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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 전성시대]"치솟는 외식물가·배달료 겁나네"…가정만찬 '구세주'

수정 2023.05.31 09:00입력 2023.05.31 09:00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간편식 관련 설문조사

고물가 영향에 밀키트 등 대안으로 각광
양·성분·다양한 품목 등 선택지 넓어
적정 수준 가격대 유지, 지속 성장 관건

편집자주코로나19 터널을 지나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시대를 맞은 현재, 간편식 시장은 여전히 크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확산한 '집콕' 트렌드가 하나의 문화로 보편화하면서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밖에서 먹는 한 끼 식사에 대한 부담이 커진 점도 '집밥'을 찾는 수요를 늘리는 데 한몫했다. 집밥 빈도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식사 준비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 주는 간편식에 더 빈번하게 손길을 뻗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규모를 키운 캠핑 인구 역시 보다 손쉬운 조리가 가능한 간편식을 찾고 있고, 즐겁고 편한 건강 관리를 지향하는 '헬시플레저' 바람의 끝에도 간편식이 자리했다. 지난해 5조원 수준에 이른 것으로 관측되는 간편식 시장이 향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와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면서도 손수 만드는 집밥에 드는 비용과 시간, 에너지를 넘어서는 합리적 가격과 간편함, 유익함 등을 고루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엔데믹 시대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진단해본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밀키트 매대에서 고객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가족 단위 행사가 부쩍 많은 달인데 '오붓하게 식사나 하자'라는 말조차 부담스럽네요."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강재훈씨(42)는 최근 급격히 오른 외식물가를 절감하고 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주요 기념일에 부처님 오신날과 현충일 등이 있는 5~6월 황금연휴 기간 가족 모임을 위해 식사에만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아내와 자녀 2명까지 4인 가족인 그는 "한 끼 10만원으로 삼겹살을 먹으려 해도 부족한 수준"이라며 "양가 어른들을 대동하는 행사는 더욱이 메뉴를 선정하는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부처님오신날이 속한 지난 주말 강씨 가족은 샤부샤부와 우동 등을 메뉴로 구성한 밀키트 제품을 전문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해 5만원대에 집에서 가족 식사를 대신했다. 그는 "이전에도 편리함 때문에 양식이나 분식류 등의 밀키트 제품을 종종 이용했다"면서 "식당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비슷한 구성의 메뉴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가성비…"간편식, 엔데믹에 더 뜨네"
"밀키트 더 저렴하게 느껴" 63%"식재료 가격 부담" 30대 비중 가장 높아

코로나19가 몰고 온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급성장한 간편식 시장이 식자재와 외식물가, 배달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엔데믹에도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평소 식사 준비를 직접 하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편식 관련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기준 응답자 10명 중 9명(89.5%)이 '밀키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인기가 대중화됐다. 밀키트는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을 포함하는 반조리 형태의 제품으로 식사(Meal)와 키트(Kit)를 나타내는 영어 단어를 합친 말이다. 완전 또는 반조리 형태의 간편한 식사 대용품을 뜻하는 가정간편식(HMR)의 한 종류다.

이처럼 가정에서 주로 이용하는 간편식 시장이 일상 회복과 야외 활동 증가로 침체기를 맞을 수 있다는 예상과 달리 고물가 여파로 반사이익을 얻는 분위기다. 실제 설문 응답자의 80.1%가 '밥을 직접 해 먹고 싶어도 식재료 가격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편'이라고 했고, '식재료 가격 인상으로 직접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는 것보다 밀키트 등이 저렴하게 느껴진다'고 답한 비율도 63.5%에 달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7.6%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3.7%)보다 오름폭이 3.9%포인트나 높았다. 이는 1992년 5월(5.0%포인트) 이후 30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격차다. 외식물가 자체만으로도 지난해 5월(7.4%) 이후 상승률이 1년째 7%대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식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이 밖에서 음식을 사 먹는 대신 필요한 재료만 소포장된 밀키트를 이용하거나 외식·배달음식 메뉴를 집에서 대체할 수 있는 간편식에 더 매력을 느끼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 예로 올해 1~4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간편식 가운데 양념치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치킨윙은 35%, 치킨류는 12% 각각 늘었다.


'식재료 가격이 올라 부담이 된다'는 의견은 남성(76.6%)보다 여성(83.6%)에서 비중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30대(83.2%)가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80.0%), 20대(79.2%), 40대(78.0%) 순이었다. 가족 구성원 수로는 2인 가구(82.0%), 4인 이상 가구(80.3%), 1인 가구(79.3%), 3인 가구(79.2%) 순으로 부담을 토로한 비중이 높았다.


