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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출근하셨나요?"…"우린 다 놀았어요"

수정 2023.06.07 15:14입력 2023.06.07 08:33

공동연차 적용 기업 늘어난다

휴일과 휴일 사이에 평일이 끼어있는 일명 '샌드위치 연휴'(또는 '징검다리 연휴'). 이 기간에 연차 사용을 권장하는 기업들이 많다. 아예 전 직원이 샌드위치 연휴에 연차를 내고 마음 편히 쉬는 기업도 늘고 있다.


월요일인 지난 5일 코오롱그룹 직원들은 모두 출근하지 않고 현충일인 6일까지 쉬었다. 토요일인 3일부터 4일 연휴를 누린 것이다. 회사와 직원들이 미리 협의해 모든 직원이 연차를 썼다. 이른바 '공동연차제도'다.


매년 연초 샌드위치 연휴 등 전 직원이 공동 연차를 쓸 날을 정해 공지한다. 코오롱 관계자는 "연차 사용을 촉진하고 임직원이 푹 쉬게 만들기 위해 징검다리 연휴에는 단체휴무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충일 연휴인 5일 서울 노원구 불암산 나비정원을 찾은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근로기준법상 공동연차라는 제도는 없다. 기본적으로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원할 때 쉬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로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해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 즉 노사가 합의하면 징검다리 연휴에 회사 전체가 푹 쉴 수 있다는 의미다.

노사 모두 이런 공동 연차에 만족도가 높다. 코오롱 한 직원은 "징검다리 연휴에 일부만 쉬면 누가 쉬고, 일할지 눈치를 봐야 하지만 다 같이 연차를 쓰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또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몇 달 전에 계획을 세워야 하는 해외여행도 가능해 모두 좋아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입장에선 어차피 쓸 연차를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날 사용하니 마다할 일이 없다.


두산그룹과 에쓰오일, 롯데케미칼도 5일 전 직원이 연차를 사용했다. 롯데케미칼은 징검다리 연휴 때 회사 전체가 쉬는 '워라벨데이'를 도입했다. 명절 전날이나 다음날에도 하루 정도 연차를 붙여서 쓸 수 있다. 효성금호석유화학 역시 휴무였다. 공장 교대근무 팀을 제외하고는 전사가 쉬었다는 설명이다.


한화건설,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등 한화 계열사 역시 공동 연차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르노코리아도 5일 공장과 연구소의 직원들이 공동으로 유급휴가를 사용했다.


4대 그룹은 공동 연차를 쓰지는 않지만, 연차휴가를 적극 사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삼성 근로자들은 연간 휴가 계획을 미리 정한다. 연초에 휴가 사용계획을 작성해 결재받으면 해당 일에는 따로 결재받을 필요가 없다. 원한다면 징검다리 연휴에 얼마든지 휴가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현대차, LG 역시 필요할 경우 자유롭게 연차를 소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전체 휴무가 아니라서 누군가는 나와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음대로 연차를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연차를 장려하고 있다"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업무 몰입도도 높아져 생산성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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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시대]어느 40대 중년의 삶, 자유와 외로움 사이에서
수정 2023.06.07 08:42입력 2023.06.07 06:00

⑭ 중년으로 접어든 40대 비혼자
나이 듦, 노후에 대한 불안감 싹트는 단계
"결혼은 비용 먼저, 비혼은 효용 먼저 누려"

편집자주결혼이 필수가 아닌 세상. 비혼을 선택한 이를 만나는 것은 낯선 경험이 아니다. 누가, 왜 비혼을 선택할까. 비혼을 둘러싼 사회의 색안경만 문제는 아니다.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막연한 시선도 존재한다. 이른바 '비혼 라이프'의 명과 암을 진단해본다.

비혼으로 보낸 20~30대 시절은 황홀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 이후의 삶이다. 청춘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고 결국 지나간다. 언젠가는 늙고, 아파지고, 혼자가 된다. 그걸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소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삶의 어느 순간 새삼스럽게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는 서글픈 일이다. 하지만 늙어감에 대한 불안감이, 단지 비혼자들만 겪게 되는 고충일까?


