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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서 발견된 北 남성 시신…수천명분 마약 소지(종합)

수정 2023.05.27 16:49입력 2023.05.27 15:53

국정원 “귀순하려다 익사했을 가능성”
“대공 용의점 없어…마약 범죄 연루됐을 수도”

다리에 마약을 매단 북한 남성의 시신 1구가 인천 강화도 일대에서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했다. 관계 기관은 해당 남성이 귀순하려다 익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9일 강화도 해안가에서 우리 군이 북한 민간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체를 발견해 관계기관과 합동정보조사를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시신은 지난주 강화도 일대 해상에서 어로 활동 중이던 어민에게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반바지를 입고 몸에 스티로폼을 매달고 있었다.


당국은 이 남성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구명대 삼아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하려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스티로폼 등을 매달고 서해를 헤엄쳐 탈북한 사례가 다수 있다.

이어 조사 결과 남성은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마약 약 70g을 지니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00명 이상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국가정보원은 “유류품에서 마약 추정 물체가 발견돼 국과수에 정밀 성분분석을 의뢰했다”며 “마약으로 확인될 경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관련 법령에 따라 폐기 등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주민의 사체는 통일부에서 북한주민사체처리지침(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북한 인계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조사 결과 우선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성은 민간인으로 북한 군인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을 소지하고 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마약 관련 범죄에 연루돼 탈북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통일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북한인권백서 2022’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 마약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에서 널리 쓰이는 마약은 ‘빙두’ 또는 ‘얼음’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으로 흔히 필로폰이라고 부르는 마약이다.


빙두 가격은 1g에 20~30달러 정도로 북한의 물가를 고려하면 비싼 편이다. 이 때문에 빙두는 경제력이 있는 당 간부들 사이에서 먼저 퍼져나갔으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일반 주민들도 상당수 사용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 1980∼90년대 외화벌이를 위해 국가 단위에서 아편 재배와 마약 제조·밀매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밀매가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자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마약 재배 및 밀매를 금지하라는 극비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군부와 특수기관들은 좋은 돈벌이 수단을 포기하지 않았고, 특히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마약 통제가 방치되면서 북한 사회에서 마약 사용이 만연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한국에 온 탈북민 중에도 마약 중독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5∼2018년 탈북민 수감자 가운데 43%가 마약사범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부동산 임대소득자 상위 0.1% 연 8억 넘게 번다…"양극화 심각한 상황"
수정 2023.05.27 12:08입력 2023.05.27 11:36

부동산 임대소득자 매년 증가 추세
상위 0.1%는 1209명…평균 8억원 넘어

1년에 8억원 넘게 벌어들이며 임대소득 상위 0.1%에 속하는 부동산 임대소득자들이 1천209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종합소득세 신고자 가운데 부동산 임대소득자는 120만9861명이었다.


이는 2019년 109만3550명, 2020년 113만7534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또 전체 임대소득 역시 2019년 20조725억원, 2020년 20조9516억원에서 2021년 21조4971억원으로 늘었다.


2021년 부동산 임대소득자의 연평균 임대소득은 1777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소득인 4024만원의 44.2% 수준이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오피스텔 매물 정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임대소득자 중에서 상위 0.1%에 해당하는 1209명의 신고 소득은 총 9852억원으로, 1인당 평균 8억1500만원이다. 상위 1%의 평균 소득은 2억7576만원, 상위 10%의 평균 소득은 8342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임대소득 신고자 중 상위 49∼50%에 있는 1만2099명의 소득은 1116억원으로 드러났다. 임대소득자의 중간 지점에 있는 1인이 평균 922만원을 번 셈이다.


양 의원은 “부동산 보유에 의한 소득양극화 현상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소득 만족도의 양극화는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근로소득과 종합소득(사업·금융·임대소득)을 합친 통합소득 상위 0.1%의 연평균 소득은 18억4970만원이었다. 이는 전체 가구를 소득 수준으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중위소득자 연평균 2660만원의 7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상위 1%의 연평균 통합소득은 4억7000만원으로 중위소득자의 17.7배였으며, 상위 10%의 연평균도 중위소득자의 5.5배인 1억4640만원으로 조사됐다.


