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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웰다잉, '잘 죽자'는 운동…건강해야 편안한 마무리"

수정 2023.06.23 06:00입력 2023.06.23 06:00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
"고령화 사회, 삶을 품위있게 마무리해야"
무의미한 연명치료 거부·유언장 작성 등
건강해야 웰에이징·웰다잉 가능

"의학이 발달하다 보니 죽음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지 말고 죽음을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면서 내 삶을 정리할 기회를 갖자는 운동입니다."


이달 초 서울 중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는 ‘웰다잉(Well-Dying)’이 무엇인지 묻자 이렇게 설명했다. 죽음을 맞서야 할 대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삶의 마무리로 받아들이고 죽음에 대해 건강하게 준비하자는 뜻이다.


웰다잉문화운동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원 대표는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계 원로다. 지역구였던 경기도 부천에서만 국회의원 배지를 5번 거머쥐었다. 지난 20대 국회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한 그는 ‘웰다잉 전도사’로 대중들 앞에 나서고 있다. 지금은 사단법인 웰다잉문화운동의 공동대표를 맡아 웰다잉을 주제로 한 강연과 포럼, 인터뷰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웰다잉, '잘 죽자'는 운동

웰다잉은 말 그대로 ‘잘 죽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다시 말해, 어느 삶이든 끝이 있다는 자연의 섭리를 인정하고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자는 뜻이다. 이를 위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고 유서를 미리 작성해두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장례 과정에서 허례허식을 최대한 줄이자는 내용도 함께다.


웰다잉이 필요한 이유는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원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사망자 중 병원에서 죽는 사람이 75%가량을 차지한다. 가정 등 여타 장소에서 사망하는 사람들의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집과 같은 편안한 공간이 아니라 병원에서 삶을 마치는 사람의 비중이 훨씬 큰 셈이다.

웰다잉 문화운동 원혜영 공동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삶의 마지막까지 고통받다가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사망 전 24시간 이내에 이뤄지는 처치 행위는 인공호흡기 착용 30%, 심폐소생술(CPR) 40%, 혈액검사 90% 등이다. 사망 직전까지도 연명을 위한 치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다. 이처럼 고통스럽게 떠나는 것보다는 생전에 연명치료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미리 밝히자는 게 웰다잉 문화의 하나다. 연명치료가 무의미한 상황이 온다면 무리한 치료보다는 편안한 마지막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웰다잉 문화 중에서도 국내에서 잘 시행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유언장 작성이다. 미국은 성인의 56%가 유언장을 미리 남겨두는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통계조차 없다.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전체의 0.5%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만 있을 뿐이다. 원 대표는 "몇 달 전 건강했던 친구가 갑자기 쓰러져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이틀 만에 떠났는데, 조문을 가 보니 부인이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해보고 떠나보냈다며 눈물지었다"면서 "유서를 통해 가족과 지인들에게 고마웠다는 이야기라도 써놨다면 남은 사람들이 위안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유언장은 법적으로 자필을 통해 명확한 내용을 이름과 생년월일 등과 함께 적으면 된다. 조금 더 확실하게 유언장의 내용을 보증받고 싶다면 공증인을 통해 공증받으면 좋다. 웰다잉문화운동에서도 유언장 쓰기 캠페인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원 대표 본인도 유언장을 이미 작성해뒀다. 유언장 작성을 어렵게 느끼는 문화에서 벗어나 편한 마음으로 쉽게 대하자는 게 목표다.


건강해야 '웰다잉'…"하루 만보 걸으려 노력"

웰다잉 문화운동 원혜영 공동대표. 인터뷰 도중 만보기가 들어가 있는 시계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르면 2025년부터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만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보다도 고령화 진행 속도가 3배 이상 빠르다. 그만큼 죽음도 늘어나는 ‘다사 사회’에 접어드는데, 죽음에 대한 대비가 적다면 개인과 가족의 혼란을 넘어 사회적인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원 대표는 "1000만 노인 시대에 당당하고 잘 정리된 노년기와 죽음을 준비하는 건 우리 사회의 품격과 활력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원 대표는 웰다잉에 대해 사회적인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지나치게 꺼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족이나 주변 지인과 함께 죽음 이후에 대해 이야기하고, 언젠가는 닥쳐올 죽음에 함께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연명치료 여부나 장례 절차, 유산 분배 등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웰다잉은 남은 삶을 품위 있게 마무리하는 방법"이라며 "남은 사람들의 갈등이나 혼란, 낭비를 줄이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웰다잉의 필수적 요소다.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해야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도 편안한 마무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은 죽음을 준비하는 웰다잉뿐 아니라 잘 늙어가자는 의미인 ‘웰에이징’의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노년기와 삶의 마지막에서도 고통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 대표도 이를 위해 평소 걷기를 통해 건강을 지키고 있다. 지금도 경기도 부천의 자택에서 서울 중구의 사무실까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한다. 강연 등으로 이동할 일이 있을 때도 대중교통을 애용한다. 그는 걸음 수가 표시되는 손목시계를 활용해 하루 만보 이상을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원 대표는 무엇보다도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 대표는 "우리 사회가 죽음을 회피하는 ‘안티다잉’과 같은 분위기"라고 지적하며 "이제는 죽음을 당당하게 정면으로 받아들이자는 게 바로 ‘웰다잉’ 문화"라고 강조했다.