"월 2~3회, 대형마트서…가격·난이도 등 본다"
국·찌개·탕류 74% 압도적 1위

밀키트를 중심으로 응답자 895명이 간편식을 이용하는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제품 구매 빈도는 월 2~3회(23.7%)가 1위였고, 주 1~3회(20.4%)가 뒤를 이었다. 구매 경로는 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장이 61%로 가장 높았고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구매한다는 응답이 53.7%로 2위였다. 이 밖에 오픈마켓·소셜커머스 36.8%, 오프라인 밀키트 전문 매장 29.8%, 새벽배송 26.6%, 편의점 26.6%의 비중도 높았다.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빈도가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응답은 50대에서 35.2%로 가장 높았고, 결혼 유무에서는 기혼 유자녀 응답자 비중이 33.4%로 1위였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50대와 기혼 유자녀 응답자는 평소 집밥 요리를 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식사 준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밀키트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응답자들이 주로 구입하는 제품은 '국·찌개·탕'으로 74.1%를 차지했다. 이어 '한식 고기류(불고기·갈비 등)' 43%, '떡볶이' 40.7%, '닭갈비·찜닭·닭볶음탕' 등 반조리 닭 제품 35%, '파스타·리소토·뇨키' 32.5%, '전골·샤부샤부·나베' 31.4%, '한식 볶음류(오징어·주꾸미·제육볶음 등)' 30.9%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연령별로는 국·찌개·탕을 구매한 40대 비중이 80%로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고, 30대는 한식 고기류와 양식 제품 구매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간편식을 이용할 때 소비자들은 가격과 조리 난이도, 후기를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키트 제품 구매 시 '가격대를 고려한다'는 응답이 64.9%로 1위였고, '난이도'는 40.2%, '구매 후기'는 32%를 차지했다. 이 밖에 연령별로 젊은 층일수록 제품의 '양'을 따지고, 중·장년층일수록 '성분'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29.4%였는데 20대는 38.9%, 30대는 40.8%로 전체보다 비중이 높았다. '원재료 성분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17.2%로 40대(21.4%)와 50대(32.9%)는 각각 평균을 웃돈 반면, 20대(8.4%)와 30대(7.3%)는 상대적으로 이를 덜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주목할 점은 오프라인 밀키트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20대와 30대 비중이 각각 33.2%와 36.5%로 40대(25.5%)와 50대(23.6%)보다 높다는 것이다. 1인·미(비)혼 가구 비중이 높은 젊은 층이 무인으로 운영하는 거주지 인근 전문 매장을 찾아 원하는 메뉴를 간편하게 이용하는 데 훨씬 적극적이었다는 결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2015년 1조6823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간편식 시장은 2018년 3조2000억원으로 성장했고, 코로나19를 지나 꾸준히 규모를 키우며 지난해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1000명 가운데 80.5%는 '물가 상승 등으로 앞으로 밀키트 이용자가 더욱 증가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밀키트 가격이 오르고, 이 때문에 이용자가 감소할 것 같다'는 응답도 각각 90.3%와 74.4%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식재료 가격 상승이 밀키트 등 간편식 제품에도 영향을 준다면 구매가 감소할 수 있다는 인식도 강하게 나타난 만큼, (관련 업계에서) 소비자가 수용 가능한 적정 수준으로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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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이나 털렸다'…현대·기아차, 美 리콜 요구 커지나
수정 2023.05.31 11:25입력 2023.05.31 11:25

지난해 미국에서 잇따른 차량 절도 사건의 표적이 된 현대·기아차가 차량 결함 해결을 위해 대대적인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계속 차량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내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리콜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 WSJ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샤나야 디아스 씨는 기아 스포티지 차량을 지난해 8월, 12월에 이어 올해 4월 세 번째로 도난당했다.


지난해 미국 전역에선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현대·기아차를 절도 대상으로 삼는 범죄가 소셜미디어에서 놀이처럼 확산했는데 디아스 씨의 차량 역시 여러 차례 타깃이 됐다. 현대·기아차는 올 2월부터 미국 내 차량 830만대에 대해 도난 방지를 위한 SW 업그레이드를 제공했고, 디아스 씨 차량 역시 SW 업그레이드를 받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은 또다시 도난당했다.


WSJ는 "차량 도난은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호평을 받아 온 현대·기아차의 인지도와 명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기아차에 대한 차량 리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17개 주는 연방 안전 규제당국에 현대·기아차 리콜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안전 규제를 준수하고 있으며 차량에 결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차량 판매자들은 몇몇 주의 요구에도 안전 리콜을 실시하지 않은 현대·기아차의 결정이 문제 해결을 더 꼬이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소비자에게 대대적으로 안내되는 리콜과는 달리 SW 업그레이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5월 초 기준으로 SW 업그레이드를 받은 차량은 대상 차량의 7%에 그친다.

아울러 현대차·기아차는 앞서 도난 방지 장치가 없는 차량 소유자들의 피해와 관련해 총 2억 달러를 보상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일단 차량을 도난당한 차주들이 다시 차량을 되찾더라도 문제다. 차량 도난으로 부품이 손상된 경우 2010년대 초에 생산된 구형 모델은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 차량 수리에 짧게는 몇주, 길게는 몇 달이 걸릴 수 있어서다.


