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우려…"작년 韓 해외직접투자 '사상최대'…외환유출 심화될 수도"
수정 2023.06.06 17:00입력 2023.06.06 13:22
한은, FDI 증가 배경·외환부문 시사점 보고서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502억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해외직접투자 증가에 따른 외환유출 심화로 외환수급 불균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6일 '금융·경제 이슈 분석: 최근 해외직접투자 증가 배경과 외환부문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2021년 이후 증가규모가 큰 폭 확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해외직접투자(수익재투자 제외)는 2021년 중 494억달러로 전년 대비 81.4%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치인 502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에도 1~3월 중 89억5000만달러를 나타내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역별로는 북미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최근 해외직접투자 증가는 연기금 등의 대체자산 투자 증가, 미·중 경제분쟁 심화, 기업들의 신기술 확보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금융·보험업 투자는 지분 10% 이상인 대체투자를 포함하는데 연기금의 적립금 증가, 대체투자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으로 해외 대체자산 투자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중 경제분쟁 미국의 보호무역 확대와 자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영향 등으로 미국 등 현지시장 진출 목적의 제조업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됐다. 또 기업들의 미래 신성장산업 내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해외직접투자의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는 최근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현물환 시장에서의 기업부문 외환 순공급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상품수지로 나타나는 기업들의 무역을 통한 외화자금 수령액은 2019년 이후 크게 줄어든 반면 해외직접투자로 인한 기업들의 외화자금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외환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여유 외화자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기금·금융기관의 해외 대체자산 투자 증가도 외환수급 불균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해외직접투자 증가에 따라 우리나라의 직접투자 소득수지는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이는 외환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외환부문 상황을 고려하면 해외직접투자 증가세가 외환수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경제분쟁 지속, 첨단산업의 경쟁 가속화 등으로 앞으로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국내 주요 연기금도 해외 대체투자를 해외 연기금의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경상거래를 통한 외환유입의 강도는 약해지는 반면 해외직접투자 증가에 따른 외환유출은 늘어나면서 외환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기업의 투자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실물부문에서의 외환수급 변동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므로 인센티브 등을 통해 해외직접투자 증가가 외환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조정해 나가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현물환 시장이 아닌 해외증권 발행 현지금융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리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외국인이 체감할 수 있는 국내 투자환경 개선 등을 통해 외국인의 국내 직접 증권투자 자금유입을 확대시켜 나가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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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업인,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논그림’ 조성
수정 2023.06.06 11:28입력 2023.06.06 11:28
7일 오전 6시∼오후 1시, 강서구 대저1동서 청년농업인 20여명 손모내기
3가지 색상 유색벼 활용, 부기·2030세계박람회 유치 염원 문구·그림 조성
부산시 농업기술센터는 2030년 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부산 유치를 기원하며 유색벼를 활용한 8610㎡ 규모의 논그림을 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까지 조성한다.
올해로 7년째 추진하는 ‘유색벼 활용 논그림 조성 사업’은 매년 한 가지 주제를 정해 농업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이해를 증진하고 부산시정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 조성하는 논그림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주제로 하며, 초록색(일반벼)과 흰색, 노란색, 자주색 3가지의 유색벼를 활용한다. 부산 홍보 캐릭터 ‘부기’가 ‘BUSAN KOREA’라는 문구를 들고 있으며, 이는 2030세계박람회 최종 개최지로 ‘부산’ 선정의 염원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논그림 조성에 부산의 청년 농업인들이 참여한다. 논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손 모내기를 해야 하는데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청년 농업인들이 흔쾌히 힘을 보탰다.
논그림 조성에 참여한 청년 농업인은 “농업이 바쁜 시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 농업인의 참여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와 각국 대표들에게도 이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정국 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부산 농업인을 비롯한 시민 모두가 바라고 있다”라며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가 결정되는 11월까지 시민의 관심을 유도하고 홍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논그림 조성(안).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marisd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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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리오 게임 영영 못할 수도"…日 국회도서관까지 ‘추억의 게임’ 보존나섰다
수정 2023.06.06 10:09입력 2023.06.06 08:00
1980년대 게임 소프트웨어 부식 시작
보존가치 인정받아 "경제적 효과 있어"
1980년대 ‘슈퍼마리오’ 등의 게임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일본이 이번에는 고전 게임 구출 작전에 나섰다. 당시 게임 소프트웨어가 들어있는 칩이 부식 등으로 대거 판독 불능의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당시 게임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을 성장시켜온 만큼, 민간뿐만 아니라 국회도서관까지 해당 사업에 발을 벗고 나서는 중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는 레트로 열풍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초창기 게임 소프트웨어들을 앞으로 플레이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게임 소프트웨어는 종이책과 달리 회로나 단자 일부가 녹슬면 아예 인식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니케이에 따르면 게임 칩의 수명은 평균 30년 정도로, CD보다 짧다. 이 때문에 초창기 작품은 이미 열화(劣化·주변 환경에 의해 손상을 입는 것)됐을 가능성이 크다.
닌텐도가 1985년 출시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사진출처=닌텐도)그러나 게임 소프트웨어의 디지털화는 다른 콘텐츠에 비해 어렵다. 옛날 게임 소프트웨어는 매체 안에 있는 데이터를 전용 장비를 통해 이전한 뒤 저장해 디지털화시켜야 하는데, 이는 책이나 음반 복제보다 훨씬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금 구출하지 않으면 다시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게 된다"며 민간단체 게임기증협회가 설립되기도 했다.
일본 국회도서관도 민간의 노력에 함께 발을 맞추는 모양새다. 국회도서관은 그간 모아 온 고전 게임 소프트웨어를 연구 목적에 한해 이용 가능하도록 이용 제한을 풀었다. 2019년 기준 국회도서관이 보존하고 있는 고전 게임 소프트웨어는 3996개다.
일본이 이처럼 보존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게임 콘텐츠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0년 1조7000억엔(15조8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종이와 전자책을 합친 출판 시장보다 1000억엔 웃도는 규모다.
닌텐도가 출시했던 고전게임 소프트웨어들.(사진출처=닌텐도)또한 게임 소프트웨어는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관광상품으로도 쓰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 스트롱박물관의 경우 이미 마리오, 포켓몬 등 일본 인기 고전 게임 작품을 소장해 전시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꾸준히 몰려드는 중이다. 니케이는 "지역에 연간 1억3000만 달러(1700억원)의 관광 수입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에 닌텐도도 올해 안으로 자사의 과거 작품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자료관을 완공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게임 소프트웨어가 수명이 짧아 가장 먼저 디지털 보존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 그동안 게임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이같은 작업이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니케이는 "그간 예산 부족과 낮은 인식이 보존의 걸림돌로 여겨왔다. 국가 차원의 디지털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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