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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침대 들춰보니 벌레 '바글바글'…사장 "공사일 하는 손님이 옮겨왔을 수도"

수정 2023.04.15 18:47입력 2023.04.15 17:15

투숙객-모텔주인 간 입장 차 커
투숙객 A씨, 관할 구청 신고 이어 형사 고소 진행 예정

최근 서울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가 침대에 가득한 벌레 때문에 심한 두드러기를 겪은 남성이 해당 모텔을 구청에 신고한 데 이어 형사 고소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텔 투숙객 A씨가 촬영한 영상.침대 모서리의 시트를 들치자 벌레와 유충 등이 가득한 모습이다[동영상출처=연합뉴스]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30대 투숙객 A씨는 지난 1일 서울 한 건설 공사 현장의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동료들과 출장을 와서 모텔에 투숙했다. 그는 5층에 묵었고 다른 동료 2명은 2층에 방을 잡았다.


그런데 투숙 3일째부터 A씨의 몸에는 두드러기가 올라오더니 5일이 되자 상태가 악화했고, 급기야 9일째에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 두드러기가 생긴 부위는 옷으로 가려지지 않아 침대 시트에 바로 닿은 엉덩이, 목, 팔, 다리, 얼굴 등이었다. 이에 A씨가 근처 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 치료받은 결과, 의사는 진드기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모텔로 돌아온 A씨는 침대 시트를 들춰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침대 시트의 접힌 모서리에 많은 벌레가 버글거리며 기어 다니고 있는 데다 시트는 시커멓게 오염된 상태였다. 이에 A씨는 지난 10일 벌레 영상 3개를 촬영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렸고, 이로 인해 이 사건은 큰 화제가 됐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서울에 진드기 있는 숙소라니" "베드 버그, 빈대다. 한 번에 수십회씩 문다. 모기에게 물린 것보다 10배 이상 가렵다" "징그럽다""저 모텔은 시트는 안 갈고 패드만 교환하는 것 같다" "청소를 얼마나 안 한 건가. 정말 너무 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해당 모텔은 정기적으로 청소와 소독을 하고 손님이 바뀔 때마다 침대 시트를 갈지만, 장기 투숙객들이 묵는 방의 경우 청소와 소독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벌레는 A씨 방에서만 나왔으며 그의 동료 등 다른 고객이 묵은 방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 12일 촬영한 A씨의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A씨는 두드러기 때문에 간지럽고 따끔거려 이틀 동안 아예 일을 못 했고 병원에서 약과 주사 등으로 계속 치료를 받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증상이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았다. 결국 숙소를 옮긴 그는 벌레가 나온 모텔에 이틀간 일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임금 손실과 두드러기 피해에 대한 위로금을 요구했으나 모텔은 병원비만 물어주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모텔 사장은 연합뉴스에 "두 달에 한 번씩 객실 소독을 하지만 장기 투숙객이 많아 제때 청소를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청소를) 더 열심히 안 한 점이 있다"며 "A씨가 묵은 방의 침구류는 모두 버리고 벌레 청소와 정밀 소독을 진행했다. 벌레는 집먼지진드기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씨에게 병원비를 물어주고 모텔에 계속 더 묵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는데 일당 손실과 위로금을 요구한다. 20년 이상 영업을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A씨가 세균을 옮겨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소독을 더 강력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A씨는 "모텔 사장에게 벌레가 나온 시트를 보여줬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비슷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문제의 모텔을 관할 구청 공중위생 담당과에 신고했으며 과실치상 등으로 형사 고소도 진행할 예정이다. 구청은 현장 조사 후 시정명령과 과태료 등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구청 관계자는 "A씨의 민원을 접수했으며 현장 조사 예정이다"라며 "절차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리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관내 숙박업소들에 대해서는 1년에 한 번 서울시와 합동 점검을 하고 불시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尹대통령 멘토라는 신평 쓴소리에 친윤 '부글부글'
수정 2023.04.15 11:00입력 2023.04.15 11:00

"'멘토' 호칭 앞세워 훈계" 친윤계 선 긋기
'尹 탈당설' 등 정치적 파장 부담 느꼈나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 신평 변호사가 최근 윤 대통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내놓으면서 친윤석열계(친윤계) 쪽에서 불편한 정서를 내비치고 있다. 신 변호사는 "매일 윤 대통령 내외분을 위해 기도드린다"면서도 정부·여당의 내년 총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하는 등 쓴소리를 지속하고 있다.


