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면세점 통역 확대, 할인·이벤트↑
호텔도 'BTS 패키지'…예약 문의 폭주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아미'(BTS 팬)가 국내로 몰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업계가 외국인 관광객을 맞을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시대를 맞아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을 대신해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외국인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백화점뿐 아니라 관광 활성화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큰 면세점·호텔 등도 이달 서울에서 일렁일 보랏빛 물결에 대비하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올 하반기 외국인 관광객 확대의 분기점을 이번 BTS 데뷔 10주년 행사 '2023 BTS 페스타'로 보고 있다. 행사는 6월13일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25일 세빛섬과 남산서울타워 등 서울 전역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유통업계는 통역과 세금 환급(택스 리펀드) 서비스를 확대하고, 외국인을 위한 할인과 이벤트를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전용 택스 리펀드 데스크를 평일 3석, 주말 5석으로 늘렸다. 키오스크 안내에 한국어,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와 일본어를 추가하고, 매장 내 안내 표지판과 안내물 적용 언어도 늘렸다.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은 글로벌 라운지를 확장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최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통역 안내 직원을 다시 채용하는 한편, 본점과 잠실점에서는 외국인 고객 대상 상품권 증정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앞서 지난달 18일 본점의 외국인 전용 데스크와 택스 리펀드 공간을 넓혔다. 외국인 전용 데스크를 본관 지하 1층에서 신관 2층으로 옮기고 면적도 크게 늘렸다.
올해 1분기 국내 백화점 외국인 매출 비중은 2~2.5%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미국, 일본, 대만 등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을 찾은 관광객 수가 2019년 대비 70% 이상으로 회복된 데 따른 결과다. 업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내를 찾는 외국인을 비롯해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 등이 본격 유입되면서 외국인 매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면세업계 역시 외국인 맞이에 나섰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지난해 6월부터 운영한 BTS 공식 상품 스토어 '스페이스 오브 BTS'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들어 매출이 이미 지난해 대비 월평균 3배 늘었다. 롯데면세점은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으로 된 면세점 안내문을 제작했다. 일본·중국 관광객을 위한 결제 수단별로 할인 혜택도 준비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영어, 일본어로 된 인스타그램을 만들었다.
BTS 10주년 행사에 징검다리 휴가 등이 겹치며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도 열기가 뜨겁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콘래드호텔 서울이 하이브와 협업해 출시한 'BTS 데뷔 10주년 테마 패키지'의 경우, 예약 첫날이었던 지난 1일 오전 9시부터 공식 전화가 마비되는 등 내외국인 아미들의 문의가 뜨거웠다. 국내 호텔로는 유일하게 하이브와 협업한 콘래드호텔 서울은 BTS 10주년 행사 기간 투숙객들에게 BTS 응원봉 키링과 10주년 한정판 티셔츠, 피크닉 매트 등을 제공한다. 보라색 가죽 베어 키링과 각인 와인잔 등도 증정할 예정이다. 콘래드호텔 서울 관계자는 "패키지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공식 전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이메일 등을 통해 아미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문의 고객 대부분이 1020세대"라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도 'BTS 후광 효과'에 웃었다. 행사 기간인 12~25일 객실 예약률은 이미 90%에 달하고, 이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80% 이상이다. 포시즌스호텔은 "BTS 10주년 행사를 보러 서울에 온 김에 국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쇼핑에 나서려는 고객이 많은 것 같다"며 "BTS 10주년 행사 덕분에 한국 관광 홍보 효과까지 생겨 국내 호텔 업계로서는 호재"라고 전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