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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질주 언제까지?...엔비디아 시총1조 돌파, 테슬라 13일째 랠리

수정 2023.06.14 09:02입력 2023.06.14 06:18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13일(현지시간) 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180%이상 뛰어오른 상태다. 같은 날 테슬라는 역대 최장인 13거래일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대표 빅테크들이 연일 '최초' '최장' 새 역사를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랠리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경계감도 확인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장 대비 3.90% 상승한 주당 410.2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시총은 종가 기준으로도 1조달러를 돌파했다. 1993년 엔비디아 창업 후 30년 만이다. 이는 지난달 30일 장중 한때 시총 1조달러를 터치한 이후 약 2주 만의 기록이기도 하다. 다만 이날 종가는 앞서 기록한 장중 최고치 419.39달러보다는 낮다.


반도체 기업 중 시총 1조를 돌파한 기업은 엔비디아가 최초다. 뉴욕증시를 통틀어서도 시총 1조클럽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파벳, 아마존 등 소수에 불과하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챗GPT를 비롯한 AI 열풍에 힘입어 올 들어서만 180%이상 치솟았다. AI 개발에 이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부가 반도체를 전 세계 시장에 90%이상 공급 중인 엔비디아는 깜짝 실적에 장밋빛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2분기 매출 전망으로 월가 예상치를 50%이상 상회하는 110억달러를 제시, 이러한 랠리에 한층 불을 붙이기도 했다. JP모건, 에버코어ISI 등 월가 투자은행들은 이미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최대 500달러까지 상향한 상태다.


같은 날 전기차기업 테슬라도 역대 최장기 랠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테슬라의 주가는 전장 대비 3.55% 오른 주당 258.71달러에 마감했다. 무려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전 최장기 랠리는 2010년 6월 기록한 12거래일 연속 상승장이었다. 최근 테슬라의 랠리 배경에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과의 고속충전소 제휴 소식이 존재한다. 테슬라의 충전소 슈퍼차저가 미 전기차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300슬라(주가 300달러)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투자회사 웨드부시는 최근 테슬라의 목표주가로 300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연초까지만해도 전기차 경쟁 심화,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해 주가가 휘청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주들도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이날 0.83% 상승한 1만3573.32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기록한 13개월 만의 최고치도 또 한번 갈아치웠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이 완화하고 금리 동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술주들의 랠리가 재확인됐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다만 치솟은 주가로 인한 경계감도 서서히 확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월가에서는 랠리를 나타낸 주식들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일부 빅테크주에 집중돼있다는 점도 우려로 지적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총 3조달러에 근접한 애플의 경우, 애널리스트들로부터 투자의견 하향 진단이 우세하다. UBS는 전날 늦게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UBS는 "(주당)순이익의 29배에서 거래되는 주가가 비싸다"며 "올해 하반기 1~2%가량 둔화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 판매량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평가했다. 직후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애플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이 67%로 2020년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UBS의 투자의견 하향 여파 등이 반영되면서 이날 애플의 주가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토퍼 아일맨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월스트리트가 AI를 과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 랠리가 엔비디아를 비롯한 몇개의 메가캡 기술주에 집중돼 있음을 지적하면서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이 얼마나 협소한지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기술, 특히 빅테크가 지나치게 상승한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스와트 다모란 뉴욕대학교 경영학 교수 역시 CNBC 클로징벨에서 "엔비디아가 현 주가를 정당화하려면 전체 AI시장을 몰살시키거나 지배해야 한다. 이러한 베팅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가 없다"면서 "상승 여력이 너무 적게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기술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기술주, 성장주의 랠리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나스닥 선물이 200일 평균 이동선보다 22% 높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올해 패턴은 지난해와 거의 반대"라고 진단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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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괴물태풍' 사정권…해수온도 상승에 영향
수정 2023.06.14 10:12입력 2023.06.14 10:12

기상청, 태풍 예보 간격 6시간→3시간 줄여

해수 온도 상승으로 올여름 우리나라에도 '괴물 태풍'이 상륙할 수 있다는 예보가 나왔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평양·인도양·대서양에서 공통으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해 올봄 아프리카와 동남아를 휩쓴 '프레디'와 모카', 괌을 덮친 '마와르'처럼 짧은 시간에 덩치가 커지고 생존 기간은 긴 태풍이 나타나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배포한 태풍 마와르 위성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같은 양의 햇볕을 받더라도 수증기 증발량이 많아져 태풍이 짧은 시간에 급격히 발달하는 '급강화' 현상을 일으킨다. 일단 태풍이 만들어지면 주변 수증기를 빠르게 흡수해 급속도로 덩치가 커지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수증기는 태풍의 '연료' 역할을 한다. 태풍은 이 연료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세력이 약화하다가 소멸하게 되는데, 올해는 전 세계 해역의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 태풍이 어느 해역을 지나더라도 이 연료 공급이 원활해지고 있다. 연료가 끊임없이 보충돼 소멸까지 걸리는 기간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최근 '프레디'는 37일간 생존하여 역대 가장 긴 사이클론으로 이름을 올렸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난해 6월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이마트 매장 일부와 도로 등이 침수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태풍에 자주 노출될 수 있는 조건에 있었다. 열대 동태평양 감시구역 해수 온도가 떨어지는 라니냐가 3년간 길게 나타나면서 우리나라와 가까운 서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상승했다. 이에 서태평양에서 태풍이 자주 발생하여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 포항을 덮친 '힌남노'의 경우 우리나라에 역대 세 번째로 피해를 준 태풍이었다.