수리비도 문제다.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카라 에반스 씨는 올 3월 2018년에 출시된 현대 투싼을 도난당한 지 며칠 후 되찾았다. 하지만 수리비가 너무 비싸 아예 차량을 교체하는 쪽을 택했다. 그는 도난 타깃이 된 현대차 대신 일본 마즈다 차량으로 갈아탔다.


WSJ는 "차량을 도난당한 현대·기아차 소유주들은 그들의 경험이 브랜드를 교체하도록 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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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대량 해킹 '초유의 사태'…2년 전 이미 경고 나왔었다
수정 2023.05.31 22:24입력 2023.05.31 11:05

전자책 파일 읽어주는 '이펍' 앱
2021년 조사 결과 보안 취약 심각
"취약점 많아…공격 안 할 이유 없다"

최근 대형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서 전자책(e북)이 대량으로 해킹돼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자칫 국내 e북 산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확한 사건 경위와 불법 유출 방식은 현재 조사 중이지만, 불과 2년 전 국제 학계에선 'e북의 배포 및 실행 구조에 심각한 보안 취약성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이 나와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알라딘은 30일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전자책 상품 유출 관련 안내'를 게재하고 고개를 숙였다. 최우경 알라딘 대표는 "출판사와 저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알라딘 전자책 상품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정확한 경위와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전자책.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 대표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전자책 상품을 불법적으로 탈취한 행위다. 알라딘 측은 사건 발생을 인지한 후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및 한국저작권보호원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한 누리꾼의 글에서 시작됐다. 이 누리꾼이 게재한 글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팅방에는 알라딘 전자책 유출본 파일 18기가바이트(GB)가 올라왔다고 한다. 분량으로 따지면 책 1000권이다.


유출본을 게재한 사람은 'A.Exploit'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해커이며, 그는 총 17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약 85만권 분량의 전자책 데이터를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취한 유출본을 돌려주는 대가로 100비트코인(BTC·약 35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해커가 어떻게 알라딘의 전자책을 탈취했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황상 '익스플로잇(exploit)'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익스플로잇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의 버그, 보안 취약점 등 설계상 결함을 파고드는 해킹 기법이다.


전자책 시장에서 대형 해킹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전자책 생태계의 보안 취약점은 과거부터 계속해서 경고돼 왔다. 202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블랙햇 유럽' 콘퍼런스가 대표적이다. 블랙햇 콘퍼런스는 매년 보안 취약점 관련 연구 결과와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는 행사다.


이 해에 벨기에 출신 박사 준비생 2명이 전자책 소프트웨어의 보안 취약점을 연구한 보고서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연구자들이 지적한 문제의 소프트웨어는 '이펍(ePub)'이었다. 이펍은 전자책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컴퓨터나 태블릿, 스마트폰 등에서 실행 가능한 '전자책 리더기'를 이르는 말이다.


e북 파일을 배포하고 읽을 수 있는 핵심 소프트웨어 '이펍'의 보안 취약성 문제는 과거부터 계속해서 거론돼 왔다. [이미지출처=블랙햇유럽컨퍼런스]

오늘날 대부분 전자책 기업들은 자체 이펍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고객에 제공한다. 아마존의 킨들, 애플의 애플 북스, 구글 크롬 북스가 대표적이다. 알라딘도 '알라딘 전자책 뷰어'라는 자체 이펍을 보유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97개의 이펍 소프트웨어를 직접 분석한 결과, 전체 응용 프로그램의 절반은 기초적인 보안 권장 사항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음만 먹는다면 해커가 악성 코드를 심은 전자책을 이펍 내부에 유포하거나, 심지어 다른 사람의 이펍 파일에서 다른 정보를 추출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취약한 전자책 업계에선 최근까지 대형 해킹 사건이 터지지 않았던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유는 '해커들이 그동안 이펍의 보안 취약성을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연구자들은 "이렇게나 (이펍에) 취약점이 많이 있는 상태라면, 공격자들이 건드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특히 이펍 앱이 설치되는 장비가 데이터를 대량으로 저장한 스마트폰, 태블릿이라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라고 경고했다.


알라딘은 수사당국과 협력해 탈취된 파일이 불법 유포되는 정황을 모니터링하는 등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신속한 유포가 가능한 e북 특성상, 신속히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자책 산업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30일 성명을 내고 "(유출된) e북들은 향후 몇십 년간 유령처럼 떠돌아다닐 것이고,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사실상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콘텐츠 특성상 사건 해결 속도가 생명이다. 알라딘은 사운을 걸고 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를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협회는 "e북 유통업체는 출판계의 요구를 성실하게 수용해 업계에 퍼져나가는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나서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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