대담=이경호 바이오헬스부장 gungho@asiae.co.kr
정리=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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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에 뿔난 홍준표 "대구 경찰청장 이제 막가는구나"
수정 2023.06.23 09:54입력 2023.06.23 09:50

"검사 통제하 법집행하도록 수사구조 개편해야"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찰청의 대구시청 압수수색에 대해 "대구 경찰청장이 이제 막가는구나"라며 "공무원들을 상대로 보복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서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권을 통째로 갖게 되자 이제 눈에 보이는게 없나 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구경찰청은 지난 2월 대구참여연대가 홍 시장과 대구시 유튜브 담당자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건과 관련, 대구시청 청사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단 대상에 홍 시장 본인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시민단체가 우리 직원들이 하지도 않은 선거법 위반을 고발했는데 선관위에서조차 조사중인 사건을 지금 대구시 유투브 담당자와 사무실 압수 수색을 한다고 한다"며 "좌파단체의 응원아래 적법한 대구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강압적으로 억압하더니 공무원들을 상대로 보복수사까지 하고 있나, 고발만 들어오면 막무가내로 압수수색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수사권을 그런식으로 행사 하면 경찰이 아니라 그건 깡패"라며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가보자"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홍 시장은 추가 게시물을 통해 "좌파 단체가 고발만 하면 무조건 피의자가 되고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지, 압수수색도 비례의 원칙이 있는데이런 경미한 사건도 압수수색을 할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이런 식의 경찰권 행사라면 검사 통제 하에 법 집행을 하도록 전면적으로 수사구조를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민단체에서 고발한 내용은 대구시 유튜브에 시장의 업적을 업로드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라며 "우리 공보관실 직원들이 유튜브를 관리 하면서 시장의 행적을 업로드 한 것인데 그게 선거법 위반인지 여부는 선관위에서 조사 중에 있고 시장은 관여한 일도 없는데 경찰에서 마치 내가 관여한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있는 것에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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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옷 더미 충격"…우주에서도 보인 '악명 높은 쓰레기산'
수정 2023.06.23 10:39입력 2023.06.23 10:00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쓰레기 산'
매년 4만t 폐기…수십년 간 퇴적

우주에서도 관측되는 거대한 '쓰레기 매립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세계의 쓰레기 산'이라는 악명을 뒤집어쓴 칠레 아타카마 사막이다.


최근 미국 위성 사진영상 업체 '스카이파이'는 칠레 북부 도시 이카케 인근 아타카마 사막을 촬영한 이미지를 게재했다. 사진 속 사진은 흙과 모래, 사구와 암석이 뒤엉켜 갈색으로 얼룩진 모습이다. 그러나 사막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색도 눈에 띈다. 거무죽죽하거나 회색빛인 미세한 알갱이가 사막 가장자리를 뒤덮은 것이다.


(왼쪽)아타카마 사막 주민들이 버려진 옷더미를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오른쪽)우주에서 바라본 칠레 아타카마 사막 확대한 모습 [이미지출처=스카이파이]

충격스럽게도, 사진 속 이질적인 알갱이들은 모두 폐기물이다. 스카이파이는 "옷 쓰레기 더미의 크기가 우주에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며 "패션 산업에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쓰레기가 뒤덮은 면적은 6.5헥타르(ha)로, 축구 경기장 9개와 맞먹는 규모다.


해당 사막은 전 세계의 의류 폐기물이 쌓이는 '쓰레기 산'이 됐다. 중국,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대량생산된 의류는 미국, 유럽, 동아시아의 부유한 선진국으로 흘러들며, 선진국에서 버려진 옷이 다시 이곳의 사막에 버려지는 것이다.

특히 아타카마 사막이 있는 이카케 항구는 매년 약 5만9000톤(t)의 중고 의류가 들어온다. 이 가운데 2만t은 중고 상인들에게 팔리고, 팔리지 않은 의류 3만9000t은 전부 사막에 버려진다.



이런 옷들은 생분해되지 않을뿐더러, 화학 처리도 돼 있어 사립 매립지 매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인 없는 땅인 사막에 그대로 버려지는 것이다.


사막에 버려진 의류 폐기물은 수십년간 축적돼 이제 거대한 산을 이뤘다. 해당 쓰레기들이 자연적으로 분해되려면 수백년 이상의 세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며, 폐기물이 대기질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위험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국제연합(U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의류 생산량은 2000년부터 2014년 사이 2배 증가했다. 패션 산업은 전 세계 폐수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며, 청바지 한 벌을 제작하는 데 7500ℓ의 물이 필요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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