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점심먹고 커피 한잔도 부담'…직장인 30% "후식 안한다"

수정 2023.04.17 07:20입력 2023.04.17 07:00

평균 식대 7000원→9000원
직장인 30.7% "후식 자제 중"
치솟는 물가에 구내식당 인기

코로나19 방역 완화와 치솟는 점심 물가에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문화가 바뀌고 있다.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17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점심 식사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의 영향력 감소와 점심 물가 상승으로 점심 식사 이용 방법이 변화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구내식당' 여전히 인기…배달·포장 줄고 '혼밥'늘어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는 여전히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50.8%, 복수 응답), 회사 밖 식당을 이용하는(50.1%)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됐던 시기에 비해 배달 음식을 주문하거나 음식을 포장하여 점심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들은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점심 식사로 배달 음식을 주문한 직장인은 29.7%에서 2023년 14.8%, 같은 기간 음식을 포장한 직장인은 18.3%에서 9.0%였다. 이는 2020년과 유사한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점심 문화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엠브레인은 해석했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감염을 주의하고 있는 직장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점심 메뉴 선정 시 찌개 등 함께 먹는 메뉴를 스스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64.9%였다.


'혼밥(혼자 먹는 밥)'하는 직장인도 소폭 상승했다. 2021년 35.3%의 직장인이 '혼밥'을 한다고 답했지만, 2023년에는 42.6%로 증가했다. 이는 특히 20·30세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평균 식대 28.5% 상승…10명 중 3명 '식사 거른다' 응답

최근 외식 물가 상승이 이어져 점심값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평균 7000원의 식대를 지출했으나 2023년 평균 식대가 9000원으로 상승했다.


이에 직장인들은 간편식으로 점심을 때우거나(43.5%) 점심 식사를 거르는 경우(32.6%)가 있다고 응답했다.


혹은 점심 식사 후 후식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7.2%의 직장인은 점심 식사 후 후식을 먹는다고 답했지만, 30.7%의 직장인은 먹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외식 물가 상승이 직장인의 점심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하루만보 하루천자]"걸어서 지구 한바퀴 반…걷기길과 사랑 빠졌죠"
수정 2023.04.17 08:21입력 2023.04.17 06:00

손성일 코리아트레일 대장
직장생활하다 번아웃…산티아고 순례길 완주 위해 사표
국내 도보여행 후 산티아고 순례…인생 터닝포인트
대부분 자비로 길 만들고 유지·보수…한계도 느껴


"2006년부터 갈아치운 신발만 100켤레가 넘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거리를 계산해 보니 6만㎞가 넘더군요."


손성일 코리아트레일 대장은 인생의 삼 분의 일 이상을 길에서 살아왔다. 걷기의 매력에 푹 빠져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무작정 걷기에 나섰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길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직접 트레킹 로드를 개척했다. 지금도 손수 만든 걷기 길의 보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 그를 서울 중구의 남산골한옥마을에서 만났다.