2018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상위 0.1%에 해당하는 고소득자의 연평균 소득은 매년 평균 1억2613만원이 증가했다. 상위 1%의 연평균 소득은 매년 2465만원이 늘었다.


반면 통합소득 납세자 2535만9000명 중 40.5%인 1026만6321명은 연간 최저임금인 2187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87만원은 2021년의 시간당 최저임금 8720원으로 환산한 액수다.


또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전국 세대 중 적자 세대 비율은 26.7%로 지난해 1분기 23.5%보다 3.2%포인트 늘었다. 4세대 중 1세대 이상이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살림이라는 의미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新학맥]⑥한동훈 이정재 알고보니 '고교동기'…정주영이 세운 현대고
수정 2023.12.20 14:30입력 2023.05.27 09:00

압구정 현대고,재벌가 자녀들 많이 다녀
마술사 이은결, 방송인 노홍철도 동문
울산 현대고는 한국 프로축구의 산실

편집자주한국 사회는 거대한 그물망 사회다. 학연, 지연, 혈연이 얽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관심으르 끈 것은 학맥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하버드대, 서울법대, 충암고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이 상징적이다. 연결망은 단순한 인연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정책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아시아경제는 새롭게 주목되는 고등학교들을 중심으로 인맥을 살펴보는'新학맥'을 격주로 토요일에 보도한다. ①충암고 ②경문고 ③마포고 ④경기고⑤여의도고⑥현대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있는 현대고는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회장이 1985년에 설립했다. 이보다 1년 앞서 1984년 경남 울산에 개교한 현대고 등 현대학원 산하 5개 중·고교 역시 정 전 회장이 설립했다. 1915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난 그는 청년 시절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배움에 대한 갈망이 컸다. 그렇게 마련된 배움의 터전에서 학업에 정진한 이들은 현재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현대고(강남)에서는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1회), 한동훈 법무부 장관(5회) 등 윤석열 정부 주요 인사를 배출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이정재씨는 한 장관과 동기동창이다. 또 다른 현대고(울산)는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1987년 3월 20일 창단한 축구부는 현재 K리그 울산 현대 축구단의 U-18 유스팀으로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주역들을 다수 배출했다.



현대고 1회 졸업생인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1998~2000년까지 스웨덴 웁살라대학 사회학과 전임연구원을 지냈다. 2001년부터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임했다. 안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복지정책 공약 중 하나인 '생애주기별 안심복지'를 주도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복지국가 정책본부장을 맡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소통령' '왕장관' '진짜 실세' 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사 중 가장 주목도가 높은 인물이다. 말과 행동은 물론 패션까지 미디어에 보도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지자들이 한 장관 취임 1년에 맞춰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보낸 화환이 계단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그를 법무부장관으로 발탁한 배경은 법무행정 현대화,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사법제도 정비 등의 최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막바지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으로 맞서는 등 정치권 갈등의 중심에 놓이기도 했다.

한 장관이 검사 시절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는 부산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2007년) 청와대 관계자 등 정·관계 로비 정황 관련 수사를 확대해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전군표 국세청장을 구속기소했다. 현직 국세청장을 구속한 것은 초유의 일로, 한 장관은 정상명 당시 검찰총장을 찾아가 직을 걸고 전 청장의 구속 영장 청구 승인을 받아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대검 연구관으로 있었는데 한 장관에게 "넌 늘 수사를 유도리(융통성) 없이 독립운동하듯이 한다"며 높게 평가했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고등학교.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한 현대고 동문에 따르면 한 장관은 현대고 재학 시절 반장을 맡는 등 모범생이었다고 한다. 학업 성적도 우수해 전교 1등을 차지하는 등 소위 '잘 나가는 친구' 였다는 것. 하지만 공부 좀 한다고 잘난 척을 하거나 하는 일종의 특권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이 동문은 전했다.


