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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짜리 애물단지가 140억 대박…지자체의 '황금박쥐' 금테크

수정 2023.04.20 09:54입력 2023.04.20 09:00

2008년 매입·제작 후 금 시세 폭등
금 가치만 매입 비용 대비 4~5배
가치 상승에 절도범 표적 되기도

한때 '애물단지'라는 비난을 받았던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상'의 몸값이 급등해 관심이 쏠린다. 최근 안전자산인 금 시세가 폭등하면서 덩달아 박쥐상의 가치도 치솟은 것이다.


황금박쥐상은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설치된 황금상이다. 2008년 함평군이 순금 162㎏, 은 281㎏ 등을 매입해 만든 조형물이다.


황금박쥐상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동물인 황금박쥐(붉은박쥐)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앞서 1999년 대동면 고산봉 일대 폐금광에서 황금박쥐가 발견되자, 군은 이를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황금박쥐상을 만들어 전시관에 설치했다.


조형물은 가로 1.5m, 높이 2.1m 규모로 황금박쥐 다섯 마리가 날갯짓하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제작에 총 30억원가량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의 조형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제작 당시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황금박쥐상에 관광객 유입 효과가 있을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순금 수십억원을 매입해 조형물을 만들 가치가 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억원짜리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금값이 치솟자 조형물의 가치도 폭등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20일 기준 금 1g당 매수가는 8만7380원이다. 조형물에 들어간 금의 가치만 고려해도 가치는 약 141억원에 달한다. 2008년 순금 매입 비용 27억원 대비 5배가량 오른 셈이다.


실제 황금박쥐상의 가치가 오르자 절도범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2019년 3월15일 새벽 3인조 절도범이 황금박쥐상을 훔치려 전시관에 몰래 진입했다가, 경비업체 경보장치가 울리면서 도망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황금박쥐상의 가치는 85억원이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금 재테크에 성공했다", "지자체 자산으로 대대손손 물려줘야 하는 거 아니냐",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순금 조형물 제작을 시도한 지방자치단체는 함평군만이 아니다. 2019년 전남 신안군도 순금 189㎏을 매입해 '황금 바둑판' 제작 시도에 나섰으나, 막대한 비용 문제에 직면해 결국 철회했다. 당시 금 시세로 황금 바둑판 제작에는 약 110억원의 예산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빙수 10만원에는 웃고, 국밥 1만원에는 분노하는 이유
수정 2023.04.20 08:30입력 2023.04.20 07:00

생산자-소비자 '가격 협상'의 차이
빙수는 '프리미엄 경험' 가치 반영
"국밥은 서민 음식…싸야" 기대감

물가 폭등 사태가 지속되면서 음식점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호텔의 고급 빙수부터 서민 음식의 대표 격인 국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는 소비자의 심리는 제품에 따라 제각각이다. 한 그릇에 12만원을 넘는 고급 빙수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1만원 국밥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은 상대적으로 훨씬 크다.


왜 소비자는 특정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다른 제품보다 더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제품 가격은 생산자-소비자 합의로 이뤄져
호텔에서 판매하는 고급 빙수는 잇따른 가격 인상에도 뜨거운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호텔 애플망고 빙수. [이미지출처=롯데호텔]

전문가는 그 차이의 원인이 '심리적 가격 협상'에 있다고 설명한다.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단순히 원가나 인건비, 수요·공급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본질적으로 판매 가격이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협상'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만 따지면 호텔 빙수 10만원은 고급 디저트라고 해도 과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호텔 빙수는 단순히 '빙수를 먹는 것'에 의의를 둔 상품이 아니다"라며 "호텔 빙수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평소 자신이 이용할 수 없었던 최고급 호텔 시설을 10만원에 간접적으로 누리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특정 제품을 소비하면 그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 집단과 같아진다는 환상, 일명 파노플리 효과도 반영돼 있다.