신 변호사는 지난 대선 정국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윤 대통령은 신 변호사의 출판 기념회를 찾아 축사하는 등 가까운 관계였다.


당시 윤 대통령은 "신 변호사가 저에게 날 선 비판을 해주실 때 제 처가 꼭 읽어보라고 그 글을 보내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변호사에게 ' 멘토'라는 수식어가 생긴 것도 이때부터였다. 그러나 최근 친윤계가 신 변호사를 공개 비판하는 등 달라진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신평(왼쪽) 변호사와 윤석열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발단은 지난 2일 신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년 총선과 향후 정국의 전망'이란 제목의 글이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지난 10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데 대해 "윤 정부는 지금 과도하게 10분의 3을 이루는 자기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 치중한다. 그것은 달콤한 늪"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실에서 검사 출신 수십 명을 총선에 공천, 당선시켜 윤 정부의 전위대로 삼는다는 말이 파다하게 퍼져있다"며 "지극히 근시안적이고 국민의 심정을 너무나 헤아리지 않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친윤계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신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멘토를 가장하고 있다며 "그 누구도 부여하지 않은 멘토 호칭을 앞세워 사견을 훈계하듯 발설하고 있다. 더 이상의 '윤의 멘토' 신평 발 창작물은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친윤계는 신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걸 더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저는 신 변호사의 발언이 일관성이 결여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때는 굉장히 윤 대통령에 대해서 과도할 정도의 편을 들다가, 어느 순간에는 다른 얘기를 한다"며 "대통령의 멘토라는 호칭이 붙으면서 과도한 주목을 받았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친윤계가 신 변호사에 적대적으로 돌아선 건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 변호사가 제기한 '윤 대통령 탈당설'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신 변호사는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 발언은 전당대회를 앞둔 여권에 큰 파문을 불러왔다. 신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려온데다, 실제 과거 대통령들이 소속 정당을 탈당한 사례가 있어 그의 주장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다. 일부 당 대표 후보들은 신 변호사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파장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신 변호사는 당시 맡고 있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의 후원회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신 변호사가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충돌한 일도 있었다. 그는 지난달 장 의원의 원내대표 선거 출마설에 대해 "자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장 의원은 "자리를 탐하지 않는다"고 곧바로 일축했고, 신 변호사는 "제 불찰"이라며 사과했다.


이처럼 신 변호사가 대통령실이나 여권 주요 인사들의 견해와는 다른 목소리를 연달아 내면서 견제 대상에 오르게 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 변호사의 사견이 곧 윤 대통령의 속마음인 것처럼 해석되는 상황이 대통령실과 여당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용 의원의 공개 비판에 신 변호사는 "표현이 서툴렀다"고 사과하면서도 "저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멘토'라는 표현이 나오면 '그렇지 않다'고 그때마다,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부인했다"며 멘토 호칭은 자신의 요구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다만 신 변호사는 언론 등에서 자신이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것을 마다하지는 않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서 '멘토가 아니라면,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떤 단어로 표현하겠냐'는 질문에 "제가 대선 과정에서 그 당시 윤 후보에게 적재 적시로 조언을 했고 그 조언이 적중했다. 가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제가 윤 후보를 밤 12시20분까지 설득을 하고 그렇게 해서 물꼬가 트였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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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오늘 내리는 봄비,1조원 짜리 입니다
수정 2023.04.17 17:00입력 2023.04.15 07:35

봄 가뭄·대기오염 심화로 봄비 가치 상승
용수확보·미세먼지·산불 ·농산물 등 효과 커

"오늘 내리는 봄비는 '1조원짜리'입니다."


