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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황사 40%가 여기서 온다는데…中쿠부치 사막을 가다

수정 2023.06.06 09:00입력 2023.06.06 09:00

[르포]네이멍구 어얼둬쓰 쿠부치 사막 가보니
녹지화 사업 속도…식생 피복도 65% 달해
기자들에게는 녹지화 사막만 보여줘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시에 위치한 쿠부치 사막은 한국인들에게는 '황사의 발원지'로 악명 높다. 몽골의 고비 사막과 이곳 쿠부치 사막의 모래 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국의 대기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봄·가을 황사철 한국의 날씨 예보에도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찾은 쿠부치 사막은 다소 생경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넓게 깔린 나문재(감봉)와 감모초, 듬성듬성 모습을 드러낸 낮은 모래언덕은 사막이라기보다는 건기를 맞은 초원의 풍경이었다.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시에 위치한 쿠부치 사막. 울창하지는 않지만 낮고 어린 초목이 빽빽하게 심겨져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죽음의 언덕, '푸른 활시위'로 돌아가다

쿠부치는 중국에서는 7번째, 세계에서는 9번째로 큰 사막으로 총면적은 1만8600㎢에 달한다. '쿠부치'는 몽골어로 활시위를 뜻한다. 북쪽으로 5㎞가량 떨어진 황허가 활 모양이고, 위치상 쿠부치 사막이 아래에 매달린 것처럼 보여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200여년 전만 해도 쿠부치는 초원이었지만 청나라 초기부터 이어진 전쟁과 개간·벌목으로 사실상 '만들어진' 사막이 돼 버렸다. 이후엔 연간 50회 이상의 황사가 일어 인근에 사람이 살기 힘들고, 식물도 버티기 어려운 '죽음의 사막'으로 탈바꿈했다.


이리그룹은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쿠부치 사막 녹지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앙 정부와 시 정부로부터 약간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이리그룹이 대부분의 투자를 직접 감행했다. 현장에서 만난 리팅 이리그룹 공사부 매니저는 "모래 언덕에 고유의 기술과 경험으로 초목을 채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팅 이리그룹 공사부 매니저(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쿠부치 사막 녹지화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리그룹은 약 35년간의 녹화사업을 진행한 결과, 현재까지 모래언덕의 평균 고도를 50% 이상 낮추고 1988년 3~5%에 불과하던 식생피복도(전체 면적에서 식물이 점유한 비율)를 65%까지 끌어올렸다. 바람에 따라 모래가 이동하는 유동사구가 전체 모래언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80년대 70%에서 현재 약 40%로 줄었다. 리 매니저는 사막 곳곳을 가리키며 "어얼둬쓰의 토종 수종뿐 아니라 티베트 지역에서 재배에 성공해 재배한 다양한 식물이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다"면서 "과거 123종 수준이던 생물 다양성은 현재 530여종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막화 피해, 中에 먼저 올 것…할 수 있는 일 하겠다"

쿠부치 사막은 유명한 네이멍구의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앞서 언급된 대로 '황사 발원지'라는 부정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서는 쿠부치를 대기질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했고, 사막화를 방치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비공식 추정치지만, 한국에서 발생한 황사의 40%가 이곳에서 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 내에서도 쿠부치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징진(베이징과 톈진)' 사람들도 쿠부치를 황사의 근원지로 꼽으며 피해를 호소해왔다. 6급 바람이 불 경우 쿠부치의 모래바람이 베이징 중심부까지 닿는 데에는 만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다.


이리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국내적(중국 내의) 이유가 분명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이나 백분율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연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황사 등) 상황은 우리에게 먼저 올 것"이라면서 "더 이상 파괴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쿠부치 사막에 심겨진 수목은 지하수를 끌어올려 관리한다. 사막의 3~22m 가량만 파내면 재배에 사용 가능한 물을 구할 수 있다고 이리그룹 측은 설명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녹지화에는 첨단 인공지능(AI) 기술도 동원된다. 이리그룹은 위성으로 위치를 확인해 드론으로 공중에서 종자를 심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현재는 2세대 드론을 띄워 인부가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사막이나 늪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녹지화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원 확보에도 주력 중이다. 현재 초목 식생을 위해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황허와 가까운 덕에 3~22m가량만 파내도 물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리그룹의 사업 초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수원을 현재는 250억㎥까지 확보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녹지화가 진행되지 않은 사막 지역은 이날 현지 취재 기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녹지화 사업의 한계점과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취재하기 어려웠다. 중국 정부는 쿠부치 사막 녹지화 성공 사례를 이유로 들며 주변국과 국내에서 발생하는 황사의 배경으로 몽골을 공개 지목하고 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지난달 말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대기질 악화와 황사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문제의 원인에 대해 "주로 몽골 남부의 고비 사막과 우리나라 북서부가 모래 발생원"이라고 진단했으며, 당시 다수의 현지 언론은 "베이징의 먼지 농도에 대한 몽골의 기여도는 70% 정도"라고 설명한 바 있다.