이 교수는 "호텔 빙수 소비자들은 빙수를 먹은 뒤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리며 과시한다. 빙수를 먹는 경험 자체가 '스몰 럭셔리'(small luxury·작은 사치)이기 때문"이라며 "이런 독특한 경험은 일상적인 식사와는 차별화된 것이다. 소비자가 국밥엔 납득할 수 없는 빙수의 '프리미엄'은 여기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밥과 같은 서민 메뉴에도 이런 '합의'가 있다. 소비자는 자신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음식에 저렴한 가격과 많은 양을 기대한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률이 낮더라도, 소비자들은 당장 '1만원 국밥'에 반발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본에는 '라멘 1000엔의 벽'

이러한 이유로 발생하는 '가격 장벽'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서민 음식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다.


일례로 일본 라멘업계에는 '1000엔(약 9800원)의 벽'이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아무리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더라도 라멘 한 그릇 가격은 1000엔을 넘어선 안 된다는 이론이다. 소비자들은 라멘 가격 1000엔 이상부터 지갑을 열길 망설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5월 일본의 유명 라멘 전문점 '이이다쇼텐'이 일부 제품 가격을 1600엔(약 1만5700원), 2000엔(약 1만96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 그릇에 12만6000원 '빙수 10만원 시대'
호텔 망고 빙수와 국밥 [이미지출처=포시즌스호텔, 국립민속박물관]

한편 포시즌스 호텔은 18일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를 오는 5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판매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한 그릇에 12만6000원. 전년 대비 30%가량 올랐다. 바야흐로 '빙수 10만원 시대'가 열린 셈이다.


에너지 가격, 곡식, 육류 등 물가 급등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음식점도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고급 빙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식대 결제 서비스 '식신'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순대국밥 가격도 지난해 말 기준 평균 9633원으로 증가했다. 올해엔 1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로또 1등 당첨자 절반 "배우자에게도 안 알려"
수정 2023.04.20 06:30입력 2023.04.20 06:30

당첨금으론 "대출금 상환" 1위
기존 "부동산 사겠다" 앞질러

국내 복권 판매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1등 당첨금으로 '대출금 상환'을 하겠다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로또 1등 당첨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복권 당첨자의 당첨금 사용 방식에 최근 들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SBS가 18일 보도했다.


기존에는 "부동산을 사겠다"는 답이 줄곧 1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대출금을 갚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평균 1등 당첨금액인 20억원으로는 부동산 구매가 어려워진데다, 고금리로 인한 대출 상환 부담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로또 당첨 이후에도 하던 일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95%를 차지했다.


복권을 구매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거액의 당첨금을 기대해서"라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재미로 샀다"라는 응답이 많았으며, "좋은 꿈을 꿔서"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꿈을 꿔서 복권을 구매한 이들에게 '무슨 꿈을 꿨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동물 꿈"이라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조상 꿈'을 꾸고 구매한 사람이 많았던 이전과는 달라진 결과다.


"로또 당첨 사실을 배우자에게 알리겠다"는 응답은 절반 가량이었다.


"2022년 5월 추첨 로또 1등 당첨금 35억·23억원 찾아가세요"
[이미지출처=동행복권 제공]

한편 지난해 5월 추첨한 로또 당첨금 가운데 58억여원이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한 달여 내로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당첨금은 복권기금에 귀속돼 소외계층 복지 사업 등에 쓰인다.


복권 수탁사업자 동행복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8일 추첨한 로또 제1017회차 1등과 2등 당첨금이 미수령 상태다.


당첨금은 1등 35억1768만원, 2등 5863만원으로 각각 서울 동작구와 서울 송파구 복권판매점에서 판매됐다.


같은 달 21일 추첨한 제1016회차 1등 당첨금 22억6066만원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복권은 서울 중구 판매점에서 팔렸다.


로또 당첨금 수령 기한은 지급 개시일로부터 1년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한지수 인턴기자 hjs174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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