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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오늘 내리는 봄비,1조원 짜리 입니다

수정 2023.04.17 17:00입력 2023.04.15 07:35

봄 가뭄·대기오염 심화로 봄비 가치 상승
용수확보·미세먼지·산불 ·농산물 등 효과 커

"오늘 내리는 봄비는 '1조원짜리'입니다."


긴 가뭄과 대형 산불에 시달리던 지난 5~6일 전국에 반가운 봄비가 내렸다. 토요일인 15일도 수도권 5mm 안팎, 경남 내륙 40mm 등 봄비가 예보됐다. 이같은 봄비는 갈수록 귀한 손님이 되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보편화되면서 봄 가뭄과 산불 등이 심해지고, 중국발 미세먼지도 기승을 부리면서 봄비 한 번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한계 효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봄비는 실제 얼마나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을까?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내린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가장 최근의 공식 연구 자료는 2015년 3월31일 내렸던 봄비에 대해 국립기상과학원이 경제적 가치를 분석했던 것이다. 시간이 좀 흘렀지만 당시 수치를 놓고 현재의 상황에 더해 추정이 가능하다. 이때는 2014년 12월 이후 강원도 등 중ㆍ북부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었다. 평년 강수량의 20~40%에 그칠 정도로 몇 달째 비가 안 왔다. 3월31일 전국 평균 4.5mm의 비가 내렸다. 농번기를 앞두고 가뭄에 애가 타던 농민들, 용수 부족으로 고민하던 산업체들, 미세먼지로 고생하던 전 국민들, 산불 진압ㆍ예방에 애쓰던 소방관들까지 한숨을 덜 수 있었다.


당시 국립기상과학원은 겨우 5.5mm의 봄비였지만 무려 2500억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국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68.3㎍/㎥ 정도 감소해 대기질 개선 효과가 약 2300억원 발생했다. 또 24만1058가구가 제한 급수 등 가뭄피해에서 벗어나 약 70억 원의 이득 효과가 생겼다. 수자원 확보와 산불 예방 측면에서도 약 32억7000만원, 3억원의 가치가 각각 발생했다. 그러나 당시 봄비의 가치는 2500억원에 그치지 않았다. 워낙 적게 내려 최소한의 효과만 계산됐고 농작물ㆍ나무ㆍ식물의 성장 등 가치로 따지기 어려운 항목이 빠졌다. 대기질 개선에 따른 의료 부담 경감, 산불 피해에 따른 간접 비용, 수질 개선에 따른 효과, 도시 기온 하강 효과 등이 계상되지 않았다. 또 딱 하루 내린 비로 계산해 수자원 확보량을 최소한으로 잡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5~6일 봄비도 비슷한 상황에서 내려 국민들을 한시름 덜게 했다. 맑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3월 평균 기온이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강수 일수가 3.7일로 평년보다 4.3일 적어 가뭄이 심했다. 이로 인해 전라북도의 경우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58.7%로 평년 저수율(78.5%)보다 20% 포인트 가량이나 낮았다. 오는 7월쯤 농업용수 고갈이 예상되던 비상 상황이었다.


숲도 바싹 마르면서 봄비가 내리기 전까지만 해도 산불이 기승을 부렸었다. 지난 2일 서울 중심부인 인왕산이 불탔다. 충남 홍성과 금산, 대전 서구, 전남 함평과 순천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에 발생해 축구장 875개 규모의 산림과 일부 주택이 소실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 국립산림과학원은 2021년 3월 봄비가 5.5mm 내릴 경우 1.1일 동안 산불 방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최대 121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봄에 산불 피해가 집중돼 그만큼 봄비의 효용가치가 높다. 실제 2011~2020년 새 최근 10년간 봄철 산불조심기간에 발생한 산불은 전체의 66%(3110건), 피해 면적의 93%(여의도 면적의 35.8배)를 차지한다.


