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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잠수정' 문신 논란…“남의 불행으로 관심 끄나”

수정 2023.06.24 15:15입력 2023.06.24 15:00

브라질 남성, 다리에 타이탄 문신 새겨
논란 일자 “당시엔 사망 소식 몰랐다” 해명

대서양에 침몰한 타이태닉호를 보러 갔다 실종된 관광용 심해 잠수정 ‘타이탄’호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한 남성이 타이탄을 몸에 문신으로 새겨 논란이 일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G1는 브라질 북서부 아크리주 카피샤바에 사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이 남성은 전날 자신의 다리에 타이탄호 그림으로 문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존에 있던 물고기 문신 주변 공간에 채워 넣을 그림을 고민하다가, 타투이스트의 제안에 타이탄호 문신으로 결정했다.


이후 이 남성은 자신의 문신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고, 이 영상은 금방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공교롭게도 그가 문신 영상을 공개한 것은 미국 해안경비대가 타이탄호의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한 날이었다.


곧 SNS에서는 이 남성의 타투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타인의 불행은 신경 쓰지 않고 관심을 끄는 것만 생각한 이기적인 아이디어”라는 비판이 상당수였다. 그러나 순수하게 타투이스트의 작품을 칭찬하는 의견도 있었다. 현재 관련 동영상과 댓글은 삭제된 상태다.


심해 잠수정 타이탄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신 작업을 한 마르셀루 벤투리니는 현지 언론을 통해 “나는 이번 사건을 희화화하거나 스스로를 홍보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역사의 일부가 될 순간을 기록하려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문신 작업 당시에는 탑승자의 사망 사실을 몰랐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나와 내 의뢰인은 긍정적인 상황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타이탄호는 지난 18일 밤늦게 잠항을 시작한 지 1시간 45분 만에 교신이 끊겨 실종 상태가 됐다. 이후 미국과 캐나다 등 다국적 수색팀이 사흘 동안 수색 작업을 펼쳤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 미국 해안경비대 존 모거 소장은 수색 나흘 만인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타이태닉호 침몰 지점 인근에서 타이탄호 잔해 5개를 발견했으며, 이들이 잠수정의 외부 구조물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마우거 소장은 “5명을 태운 타이탄 잠수정이 치명적인 내파’를 겪었다”고 밝혔다. 내파란 외부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어 “탑승자 5명 전원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신 수습 가능성에 대해서는 “해저 상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며 말을 아꼈다.


실종된 선박에 탑승한 승객은 영국의 사업가이자 탐험가인 해미쉬 하딩(58), 파키스탄 출신 영국인 사업가 샤하다 다우드(48)와 그의 아들 술레만(19), 프랑스의 해양 전문가인 폴 앙리 나르굴레, 타이탄 운항사인 오션게이트익스페디션 설립자 스톡턴 러시(61) 등 총 5명으로 확인됐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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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닥다닥 붙어있죠" '힙'한 을지로 건물의 비밀
수정 2023.06.24 07:30입력 2023.06.24 07:30

1950년대 '도시 미관' 위해 도로 따라 형성
"몰랐다" "신기하다" 20·30세대 호기심

일명 '힙지로'라 불리며 MZ세대가 많이 찾는 서울 중구 을지로는 레트로 감성의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다. 한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계단을 올라가서야 만나볼 수 있는 커피숍이나, 아예 간판이 없는 식당도 많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 속 숨은 맛집, 예쁜 공간을 찾는 것은 20~30대 청년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놀이다.


을지로 일대에 있는 맞벽 건물들. 다닥다닥 붙어 있어, 건물과 건물 사이 빈틈이 없다. 사진=한승곤 기자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을지로에 있는 일부 건물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틈이 없다. 분명 건물의 높이, 넓이가 모두 다르지만, 쌍둥이처럼 딱 붙어 있다. 이른바 '맞벽 건축물'이다. 맞벽 건축이란 도시미관 등을 위해 상업지역이나 건축조례로 정하는 구역 또는 주거지역에서 건축물 및 토지소유자 간에 합의한 경우, 2개 건축물의 외벽을 맞벽으로 건축할 수 있는 제도에 따라 지어진 건물을 말한다.


이런 건물은 일조권 제한, 민법이 규정하는 대지 경계선으로부터 최소 50cm 이격거리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건축하면, 인접 대지 이격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건축면적을 최대한으로 확보할 수 있다. 예컨대 다세대주택을 맞벽 건축으로 개발하면 두 건축물의 이격거리 1m를 각각 배제해 최대 2m를 확보할 수 있다.