다만 외부에 알려진 '냉철한 검사'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장관과 신동초-경원중-서울대 동기로 30년 이상 우정을 이어오는 것으로 알려진 김현석 김현석성형외과(서울 압구정동) 원장은 지난해 6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동훈이가 친구들한테 뭔가 나눠주거나 밥을 사거나 하는 일이 흔했다. 대학교 때까지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경제관념이 좀 부족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어머니와 아내가 꼼꼼히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라 다행이다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승석 전 한화생명 상무도 현대고 동기들이다.


동문들은 한 장관의 동기로 영화계에서 맹활약 하는 이정재 배우에 대해서는 소위 '튀는 학생' 이었다고 기억했다. 한 사례로 이정재는 '예능반'이었는데, 학급에서 보디빌딩을 선보이는 등 일찌감치 스타 자질을 보였다고 한다. 부잣집 도련님으로만 보이는 이정재는 실제는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의사였던 조부(친할아버지)가 국회의원 선거에 연달아 낙마하면서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가난을 딛고 스타가 된 배우로 평가 받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이정재는 2008년 '아레나'와 인터뷰에서 "세상 살면서 안 힘들어본 사람은 정말 아무도 없다"면서 "유독 자기만 힘들었던 것처럼 과거를 끄집어내 말하면서 동정표를 유도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오징어게임'으로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스타워즈 시리즈 주연을 맡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현대고 출신 또 다른 배우로는 박형준(2회) 송일국(3회)이 있다.



현대고(서울·울산) 출신 주요인사. (왼쪽부터) 안상훈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 이은결 마술사, 김승규 축구선수(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바브 FC), 이정재 배우, 한동훈 법무장관, 홍정국 BGF 대표이사

세계적인 마술사 이은결도 현대고를 졸업했다. 이은결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마술대회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쥐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6 국제마술대전(FISM)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다시 한 번 세계에 한국 마술의 위상을 높였다. 무대 위 강력한 카리스마와 깔끔한 무대 매너,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손놀림으로 마술붐을 일으켰다.


재계에서는 재벌가 인물들이 눈에 띈다. 학교가 강남 압구정동에 있다보니 동문 중에 부유층 자녀들이 많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우선 최동석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대표, 허철홍 GS엠비즈 대표, 홍정국 BGF 대표이사 사장이 주목된다. 최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촌 간이다. 지난 1995년부터 2000년까지 SK그룹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IB 부문 대표를 거쳐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겼다. 허철홍 대표는 GS家다. 아버지는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고, 할아버지는 고(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이다. 허준구 명예회장의 부친은 GS그룹 창업주인 고 허만정 명예회장이다. 홍정국 사장의 부친은 홍석조 BGF그룹 회장이다. 홍 회장의 형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고, 누나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결혼한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다.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부친이다.


임병일 삼성전자 부사장(1회)도 주목된다. 임 부사장은 1996년 제40회 행정고시에서 수석 합격한 후 경제부처에서 일하다 투자은행(IB)으로 진로를 바꿨다. UBS증권 한국사업 총괄을 맡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그 후 삼성증권 전무를 거쳐 삼성전자로 이동했다. 최석원 컴투스플랫폼 대표이사, 임석원 태평양물산 대표이사 사장, 이제영 OCI홀딩스 전략기획실 전무 등도 현대고를 나왔다.


JP모건에서 한국IB부문을 이끌던 김영기 대표도 현대고 출신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와 크림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했다.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M&A) 작업을 총괄하며 두 회사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하는 직책이다. 앞서 우아한형제들 매각, 신세계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 카카오페이 IPO 등을 이끈 바 있다. 또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등이 현대고를 나왔다.


