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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실화냐'…모텔 통째로 빌려 땅굴 판 '기름 절도단'

수정 2023.05.09 14:58입력 2023.05.09 14:31

공범 모집하고 치밀하게 범행 준비
모텔 숙식하며 땅굴, 경찰에 체포돼 미수

모텔을 통째로 빌려 송유관 매설지점까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 석유를 훔치려고 한 일당 8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9일 대전경찰청은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50대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을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 등 8명은 지난 1월 1일쯤 충북 청주시에 있는 모텔을 통째로 빌린 뒤 인근에 있는 석유관 안의 기름을 빼내기 위해 이곳 지하실 벽면을 뚫고 삽과 곡괭이 등으로 1개월여간 10m가량의 땅굴을 판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석유 관련 일을 하다 알게 된 지인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부터 ℓ당 400∼500원의 수익금을 주겠다고 꼬드기며 자금책, 기술자, 굴착 작업자 등 공범을 모집했다. 이후 이들과 함께 범행 장소 물색, 송유관 매설지점 탐측, 땅굴 설계도면 작성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충북 청주시의 한 모텔을 임대해 지하에서 땅굴을 판 모습. [이미지제공=대전경찰청]

일당 중 기술자 역할을 한 60대 B씨는 대한송유관공사 기술자로 재직하다 동종 전과로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당은 해당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종일 땅굴을 파 송유관 30㎝ 이내까지 도달했지만, 이들의 범행을 사전에 파악한 경찰에 체포돼 미수에 그쳤다.


이들이 노린 송유관은 일평균 차량 6만6000여대가 오가는 4차로 국도 바로 옆에 있었다. 이는 지면 3m 아래에 있어 자칫 지반침하와 붕괴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들 일당은 지난해 10월 충북 옥천군에 있는 주유소 임대 후 근처에 매립된 송유관에서 유류 절취를 시도했으나 당시 땅굴에 물이 너무 많이 나와 포기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성범죄 수사하는 경찰이…"영상 보는데 꼬릿꼬릿"
수정 2023.05.09 15:17입력 2023.05.09 15:17

익명 블라인드 게시판에 글 작성 논란
"조사할 사람이 할 말이냐" 거센 비난

성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관이 불법으로 촬영된 성범죄 영상을 본 후 부적절한 감상문을 익명 게시판에 올려 논란이다.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지만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면서 경찰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 19+ 게시판에 올라온 경찰청 직원 A씨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판은 주로 성적인 이야기를 주제로 다루는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사이트는 직장을 인증해야 가입이 되는 곳으로 글쓴이는 경찰관인 것으로 추정된다.


글쓴이는 '오늘도 출근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준강간 고소 건 성관계 녹음파일을 듣고 차에서 촬영한 몰카 영상을 보는데 꼬릿꼬릿하다"면서 "이걸 보면서 XX 되는 내 자신이 비참하다"고 짧은 글을 올렸다.


한 경찰관이 불법으로 촬영된 성범죄 영상을 본 후 익명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게시글에는 "그건 좀 아니지"라면서 부적절한 반응이 이어졌다. 경찰이 성범죄 영상과 녹취를 성적으로 접근했다는 이유로 글쓴이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이어지자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피해자가 존재하는 범죄영상인데 그걸 보고 저런 글을 쓰다니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며 글쓴이를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경찰 내부에 이런 사람들이 있는데 피해자가 어떻게 믿고 증거를 제출하겠냐"고 성토했다.


한편, 지난 2일 블라인드에는 경찰청 소속의 익명의 작성자가 '진짜 이건 욕밖에 안 나온다'라는 게시물이 게재돼 논란이 빚어졌다.


글쓴이는 "우리 여경 사우들이 건물 미화 도와주시는 주무관들하고 같이 공용공간(화장실·샤워실)을 쓴다고 서울청에 고발했다"며 "얼마 전에는 주무관들이 화장실 사용 못 하게 비번도 바꾸고 알려주지도 않았다"고 폭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1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여경에 대한 각종 비난과 불만이 쏟아지는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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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인데도 수업 들어갑니다"…日 교원부족에 '담임'없는 반 급증
수정 2023.05.09 10:03입력 2023.05.09 10:03

공립학교 교원 부족 사회 문제로 떠올라
열악한 여건에 극성 학부모 늘며 중도퇴직↑

일본 각지의 공립학교에서 교원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학급을 맡을 담임교사가 없어 개학날 자습을 해야하는 교실이 생기는가 하면,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교감이 직접 수업에 들어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개선되지 않는 근무 여건 속에 불합리한 요구나 불평을 늘어놓는 학부모들까지 늘면서, 학교가 이른바 '블랙 기업'과 같은 기피 직장이 됐기 때문이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개학 시기인 지난달, 수도권 공립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급 담임을 배정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개학 날 수업 대신 해당 학급은 자습 시간을 가져야 했다. 심지어 체육 시간의 경우 담임이 없는 학급까지 도맡아 70명의 아이를 상대로 수업을 해야 하는 사태도 잇따랐다.



