%)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증가세는 광공업이 주도했다. 광공업생산은 통신·방송장비 생산이 -16.9% 줄었지만, 자동차(8.7%)와 반도체(4.4%)에 힘입어 전월대비 3.2% 늘었다. 전체 재고율도 자동차와 기계장비 부문을 중심으로 지난 4월 130.1%에서 지난달 123.3%로 6.8%포인트 하락했다.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0.5%), 신발 및 가방 등 준내구재(0.6%),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2%)에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평년 대비 이른 더위와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서비스업은 전문·과학·기술이 3.2% 증가했음에도 금융·보험과 숙박·음식점이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전월대비 0.1% 줄었다.
설비투자 역시 3.5% 커졌다. 일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6%) 및 항공기 등 운송장비(6.2%)에서 투자가 모두 늘었다. 건설기성은 토목(-0.1%)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으나, 건축(0.7%)에서 공사 실적이 늘어 지난달보다 0.5% 증가했다.
경기종합지수는 차츰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도 지난해 10월 이후 6달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끝내고 전월대비 보합했다.
문제는 뚜렷하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4.4% 증가해 전월 4.9%보다 증가세가 소폭 둔화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6.7%로 감소세다. 전체 재고의 경우 전월대비 2.7%, 전년 동월대비 84.7% 많아졌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은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 있긴 하지만 회복이 덜 된 상태”라면서 “반도체 출하가 늘긴 했지만 선행지표인 수출측면에서 큰 폭의 증가를 보이는 신호가 없어서 반등이 뚜렷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5월 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7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35.7% 줄었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단가하락이 겹치면서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36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53.1% 감소,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36억4000만달러로 4.9%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에 따라 가격회복이 이뤄질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번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통상 반도체 생산에는 3~4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통계청에서도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심의관은 “일부 개선 흐름을 보이긴 했으나 정보기술(IT) 경기 위축,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지연 등으로 광공업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부진하다”며 “향후 IT 경기 반등 시기나 그 정도, 주요국 경기 동향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세종=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