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것도 서러운데'…간병비 2개월 연속 10% 상승 이중고
수정 2023.06.13 13:29입력 2023.06.13 10:27
A씨는 지난해 직장을 퇴사하고 89세 노모를 병간호 중이다. 2년 전 하루 9만~10만원 수준이었던 간병비가 올해 들어 날로 치솟자 비용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직접 돌보기로 하면서다. 현재 간병비는 하루 약 13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A씨는 "한 달 월급보다 간병비가 더 많이 들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가파른 물가 및 인건비 상승 여파로 간병비가 2개월 연속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간병도우미료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7.0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물가 통계에 해당 지수를 편입하기 시작한 2005년 이래 역대 최고치이자 지난 4월(11.7%)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 폭이 10%를 넘은 것이다.
간병비 상승 폭은 2021년 1월 전년 동월 대비 4.4%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6월 8.6%로 치솟았다. 같은 해 9월(9.0%)에는 상승률이 처음으로 9%대로 진입한 후 올해 1월(9.4%), 2월(8.5%), 3월(9.8%)에 이어 지난달부터 두 자릿수로 뛰었다.
최근 간병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배경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5%대 고물가가 지속한 탓에 인건비가 크게 늘어나면서다. 교통비와 식사비 및 최저임금 인상 등 주요 인건비 상승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간병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돌봄 수요 증가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대 간호대학 이진선 교수의 '사적 간병비 규모 추계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정책적 시사점' 논문에 따르면 사적 간병비는 2008년 3조6550억원에서 2018년 8조240억원으로 10년간 2.2배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사적 간병비는 10조원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간병비가 치솟으면서 환자 돌봄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가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간병인을 쓴 경험이 있는 국민 가운데 96%가 하루 10만원 안팎의 간병비를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본인 또는 가족이 입원했을 때 간병을 경험한 국민은 2명 중 1명 수준인 53.4%로 나타났는데 그만큼 간병인 고용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았으나 비용 부담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 상승 여파가 지속하면서 가사도우미, 간병도우미 등 인건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고령화 추세, 최저임금 인상 여부 등을 고려하면 증가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외국인 근로자를 통한 간병 도우미의 대체 수요를 맞추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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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수제 스포츠카, 전기차로 재탄생…성공 여부는?
수정 2023.06.13 11:29입력 2023.06.13 06:45
스피라 만든 어울림모터스, 10년만의 '귀환'
내년 초 전기 스포츠카 출시 예고
남겨진 '숙제'도 많아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 로터스. 한국에 진출해있는 대표적인 수제 스포츠카 브랜드들이다. 이 회사들과 한판 대결을 예고한 한국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어울림모터스다. 한국의 카로체리아(자동차 디자인·엔지니어링·생산까지 도맡는 소규모 자동차 회사)를 꿈꾸며 10년 만에 사업을 재개한다. 내년 초 전기 스포츠카를 내놓을 예정이다. 과거 대기업조차 실패한 사례가 있는 쉽지 않은 길을 걷는다. 투자 유치, 부품 수급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어울림모터스가 이번 달 15일부터 자동차 개발 등 본격적인 사업 재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자사가 개발했던 스피라를 기반으로 스피라2를 내년 초에 공개한다. 스피라2는 듀얼 모터를 장착할 예정이며 최대 출력 580마력의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다. 2년 후에는 스피라 템페스타라는 하이퍼카도 만든다. 10기통 V자형 자연흡기 엔진을 채택하고 ZF 미션 등 최고 성능 부품을 쓴다는 게 이 회사 설명이다.
그동안 어울림모터스는 많은 부침을 겪었다. 아시아 자동차, 쌍용자동차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김한철 당시 사장이 1994년 현대차 연구원 출신 최지선 대표와 프로토모터스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차렸다. 2001년 수제 스포츠카 프로젝트에 돌입해 프로토 타입(PS-II)을 완성했으며 2002년 완성품을 내놨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했던 프로토 모터스는 IT 보안 업계 1세대 박동혁 어울림정보기술 회장(현 어울림모터스 대표)이 만든 어울림 모터스에 인수 합병된다.