어얼둬쓰= 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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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절벽 막 내렸나"…서울 아파트 매매량 또 2000건 돌파
수정 2023.06.06 09:26입력 2023.06.06 09:26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2040건
갈아타기 수요 늘며 강남, 마용성 상승세
단 역전세난, 경기침체 변수 여전해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4개월 연속 2000건을 돌파했다. 고금리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거래절벽에 시달렸던 부동산 시장에 반전의 온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경제 여건, 높아진 역전세 위험 등이 여전해 본격적 상승세 전환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의견이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40건으로 집계된다. 지난 4월 거래량 3185건에 미치지는 못하나 실거래 신고 기한이 약 한달 남아 있어 증가 여지가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하반기 거래절벽이라 부를 만큼 냉각돼있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매월 거래량이 100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10월은 559건까지 떨어져 사실상 거래 실종 상태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정부가 1월 초 대대적 부동산 규제 완화를 발표하면서 급반전됐다.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곳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대출·세금 장벽을 제거하자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되살아났다. ▲1월 1417건 ▲2월 2458건 ▲3월 2983건으로 급격히 증가하더니 4월에는 3000건을 넘어섰다.


매수세가 살아나자 하락하던 집값도 상승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5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4% 상승해 지난주(0.03%)에 이어 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강남·서초·송파를 중심의 회복세는 이제 마포·용산·성동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한 상태다. 종로·광진·중랑·강북·도봉·양천·강서·구로·관악구(9곳)를 제외한 지역은 상승·보합에 접어들었다.

특히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중저가 지역 수요까지 살아났다. 마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9억원 이하 주택 수요가 생겨나자 이를 팔고 보다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상승전환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거나 국내 경기 침체가 짙어질 위험이 있어서다. 특히나 역전세난 확산이 집값을 다시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6월 금융·경제 이슈분석 보고서에서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1년 3개월 만에 51만7000가구에서 102만6000가구로 늘어났다"면서 "깡통전세와 역전세 증가는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를 확대시킬 뿐 아니라 주택시장의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역시 "급매물 소진 후 커진 가격 부담과 계절적 비수기가 맞물리면서 아파트 매수문의가 주춤한 상태"라며 "서울은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9억원 이하 아파트 계약이 간간이 체결되고 있지만 고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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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도약 희망 실은 국제 크루즈, 포항 영일만항서 힘찬 출항
수정 2023.06.06 12:15입력 2023.06.06 12:15

개항 이후 최대 크기 선박 ‘코스타 세레나호’

크루즈 관광 활성화, 항만 인프라 구축 매진

포항시 영일만항에서 관광객 2800명을 태운 대형 국제 크루즈가 5일 일본 오키나와항으로 출항했다.

영일만항에서 출항한 코스타 세레나호(Costa Serena).

해양수산부의 해외 크루즈 국내 입항 금지 조치 후 만 3년 만에 크루즈의 입항이 재개됨에 따라 포항에도 대형 국제 크루즈가 운항을 시작했다.


포항은 지난 2019년 영일만항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연결하는 5만t급 크루즈를 한 차례 운항했으나 코로나19로 중단됐으며, 이후에도 크루즈선 유치를 위해 크루즈 포럼과 크루즈 선사·지역여행사 상담회 개최, 수도권 여행사 포항지역 팸투어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 출항은 포항시가 경북도, 롯데jtb가 함께 추진했으며, 크루즈선은 코스타 크루즈사에서 운영하는 코스타 세레나호(Costa Serena)로 영일만항 개항 이후 입항한 선박 중 최대 크기의 선박으로 기록됐다.


총톤수 11만 4000t, 선박길이 290m로 최대 수용 가능 인원 3740명의 대형 크루즈선이며, 5일 영일만항을 출항해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대만 기륭을 경유, 한국으로 돌아오는 6박 7일의 일정으로 운항한다.

5일 코스타 세레나호(Costa Serena) 출항에 앞서 크루즈 출항을 축하하고 포항을 방문한 관광객을 환영하는 출항식이 개최됐다.


이날 출항식에 참석한 코스타 세레나호(Costa Serena) 선장 아이타 오라지오(Aita Orazio)는 “영일만항은 대형 크루즈 입항이 가능한 충분한 수심을 확보하고 있고 항만이 크고 넓어 안전하게 입항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포항을 처음 방문한 코스타 크루즈 아시아 총괄 프란시스코 라파(Francesco Raffa)는 “영일만항은 도심과 주요 관광지가 가까워 승객의 관광 시간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크루즈 승무원들도 여유를 갖고 포항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크루즈 관광객의 지역 분포도는 수도권이 63%로 가장 높았으며, 대구·경북지역이 11%, 제주도와 해외에서도 방문객이 찾았다. 연령별로는 60대 46%, 70대 25% 순이었으며, 이날 관광객들은 죽도시장과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후 식사, 특산품 구매 등 다양한 소비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일만항 국제여객터미널 공사가 내년 상반기에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시는 대규모 관광객 수용을 위해 양덕 한마음체육관에 임시 대기 시설을 마련하고 환전소, 포항시 특산물 판매장, 휴게시설 등을 설치해 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코스타 세레나호 내부를 둘러보고 있는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

김남일 부시장은 “영일만항 국제 크루즈 관광이 재개돼 기쁘다”며 “국제여객터미널 등 항만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하고 영일만항 국제 크루즈 관광을 점차 확대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marisd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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