을지로3가 역 입구에는 어디가 경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물고 물리는 맞벽 건물이 많다. 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최영아(25) 씨는 "평소 그냥 지나다녔는데, (맞벽 건축) 얘기를 듣고 보니, 건물들이 다 붙어 있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원 박재영(28) 씨는 "건물이 높지 않아 잘 몰랐는데 틈새가 없다는 걸 지금 알았다"면서 "을지로만의 특색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을지로 일대에 있는 맞벽 건물들. 사진=한승곤 기자

그렇다면 왜 을지로 일대에 이런 맞벽 건물이 많은 것일까. 을지로를 비롯한 서울 도심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한국 전쟁 직후인 1950~1960년대라고 한다. 당시에는 초가집, 판잣집 등이 많았는데, 정부 차원에서 서울 도심 간선도로변에 들어서는 건물들의 최저 층수를 제한해 도시 미화에 나섰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낮은 층수의 건물이지만, 목조건물만 많았던 과거 기준으로 보면 지금 을지로에 있는 건물들은 고층 빌딩 수준의 건물인 셈이다. 맞벽 건축에 따라 을지로를 비롯한 간선도로변에는 비슷한 높이로 지은 건축물들이 다닥다닥 붙은 형태로 들어섰다. 이는 현실적인 도시미화 방안이었다. 도로 주변에 빈틈없이 빼곡하게 들어선 건물들은 전쟁으로 흉물스럽게 방치된 도심 내부를 가릴 수 있었고, 그 사이 도시 재생을 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고층화 수단으로서 최저층수 제한을 지속해서 채택하고, 1970년에 제정된 미관지구제도를 통해 최저층수 제한의 범위를 도심 간선도로변이라는 제한된 지역이 아닌, 서울 행정구역 전체에 적용했다. 물론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맞벽 건축물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맞벽 건축을 하는 경우 주요 구조부가 내화구조여야 하고, 마감 재료는 반드시 불연재료여야 했다.


결국 1950~1960년대에 세워진 맞벽 건물은 전쟁 전후부터 이어져 온 간선도로변 고층화 정책의 구체적인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 1990년대 말에 미관지구제도의 문제점이 대두되며 제도개선으로 이어졌다.


한편, 이렇게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이 MZ세대에게는 신기한 볼거리라는 시각도 있다. 주말에 친구들과 을지로를 자주 찾는다는 김세현(27) 씨는 "허름하지만, 감성적인 건물과 분위기가 좋아서 친구와 놀러 온다"고 말했다. 맞벽 건물에 대해서는 "건물 사이에 틈이 없어 신기하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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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과자 7만원' 상인 "자릿세만 180만원 냈다"…축제 '바가지요금' 새국면
수정 2023.06.24 10:23입력 2023.06.24 10:08

바가지요금, 자릿세 거품도 한몫

경북 영양군 산나물축제에서 옛날과자 1.5㎏을 7만원에 판매해 벌어진 바가지요금 논란이 새 국면을 맞았다. 해당 상인이 브로커에게 자릿세로 180만원을 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1일 MBC 보도를 보면 지역 축제의 고질적 문제인 바가지요금은 자릿세 거품이라는 구조적 관행 때문이다. 중간에 브로커가 껴 있었다.

사진출처=KBS2 '1박 2일 시즌4' 방송화면 캡처

축제는 지역 상인회가 자릿세를 받고 노점상을 모집하는 시스템이다. 공식 자릿세는 하루 5만원. 그런데 바가지 논란을 불렀던 '옛날과자' 노점상은 야시장에 무려 180만원을 내고 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역시 바가지를 쓴 것이다.


돈을 받은 사람은 상인회 관계자가 아닌 일명 '팀장'이라고 불리는 브로커였다. 팀장은 축제조직위로부터 축제장 한쪽 야시장 공간을 전문적으로 낙찰 받은 뒤, 전국 축제를 돌아다니는 외지 상인들에게 재배분하며 웃돈을 받았다.


브로커는 야시장 운영에 필요한 천막 및 현수막 설치, 전기 등 시설 설치, 흥을 북돋을 공연단 섭외 등을 이유로 중개료를 떼 가는데 이 과정에서 자릿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번 영양산나물축제에서는 노점상들에게 대략 3000만원의 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를 통해 입점한 노점상은 "축제 시작도 전부터 자릿세만 몇백을 지출한다"며 토로했다.


공식 자릿세만 내고 입점한 업체는 지자체와 농민 협의를 거쳐 적정 가격을 결정, 소비자를 만족시켰지만, 브로커를 통해 입점한 업체의 바가지요금 때문에 축제 전체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17년째 영양 산나물 축제에 참여한 농가는 "고추 판매 시작이 2달 정도 남았는데 그때 영양군의 이미지가 어떻게 될지 참 걱정"이라고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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