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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는 왜 간호법을 반대할까

수정 2023.05.27 13:00입력 2023.05.27 13:00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 KBS인터뷰
"간호조무사 응시하려면 학원을 다시 다녀야"
대학 간호조무학과 신설 문제도 쟁점 중 하나

간호법 제정안을 둘러싸고 법 제정을 요구하는 간호사 단체와 이를 반대하는 의사, 간호조무사 등 직역 간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간호조무사 단체는 간호법 제정안이 '간호조무사를 차별하는 법'이라고 주장한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은 지난 24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대학에 간호실무학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다시 간호조무사를 응시하려면 학원을 또다시 다녀야 한다"며 "그건 너무 부당하고 불합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쟁점은 간호조무사 응시 자격을 제한한 현행 의료법을 간호법이 그대로 가져온 부분이다. 현행 의료법은 간호조무사 응시 자격을 '특성화고의 간호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람'이나 '고등학교 졸업자로 간호조무 관련 학원 교육을 이수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간호조무사는 이런 자격 제한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사이의 계급을 고착화한다고 주장한다.


간호법 시행에 반대하는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2차 부분 파업에 나선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간호법·면허박탈법 폐기 전국 2차 연가투쟁'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행법에 대졸자는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졸자가 간호조무사가 되려면 간호학원에서 교습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간호협회는 현행법을 간호법에 가져온 것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이를 수정·보완하지 않는 상태에서 간호법 제정에 동의할 수는 없다는 게 간호조무사협회의 입장이다.

간호조무사 응시 자격 제한은 전문대 간호조무 관련 학과 신설을 둘러싼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그동안 간호조무사협회는 대학에 간호조무 관련 학과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으나, 간호협회 등은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이에 대해 곽 회장은 "간호협회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좀 편하게 간호사가 되기 위한 길이다, 굳이 간호조무학과가 필요하겠느냐, 이렇게 말하는데 그건 조금 위험한 발언"이라며 "꼭 대학에서 배출돼야만 역량이 더 높고 이런 게 아니라,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사람, 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은 사람, 특성화고에서 공부하고 싶은 사람 등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모든 간호 인력이 간호사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지 않나"라며 그러나 "간호법인데도 간호사만을 위한 조항들로만, 특히나 또 간호조무사에 대한 위헌적인 요소 같은 것이 들어 있는 상태의 간호법은 절대 찬성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던 간호법에 대해 재협상을 시도하기로 했다. 간호법을 완전히 무효화하기 보다는 새로운 절충안을 마련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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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따라주는 술 아니면 안 마셔" 기아 노조, 하청직원 접대부 취급 사과
수정 2023.05.27 10:37입력 2023.05.27 10:23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폭로에 사과
"피해 호소인" 표현에 논란 키워

기아 노조 간부들이 하청업체 소속 여성 영양사들을 회식에 강제로 동원하는 등 갑질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해명하며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썼다가 논란이 확산하자 그제야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금속노조 기아 화성지회는 지난 25일 소식지를 통해 “식당 관련 사업 중 과도한 언행으로 인해 급식업체 관계자 및 조합원들께 커다란 실망을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밤 불 밝힌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지난 2월 기아 국내 공장에서 ‘회식 갑질’이 있었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해당 공장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하청업체 ‘현대그린푸드’ 소속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고객사 복지·총무팀 회식에 영양사들을 강제로 참여시키고, 회식에서 ‘나는 여자가 따라주는 술 아니면 안 먹는다’며 영양사를 접대부 취급했다”며 “초면에 나이가 많든 적든 반말은 기본”이라고 썼다.


또 “익명의 힘을 빌려 누구라도 글을 올리고 싶었겠지만, 고객사에 당할 보복이 두려워 (폭로하는 것을) 모두가 망설였다. 하지만 갑질의 정도가 나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금속노조 기아 화성지회는 18일 노보를 통해 의혹을 해명하며 작성자를 겨냥해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썼다. 이들은 “현대그린푸드 직원의 익명 게시판 갑질 피해 호소글이 언론에 보도됐다”며 “노조는 언론 보도와 게시글의 내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피해 호소인의 진심을 의심하거나 왜곡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화성지회는 이어 “1차 사실관계 확인 결과 금전 및 접대 등 어떠한 부정행위는 없었음이 확인됐다”라며 “추측과 억측만으로 (노조를 향해) 비난과 비방, 저주를 퍼붓는 것은 노조를 흠집 내고 단결을 저해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사실관계를 떠나 피해 호소인께는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에 더욱 거센 비판이 일었다. 피해자가 아닐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는 용어로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 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피해자를 가리켜 ‘피해 호소인’이라 지칭했을 때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라는 비판이 들끓어 해당 표현을 쓴 의원들은 당시 선거캠프에서 하차하기에 이르렀다.


화성지회는 이후 대자보를 통해 “식당 관련 사업 진행 중 부주의한 언행으로 현대그린푸드 관계자 및 화성지회 조합원 동지들께 커다란 실망을 드렸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어 지난 24일에는 변상민 화성지회장이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를 찾아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변 지회장은 노보를 통해 “노조 상무집행위원들의 사업 방식과 행동에 대해 세심히 챙기지 못한 점 지회장으로서 참담한 심정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불필요한 관행은 없애고, 잘못된 관행은 뿌리 뽑겠다”고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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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문 연 30대, 여친과 이별 후 비행기 타…수사엔 비협조적
수정 2023.05.27 08:59입력 2023.05.27 08:55

최근 여친과 이별·제주에선 무직 생활
해당 좌석, 안전벨트 안 풀고도 비상구 레버 닿아
아시아나 "만석 아니라면 비워둘 것"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착륙 직전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30대 A씨가 1차 조사를 마쳤다.


A씨는 이날 낮 12시 40분쯤 대구공항에 착륙을 시작하던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비상구의 문고리를 잡아당겨 일부를 강제로 열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9분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12시 40분경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경찰 관계자는 “27일 오전 피해자와 관계자를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27일 오후쯤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보안법 23조에 따르면 승객은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 탈출구, 기기의 조작을 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A씨는 경찰서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등 조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가족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들어 일상 생활하는 데에 있어 불안 증세가 심해졌다. 뉴스1은 A씨의 어머니 말을 인용해 줄곧 대구에 있던 A씨가 1년 전쯤 제주도로 가 여자친구 B씨와 함께 살았으며 최근 B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제주도에서 A씨는 무직으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7분쯤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8124편이 착륙하던 중 700피트(약 213m) 상공에서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항공기에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하려던 제주지역 초·중학교 육상·유도선수와 인솔 교사, 일반승객 등 194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추락한 승객은 없었지만, 여객기는 문이 열린 상태로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이날 사고로 아시아나항공은 긴급 공지를 통해 문 열림 사고가 발생한 ‘에어버스 A321′ 기종은 ‘문제의 좌석’인 26A 좌석을 만석이 아닌 이상 판매하지 않고 비워두겠다고 밝혔다. 해당 좌석이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도 비상구 레버에 손이 닿을 수 있어 비상시 승무원의 제어가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안전감독관을 현장에 급파하는 등 안전 점검에 나섰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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