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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리오 게임 영영 못할 수도"…日 국회도서관까지 ‘추억의 게임’ 보존나섰다

수정 2023.06.06 10:09입력 2023.06.06 08:00

1980년대 게임 소프트웨어 부식 시작
보존가치 인정받아 "경제적 효과 있어"

1980년대 ‘슈퍼마리오’ 등의 게임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일본이 이번에는 고전 게임 구출 작전에 나섰다. 당시 게임 소프트웨어가 들어있는 칩이 부식 등으로 대거 판독 불능의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당시 게임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을 성장시켜온 만큼, 민간뿐만 아니라 국회도서관까지 해당 사업에 발을 벗고 나서는 중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는 레트로 열풍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초창기 게임 소프트웨어들을 앞으로 플레이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게임 소프트웨어는 종이책과 달리 회로나 단자 일부가 녹슬면 아예 인식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니케이에 따르면 게임 칩의 수명은 평균 30년 정도로, CD보다 짧다. 이 때문에 초창기 작품은 이미 열화(劣化·주변 환경에 의해 손상을 입는 것)됐을 가능성이 크다.


닌텐도가 1985년 출시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사진출처=닌텐도)

그러나 게임 소프트웨어의 디지털화는 다른 콘텐츠에 비해 어렵다. 옛날 게임 소프트웨어는 매체 안에 있는 데이터를 전용 장비를 통해 이전한 뒤 저장해 디지털화시켜야 하는데, 이는 책이나 음반 복제보다 훨씬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금 구출하지 않으면 다시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게 된다"며 민간단체 게임기증협회가 설립되기도 했다.


일본 국회도서관도 민간의 노력에 함께 발을 맞추는 모양새다. 국회도서관은 그간 모아 온 고전 게임 소프트웨어를 연구 목적에 한해 이용 가능하도록 이용 제한을 풀었다. 2019년 기준 국회도서관이 보존하고 있는 고전 게임 소프트웨어는 3996개다.

일본이 이처럼 보존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게임 콘텐츠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0년 1조7000억엔(15조8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종이와 전자책을 합친 출판 시장보다 1000억엔 웃도는 규모다.


닌텐도가 출시했던 고전게임 소프트웨어들.(사진출처=닌텐도)

또한 게임 소프트웨어는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관광상품으로도 쓰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 스트롱박물관의 경우 이미 마리오, 포켓몬 등 일본 인기 고전 게임 작품을 소장해 전시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꾸준히 몰려드는 중이다. 니케이는 "지역에 연간 1억3000만 달러(1700억원)의 관광 수입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에 닌텐도도 올해 안으로 자사의 과거 작품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자료관을 완공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게임 소프트웨어가 수명이 짧아 가장 먼저 디지털 보존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 그동안 게임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이같은 작업이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니케이는 "그간 예산 부족과 낮은 인식이 보존의 걸림돌로 여겨왔다. 국가 차원의 디지털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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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세월호 사망' 7년간 몰랐던 母…法 "국가 4억 배상"
수정 2023.06.06 11:49입력 2023.06.06 11:44

국가 상대 손해배상 항소심서 1심 뒤집고 승소

세월호 사고로 아들이 숨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친어머니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가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판사 성지용)는 지난달 25일 A군의 친어머니 B씨 측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원고 승소 판결을 하고 국가가 4억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군은 2000년 부모의 이혼 뒤 아버지의 손에 자라 B씨와는 별다른 교류가 없었다. A군은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났지만, 아버지는 B씨에게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 2021년 1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관계자가 세월호 참사 국민 성금을 수령하지 않은 것을 보고 전화를 걸어 A군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B씨는 '우리 A가 세월호 때문에 죽은 거냐', '단원고를 다녔었냐'며 관계자와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1심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A씨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B씨가 A군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된 날짜가 2021년 1월이고, 그로부터 민법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나기 전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해경은 육상경찰이나 소방대원보다 더욱 엄격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권한의 불행사는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위법행위에 해당하고 과실 역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228명은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서울고법은 지난 1월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바 있다. 법무부는 약 88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들이고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았고 판결이 확정됐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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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시그넷 "美최초 400kW급 충전기 양산...보조금 요건도 충족"
수정 2023.06.06 04:00입력 2023.06.06 04:00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앞으로도 초급속 충전기 1위 기업으로 미국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