미디어 등에서 보이는 비혼 이미지는 화려하다. 직장에서 퇴근한 후 여유 있게 운동하거나 여가를 즐기고, 주말에는 쇼핑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교외로 나가 등산이나 캠핑을 한다.


결혼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주거, 생활비 등 경제적 측면에서 여유로워지는 건 물론, 돌봄·출산·양육에 대한 부담감, 명절·생일·제사 등 가족관계와 관련된 일에도 자유롭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빼면, 그 외 남은 시간은 오롯이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평온한 삶. 많은 이들이 비혼을 선망하게 되는 이유다.


그러나 40대, 중년에 접어들면 비혼의 삶도 조금은 달라진다. 몸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기 시작한다. 아프지 않던 곳이 아파져 오면서 나이를 먹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43세 남성 비혼자 조준호씨(가명)가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된 것도 이 시점이다. 조씨는 "작년에 노안이 왔다. 갑자기 휴대전화가 안 보이는데 꽤 당황스러웠다"며 "최근 몸 곳곳의 기능이 떨어지는 게 확연히 느껴졌는데, 노안은 결정타처럼 느껴졌다. 내 몸이 하강 곡선에 본격적으로 올라탄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공무원인 조씨는 '어쩌다 보니' 비혼으로 살고 있다. 딱히 결혼을 안 하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결혼에 대한 의무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하면서 그 준비 과정을 가까이서 목격했다. 조씨는 결혼이 '내가 원하는 삶일까'라는 물음에 긍정적인 답을 내릴 수 없었다. 30대 후반엔 '이 시기가 지나면 결혼을 선택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초조해지기도 했지만, 조씨는 비혼으로 남았다.


중년에 접어든 조씨가 느끼는 비혼의 삶은 '100점 만점에 70점'. 그는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예전처럼 비혼의 삶에 대해 99점의 확신을 갖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조씨는 결혼과 비혼에 대해 이렇게 규정했다.


"결혼은 비용을 먼저 치르지만, 비혼은 효용을 먼저 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하면 신혼 때 많이 싸우고, 육아와 교육이라는 기나긴 터널을 지나지만, 배우자와 자식이라는 믿을 구석이 하나는 생긴다고 할까요. 비혼은 젊은 시절 누리며 살 수 있지만, 결국 불안한 미래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얼마 전 코로나19에 걸린 경험이 있다는 조씨는 이전에는 겪어본 적 없는 큰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혼자 며칠 앓았는데,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앞으로도 자주 이럴 텐데 혼자서 어쩌지 싶은 생각도 든다"면서 "어차피 비혼도 선택인데,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있다는 원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동안) 비혼의 효용을 누렸고 이제 비용을 치르는 초입에 와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씨에 따르면 비혼은 '혼자 사는 멋진 삶' 정도로 규정할 수 있는, 간단하고 편안하기만 한 삶이 아니다. 누구나 나이 듦과 노후에 불안감을 갖고 있듯 비혼자들 역시 그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조씨처럼 비혼으로 사는 중년 인구는 적지 않다. 2021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1인 가구 중 중년에 해당하는 40~46세 인구는 269만7716명으로, 전체 1인 가구의 37.6%를 차지했다. 또 여성가족부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의 52.9%, 30대의 42.7%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중년 비혼자가 이미 전체 인구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 비혼으로 살아갈 의향이 있는 인구도 적은 편이 아니다. 비혼을 소수의 사례로 규정하기엔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비혼을 삶의 방식으로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중년 1인 가구를 탐구한 <에이징 솔로>의 저자 김희경은 국내에서 비혼은 비주류로 여겨지고, 특히 비혼 중년은 1인 가구 담론에서 언급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진지한 접근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비혼 인구는 갈수록 늘 것이고, 이들 역시 생애주기에서 다양한 문제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비혼자에 대한 편견적 시각이 여전히 사회에 존재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점을 우려스럽게 바라본다. 진지한 고민 없이 비혼에 대한 막연한 선망으로 섣부른 결정을 한 건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 "결혼을 왜 안 해?", "외롭지 않아?", "나이 들어 혼자인 삶은 쓸쓸하지 않을까?" 같은 말은 비혼자들이 흔히 듣는 질문들이다.