올해는 엘리뇨가 발달하는 만큼 우리나라와 먼 동태평양의 온도가 오르고 있다. 평소라면 동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은 우리나라까지 오다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올해 태풍의 특징은 '큰 덩치'와 '장기간 생존'인 만큼 긴 시간 해역을 돌며 몸집을 키운 상태로 우리나라를 덮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미얀마를 강타한 '모카'의 경우도 내륙을 덮치기 전에 급속도로 덩치를 키웠고, 이에 많은 인명·재산피해를 남겼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상청은 오는 26일 이후 발생하는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 태풍 예보 간격을 기존 6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태풍과의 거리를 보여주는 지점도 기존 165개에서 173개로 늘리기로 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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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시대]그 남자, 그 여자가 비혼할 수밖에 없는 이유
수정 2023.06.14 10:04입력 2023.06.14 06:00

⑮결혼 하고 싶어도 경제 어려움이 발목
출산·육아 어려운 문화도 결혼 기피 요인
저출산 원인 진단이 우선, 해법 점검해야

편집자주결혼이 필수가 아닌 세상. 비혼을 선택한 이를 만나는 것은 낯선 경험이 아니다. 누가, 왜 비혼을 선택할까. 비혼을 둘러싼 사회의 색안경만 문제는 아니다.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막연한 시선도 존재한다. 이른바 '비혼 라이프'의 명과 암을 진단해본다.

결혼제도에 동의하지 않아 자발적으로 비혼을 택하는 이도 있지만, 개인이 처한 상황과 다양한 이유로 결혼을 할 수 없거나 꺼리는 이들도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선 지방직 9급 공무원 남성 A씨 월급명세서가 공개돼 화제에 오른 일이 있다. 월급명세서에 찍힌 A씨 실수령액은 197만원. 총보수액은 271만7000원이지만, 세금 등 70만원가량을 공제하면 실제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은 크게 준다.


여기에 월세와 전기료 등 공과금과 휴대전화비, 연금저축 등을 빼면 A씨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50만원. A씨는 "맞벌이를 하더라도 녹록지 않을 것이기에 결혼이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A씨의 하소연은 공무원 봉급 인상을 주장하는 맥락에서 나왔지만, 근로소득만으론 결혼하기 어려운 최근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


청년들이 결혼하고 싶어도 못 하는 이유 중에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다. 벌어들이는 소득만으론 '내 집 마련' 등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해도 이 역시 갚아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 및 출산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실적으로 결혼을 어렵게 하는 장벽으로 주거 마련의 어려움(57.0%, 중복응답)과 경제적 상황이 여유롭지 못한 점(41.4%)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89.6%)은 '우리나라는 돈이 없으면 결혼하기 힘든 사회'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여성의 경우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과 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높았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이모씨는 결혼을 하고 싶어도 육아 휴직을 탐탁지 않아 하거나 육아 휴직 자체가 어려운 직장 문화에 대해 부당함을 호소했다. 그는 광고 마케팅 업계에서 일한다.


이씨는 "저는 아기를 갖고 싶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직할 회사를 고를 때 육아 휴직이 되는 곳, 아기 낳고도 계속 경력이 이어질 직무를 고려하는데 마케팅 광고 관련 회사의 복지제도를 살펴보면 '육아휴직'이란 문구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명절 때마다 온라인을 달구는 가족 관계의 피로감에 관한 이야기는 결혼에 대한 결정을 쉽게 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씨는 "결혼이란 게 둘이 하는 게 아니다 보니 가족 간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까 봐 우려된다. 과거에도 물론 가족과 관련된 문제는 있었겠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결혼을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왜냐하면 이런 문제 말고도 결혼이 성사되기까지 너무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데, 그 이상의 더 큰 어려움을 감당할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큰 희생 강요하는 결혼 문화…결국 저출산으로 이어져"

권기둥 작가는 책 <블랙코리아>에서 청년들의 비혼율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와 가족 문화는 혼자 사는 것과 비교해 너무나 많은 희생을 강요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주거비용을 마련하느라 결혼이 늦어진 청년 세대는 결혼을 한 이후에도 자녀 교육비 부담과 정년퇴직 등 노후에 대한 걱정으로 다자녀를 계획하기 어렵다고 권 작가는 설명한다.


권 작가는 "결혼과 함께 희생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기에 결혼을 늦추거나 비혼을 선택하는 인구가 점차 증가한다"며 "이런 추세는 결국 저출산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가적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다자녀 가구 지원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까지 확대하는 등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또 육아와 가사 부담을 덜기 위해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이 청년들의 결혼 기피 현상을 막을 근본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비혼인 30대 국모씨는 "출산율을 중점으로 한 정책을 내놓는 건 순서가 잘못됐다"며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싸게 들여오는 것 말고, 내 아이를 내가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우선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국씨는 "동생이 오는 8월에 둘째를 출산할 예정이라 곧 회사를 그만둔다"며 "출산 휴가, 육아 휴직을 걱정 없이 쓸 수 있도록 직장 내 분위기부터 만드는, 눈치 보지 않고 출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권기둥 작가는 수조 원이 투입된 저출산 대책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아니라 과정의 마지막인 저출산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면서 "저출산이 왜 초래되었는지는 뒷전인 채 출산율 자체를 늘리는 데만 매달렸다. 이렇게 해서는 80조가 아니라 800조를 투자하더라도 제자리걸음을 벗어나기 힘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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