학계에서는 서용석 KAIST 교수(글로벌전략연구소장 겸 과학기술전략센터장)와 이영제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하병천 서강대 경영학부 경영학전공 교수 등이 눈에 띈다. 법조계에서는 하정훈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김유철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이 현대고를 나왔다. 언론계에서는 박종훈 KBS 경제전문 기자, 이성일 MBC 뉴스룸 경제팀 전문기자, 손해용 중앙일보 경제부장, 조강욱 아시아경제 건설부동산부장 등이 현대고를 빛내고 있다. 관계 인물로는 행정고시 37회에 합격한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이 현대고 1회 졸업생이다.


울산 현대고등학교.사진=현대고 홈페이지 캡처

울산에 있는 현대고는 명실상부한 한국 프로축구의 산실이다. 2017년 제49회 부산 MBC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에서 우승, 제98회 전국체전 우승, 2018년 남자·여자축구부 전국대회 우승, 제26회 여왕기전국여자축구대회와 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 고등부 우승, 2020년 제42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우승, 2022년 'K리그 U17 챔피언십' 우승 등 유소년 축구 대회를 휩쓸고 있다.


수준 높은 축구 실력이 증명하듯 축구 팬들 사이에서 '축구 명문은 곧 울산 현대고'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김승규(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바브 FC), 조소현(영국 토트넘 홋스퍼 FC 위민), 임창우(강원 FC), 이상헌(부산 아이파크), 김건웅(전북 현대 모터스), 설영우(울산 현대), 김백관(울산 현대), 오세훈(울산 현대) 등이 있다.


정주영 전 회장이 설립한 고교는 모두 국토대장정이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이 있다. 현대고가 '국토순례'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1988년 '소 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남북 화해의 기초를 다진 정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현대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국토순례는 꼭 경험해야 하는 과정이다. 일종의 호연지기를 길러주기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한 국토순례는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가 다시 활성화하고 있다.


["세계의 빛이 되길 바란다" 현대고 설립자 정주영]


"청년 시절 공사장에서 돌을 지고 나르며 바라본 학생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배움의 터전에서 개척정신과 창조의 능력을 갈고 닦아 세계의 빛이 되길 바란다" - 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서울 압구정동 현대고등학교 교정 기념비에 새겨 있는 창학정신 글귀의 일부다. 정 전 회장은 평소 배움에 대한 갈망이 깊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부모처럼 가난한 농부가 되기 싫어 4번이나 가출했다. 마지막으로 가출한 뒤에는 인천항만 공사장과 풍전엿공장(동양제과), 보성전문학교(고려대학교) 건물 공사장에서 막노동으로 연명했다고 한다.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현대그룹을 창업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늘 가슴 한켠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한다. 현대학원 산하 5개 중·고교를 설립한 배경이다.


정 전 회장은 학교법인 서울현대학원을 1978년 4월 설립해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현대고는 1984년 3월 건축 허가를 취득해 착공해 1985년 개교했다. 2011년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한 현대고는 정 전 회장 7명의 동생(6남 1녀) 중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미망인 장정자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현재 장정자 이사장은 교육사업과 사회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학교 법인의 재정 지원으로 쾌적한 교육환경, 학생별 심도 있는 맞춤 진로진학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명문 사학이다. 강승원 교장은 "수준 높은 교과학습 외에도 학생의 잠재 능력을 계발하고 정서를 함양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 교직원이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고는 1976년 정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해 1984년 개교했다. 서인석 교장은 "1984년 설립자 고 정주영님의 도전과 창조의 정신을 바탕으로 개교하여 '건실한 생활인이 되자' 라는 교훈 아래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배움의 장이다. 주변의 열악한 교육여건 하에서도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인 학습 자세와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지도와 열정으로 명문 대학에 수많은 학생들을 합격시키며 최고의 명문 사학으로 자리매김 했다"고 말했다.





소종섭 트렌드&위켄드 매니징에디터 kumkang21@asiae.co.kr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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