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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MZ도 외국인도 열광…'힙트래디션' 뭐길래

수정 2023.06.30 08:10입력 2023.06.30 08:10

롯데백화점, 국립박물관 팝업 4만명 '북적'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부터 문화유산 상영
"해외 관광객 증가, MZ 가치소비 영향"

지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앞은 형형색색 한복을 차려입고 댕기 머리를 한 외국인으로 북적였다. '엽전 교환권'을 든 한 외국인이 통인시장 안에 있는 고객 만족센터 2층으로 들어서자, 직원은 쿠폰 대신 빨간색 꾸러미로 묶인 엽전 열댓 개를 쥐여줬다. 흰 저고리에 분홍색 치마를 입은 한 외국인은 '통인시장'이 한자로 새겨진 빛바랜 엽전이 신기한 듯 연신 만지작거렸다.


신세계면세점은 올 초부터 면세점에서 2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통인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8000원 상당의 엽전 교환권을 주고 있다. 넷플릭스 등 한국 문화 콘텐츠를 통해 엽전을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주기 위해서다. 실제로 반응은 긍정적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기존 한복 무료 대여 이벤트와 함께 올해부터는 방문객 대상으로 통인시장 엽전 교환권을 증정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다"며 "하루 30명 정도 꾸준히 이용 중이고, 엽전을 접한 관광객의 반응도 뜨겁다"고 전했다.


한복을 차려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면세점]

유통업계가 우리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힙트래디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힙트래디션이란, '최신 유행에 밝은'을 의미하는 '힙'과 '전통'을 의미하는 '트래디션'이 합쳐진 신조어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우리 전통문화가 고리타분하지 않고 오히려 '힙'하다고 여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면서 업계는 이같은 트렌드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서울 명동 본점 지하 1층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선보인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 팝업스토어는 일주일간 4만명 이상의 고객을 불러 모았다. 이번 전시는 롯데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국립박물관 문화재단과 손잡고 기획한 이벤트로 청자, 백자, 공예, 서화, 반가사유상 등 한국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굿즈 약 200여종이 전시됐다. 특히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화제가 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앞에는 내·외국인 할 것 없이 긴 줄이 늘어섰다. 특유의 곡선으로 인기를 끈 '백자 달항아리 굿즈'는 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80만원이 넘는 금액에 판매됐다.

이번 팝업이 예상을 넘어선 흥행을 기록하면서 롯데백화점은 비슷한 이벤트를 추가로 기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안에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해 롯데백화점만의 단독 굿즈를 개발하는 등 비슷한 행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 팝업에 전시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우리 전통문화를 살린 굿즈가 유통가의 새로운 '효자템'이 된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MZ세대의 '가치 소비'를 꼽는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올해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입국하기 시작한 데다, 젊은 층 사이에서 단순히 소비 목적을 넘어 문화콘텐츠적으로 의미 있는 상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확산하면서 이같은 트렌드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앞선 롯데백화점 전통문화 굿즈 팝업엔 힙트래디션에 열광하는 2030세대 내국인 고객이 주를 이뤘다.


코로나19를 넘어오면서 급증한 외국인 관광객도 이같은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입국한 해외 여행객은 88만877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4.8% 증가했다. 한국을 찾은 해외 여행객은 2021년 96만7000명에서 2022년 319만8000명, 2023년엔 1월~4월까지 방문객만 260만3000명으로 느는 추세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해 지난 5월20일부터 매주 토요일에 문화유산 디지털 영상을 상영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상영 콘텐츠는 '신선들의 잔치', '모란꽃이 피오니', '곡운구곡' 등으로 모두 6개다. 특히 올해는 영화 '왕의 남자', '괴물', '관상'의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이병우 감독이 이번 행사만을 위해 특별히 음악을 작곡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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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못 먹는다"…'전국 3대 김밥' 영업종료 소식에 5시간 대기
수정 2023.06.30 18:25입력 2023.06.30 18:06

전주 '오선모옛날김밥'
영업 종료 소식에 전국서 몰려

'전국 3대 김밥'으로 불리며 인기를 끈 전주 '오선모옛날김밥'이 영업을 종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지막 김밥을 먹으려 전국에서 손님들이 달려와 5시간 웨이팅도 마다하지 않아 화제다.


29일 연합뉴스는 전주의 명물 '오선모옛날김밥'이 6월 30일 영업 종료를 앞두고, 김밥을 먹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온 손님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앞서 오선모 사장의 자녀는 "2023년 6월 30일에 영업을 종료한다"며 "엄마의 허리 협착증과 관절 통증 등 건강상의 이유로 더이상 영업이 어렵다"는 안내문을 가게에 붙였다.


