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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도 못 만들겠다" 물가 폭등에 이탈리아 아우성

수정 2023.06.20 08:51입력 2023.06.20 08:51

마르게리타 피자 지수 1년새 18.4% 상승
스페인 가뭄으로 올리브유 가격 24% 폭등

기상 이변으로 유럽의 식자재값이 폭등하면서 이탈리아에서 마르게리타 피자를 만들어 먹기 어렵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의 ‘마르게리타 피자 지수’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18.4%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30%로 고점을 찍은 뒤 4월부터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이탈리아의 지난달 물가상승률(8%)과 비교해 여전히 2배를 넘는 수준이다.



마르게리타 피자 지수는 이탈리아의 대표 음식인 피자의 4가지 기본 재료(밀가루,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올리브유) 가격과 피자를 굽는 데 드는 전기 소비량을 계산한 것으로, 생활 물가를 드러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처럼 이탈리아 가정에서 마르게리타 피자를 만들기 어려워진 까닭은 유럽에서 식자재 값이 오른 영향이 크다.

우선 올리브유 가격이 지난달 기준으로 전년 대비 24.6% 폭등했다. 전 세계 올리브유 생산량 40%를 차지하는 스페인이 극심한 가뭄을 겪은 여파다. 스페인은 지난해부터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었고, 4월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에 시달렸다.


모차렐라 치즈 가격도 전년 대비 22.1% 뛰었고, 토마토 가격은 18.2% 올랐다. 특히 토마토는 최근 한 달 만에 가격이 7.5% 오르는 등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밀 가격은 전년보다 9.4%, 전월보다는 0.3% 올랐다. 다만 에너지 가격은 전년과 비교해 13.5% 올랐지만, 전월보다는 소폭(1.4%) 감소했다.


이처럼 피자를 만들어 먹는 데 부담감이 커졌지만 피자를 사 먹는 비용은 전년 대비 7.7% 증가하는 데 그치자 일각에서는 외식하는 게 더 낫다는 분석도 나왔다.


문제는 피자에서 그치지 않는다. 커피 원두와 코코아, 설탕 등 원재룟값 상승으로 인해 이탈리아에서 커피 가격도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인다. 에스프레소 한 잔은 기존 1유로(약 1351원)에서 1.1유로(약 1486원)로, 카푸치노는 1.4유로(약 1892원)에서 1.5유로(약 2027원)로 수준으로 상승한 바 있다.


이탈리아의 또 다른 주식인 파스타 가격도 지난달 다시 올랐다. 기상 이변 등의 이유로 파스타 면의 주재료로 쓰이는 듀럼밀 생산이 부진했던 터다. 하지만 정부의 이렇다 할 대응이 없자 이탈리아의 소비자 시민단체인 아수텐티는 22일부터 전국적으로 ‘파스타 불매 운동’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세계 최대 파스타 소비국으로, 1인당 소비량이 연평균 23㎏에 달한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사람이 먹튀했다" 망신 줬는데 '실수'…'CCTV 공개수배' 논란
수정 2023.06.20 13:20입력 2023.06.20 09:30

자영업자들, 무전취식 피해 호소
CCTV 공개, 법적 분쟁 가능성도
"오죽하면" - "무분별 공개 안 돼"

최근 경기 부천과 인천의 음식점에서 논란이 된 이른바 '먹튀' 사건이 업주 측의 실수로 밝혀지면서 무분별한 폐쇄회로(CC)TV 공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4일 인천 모 횟집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게를 찾은 손님 2명이 9만원 상당의 음식값을 내지 않고 갔다며 CCTV 화면을 공개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온라인상에 당사자 동의 없이 영상이나 사진을 올렸다가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특히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아시아경제DB]

그러나 이들 손님은 당시 음식값을 냈으며, 직원이 테이블을 착각해 다른 손님의 밥값을 계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식당 측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뒤 "먹튀 사건을 연달아 겪고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욱하는 마음에 글을 쓴 게 이렇게 퍼질 줄 몰랐다"며 사과글을 올렸다.


문제는 화면상에 등장한 손님 2명이 CCTV 공개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먹튀 손님으로 이미 낙인이 찍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돈을 내지 않고 떠났다가 CCTV 영상이 공개되면 뒤늦게 가게에 찾아가 음식값을 지불하고 CCTV 공개에 항의하는 사례도 있다.