2010년 발표된 인공강우의 경제적 가치 추정 연구 결과로도 봄비의 효용을 간접 추산해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선 국내 대표적 강수량 부족 지역인 안동ㆍ임하댐 유역에서 인공 강우를 실시할 경우 연간 수자원 확보 3억4800만원, 산불방지 224억5800만원, 가뭄 피해 저감 284억5800만원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인공강우로 인한 수도권 지역 대상 대기질 개선 효과는 56억8900만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기후 극단화에 따라 봄 가뭄ㆍ산불이 더 강해지면서 소방 헬기 추락 등 인명·재산 피해도 더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공중 보건 비용도 갈수록 심각해진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넉넉히 대지를 적셔주는 하루 봄비의 경제적 효과는 요즘 최대 1조원 안팎까지도 추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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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3%대'까지 떨어졌다
수정 2023.04.15 07:52입력 2023.04.15 07:52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3%대 진입' 코 앞
기존 차주들은 2분기 내 금리인하 체감 가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대 금리가 다시 등장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이 둘 다 3%대로 내려갔다. 신규대출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정점을 찍었던 때보다 훨씬 저렴한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늘어난 이자로 신음하던 영끌족과 전세족은 올해 2분기 이후면 서서히 금리 하락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금리를 동결했고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채 금리가 내려간 영향을 받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우리,하나,NH) 금리(지난 12일 기준)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5년 고정 후 변동 전환)는 3.69~5.85%였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4.18~6.20%로, 하단이 곧 3%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는 매일매일 바뀌는 은행채 영향을 받아서 한 달에 한 번씩 바뀌는 변동금리보다 시장 영향에 빨리 반응한다"며 "17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내리면 주담대 변동금리도 3%대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4.34%로 최고점을 찍은 후 올해 3월까지 석달동안 0.81%포인트 떨어졌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대출금리 움직임을 결정한다. 여기엔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현재 5대 은행의 전세대출금리를 보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모두 하단이 3%대다. 변동의 경우 3.74~5.96%, 고정은 3.46~5.86%였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전체적으로 내려가면서 지난해 내리막만 탔던 가계대출 잔액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대출자들은 최저 3%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지만, 기존 차주들이 금리 인하를 체감하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보통 6개월 만에 한 번씩 금리가 바뀌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인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는 작년 하반기 내내 고공행진을 했고, 올해 1월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보였다.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를 고려하면 2분기 안에 기존 차주들도 은행으로부 직전보다 금리가 떨어졌다는 안내 문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신규 대출금리는 지속해 하락하는 추세이며, 잔액 기준 금리 상승세도 크게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신규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잔액 기준에 반영되는 데 일정 기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잔액 기준 금리도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2분기 중 하향 안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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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극도의 공포 시달릴 것" 외친 이유는
수정 2023.04.15 06:00입력 2023.04.15 06:00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을 첫 시험발사했다. 이를 참관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적들이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체연료 ICBM과 기존의 액체연료 발사 ICBM의 차이점을 생각해보면, 김 총비서가 '불안과 공포'를 언급한 이유는 자명하다. 고체연료 미사일이 우리 선제타격시스템 '킬체인(Kill Chain)'을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자신감에서다.


1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딸 김주애와 아내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과 함께 시험발사 모습을 지켜보고 "'화성포-18형' 개발은 우리의 전략적 억제력 구성 부분을 크게 재편시킬 것"이라며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적들에게 더욱 분명한 안보위기를 체감시키고 부질없는 사고와 망동을 단념할 때까지 시종 치명적이며 공세적인 대응을 가하여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가 '화성포-18형' 개발이 '전략적 억제력'을 크게 재편할 것이라고 평가한 것은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의 변화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월 8차 당대회를 통해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제시했는데, 이 계획에서 언급된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하나가 바로 '수중 및 지상 고체 ICBM 개발사업'이다. 계획을 제시한 지 약 2년만에 지상 고체연료 ICBM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셈이다.


김 총비서가 '불안과 공포'를 언급한 것에서도 고체연료 ICBM의 효율성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온다. 기존의 ICBM은 액체연료를 기반으로 한다. 독성과 부식성이 강한 액체연료와 이를 연소시키는 산화제는 미리 주입해두면 미사일이 부식될 수 있어 발사 직전에 주입하는데, 주입하는 데만 1시간 이상이 걸린다. 30분 이내 미사일의 발사를 감지해 선제타격을 할 수 있는 킬체인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고체연료 미사일은 연료를 주입하는 데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아 킬체인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도 고체연료 ICBM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우리의 3축 체계 중, 사전 징후 포착과 선제 대응을 포함하는 개념의 킬체인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며 "화성포-18형 ICBM은 기존의 액체연료 기반 ICBM보다 한미의 안보에 더욱 심각한 위협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한반도선진화재단 북핵대응연구회도 지난 2월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3축 체계의 1축인 킬체인은 타격력은 어느 정도 확보했지만, 발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발사할 수 있는 북한의 고체연료 단거리 미사일을 타격할 수 있는 방법은 지극히 미흡한 상태"라고 했다.


단 국방부는 "우리 군은 한반도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탐지, 타격,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의 '킬체인 무력화' 우려는 '기우'라고 반박했다. 또 이번 시험발사는 "고체연료 방식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중간단계의 시험발사"라며 "완성에 이르기 위해서는 추가적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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