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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쓰러진 황소 일으키는 낙지…이유 찾았다

수정 2023.06.10 23:23입력 2023.06.10 08:56

미 컬럼비아대 연구팀
'타우린' 효과 확인
동물에 건강 개선-장수 효과 뚜렷
인간에게 적용은 미지수

예전 농부들은 농사일에 쓸 황소가 기운을 잃으면 낙지 한 마리를 먹였다. 투우판에 나갈 소에게도 '단골' 음식이다. "쓰러진 황소를 벌떡 일어나게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오징어·낙지 등에 많이 들어 있는 타우린(taurine) 아미노산이 '피로회복·자양강장 효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 중 하나다.

박속세발낙지탕에 칼국수 사리를 넣은 계절의 별미 밀국.

그런데 과학자들이 타우린이 실제 동물의 건강과 수명 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직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고 인간에게도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타우린은 인간에게도 그동안 피로회복·자양강장제의 주성분으로 많이 복용 돼 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지난 8일 이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했다. 타우린은 몸속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데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그런데 동물 실험 결과 꾸준히 타우린 성분을 보충해줬더니 노화로 인한 건강 악화를 막아 줘 더 오래 수명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연구팀이 대사 산물, 호르몬, 미량 영양소 등 노화와 관련된 화학물질들의 혈액 내 농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오다 타우린 아미노산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타우린은 그동안 동물은 물론 인간에게도 면역력, 뼈 건강, 뇌 신경계의 건강에 다양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쥐, 원숭이, 사람을 대상으로 혈액 내 타우린 농도를 측정해봤다. 예컨대 15살 먹은 원숭이는 5살짜리 원숭이보다 혈액 내 타우린 농도가 85%나 적었다. 특히 한 그룹의 쥐들에게 매일 타우린을 먹였더니 대조군들에 비해 암컷은 12%, 수컷은 10%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이 관측됐다. 타우린을 먹은 쥐들은 근지구력과 근력이 향상되는 등 건강이 좋아졌다. 암컷들은 우울증ㆍ불안 등과 관련된 행동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면역 시스템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과 중간 연령대의 붉은털원숭이(Macaca mulatta)에게서도 비슷한 효과를 확인했다. 타우린을 먹은 예쁜꼬마선충을 대조군에 비해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았고, 원숭이들도 체중 감량과 골밀도 향상, 간 손상 징후 감소 등의 긍정적인 현상이 관측됐다.


이 결과에 대해 과학계에선 관심과 한계에 대한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타우린의 효능과 인체의 노화 과정을 보다 깊게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된 반면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헤르미니아 파산테스 멕시코국립자치대 교수는 "타우린이 세포를 보호하고 생존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면서 "생명체의 작동 원리를 탐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연구다. 하지만 노화는 복잡한 현상이며, 타우린의 부족 여부가 노화를 유도하거나 촉진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 연구팀은 쥐에게 매일 15~30mg의 타우린을 먹였는데, 이는 인간으로 치면 80kg의 몸무게를 가진 사람이 3~6g을 복용한 것에 해당한다. 보통 에너지 드링크에 함유된 타우린이 1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스티븐 카포위츠 이스턴뉴멕시코대 교수도 "이번 연구 결과가 타우린이 노화와 관련돼 있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직접적인 이유와 영향을 규명해준 것은 아니다"라며 "노화의 분자 메커니즘과 관련된 타우린과 관련되거나 유래된 하나 이상의 대사 산물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비제이 야다브 컬럼비아대 교수는 "건강을 유지하거나 노화를 늦추기 위해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타우린 보충제를 먹는 것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타우린이 세포와 다른 기관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특정하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소개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보석으로 풀려난 용산구청장, 월급 1000만원 논란까지
수정 2023.06.10 13:43입력 2023.06.10 13:43

구치소 나온 다음날 출근후 곧바로 연차
정상적인 업무 수행은 어려워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다음 날 곧바로 출근한 데 이어 월급마저 정상 수령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수사 도중 구속된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여파로 공황장애 등을 앓고 있다”며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법원이 지난 7일 이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박 구청장은 보증금 등을 조건으로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풀려났다.


박 구청장은 출소 다음 날인 지난 8일 용산구청으로 출근했다. 지난 1월 구속 기소된 이후 5개월 만의 출근이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하루만인 9일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용산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병원 진료를 받겠다”며 ‘개인 사유’로 연차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 보수가 정상적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여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구청장은 별도 성과급이 없는 고정급적 연봉제 적용 대상 정무직공무원이다. 보수는 부구청장의 직위 계급에 연동해 정해진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은 인구 10만 이상 50만 미만인 자치구 부구청장을 3급 상당 지방부이사관으로 두도록 하고 보수 규정에서 구청장 연봉을 책정했다. 용산구는 5월 기준 인구 21만7438명으로 여기에 해당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용산구청장의 연봉은 1억1104만2000원 수준으로, 월별로 환산하면 약 925만3500원이 된다. 여기에 지방공무원 수당 규정에 따라 직급보조비 월 65만원, 정액급식비 월 14만원 등 추가수당을 포함하면 한 달 보수는 1000만원이 넘는다.


박 구청장은 7일 보증금 등을 조건으로 석방된 뒤 8일 복귀, 기본 항목이 포함된 월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용산구 구 관계자는 “8일부터 출근을 시작해 급여가 정상적으로 나오는 것으로 안다”면서 “결근이 많아지는 등 변수가 있으면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구청장은 구속 상태만 면했을 뿐 운신의 폭이 제한적이라 정상적인 업무 수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형사 피고인으로 1심 진행 중이어서 재판 때마다 출석해야 하고 주거지는 자택으로 한정된다. 해외로 나가려면 재판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단체장으로서 각종 대외활동에 전면으로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유족과의 소통 미비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도 향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구청장은 8일 출근하는 과정에서 출근 저지를 예고한 유족들과 취재진을 피해 새벽 시간대에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박 구청장은 구청장실 앞으로 찾아온 유가족들을 만나지 않았고,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유족들은 출근 저지 시도에 이어 매일 구청 앞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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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32억으로 연예기획사 안테나 2대 주주 복귀
수정 2023.06.10 16:52입력 2023.06.10 16:41

안테나 지분 21% 사들여
책임 경영 강화 차원

안테나의 대표이사 사장 겸 작곡가 유희열

엔터테인먼트 안테나의 대표이사 사장 겸 작곡가 유희열이 자사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로 복귀한다. 경영에 더욱 힘쓰겠다는 포부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희열은 지난 2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안테나의 지분 21.37%(2786주)를 31억9972만1000원(주당 114만8500원)에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랐다.


당초 안테나의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보유 주식 수는 57.93%로 감소했다. 나머지 20.7%의 지분은 유 대표가 아닌 제3자가 소유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5월 유희열이 갖고 있던 지분 19%를 포함, 지분 100%를 100억원대에 인수한 바 있다. 유희열은 2년 만에 2대 주주로 복귀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테나는 유희열 외에 루시드폴, 정재형, 페퍼톤스, 권진아, 샘김 등 주로 싱어송라이터들이 소속된 음악가 집단으로 출발했다. 2021년부터 유재석을 시작으로 기타리스트 이상순, 가수 이효리 등을 영입하며 라인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을 영입한 만큼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안테나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희열은 지난해 7월 작곡가 고(故) 사카모토 류이치 노래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13년간 진행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하차했다.


표절 의혹에 대해 "그동안 쏟아졌던 수많은 상황을 보며 제 자신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사과하면서도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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