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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청년마저…곡소리 끊이질 않는 공직사회

수정 2023.07.10 08:40입력 2023.05.17 10:00

같은 날 50대 공무원도 숨진 채 발견
최근 20대 공무원 추락사로 사망

최근 공무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직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16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40분쯤 봉화읍 한 아파트에서 30대 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 직원들은 A씨가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나도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A씨 집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공무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현장에서 외부 침입 등 범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같은 날 강원 원주시청 소속 50대 남성 공무원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쯤 강원 원주시 태장동 한 아파트에서 시청 공무원 B씨(52)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가족들이 자택에서 B씨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B씨는 사망 전 팔 부상으로 인해 병가를 낸 상태로 치료 중 뇌전증 진단을 받아 이달 26일까지 병가를 연장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에는 경남 거제시 일운면 소동리의 한 리조트 14층에서 원주시청 9급 공무원인 20대 B씨가 추락해 숨졌다. B씨는 지난 8일 고액 체납자 실태 파악 및 납부 독려 업무 차원에서 경남과 부산을 찾았다.


B씨는 출장 마지막 날인 10일 오전 리조트 체크아웃을 위해 동료들과 1층 로비에 모였다 개인용품을 정리하겠다며 숙소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씨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일이 힘들어 그만두고 싶다'며 주변에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닷새 만에 이어진 비보에 전국공무원노조(이하 전공노)는 우려를 표했다.


전공노 강원지역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원주시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며 "지난해 9월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30대 공무원에 이어 극단적 선택이라는 안타까운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에 고충을 털어놓아도 변하는 것 없는 현실이 고인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었을 것"이라며 "원주시는 즉각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전공노는 "현 정부는 '공무원 인력 축소 5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추진해 공무원 삶을 옥죄고 있다"며 "동료가 업무 과중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하지 않도록 현장을 바꿔 나가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가족 단톡방'의 놀라운 효과…결속·유대감 실제 높인다
수정 2023.05.17 09:10입력 2023.05.17 09:10

조재희 서강대 교수진 연구결과
"가족 구성원간 결속 강화에 도움"

카카오톡이 가족 구성원 간 결속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강대 조재희 교수 연구진은 지난 14일 한국언론정보학회에 '카카오톡을 통한 가족 간 상호작용 동기가 가족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게재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20~60대 32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동기, 개인이 지각한 가족 간 의사소통 만족도, 가족 구성원 간 응집성, 가족관계 만족도 간의 구조적인 관계를 파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카카오톡의 이용 동기는 크게 정보 추구·자기 표현·미디어 강점(멀티미디어를 원하는 대상과 공유)·오락·이데올로기 추구로 구분했다.

그 결과, 미디어 강점·오락·이데올로기 추구가 가족과의 의사소통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가벼운 오락 동기와 개인의 관심사, 가치관 혹은 신념을 표출하려는 노력은 모두 가족과의 의사소통을 긍정적으로 느끼게 하는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가족 간 의사소통 만족도는 가족 간 응집성과 가족관계 만족도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현대 사회의 디지털 미디어는 개인의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등 곳곳에 영향을 미치는데, 본 연구는 가족관계에 있어 카카오톡을 통한 상호작용의 역할을 실증했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카카오톡이 인스턴트 메시지의 편리성, 오락성 및 소통 기능을 통해 단순히 가족 간 의사소통에 대한 만족도를 넘어 대인관계 만족도를 좌우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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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방치돼 사망한 지적장애인… 함께 살던 지적장애인의 책임은?[서초동 법썰]
수정 2023.05.17 10:15입력 2023.05.17 10:15

"피고인은 자신도 지적장애인이다. 그런데도 자기보다 불우한 피해자에 대한 연민과 우정으로 그를 곁에서 성심껏 돌본 것으로 판단된다."

함께 살던 지적장애인 B씨(사망 당시 25세·여)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형사법정에 선 지적장애인 A씨(26·여)에게 올해 초 1심 재판부가 한 말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2021년 5월31일 오전 11시30분. 약속이 있던 A씨는 B씨를 집에 혼자 두고 외출했다. A씨는 B씨보다 상대적으로 지능지수가 높긴 하지만, 본인도 중증 지적장애인이다. B씨는 2019년부터 정신건강 질환으로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었고, 119구급차에 실려 간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날 아침에도 B씨가 잠을 자다가 거품을 물었기에, A씨는 B씨의 팔을 잡아 올려 상태를 체크하고 숨을 쉬는지 확인한 뒤 집을 나섰다. 그는 B씨가 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했다.


3시간 뒤 A씨가 귀가하니, B씨는 입 주변에 피가 묻은 채 호흡이 멈춰 있었다. A씨는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상황실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CPR)을 했지만, B씨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급성 약물중독이었다.

검찰은 "B씨의 건강이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방치하고 외출해 숨지게 했다"며 A씨를 재판에 넘겼다. A씨 측은 "그가 심각한 상태인 줄 몰랐고, 사망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위중한 상태임을 알고서도 숨지도록 내버려 둘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두 사람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한 판단이었다.

B씨는 어릴 때 할머니 손에 자랐고, 할머니가 세상을 뜬 뒤에 보호시설과 병원을 전전했다. 역시 지적장애인이던 A씨는 오갈 데 없던 B씨에게 "나랑 같이 살자"고 손을 내밀었다. B씨의 동생과 고등학교 특수반 때부터 알던 친구였고, 친구의 언니인 B씨와도 친하게 지낸 인연이었다. A씨는 2021년부터 인천 부평구에 오피스텔을 구해 B씨와 둘이 생활했다.


1심 재판부는 "평소 피고인은 피해자가 병원에 갈 때마다 동행했고, 외출할 때는 휴대전화 위치공유를 켜고 피해자가 어디 있는지 확인했다"며 "피고인은 진심으로 피해자를 걱정하면서 피해자가 아플 때마다 119 신고를 하거나 병원에 데려가는 등 노력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소했고, 서울고법 형사6-1부(재판장 원종찬 부장판사)는 최근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숨진 B씨도 자신의 상태가 위급하면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능력은 있었다. 이전에도 피해자는 직접 119 신고를 한 적이 있다"며 "A씨가 외출한 뒤 스스로 다량의 약을 먹고서 숨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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