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 대통령, 中 국빈 방문 중 한식당 찾은 까닭은
수정 2023.04.21 08:05입력 2023.04.21 07:43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국빈방문
19일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도
알고 보니 한국과 각별한 인연…무한도전 출연도
지난 18일부터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알리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이 베이징에 위치한 한국 식당을 찾아 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에 국빈 방문 시에는 주로 정부 관계자들과 비공개 오만찬을 진행하거나, 섭외와 경호가 용이한 현지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한식당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21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온딤바 가봉 대통령이 전날(20일) 베이징 차오양구 리두에 위치한 한식 전문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가졌다. 이번 국빈 방문은 내년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아 시진핑 국가 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날 만찬 자리에는 시 주석을 비롯한 현지 최고위급 인사는 동석하지 않았으며, 온딤바 대통령이 한식 메뉴를 요청해 방문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 차오양구 리두에 위치한 유명 한식 전문 레스토랑 애강산 (사진 출처= 바이두)한국인이 운영하는 이 식당이 위치한 곳은 각국 대사관과 가까워 외국인 유동 인구가 많고, 고급 식당도 여느 지역 못지않게 밀집돼 있다. 시 주석의 의전차량으로도 유명한 토종 자동차 브랜드 홍치의 L5 모델을 비롯, 의전차량 30여대가 식당 주변을 둘러싸는 등 보기 드문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과의 교류가 자주 노출되지 않아 잘 알려지지는 않지만, 가봉 대통령은 오랜 기간 한국과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온딤바 대통령의 부친인 오마르 봉고 온딤바 전 가봉 대통령은 42년의 재임 동안 한국을 네 차례나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1975년), 전두환 전 대통령(1984년), 김영삼 전 대통령(1996년), 노무현 전 대통령(2007년)을 만났다. 2009년부터 집권 중인 현 대통령(아들)의 경우 2015년 당시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던 무한도전(MBC)에 출연해 대중에 각인되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의 경호실장으로 일하던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한식을 전달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온딤바 대통령이 출연을 수락해 이뤄진 일이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온딤바 대통령은 한식당을 찾기 바로 전날 시 주석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관계 발전과 다양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했다. 시 주석은 위드코로나 전환 직후부터 활발한 정상외교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공동성명에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 협력 심화, 양자 간 무역 규모와 투자 협력 확대 등 내용을 담는 성과를 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온딤바 대통령은 회담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 의사도 표명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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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오셨네요? 줄 서지 마세요"…저출산에 파격 대책 내놓은 日
수정 2023.04.21 18:58입력 2023.04.21 08:47
日정부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 추진
아이 동반시 민원 창구·박물관 등 먼저 입장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해 이목이 쏠린다.
20일 아사히신문,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고 어린이 동반 가족에게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줄을 서지 않고 먼저 입장하는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을 논의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이 제도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어린이가 있는 가정과 임산부를 우대하기 위해 지자체 민원 창구와 공원, 박물관, 미술관 등 국가 시설에서 줄을 서지 않고 먼저 입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올해 여름방학부터 전국에 본격 적용되도록 하고, 공공에서 민간시설로 차츰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향후 스포츠 경기 입장 시에도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올해 중요한 정책으로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을 예고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이달 총리 직속 조직인 '어린이가정청'을 출범하는 등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오구라 마사노부 어린이 정책 담당상은 이날 “행정상 편한 곳이 아니라 아이나 가족 동반이 정말 가고 싶은 곳에 초점을 맞춰 도입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아동수당 고등학생까지 확대, ▲출산 비용의 의료보험 적용, ▲등록금 후불제 신설 등 저출산 대책 기본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일본은 현재 3세 미만 자녀가 있는 경우 부모에게 매월 1만5000엔(약 15만원), 3세부터 중학생까지는 매월 1만엔(약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고등학생으로 높이고, 소득과 무관하게 아이가 있는 부모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자녀가 둘 이상인 가정에는 더 많은 아동수당을 지원하고, 자녀 출산 시 일시금으로 50만엔(약 494만원)을 지급한다.
