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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하루만에 끝난 러시아판 '위화도 회군'…푸틴 최측근의 거병 이유는?

수정 2023.12.22 10:51입력 2023.06.25 12:44

러 군수뇌부와 불화 지속…잇단 패전 비판
푸틴에 대한 도전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
무정부상태 빠졌던 러…취약해진 푸틴정권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용병부대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동영상을 통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 군사시설 점령 이후 모스크바로 진격 중이라 밝히고 있다. 로스토프나노두=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전선에서 러시아군 선봉에 서있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갑자기 총부리를 돌려 모스크바로 진격한다며 군사반란을 일으켰던 사건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프리고진이 하루 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부의 타협안에 합의해 벨라루스로 이동하면서 대대적인 반란은 일단락됐지만, 앞으로 언제든지 비슷한 군사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죠.


이번 프리고진의 거병 이유에 대해 각종 설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구축한 절대권력에 도전하진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보다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지휘 실패로 위기에 몰려있는 러시아 내 2인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자리를 둘러싸고 최측근들끼리 알력이 심해지면서 발생한 우발적인 반란으로 풀이되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좀처럼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한 내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푸틴 정권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면서 앞으로 전쟁을 계속 지속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루카셴코 중재안에 합의한 프리고진, 병력 다시 물려…반란은 일단락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수장인 프리고진은 이날 공개한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 내에서의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을 다시 철수하도록 지시했다"며 "그들은 바그너 그룹을 해체하려고 했고, 우리는 23일 정의의 행진을 시작했다. 하루 만에 모스크바에서 거의 200㎞ 내까지 왔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모스크바로 진격 중이던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병사들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하고, 병력을 철수시켰습니다. 이날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푸틴 대통령과의 합의 하에 루카셴코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협상했다"며 "양측은 러시아 내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발표했죠.

전날 반란소식에 긴급 대국민 연설을 발표하며 반란군을 "처벌"하겠다고 했던 푸틴 대통령도 합의안을 받아들이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입건은 취소될 것이다.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죠.


이로서 러시아 전역을 뒤흔들었던 바그너그룹의 반란은 하루만에 일단락된 모습입니다. 이들은 러시아 군부가 자신들의 캠프로 폭격을 해 수많은 용병들이 사망했다며 23일 거병을 한 뒤, 모스크바서 약 500km 떨어진 로스토프나노두의 군사시설을 점거하며 모스크바로 진격하겠다고 발표했었죠. 미국은 물론 서방 정보당국들도 갑작스런 러시아 내 반란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세계적인 화제가 됐습니다.


당장은 프리고진이 중재안을 받아들이며 반란은 가라앉는 모양새지만, 앞으로 언제, 어디서 이런 군사반란이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만큼 푸틴 정권의 불안감도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푸틴의 2인자 자리 놓고 격돌…국방장관 교체카드 꺼낼까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번 반란의 성격을 두고 수많은 설들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군사반란이 푸틴 정권의 전복을 노린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그너그룹 병력 수가 수만명이 된다고 해도 주요 중화기를 보유하지 못한데다 러시아 정부가 자금과 물자를 동결하면 개인 용병기업이 수만명의 병력을 유지할 기반이 없다"며 "프리고진은 전쟁 이후 러시아 정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계속된 졸전에 각계의 지탄을 받고 있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2인자 자리를 놓고 러시아 군부 내에서 알력이 심해진 것이 이번 반란의 배경이란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프리고진은 그동안 러시아 국방부의 잘못된 전략을 지적하며 국방장관 교체를 강력히 주장해왔는데요.


쇼이구 장관은 군인 출신이 아니지만, 탁월한 행정력을 인정받아 푸틴 대통령이 국방장관으로 임명한 이후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강력한 2인자로 불려왔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까지 지난 10여년간 러시아군 내 군부개혁을 주도해왔는데요. 하지만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갖가지 약점이 노출되면서 빨리 교체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죠.

반란군 막을 예비전력 전무…딜레마에 빠진 푸틴 정권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비록 반란군의 모스크바 진격은 가까스로 막았다고 해도 푸틴 정권은 이번 반란으로 그동안 유지해온 권위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쟁수행이 계속 가능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이번 반란군의 진격을 막을 예비전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했고, 이들이 너무 손쉽게 모스크바 인근까지 북진한 것은 러시아 내부 안보의 취약점을 드러낸 것이란 지적입니다. 미국전쟁연구소(ISW)는 "프리고진의 부대가 진격하는 동안 러시아 정부는 지역 방위군과 경찰병력 등을 동원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이들이 교전했다는 내용의 보고나 동영상 등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유사시 러시아 내부를 방어할 전력이 거의 없음을 보여준 것이며 바그너 그룹은 프리고진이 계속 진격할 것을 명령했다면, 모스크바 외곽까지 도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죠.


특히 푸틴 대통령 자신이 아니라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군이 되돌아간 것도 푸틴 대통령의 권위에 큰 타격을 줬을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20년 이상 철권통치 기간 동안 최측근의 반란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이번 반란이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주목됩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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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 모델된 조폭 두목 결혼식…'90도 인사', 전국 조폭 총출동
수정 2023.06.26 07:00입력 2023.06.25 19:59

경찰 30여명 배치…“불상사 없이 끝났다”

영화 ‘친구’로 잘 알려진 부산 최대 폭력조직의 두목 결혼식이 열렸다.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진행된 결혼식은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 부산 중구의 한 호텔에서 폭력조직 ‘신20세기파’ 두목 A씨의 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결혼식에는 전국 각지의 폭력조직원과 유명인사들이 하객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식장에서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결혼식이 열리기 2시간 전부터 호텔 앞에는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입구를 지켰다. 또 결혼식장 앞에서도 건장한 체격에 양복 차림의 남성 다수가 양손을 모은 채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식에는 대략 200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했다.