비혼자를 향한 시선에 대해 조씨는 "선택에 따르는 결과를 자신이 책임지고 살면 그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그 사람의 선택을 믿지 못할 때 철없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선택은 과정"이라며 "제가 비혼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과거와는 달라진 것처럼, 선택은 상황에 따라 의미와 결과가 달라지는 과정이다. 설령 '철없는' 선택일지라도 그렇게 흔들리면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걷는 노인 뒷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씨의 말은 비혼자의 삶이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라는 현실적인 조언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달리 말하면, 설령 비혼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지라도 자신이 책임질 일이며 타인으로부터 비난받을 문제는 아니란 뜻이다.


김희경 작가는 비혼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이렇게 반박한다.


"혼자 사는 성인도 경제적 독립, 주거, 친밀한 관계 맺기, 정서적 안정, 노년의 준비 등 모든 사람이 겪는 생애 과제들을 마주한다. 세상이 비혼인 중년을 취약하고 비정상적이며 비참해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이유는 나이 들어서도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 생애 과제들을 제대로 치러내지 못하리라 예단하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건 결혼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비혼을 선망 또는 의구심으로 바라보거나, 결혼의 대척점으로만 규정하는 건 너무 단순한 평가라고 김 작가는 지적한다. 비혼자도 다른 많은 사람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며, 그 과정에서 노후와 미래에 대한 걱정을 갖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지원과 뒷받침을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김 작가는 강조한다.


다만 조씨는 비혼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너무 일찍 결론을 낼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중년에 접어들면서) 제 선택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며 "다 안다고 느꼈던 저 자신에게서 또 다른 나를 봤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조씨는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


"비혼을 선택하시는 분들을 존중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됐을 때 선택을 해도 늦지 않고, 오히려 그때의 선택이 최선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싶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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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11년만에 재진입(종합)
수정 2023.06.07 07:42입력 2023.06.07 01:02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2024년에는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다.


한국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알제리, 시에라리온, 슬로베니아, 가이아나와 함께 2024~2025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이 됐다.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 투표에 나선 192개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인 180개국의 찬성표를 획득해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단독 후보로 나선 한국은 이날 투표에 참석한 192개국 중 180개국의 찬성표를 획득했다. 안보리 이사국 당선을 위해서는 투표한 회원국 중 3분의2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아프리카에서는 알제리와 시에라리온, 중남미에서는 가이아나가 각각 무경합으로 선출됐다. 동유럽에서는 서방의 지원을 받은 슬로베니아와 러시아의 우방국인 벨라루스가 경합을 벌인 결과, 슬로베니아가 안보리에 진입했다.


안보리는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을 가진 기관으로, 전 세계의 무력 분쟁을 포함해 국제평화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관이다. 필요시 유엔 회원국에 대해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기도 하다. 이른바 P5로 불리는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과 비상임이사국 10개국 등으로 구성되며, 비상임이사국의 임기는 2년이다.

한국의 안보리 진입은 2013~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1991년 유엔에 가입한 한국은 1996~1997년, 2013~2014년에도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이번에 한국이 비상임이사국에 진입하면서 2024년에는 19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를 통해 3국 간 다양한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과 연대를 확대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번 비상임이사국 진출로 외교적 지평을 확대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한국은 이 키워드에 맞춰 ▲평화유지(PKO)·평화구축에 대한 기여 ▲여성과 평화 안보에 대한 기여 ▲사이버안보에 대한 기여 ▲기후변화 극복에 대한 기여 등 네 가지 중점 과제를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 공약으로 발표했다. 아울러 향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대응 등 안보리의 한반도 현안 논의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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