긴 가뭄과 대형 산불에 시달리던 지난 5~6일 전국에 반가운 봄비가 내렸다. 토요일인 15일도 수도권 5mm 안팎, 경남 내륙 40mm 등 봄비가 예보됐다. 이같은 봄비는 갈수록 귀한 손님이 되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보편화되면서 봄 가뭄과 산불 등이 심해지고, 중국발 미세먼지도 기승을 부리면서 봄비 한 번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한계 효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봄비는 실제 얼마나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을까?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내린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가장 최근의 공식 연구 자료는 2015년 3월31일 내렸던 봄비에 대해 국립기상과학원이 경제적 가치를 분석했던 것이다. 시간이 좀 흘렀지만 당시 수치를 놓고 현재의 상황에 더해 추정이 가능하다. 이때는 2014년 12월 이후 강원도 등 중ㆍ북부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었다. 평년 강수량의 20~40%에 그칠 정도로 몇 달째 비가 안 왔다. 3월31일 전국 평균 4.5mm의 비가 내렸다. 농번기를 앞두고 가뭄에 애가 타던 농민들, 용수 부족으로 고민하던 산업체들, 미세먼지로 고생하던 전 국민들, 산불 진압ㆍ예방에 애쓰던 소방관들까지 한숨을 덜 수 있었다.


당시 국립기상과학원은 겨우 5.5mm의 봄비였지만 무려 2500억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국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68.3㎍/㎥ 정도 감소해 대기질 개선 효과가 약 2300억원 발생했다. 또 24만1058가구가 제한 급수 등 가뭄피해에서 벗어나 약 70억 원의 이득 효과가 생겼다. 수자원 확보와 산불 예방 측면에서도 약 32억7000만원, 3억원의 가치가 각각 발생했다. 그러나 당시 봄비의 가치는 2500억원에 그치지 않았다. 워낙 적게 내려 최소한의 효과만 계산됐고 농작물ㆍ나무ㆍ식물의 성장 등 가치로 따지기 어려운 항목이 빠졌다. 대기질 개선에 따른 의료 부담 경감, 산불 피해에 따른 간접 비용, 수질 개선에 따른 효과, 도시 기온 하강 효과 등이 계상되지 않았다. 또 딱 하루 내린 비로 계산해 수자원 확보량을 최소한으로 잡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5~6일 봄비도 비슷한 상황에서 내려 국민들을 한시름 덜게 했다. 맑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3월 평균 기온이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강수 일수가 3.7일로 평년보다 4.3일 적어 가뭄이 심했다. 이로 인해 전라북도의 경우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58.7%로 평년 저수율(78.5%)보다 20% 포인트 가량이나 낮았다. 오는 7월쯤 농업용수 고갈이 예상되던 비상 상황이었다.


숲도 바싹 마르면서 봄비가 내리기 전까지만 해도 산불이 기승을 부렸었다. 지난 2일 서울 중심부인 인왕산이 불탔다. 충남 홍성과 금산, 대전 서구, 전남 함평과 순천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에 발생해 축구장 875개 규모의 산림과 일부 주택이 소실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 국립산림과학원은 2021년 3월 봄비가 5.5mm 내릴 경우 1.1일 동안 산불 방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최대 121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봄에 산불 피해가 집중돼 그만큼 봄비의 효용가치가 높다. 실제 2011~2020년 새 최근 10년간 봄철 산불조심기간에 발생한 산불은 전체의 66%(3110건), 피해 면적의 93%(여의도 면적의 35.8배)를 차지한다.


2010년 발표된 인공강우의 경제적 가치 추정 연구 결과로도 봄비의 효용을 간접 추산해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선 국내 대표적 강수량 부족 지역인 안동ㆍ임하댐 유역에서 인공 강우를 실시할 경우 연간 수자원 확보 3억4800만원, 산불방지 224억5800만원, 가뭄 피해 저감 284억5800만원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인공강우로 인한 수도권 지역 대상 대기질 개선 효과는 56억8900만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기후 극단화에 따라 봄 가뭄ㆍ산불이 더 강해지면서 소방 헬기 추락 등 인명·재산 피해도 더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공중 보건 비용도 갈수록 심각해진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넉넉히 대지를 적셔주는 하루 봄비의 경제적 효과는 요즘 최대 1조원 안팎까지도 추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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