결혼을 피하는 젊은 층의 소득을 늘려주고, 육아를 지역사회 전체가 지원하는 쪽으로 사회 전체의 틀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도 “어린이나 젊은 층의 이익을 제일로 생각하는 ‘어린이 중심 사회’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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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강동원 열애설에 가려진 그날 밤[시사컬처]
수정 2023.04.21 16:04입력 2023.04.21 13:29
방탄소년단이 해체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완전체 활동이 멈추었을 뿐 멤버들의 솔로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몇 년 후, 병역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진 뒤 방탄소년단은 모두 모여 다시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블랙핑크. [사진출처=YG엔터테인먼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케이팝의 황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여왕의 통치가 시작되었다. 이미 방탄 못지않게 방대한 왕국을 세워놓은 블랙핑크의 영토는 지금 가장 거대해졌다. 얼마 전 솔로곡 ‘꽃’을 선보인 지수를 마지막으로 멤버 모두가 솔로 활동을 선보였고, 바로 며칠 전 미국 최대의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정식 명칭은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의 무대까지 접수했다. 블랙핑크의 팬이라면 ‘코첼라’라는 이름이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2019년에도 무대에 섰다. 그때는 서브 스테이지였고 이번에는 메인 스테이지에 주인공으로 섰다. 하필 공연 직후 터진 로제와 강동원의 열애설 루머 때문에 역사적인 그날 밤이 가려진 것 같아 이 글을 쓴다.
일렉트로니카와 힙합이 결합한 블랙핑크의 음악은 록밴드 편성에 맞춰 편곡되었는데, 원래 블랙핑크의 강렬함은 다른 케이팝 그룹과는 아예 차원이 다르고 엔간한 헤비메탈 밴드보다 더하다. 그래서 그런지 코첼라 페스티벌과 아주 찰떡궁합이다. 공연을 시작하는 곡 ‘핑크 베놈’에 이어 ‘킬 디스 러브’가 나오자 어린 시절 목이 부러져라 헤드뱅잉을 하며 즐겼던 메탈리카 공연이 떠올랐다. 멤버들이 라이플을 쏘는 안무를 할 때면 총알이 날아와 가슴에 박히는 것 같았다. 그 뒤에 이어진 내 최애곡 ‘하우 유 라이크 댓’은 전체적 편곡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갑자기 몰아치는 후반부는 압권이었다. 인디오의 사막지대 코첼라 밸리에 만들어진 거대한 공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광란의 도가니에 빠져들었고, 서울에서 TV 화면으로 보던 나는 두 번째 맥주캔을 따버렸다. 바로 이어지는 ‘프리티 새비지’의 무대를 보며 나는 헛갈리기 시작했다. 잠깐만, 내 최애곡이 이 노래였던가?
공연 전체를 리뷰하려면 지면이 모자랄 테고, 앞서 말한 것처럼 직접 찾아보길 바란다. 코첼라 측에서 전체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놨다. 방탄소년단이 팝시장을 정복했던 순간이 그리운 분들은 더더욱 여제의 대관식 순간을 놓치지 말기를. 내 표현이 과하다고? 현재 전 세계 가수 중 유튜브 구독자 수 1위가 누굴까? 방탄소년단?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 정답은 블랙핑크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더 많은 8000만명을 넘어 1억 구독자를 향해 가고 있다. 음악뿐만 아니라 춤과 패션에서도 블랙핑크는 현 시점 가장 높은 위치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군림하고 있다.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 더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은 방탄소년단과 비슷한데, 자랑스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여전히 우리나라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상품은 반도체와 자동차지만,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젊고 세련된 쪽으로 바꿔놓은 1등 공신은 케이팝이다. 군 복무도 걱정할 필요 없는 블랙핑크의 제국이 쭉쭉 뻗어나가기를 바라고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건강하게 병역을 마치고 돌아오기를 응원한다. 아, 그런데 그때쯤이면 내 최애 아티스트가 블랙핑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랑도 변하는데 팬심이 변하는 걸 어쩔 수 있나. 80분에 달하는 코첼라 공연을 즐긴 지금, 이미 바뀐 것 같다. 블랙했다 핑크했다 내 멋대로 바꿈.
이재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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