SK그룹의 SK시그넷이 미국 텍사스 생산기지를 완공하고 다음달부터 현지 최초로 400kW급 초급속 충전기 상용화에 나선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정책에 발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미 충전기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고히 하는 한편, 2025년 매출 1조원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5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플레이노시에 위치한 생산공장(SSMT) 준공식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2025년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가 2021년 인수한 SK시그넷은 전체 매출의 80%이상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에서 거두고 있는 현지 초급속 충전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급성장 중인 전기차 및 충전기 시장에 힘입어 올해는 작년 매출(1600억원)의 두배인 32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3년 내 1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는 글로벌 25~30%, 미국 40~50%다.


특히 연산 1만기 규모의 텍사스 공장 준공은 SK시그넷의 성장에 있어 주요 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신 대표는 "텍사스 공장을 통해 ▲미국 내 최종 조립 ▲미국산 철강 사용 ▲150kW급 전기차 4대 동시충전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정책인) 바이아메리칸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됐다"고 텍사스 공장 준공의 의미를 강조했다.


SK시그넷으로선 미 보조금 정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2025년 32억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미 충전기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굳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신 대표는 "미국에서 굉장히 큰 보조금 시장이 열린 상황"이라며 "SK시그넷은 다른 경쟁사들보다 생산 규모, 시점 모두 앞서 있다"고 자신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올해부터 미국산 철강 사용 요건을 추가하면서 보조금 기준을 모두 갖춘 기업은 현재 SK시그넷과 테슬라, 트리티움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미국 충전기 시장은 200kW급 이상 부문은 SK시그넷, 급속 부문은 테슬라가 각각 장악 중이다. 신 대표는 "테슬라 역시 모든 보조금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저희 입장에서도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350~400kW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SK시그넷과 달리, 테슬라의 경우 자사 차량을 위한 200kW 이하 급속 충전이 중심이라는 차이가 있다. 또한 테슬라가 타사 전기차에 충전 네트워크를 개방하는 매직독 역시 11개에 불과하다.

신 대표는 "지금으로선 (SK시그넷에) 그렇게 큰 위협은 아니다"면서도 "향후 테슬라가 출력을 높이고, 매직독을 보편화하고, 포드 등 타 자동차 브랜드와 협력을 강화하면 점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SK시그넷은 초급속 시장에서 강점이 있고, 수많은 브랜드의 차량과 적합도 테스트 등을 거친 노하우가 있다"며 "미국에서 발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도 표했다. 이어 그는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게 아니라, 급성장 중인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강점을 상당 기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신 대표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는 미국처럼 향후 유럽 등에서도 유럽산 사용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미국산 철강 사용 등으로 한국산 철강업계에 부정적 여파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이 시장은 성장 중이다. 현지 생산으로 인해 한국산 철강을 덜 쓰는 게 아니라, 미국산도 한국산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라남도 영광에 위치한 한국 공장의 생산규모 역시 두 배이상 확대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텍사스 생산 거점을 통해 SK시그넷은 글로벌 2만기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텍사스 공장에서는 단일 포트에서 최대 400kW까지 출력 가능한 V2 제품이 오는 2분기부터 생산돼 미국, 유럽 등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앞서 CES 2023에서 처음 선보인 V2는 단 15분만에 아이오닉5 차량을 80% 완충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기다. 이는 현재 미국 내 생산되는 초급속 충전기를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다.


이날 준공식에서는 V2제품을 활용한 충전 시연 이벤트가 진행돼 고객, 협력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각각 800V, 400V배터리를 탑재한 포드 150, 현대 아이오닉5를 동시에 충전하자, 불과 이십초만에 각각250kW, 150kW의 최고 출력이 확인됐다.


준공식에 참석한 아드리아나 크루즈 텍사스주 경제개발국장은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대신해 “SK시그넷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산업 활성화에대한 지원에 감사하며, 텍사스주는 장기적인 파트너로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약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고객사인 일렉트리파이아메리카, 이브이고, 레벨, 애플그린 일렉트릭 등 관계자들도 함께해 준공을 축하했다. 유정준 SK그룹 북미 대외 협력총괄 부회장은 "SK시그넷의 생산시설은 제조업과 운송업의 미래가 될 것이며, 전기차 보급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레이노=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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