전국의 주요 조폭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예고되자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사복 경찰과 강력계 형사 30여명을 호텔과 결혼식장 주변에 배치했다.


25일 부산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신20세기파 두목 A씨의 결혼식장 주변 도로에 건장한 남성들이 서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경찰이 우려했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식장에는 결혼식의 주인공이 조폭이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안내 문구도 없었고, 호텔 투숙객이 조직원과 충돌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호텔 관계자는 “평소보다 하객이 많은 것 같지만 별다른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고 투숙객들의 민원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신20세기파 동향을 주시하는 와중에 결혼식 사실을 알게 됐다”며 “결혼식에 온 하객들과 호텔 투숙객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노력했고, 결혼 주최 측에도 예식이 별 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신20세기파는 칠성파와 함께 부산에서 뿌리 깊은 폭력조직이다. 1980년대 부산 중구 남포동과 중앙동 일대 유흥가를 기반 삼아 조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먼저 자리를 잡은 것은 칠성파였다. 1970년대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한 칠성파는 일본 야쿠자 조직 두목과 의형제를 맺는 등 조직의 힘을 키웠다.


이후 신20세기파가 경쟁 구도를 이루면서, 두 조직은 30년가량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크고 작은 충돌을 벌여왔다. 1993년 7월 칠성파 조직원이 신20세기파 간부 정모씨를 부산 중구 길거리에서 회칼로 난자해 숨지게 한 것이 가장 큰 사건이다. 이 사건은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2006년 1월에는 신20세기파가 흉기를 들고 장례식장인 부산 영락공원에 난입, 칠성파 조직원들과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 또 2021년에도 부산 서면의 한 장례식장에서 두 조직이 패싸움을 벌인 바 있다.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난투극으로 당시 70명이 넘는 인원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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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락된 러시아 용병 반란…푸틴 리더십 타격 불가피
수정 2023.06.25 08:41입력 2023.06.25 08:30

모스크바 진격 용병그룹, 24시간만에 물러나
모스크바 코앞까지 진격…러시아 항공기 7기 등 손실
벨라루스 중재로 합의…용병 처벌 않기로
푸틴 리더십 타격 불가피…젤렌스키도 지적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거침없이 진격하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이 모스크바 코앞에서 멈췄다. 벨라루스의 중재로 러시아 정부가 바그너 그룹을 처벌하지 않는 대신 그룹 수장이 벨라루스로 떠나기로 합의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대 위기를 모면했지만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인 피 흘리지 말자"…24시간 만에 극적 합의

24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러시아 정부)이 바그너 그룹을 해체하려고 했기에 우리는 23일 정의의 행진을 시작, 하루 만에 모스크바 200㎞ 내까지 왔다"며 "어느 한쪽 러시아인의 피를 흘리는 데 따르는 책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병력을 되돌려 기지로 돌아간다"고 했다.


벨라루스 대통령실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 아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과 협상했다"며 "양측은 러시아 안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리고진이 바그너 그룹의 이동을 중단하고, 상황 완화를 위한 조처를 하라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또한 바그너 그룹 소속 병사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합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AFP통신은 이같은 합의 도출 후 바그너 그룹은 이날 오전부터 점령 중이던 로스토프나노두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프리고진과 벨라루스 대통령실 모두 애초 바그너 그룹이 요구한 러시아군 수뇌부 처벌 등 세부 합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고 협상 결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이날 저녁에만 두 번째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은 취소될 것이고,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며 "다른 바그너 그룹 병사들도 전선에서 그들이 용감히 싸운 점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혈사태를 피하는 게 책임자 처벌보다 중요했다"며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모스크바로 거침없이 진격한 용병들…푸틴 리더십 타격 불가피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앞서 바그너그룹은 이날 남부 로스토나프나노두 군 시설을 장악한 뒤 모스크바로 북진했다. 전날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러시아 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로 진입했다.


러시아는 프리고진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고 모스크바 등지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동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일을 '반역'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프리고진의 진격은 멈추지 않았다.


반란 초기에는 러시아군이 거의 저항하지 못하면서 바그너 그룹은 빠르게 진격했다. 이후 러시아가 대테러 작전 체제를 선포하자 교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러시아 서남부 보로네시에서는 유류 저장고가 폭발하며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군 헬리콥터가 이동 중인 바그너 그룹을 공격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러시아군은 바그너 그룹의 공격에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텔레그램 미디어 넥스타는 러시아군이 헬리콥터 6기와 항공관제기 1기 등 항공기 7기의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바그너 그룹의 진격은 거침없이 진행됐다. 하루 만에 로스토프나노두에서 1000㎞가량 떨어진 모스크바로 빠르게 접근했다. 긴장이 고조된 모스크바에서는 붉은 광장과 시내 주요 박물관이 폐쇄됐다. 시 당국은 도로를 폐쇄할 것을 고려하며 주민들의 통행 자제를 촉구했다. 모스크바 남부 외곽에는 장갑차와 병력이 배치돼 검문소가 설치됐다. 바그너 그룹의 진격을 막기 위해 일부 도로에서는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도로를 파헤쳐 끊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24시간에 걸친 반란 사태가 극적으로 해결됐지만 푸틴 대통령 리더십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 점을 꼬집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루 만에 러시아는 백만 단위의 도시 여러 개를 잃었고 모두에게 러시아 도시를 장악하고 무기고를 탈취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 드러냈다"며 "여러분(러시아)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더 오래 있을수록 러시아는 더 황폐해질 것이고, 푸틴이 크렘린에 더 오래 있을수록 더 많은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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