손 대장은 장거리 도보 여행 코스인 '코리아트레일'을 개척한 도보 여행 전문가다.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을 거쳐 충청도, 전라도 주요 도시를 경유해 땅끝마을이 있는 전남 해남군까지 이어지는 삼남길은 손 대장이 전국 곳곳을 직접 걸어보면서 만들어냈다. 이후 몇 차례의 이름 변경을 거쳐 지금은 코리아트레일로 불린다. 2008년부터 시작된 코스 개척이 2018년에야 마무리됐으니, 10년 이상 걸린 셈이다. 그는 코스를 만들기 위해 전국 곳곳을 걸어 다니며 걷기에 편한지, 주변 자연환경을 충분히 조망할 수 있는지, 안전한 걷기 여행이 가능한지를 세심하게 살폈다. 전국 29개 지자체를 거치는 코리아트레일은 52개의 세부 코스로 구성됐고, 총 길이는 685㎞에 달한다. 코스 개척을 위해 그가 걸어 다닌 거리만 약 1만㎞에 달한다. 코리아트레일과 삼남길, 아름다운도보여행의 한글,영문 상표는 손 대장이 상표권자다. 코리아트레일은 현재 사단법인으로 손 대장은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손 대장이 본격적인 도보여행을 시작한 건 2006년부터였다. 당시 그는 등산과 걷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영업직 직장인이었다. 반복되는 과중한 업무에 어느 순간 '번아웃(burnout)'이 왔고, 예전부터 이루고 싶었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라는 꿈을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본격적인 산티아고 순례에 나서기 전, 우리나라의 해변 길을 먼저 걸었다. 외국의 길을 걷기 전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부터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북한 땅과 맞닿은 임진강역에서 시작해 동해안 해변길을 따라 부산으로 향했다. 이어 해남 땅끝마을에서 호남대로를 따라 서울로 올라왔다. 그렇게 걸었던 거리만 2200㎞에 달했다. 이어 2007년엔 산티아고 순례길의 5개 코스 1800㎞를 3개월에 걸쳐 종주했다. 순례길에서 잡념을 벗어던지고 걷기와 주변 자연환경에만 집중하다 보니 번아웃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손성일 코리아트레일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경험은 손 대장이 코리아트레일을 개척하는 계기가 됐다. 걷는 길마다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면서도 군데군데 설치된 이정표처럼 도보 여행자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걷는 순간만큼은 자연과 하나가 된 것 같았다. 곳곳마다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진 것을 보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국 후 곧바로 우리나라 전역을 걸으면서 길들을 잇는 데 나섰다. 지금도 그가 세운 사단법인에서 코리아트레일의 관리와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길마다 훼손된 이정표를 다시 세우고, 도시 정비로 도보 길이 사라졌다면 경로를 다시 짜고 있다. 손 대장은 "길을 만드는 건 1%에 불과하다"며 "길을 걷는 사람의 편의를 생각한다면 평생 관리해야 한다"고 유지보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인생은 '걷기'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걷고 싶다는 소망 하나로 시작한 걷기는 어느새 17년 차를 맞았고, 이 기간 6만㎞를 걸었다. 지구를 한 바퀴하고도 반을 더 돌 수 있는 거리다. 걷기 운동을 하며 갈아치운 신발도 100켤레에 달한다. 오랜 거리를 걸으며 누더기 진 신발을 기념 삼아 보관해왔지만, 양이 많아지면서 일부를 처분했다. 결혼식도 길에서 했다. 함께 길을 만드는 동료였던 아내와 직접 개척한 길 위에서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손 대장이 일상에서 실천하는 걷기 운동법은 '이만저만'이다. 이만저만은 '이른 아침에 만보, 저녁에 만보'를 줄인 말이다. 이른 아침 출근 전에 만보를 걸으며 몸을 깨우고, 퇴근 후에도 만보를 걸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루에 2만보를 걷는 일이 쉽지 않아 매일 실천하진 못하지만, 걷고 난 뒤엔 몸이 상쾌하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하루에 2만보를 걷지 못하더라도 매일 꾸준하게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 대장은 최근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해외 걷기길 탐방도 제한됐고, 코리아트레일을 걷는 국내 여행객들도 크게 줄었다. 최근 일상으로의 회복이 시작되면서 탐방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채비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10월엔 일반인들이 한달여 동안 코리아트레일에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걷기와 친환경을 접목한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길을 걸으면서 주변 환경을 돌아보자는 취지에서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엄마, 2만원만…" 전세사기 20대가 남긴 마지막 말
수정 2023.04.17 13:37입력 2023.04.17 13:37

피해자, 수도 요금도 못 내 단수 예고장 받아
보증금 못 돌려받아 피해자 숨진 두번째 사례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숨진 20대 피해자가 사망 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숨진 채 발견된 A씨(26)의 발인식이 전날 인천시 미추홀구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A씨는 125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는 건축업자 B씨(61)로부터 오피스텔 보증금 9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진 인천시 미추홀구 모 아파트 창문에 구제 방안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사망하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원만 보내달라"고 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수도 요금 6만원도 제때 내지 못해 단수 예고장을 받았다.

A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인천 남동공단 등지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2019년 68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마련했다가 2021년 8월 재계약 때는 임대인의 요구로 전세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줬다.


그러나 이 오피스텔에는 2019년 당시 1억8000만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였으며 지난해에는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갔다.


낙찰자가 나오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A씨가 돌려받는 최우선변제금은 3400만원뿐이었고, 나머지 5600만원은 고스란히 날릴 상황이었다.

A씨는 올해 초까지 대책위에 참석하며 활동했지만, 이후 생업을 위해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A씨는 올여름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 전세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8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B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월 28일 미추홀구 빌라에서도 보증금 7000만원을 받지 못한 30대 피해자가 사망했다.


B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 결성…내일 인천서 발족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주최로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한시적인 경매 중지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정부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전국 단위 피해자 대책위원회가 구성된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8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측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대책위는 "전세사기·깡통전세 사태에 대한 정부 대책이 피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고 대출 지원이나 긴급주거 지원도 기준이 까다로워 수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전면적인 피해실태 조사와 정부 대책 사각지대 보완, 맞춤형 금융 지원 등의 요구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가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광주·대전·포항·제주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어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