이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김밥집 골목 앞은 영업시간인 오전 5시가 되기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해당 김밥집은 평소에도 2시간씩 대기 줄이 길었지만, 방송을 통해 ‘달인’으로 알려진 이후에는 김밥을 사는데 최소 3~4시간이 걸리기 일쑤였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영업 종료 3일 전인 28일에도 손님들 수십 명이 4시간 넘게 김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원에서 오전 3시께 출발해 아침 6시 30분에 도착해서 대기 중이라는 손님도 있었다.


영업 종료를 하루 앞둔 29일에는 0시에 와서 자리를 잡았으나 대기 3번이었다는 후기가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대기에만 수 시간이 걸리면서 '김밥 2줄을 3만원에 사겠다'는 글이 중고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와 "김밥을 재판매할 경우 불법"이라는 완산구청의 경고장이 가게 곳곳에 붙어 있기도 했다.


40여년 전 사우나 등을 돌며 김밥을 팔기 시작한 오선모 씨는 2015년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 '간판도 없는 주택가 김밥집'으로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손님이 늘어나자 오 씨는 현재 위치인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에 '오선모옛날김밥'을 내고 자녀들과 함께 영업을 이어왔다.



일반 김밥과 달리 당근과 달걀, 단무지 세 가지로만 맛을 내 '당근 김밥'이라고 불리던 오선모 씨의 김밥은 당시엔 생소한 메뉴였으나 방송 이후 지역 명물이 되었다. 이 김밥을 맛보기 위해 전주를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였고, 당근을 주재료로 만든 김밥집들이 우후죽순 생기기도 했다.


상표를 팔거나 체인점을 내는 건 어떠냐는 질문도 무수히 받았지만, 오 씨는 "그런 사람들이 100명도 넘게 있었다"며 "너무 지쳤다, 오늘도 김밥 마느라 힘들어서 더 이상 대답을 못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대신 가게 한 쪽에 "그동안 전국에서 멀리까지 찾아주시고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이상 영업 운영이 어려워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며 손글씨로 인사를 전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당근이라고 해서 왠지 별로일 것 같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사장님이 친절하셔서 기억에 남는 곳", "너무 아쉽다", "건강 쾌차하시길" 등의 반응을 남겼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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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반도체' 부진은 여전(종합)
수정 2023.06.30 09:59입력 2023.06.30 09:18

통계청 5월 산업활동동향
생산 1.3%, 소비 0.4%, 투자 3.5%
반도체 생산은 전년 동월대비 -16.7%
"수출증가신호 없다, 뚜렷한 반등 아냐"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3달 만에 동반 증가하면서 경기 반등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와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경기지수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반도체 경기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뎌 확실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3% 늘어 지난해 3월(1.9%)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증가세는 광공업이 주도했다. 광공업생산은 통신·방송장비 생산이 -16.9% 줄었지만, 자동차(8.7%)와 반도체(4.4%)에 힘입어 전월대비 3.2% 늘었다. 전체 재고율도 자동차와 기계장비 부문을 중심으로 지난 4월 130.1%에서 지난달 123.3%로 6.8%포인트 하락했다.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0.5%), 신발 및 가방 등 준내구재(0.6%),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2%)에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평년 대비 이른 더위와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서비스업은 전문·과학·기술이 3.2% 증가했음에도 금융·보험과 숙박·음식점이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전월대비 0.1% 줄었다.


설비투자 역시 3.5% 커졌다. 일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6%) 및 항공기 등 운송장비(6.2%)에서 투자가 모두 늘었다. 건설기성은 토목(-0.1%)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으나, 건축(0.7%)에서 공사 실적이 늘어 지난달보다 0.5% 증가했다.


경기종합지수는 차츰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도 지난해 10월 이후 6달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끝내고 전월대비 보합했다.

"광공업 회복 덜 됐다…경기반등 신호 뚜렷하지 않아"

문제는 뚜렷하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4.4% 증가해 전월 4.9%보다 증가세가 소폭 둔화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6.7%로 감소세다. 전체 재고의 경우 전월대비 2.7%, 전년 동월대비 84.7% 많아졌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은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 있긴 하지만 회복이 덜 된 상태”라면서 “반도체 출하가 늘긴 했지만 선행지표인 수출측면에서 큰 폭의 증가를 보이는 신호가 없어서 반등이 뚜렷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5월 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7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35.7% 줄었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단가하락이 겹치면서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36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53.1% 감소,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36억4000만달러로 4.9%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에 따라 가격회복이 이뤄질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번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통상 반도체 생산에는 3~4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통계청에서도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심의관은 “일부 개선 흐름을 보이긴 했으나 정보기술(IT) 경기 위축,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지연 등으로 광공업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부진하다”며 “향후 IT 경기 반등 시기나 그 정도, 주요국 경기 동향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세종=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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