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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죽인 곰' 쏘지 말라는 어머니…이유는?

수정 2023.04.16 09:07입력 2023.04.16 09:07

이탈리아 법원 '살인곰' 사살 명령에 저지
주지사 사살령에 동물권 단체가 이의 제기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지역의 한 마을에서 조깅하던 청년을 공격해 숨지게 한 불곰이 다시 한번 사살 위기를 면했다.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州) 법원이 14일(현지시간) 'JJ4'로 불리는 17살짜리 암컷 불곰 사살 명령에 제동을 걸었다고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가 보도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JJ4'에 대해 포획은 허용했지만, 사살은 5월 11일까지 유예하라고 판결했다.


마우리치오 푸가티 주지사는 지난 5일 조깅하던 안드레아 파피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가한 JJ4에 대해 포획과 사살을 명령했었다.


JJ4는 2020년 6월에도 비슷한 지역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공격한 전과가 있다. 주 당국이 JJ4를 사살하려 했는데 당시에도 법원이 저지했다.

푸가티 주지사는 "한 사람이 죽었는데, 법원이 놀라운 결정을 내렸다"며 "시민의 안전이 걱정되니 일단 포획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동물보호단체인 LAV는 트위터를 통해 이 소식을 환영하며 "곰과 트렌티노 시민들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가족도 사살에 반대했다. 파피의 어머니는 아들의 장례식이 끝난 뒤 "곰의 잘못도 아니고 아들의 잘못도 아니다"라며 "곰을 사살한다고 해서 안드레아를 돌려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피의 가족은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불곰의 개체 수를 늘려 비극을 초래한 이탈리아 정부와 주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파피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보호와 예방의 부족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며, 그들은 도망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의 곰 개체 수는 2021년 기준 약 100마리에 달한다.


지난달에도 또 다른 곰에게 사람이 습격받는 사건이 벌어져 해당 지역에서는 곰의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체는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 당국이 JJ4를 포획한 뒤 외국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 방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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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동굴서 홀로 500일 생활한 女산악인…"더 있고 싶었다"
수정 2023.04.16 20:26입력 2023.04.16 18:53

'극도의 고립 속 반응' 연구 참여
"170일쯤 지났다 생각"

고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 참여 차 스페인 지하동굴에서 홀로 생활한 여성 산악인이 500일 만에 바깥세상으로 나왔다.

2021년 11월 20일부터 500일간 홀로 스페인 그라나다 지하 동굴에서 생활한 산악인 베아트리스 플라미니(50)[이미지출처=로이터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및 스페인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출신 산악인 베아트리스 플라미니(50)는 스페인 남부 그라다다 모트릴 인근 동굴을 벗어나 지상으로 나왔다. 그는 2021년 11월20일 지하 70m 동굴로 내려갔다. 동굴에 들어갈 당시 플라미니는 헬멧 라이트 등 약간의 빛과 책, 종이와 연필, 뜨개질감만을 챙겼다.


스페인 알메리아, 그라나다, 무르시아 대학 소속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극도의 고립 속에 인간 신체와 정신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했지만, 500일 동안 대화나 접촉은 일절 없었다. 음식은 동굴 내 지정 장소로 주기적으로 배달했다. 또 비상 상황을 대비한 '패닉 버튼'이 제공됐지만 플라미니는 이를 누르지 않고 약속한 기간을 채웠다.


14일(현지시간) 베아트리스 플라미니가 500일 만에 지하 동굴 밖으로 나오고 있다[이미지출처=AFP 연합뉴스]

동굴에서 나온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플라미니는 "나는 나 자신과 아주 잘 지냈다"면서 "힘든 순간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매우 아름다운 순간 또한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굴에서 책 60권을 읽었으며,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뜨개질도 하는 등 계획적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그는 "지금 닥친 그 순간을 사는 게 비결이었다"면서 "잡생각 하지 않고 한 가지 행위에 몰두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플라미니는 65일째부터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을 잃었다며, 동굴 밖으로 나왔을 때 160∼170일 정도 지났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려와 이제 동굴을 떠나야 한다고 했을 때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 그런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500일이 지났다는 얘기를 듣자 '벌써? 말도 안 돼. 아직 책을 끝내지 못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사실은 (동굴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는 고백까지 했다.

"최대 위기는 동굴에 파리 들어왔던 것"

플라미니에게 닥친 최대 위기는 동굴에 파리가 들어왔던 것이었다. 그는 "파리가 들어와서 애벌레를 낳았는데 그냥 내버려 뒀더니 파리가 내 온몸을 뒤덮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동굴에서 지내는 동안 샤워도 할 수 없었다. 플라미니는 "아직도 샤워를 못 했다. 하지만 나는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이므로 500일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플라미니가 세운 기록은 인간이 홀로 동굴에서 보낸 최장 기록인 것으로 보이지만,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 같은 종목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의 도전은 향후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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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사망에 격분" 응급실 의사에 흉기 휘두른 70대
수정 2023.04.16 13:54입력 2023.04.16 13:54

심정지로 응급실서 심폐소생술 받았으나 숨져
1심 이어 항소심서도 징역 3년 6개월 선고

병원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아내가 사망한 데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장례 후 의사를 찾아가 살해하려 한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수원고법 2-3형사부(이상호 왕정옥 김관용 고법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2년 6월15일 오전 9시경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 B씨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그는 음식이 든 종이봉투 안에 흉기를 숨기고 병원에 들어간 후, 간호사에게 "(B씨에게) 음식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자리로 안내되자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다. A씨의 공격으로 B씨는 어깨 등을 다쳤으나 현재는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법원종합청사[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심정지 상태로 해당 병원 응급실에 이송된 아내가 B씨가 시행한 심폐소생술을 받았는데도 사망한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는데 이후 같은 병원에서 장례를 치르는 동안에도 B씨 등이 애도의 뜻을 보이지 않는 것에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진술했다.


원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억울함만을 앞세워 응급의료에 종사하는 피해자를 의료기관 안에서 살해하려고 했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 조건의 변화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원심은 피고인이 고령이고 별다른 범죄의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는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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