도쿄 시내 다른 구립 초등학교에서도 지난달 결원이 생겨 부교장부터 다른 교원이 번갈아 수업에 들어갔다. 대체 인력을 찾기 위해 퇴직한 교원에게 와줄 것을 간청했으나 첫 출근을 마치고 바로 "역시 그만두는 것이 맞을 것 같다"라며 거절당했다.


이같은 일손 부족은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바현의 한 시립 초등학교는 전학 아동이 늘어 학급을 늘렸지만, 정작 교원 수를 확보하지 못해 교감이 수업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담임을 맡지 않는 교무부장도 업무와 병행하며 담임을 맡고 있어, 업무 과중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실제로 도쿄도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개학일인 지난달 7일 기준 도쿄 도내 공립초 1269곳에서 80여명의 결원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0명 증가한 숫자다. 아사히는 "임용 시험에서 합격자를 늘렸으나 병이나 전직으로 퇴직하는 수가 더 많아 결원이 발생했다고"고 분석했다.


비단 초등학교만의 문제도 아니다. 아사히가 교원 인사권이 있는 47개 도도부현 교육위원회, 그리고 20개 정령시(인구 50만 도시 중 정부가 지정한 대도시) 교육위 등 68개 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4월 시점 초·중·고 교원 부족 상황을 자체 조사한 결과, 34개 기관에서 1494명의 교원 결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사가 완전히 기피 직종이 됐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혁이나 처우 개선은 되지 않고 있는 데다, 노동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젊은 교사가 생각보다 힘든 상황을 겪다 정신적으로 지쳐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사히에 전했다.


일본 돗토리 대학 부속초등학교의 입학식.(사진출처=돗토리 대학 부속초등학교 홈페이지)

일본에서는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로 학교에 자주 불평이나 불만을 넣는 학부모를 뜻하는 '몬스터 페어런트'가 오래전부터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한 온라인 매체가 다룬 퇴직 교사 인터뷰에서는 "아이가 성격이 예민해서 담임이 바뀌면 안 되니, 내년에도 우리 아이의 담임을 맡아달라"는 요구부터 "아이에게 훈계하지 말라"며 학교를 찾아오는 부모 등 몬스터 페어런트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도쿄의 유명 명문 사립학교에서 몬스터 페어런트가 지속해서 학교에 담임 교체를 요구, 교사가 징계 발령 이후 자진 퇴직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에 다른 학부모들이 퇴직 철회 서명을 받았던 일이 보도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러한 영향으로 공립학교 교원의 정신질환 휴직자도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문부과학성이 지난해 발표한 '2021년도 공립학교 교직원 인사행정상황조사'에 따르면 2021년 정신질환으로 휴직한 교사는 5897명으로 조사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으로 한 달 이상 병가를 낸 사람을 합치면 1만944명으로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이유로 휴직한 교사가 1990년도에는 1017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현직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


중도 퇴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입 숫자도 점점 줄고 있다. 강사 파견 기업 도모노카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를 지망했던 대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를 중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에 대해서는 "노동시간이 길고, 행사나 동아리 활동 등으로 휴일 출근이 많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53.6%로 1위를 차지했고, "공립학교는 야근 수당 등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변도 9.2%였다.


이 때문에 교사 자격증이 있으나 교단에 서지 않거나 선 경험이 없는 이른바 '페이퍼 티처' 모시기에도 나선 상황이다. 오키나와현은 지난 2월과 3월 페이퍼 티처 세미나를 열고 각 학교 사정을 설명하고 개별 채용 상담을 열기도 했다. 사이타마현도 지난해 세미나를 3차례 열어 교사 경험이 없는 자격증 보유자 일부를 채용했다.


퇴직한 전직 교사에게도 수시로 복귀 요청이 들어온다. 아사히는 정년퇴직한 72세 교사의 사례를 소개했는데, 지난달부터 매일 2~3통씩 전화가 걸려 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73세 교사는 정년퇴직 이후 10년 만에 도쿄 시내 초등학교 담임을 맡게 됐다. 그는 "교장을 맡은 후배들에게 선생이 필요하다고 계속 전화가 걸려 와 거절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뀐 교육환경에 전직 교원이 적응하는 일에도 한계가 있다. 이 고령 교사는 "수업에서 태블릿 단말기를 다루는 방법을 회사원 아들에게 배우고, 체육은 스스로 시범을 보이기 어렵기 때문에 잘하는 아이에게 대표로 나와 시연하라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아사히에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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