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전세]③갑론을박 전세 폐지론…"주거 사다리"vs"수명 다했다"
수정 2023.05.30 07:45입력 2023.05.30 06:00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임차 제도
"전세 육성보다 피해 최소화가 중요"
"인위적으로 없애면 주거비 부담 가중"
전세는 영어로도 ‘jeonse’다.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임대차 제도라서다. 목돈이 필요한 집주인과 월세 부담을 원치 않는 세입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핵심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전세사기·깡통전세·역전세난 이슈가 불거지며 전세폐지론에 불이 붙었다.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마저 최근 "전세제도는 수명을 다했다"라고 말하며 제도 전면 개편을 시사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전세 폐지를 주장하는 채상욱 커넥티드 그라운드 대표는 "정부가 보증보험까지 하며 전세를 촉진하는 것 때문에 시장이 확대됐고, 전세사기·역전세 피해자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면서 "전세 육성보다는 피해 방지가 중요한 만큼 전세보증보험의 한도를 극단적으로 낮춰 시장에서 자연스레 소멸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한 축이자, 임대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세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 사기나 역전세를 근거로, 앞으로 전세는 없어져야 하는 특이한 제도이며 선진국처럼 월세가 일반화돼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전세가 유리한 임차인이 많기 때문에 시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요가 있는 제도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면 시민의 주거부담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최근 전세사기·깡통전세·역전세난 이슈가 불거지며 전세폐지론에 불이 붙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이에 전세 제도 자체는 유지하되,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제도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전세 보증금 총액이 200조원을 넘어가는데 임대인이 이를 모두 돌려줄 여력이 없다"면서 "무조건 폐지보다 무자본 갭투자, 보증금 미반환으로 고통을 주는 시스템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도 ‘전세 수명’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전세의 점진적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선순위 보증금, 근저당이나 기존 채무가 있을 경우 보증금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제시된다.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도입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에스크로는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제3의 기관(신탁사나 보증기관 등)에 입금하면 이들 기관이 보증금 일부를 예치하고 나머지를 집주인에게 주는 방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라는 제도가 굳어진 것은 전세 대출과 같은 시장 인센티브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세사기, 역전세를 방치할 수는 없는 만큼 90~100% 수준인 전세자금 보증 비율을 2008년(약 60%대) 수준으로 내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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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브랜드]"작은병에 건강을"…1인당 1000개 마신 '야쿠르트'
수정 2023.05.30 07:37입력 2023.05.30 06:30
1971년 국내 최초 유산균 발효유
자체 기술력·생산·보관 체계 갖춰
지속적인 변화로 남녀노소 인기
52년 간 누적 500억 병 판매
"이 작은 한 병에 건강의 소중함을 담았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 hy(옛 한국야쿠르트)가 1971년 국내 최초 유산균 발효유 제품인 '야쿠르트'를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전한 메시지다. 건강식품이 생소하던 시절 자체 기술력으로 관련 기반을 마련해가며 소비자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음료의 범주를 건강으로 확대시킨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야쿠르트[사진제공=hy]야쿠르트에는 산이나 담즙에 사멸되지 않는 야쿠르트균(락토바실러스 카제이)이 사용된다. 산에 견디는 내산성을 강화하기 위해 위액이나 담즙에 서서히 강하게 살아남은 것만 골라내 제품에 사용하는 배양을 한다. 이 기간만 총 13일에 달한다. 이후 7일 동안 배양 과정을 거쳐 맛과 풍미가 뛰어난 야쿠르트 제품이 완성된다.
hy는 당시 법적 기준에 맞춰 생산된 야쿠르트를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전달하기 위해 공장에 저온 창고 시설을 갖추고 운송 차량도 보랭 차량을 운영했다. 영업센터(현재의 영업점)에서는 냉장고를 24시간 가동했다. 2014년에는 세계 최초 탑승형 냉장 카트 '코코(Cold&Cool)'를 도입하고 풀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한 병의 야쿠르트도 신선하게 고객의 집 앞까지 배송했다.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의 지속적인 변화도 시도했다. 2016년 4월에는 기존 야쿠르트 병을 거꾸로 뒤집은 혁신적 디자인의 '얼려 먹는 야쿠르트'가 출시됐다. 이 제품은 어른에게는 추억을, 아이에게는 재미를 선사하며 하절기 영양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7년 4월 출시한 '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는 기존 야쿠르트(65㎖) 대비 약 53% 커진 100㎖ 용량으로 풍부한 유산균을 함유했다. 2021년 7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인증을 받았다.
야쿠르트는 현재 국내 식음료 단일 브랜드를 기준으로 최다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 이후 52년 동안 누적 판매량이 500억병에 달한다. 국민 1인당 1000병 가까이 마신 셈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지금도 발효유 시장에서 40%가 넘는 시장점유율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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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에 대학 입학, 美 12세 천재소년…5개 학위 받고 '최연소 졸업'
수정 2023.05.30 19:48입력 2023.05.30 18:55
커뮤니티 칼리지 최연소 졸업한 美 소년
"내가 성취한 것들 자랑스럽다"
미국의 한 소년이 9세에 커뮤니티 칼리지를 입학해 5개 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2∼3년제 고등 교육과정으로, 우리나라의 전문대학과 비슷하다.
2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클로비스 헝(12)은 최근 열린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칼리지의 졸업식 행사에 졸업생으로 참석했다. 헝은 해당 학교의 최연소 졸업생으로 이름을 올렸다.
9세에 이 대학을 입학한 헝은 지난 20일 역사, 사회과학, 사회 행동 및 자기 계발, 예술 및 인간 표현, 과학 및 수학 등 5개 분야에서 준학사 학위를 받는 등의 성과를 냈다. 그의 학점은 3.92였다.
헝은 처음에 대학에서 강의를 들을 때 긴장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적응했다고 한다. 그는 "대학 생활에 푹 빠졌다"며 "더 많은 수업을 듣기 위해 도전했다"고 말했다.
미 풀러튼 칼리지 최연소 졸업생 클로비스 헝. [이미지출처=연합뉴스]해당 학교는 홈스쿨 커리큘럼을 이수하면서 학교에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특별 입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헝 역시 이 과정을 통해 대학 수업을 수강했다.
헝은 "내가 지금까지 성취한 것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낀다"며 "궁금한 점이 생기면 다른 학생들에게 물었고, 다른 학생들도 질문이 있으면 나에게 물어봤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나를 동생처럼 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헝의 모친 송 초이씨는 이 대학 소식지 인터뷰에서 "헝은 매우 호기심이 많고, 성숙하고, 부지런하며 자기 동기부여가 강한 아이"라고 했다.
이어 입학 배경에 대해선 "일반 공립학교에서는 아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최선의 대안은 커뮤니티 칼리지였다"고 설명했다.
일부 교수진은 헝이 대학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했으나, 금세 기우였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대학의 생물학 교수 케지스 콜린스는 "헝은 다른 학생들이 그를 진지하게 대할 정도로 충분히 성숙한 학생"이라면서 "헝은 '아이'와 대학생의 장점을 잘 섞어놓은 학생"이라고 말했다.
한편 헝은 최근 시민항공순찰대에 가입해 16세가 될 때까지 항공기 조종사 면허를 딸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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