국내 충돌 테스트 통과 등 중소기업으로서의 어려움을 극복해 2010년 3월 스피라를 출시했다. 가격은 트림별로 7900만~1억원이었다. 고가임에도 2년간 40대 가량을 팔았다. 하지만 2012년 12월 모회사 어울림네트웍스가 상장폐지 처분을 받는다. 박 대표가 분식회계, 횡령, 배임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직원도 퇴사했다. 그럼에도 차량 개발을 이어나갔다. 2013년 스피라 기반 4도어 세단 뱅가리를 출시했다. 이후 전기 스포츠카를 표방한 스피라2 디자인을 공개했다. 하지만 실제 개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수년간 이어온 횡령 배임 관련 법정싸움에서 박 대표가 승소했지만, 그 출혈이 컸다. 박 대표는 인터넷 신문(스피라TV)을 발행하면서까지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차를 생산하기 직전까지 왔다.
차량 개발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자동차 제조업은 대기업 오너가에서 뛰어들어도 성공이 어려운 사업이다. 허만정 GS그룹 창업자의 증손자이자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차남인 허자홍씨가 설립한 슈퍼카 브랜드 ‘드 마크로스’가 대표적이다. 2011년 ‘드 마크로스 에피크 GT1'을 공개하며 두바이 모터쇼까지 출품하는 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차량 가격이 약 16억원이었으며 제작 기간도 6개월이 걸렸다. 브랜드 자체가 생소한데 가격까지 비싸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후 1대만 남아있던 이 차량은 사고로 반파됐으며 허씨도 사업을 정리하는 ’비운‘을 겪었다.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만큼 스타트업이 겪고 있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한 때 포스트 테슬라로 주목을 받았던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루시드는 유의미한 실적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를 보면, 양사 모두 현금 보유액 줄어들고 있다. 차량 양산이 지연돼 운영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적이 좋지 못해 추가 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어울림모터스도 빠른 생산을 통해 추가 투자를 받아야 지속적인 차량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울림모터스는 다른 사업을 통해 우선적으로 자금을 수혈한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스피라에 쓰인 카본 원재료로 골프 샤프트를 만들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골프 샤프트 사업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모두 차량 개발에 쓰일 것”이라면서도 “이것만으로는 어려움이 있어 향후 투자를 받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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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조국 만난 文 전 대통령, 사람을 좀 가려야"
수정 2023.06.13 09:28입력 2023.06.13 09:28
"文 마음의 빚 있더라도 비공개 만나야"
우병우 국민의힘 공천 가능성에 의문 제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것과 관련해 "사람을 좀 가려야 한다"며 "마음의 빚이 있더라도 비공개로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1일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조 전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 전 장관이 지난 10일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에도 정치적 해석이 뒤따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이와 관련해 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그랬고, 이번에 빚 갚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문 전 대통령한테 읍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총선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 의원은 "왜냐하면 문 전 대통령이 지금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것 같지 않나"라며 "겉에서 볼 때는 같이 술도 한잔하고 앞치마도 입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 전 장관이) 출마 안 했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당내 영향력이 있는 전직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니까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이 주도하는 신당 창당 가능성에는 "그것은 공천이 안 됐을 때의 이야기"라고 짚었다. 하 의원은 "공천이 안 됐을 때 김남국 민주당 의원 등등 모아질 것"이라고 봤다.
조 전 장관과 함께 출마설이 도는 우병우 전 수석의 국민의힘 공천 가능성은 작게 봤다. 하 의원은 "지금 우리 인적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주도하는 층들이 과거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사건이나 전직 대통령 탄핵 문제 있을 때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본인 출마는 자유이고 본인은 명예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당 공천이 안 됐을 때 선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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