부천 모 음식점 업주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6시 50분께 남성 일행 4명이 가게를 방문해 9만3000원 상당의 식사를 한 뒤 음식값을 내지 않고 떠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업주는 지난 13일 "많은 분이 도와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과 함께 손님들의 얼굴을 모자이크한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이틀 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다. 업주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소식이 알려지자 손님 중 1명이 '계산 안 한 지 몰랐다'며 가게에 와서 돈을 내고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주일간 기다리다가 할 수 없이 게시글을 올린 건데 항의가 들어왔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 "CCTV 화면 공개는 최후의 방법"
최근 경기 부천과 인천의 음식점에서 논란이 된 이른바 '먹튀' 사건이 업주 측의 실수로 밝혀지면서 무분별한 폐쇄회로(CC)TV 공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손님들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공개는 무전취식 피해가 발생했을 때 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손님들은 나중에라도 음식값을 내면 그만이지만, 업주들은 그 돈을 받기까지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오죽 답답하면 CCTV까지 공개하겠냐"고 말했다.


문제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온라인상에 당사자 동의 없이 영상이나 사진을 올렸다가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특히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아무리 업주가 자신의 매장에 설치한 장치라 해도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영상정보처리기기(CCTV)의 설치 및 운영과 관련한 조항에 따라 운영이 제한된다. 이 조항에 따르면 CCTV 관리자는 피 감시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설치 목적 및 장소가 포함된 안내판을 두는 등 조치를 해야 한다.


또, 당사자의 허락 없이 CCTV 영상을 수집 및 활용하거나 제삼자에게 제공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가 인정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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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억 전셋값 1년6개월새 반토막…수도권·지방 곳곳서 '역전세'
수정 2023.06.21 14:49입력 2023.06.20 06:25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전세보증금 규모가 300조원에 육박한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역전세가 속출하고 있다. 2년 전 최고가로 전세계약을 맺은 매물들이 올 하반기 계약 완료를 앞두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진 역전세에 따른 여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삼성한신 전용면적 59㎡는 2021년 12월 6억5000만원에 최고가로 전세계약을 맺었으나 올해 3월 같은 면적이 4억4000만원(5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신규계약의 경우 전세가격 격차가 2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현재 동일 면적의 전세 호가는 4억8500만원~5억500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인천 송도 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59㎡는 2021년 12월 6억3900만원에 최고가 전세계약서를 썼으나 이번 달 6일에 3억2000만원(32층)에 세입자를 들였다. 최고가 대비 전셋값이 3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현재 이 단지의 전세 매물은 2억9000만원~3억6000원만 대에 나와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1단지 우성 전용면적 84㎡의 전세 최고가는 작년 1월에 맺은 5억7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달 4일에 3억4000만원(4층)에 전세계약을 맺으며 최고가 대비 2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지난 5월에는 3억원(6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동일면적이 올해 5월에는 5억원(7층)과 4억9000만원(9층)에 각각 매매계약이 이뤄져 작년 전세가가 올해 매매가를 앞지르는 현상도 빚어졌다.


광역시를 비롯한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부산 해운대구 아이파크 전용면적 83㎡는 2021년 12월 6억5000만원에 최고가로 세입자를 들였다. 해당단지는 2년이 채 안 된 올해 4월 4억원(45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현재 네이버에 동일 면적의 전세매물은 3억9000만원~4억900만원에 올라와 있다.

2021년 10월 3억9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던 대구 수성구 범어동 경남타운 전용면적 84㎡는 올해 6월 2억원에 계약이 완료됐다. 지난 5월에는 1억9000만원(10층)과 1억8000만원(11층)에 각각 계약서를 썼다. 2억원 가까이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매매가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5월 동일면적은 9억8000만원(12층)에 중개 거래됐다. 경남타운은 지난 2018년 3월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뒤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곳이다.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 전용면적 84㎡는 2021년 한때 6억3000만원(2021년 10월)에 최고가 전세계약이 이뤄지기도 했으나 올 4월엔 5억원(6층)에 체결돼 최고가보다 1억원 이상 낮다. 해당단지의 전셋값은 올 1월 5억3000만원(5층)에서 2월 5억2500만원(7층), 3월 5억2000만원(12층)으로 전세가격이 5억원대로 굳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역전세 쇼크는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1년간 300조원 규모의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서 전국적으로 역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2021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전세 거래총액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하반기에 계약이 만료되는 2021년 하반기 전국 주택 전세 거래총액은 149조8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에 계약이 만료되는 지난해 상반기 전세 거래총액은 153조900억원으로, 향후 1년간 전국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보증금 규모는 300조원 이상이다. 이는 2011년 실거래가가 공개된 이후 집계된 거래액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일시에 반환해야 하는 보증금 규모가 아니더라도 향후 1년간 이 같은 규모의 전세 계약이 만료된다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집주인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점 전세계약이 아파트 기준 올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며 "특히 올 4분기 역전세난 피크가 예상되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에 따른 여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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