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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SVB사태 나면 예금인출 속도 美보다 100배 빠를 것"

수정 2023.04.14 10:08입력 2023.04.14 10:00

이창용 한은 총재 블룸버그 인터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비슷한 혼란이 발생한다면 예금 인출 속도가 미국보다 100배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SVB 사태 등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혼란이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청년들은 디지털뱅킹이 훨씬 더 보급됐고 예금 인출 속도도 빠르다. (SVB 사태와) 유사한 사태가 한국에서 벌어진다면 미국보다 100배 빠르게 예금이 인출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은행이 문을 닫고 며칠 내에 예금을 돌려주는 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소셜미디어가 발달했기 때문에 며칠이 아니라 몇시간 안에 돌려줘야 한다"며 "한은이 감독 당국과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SVB 사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금융불안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전 세계적으로 갑작스러운 위험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괜찮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매우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는데 언제 이런 기조가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데이터에 달렸다"고 대답했다.


그는 "연말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망대로 진행된다고 확신하게 되면 우리의 (긴축적) 태도의 변화를 생각하겠지만, 확신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K체인저스]③세계 1위 블랙핑크, 우연 아닌 필연
수정 2023.04.14 07:42입력 2023.04.14 06:00

양현석은 아티스트, 양민석은 경영 전담
소속 아티스트 프로듀싱·공연 능력 중요시
연습생 기간 평균 2배…'장인정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자를 가진 가수는 한국에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아니다. 구독자 8640만명인 걸그룹 블랙핑크다. 그 다음이 7430만명의 BTS다.


데뷔 8년차 블랙핑크는 K팝을 이끄는 ‘메가 IP(지적재산권)’다. 최근 대만 정부가 암표 논란에 벌금 50배를 매긴다는 발표를 했고, 국가안보실장 경질 논란의 중심에도 블랙핑크가 있었다. 그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얘기다. 국내 여자 솔로 음반 초동판매 ‘톱3’도 모두 블랙핑크 멤버다. ‘블랙핑크의 유일한 라이벌은 블랙핑크’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블랙핑크는 하루아침에 운 좋게 탄생한 가수가 아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과거 ‘빅뱅’ ‘2NE1’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K팝 시대 주역이 된 비결은 창업자 양현석의 뚝심과 동생 양민석의 경영능력, 그리고 기본에 충실한 장인정신에 있었다.


양현석의 뚝심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 [사진=티브이데일리DB]

YG는 지난해 매출 3911억, 영업이익 466억원을 냈다. 1996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었다. 그 중심에는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와 양민석 대표가 있었다. ‘버닝썬’ 사태로 한때 자리에서 물러났던 둘은 일선에 복귀했다. 형제는 1996년 YG 창립 때부터 함께해왔다. 양 총괄은 아티스트 분야, 양 대표는 경영 분야를 전담했다. 웬만하면 서로의 영역에 간섭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해왔다고 한다.

양 총괄은 YG만의 색깔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힙합에 뿌리를 둔 회사답게 배출하는 아티스트마다 래퍼 포지션이 한명씩은 있었다. YG는 아티스트의 작사 작곡 실력도 중요하게 여긴다. 대부분의 곡을 소속 프로듀서와 가수가 만든다. 전속 프로듀서 테디와 가수 지드래곤은 2018년 저작권료 수입에서 작곡과 작사 부문에 각각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YG는 가내 수공업’이란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YG 소속 아티스트는 앨범 발매 주기가 유독 긴 것으로 유명하다. 애타게 기다리는 팬들의 비난에도 ‘장인정신’을 고집한다. 블랭핑크의 경우 정규와 미니, 싱글을 다 합쳐도 한국 음반은 8년간 7개에 불과하다. 솔로음반까지 합쳐도 10개다. 빅뱅, 2NE1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데뷔한 JYP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는 18개의 음반을 냈다. 그러나 오랜 기다린만큼 결과물은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다. 최근 발매된 블랙핑크 지수 솔로앨범은 초동 판매 역대 1위(117만장)를 기록했다.


양민석의 살림

경영을 총괄하는 양 대표는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출신이다. 외부 노출을 꺼리지만 YG를 발전시킨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끊임없는 아티스트 사생활 논란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는 20년 넘게 살림을 맡은 양 대표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코스닥 상장의 순간에도 전면에 나섰던 이도 양 대표였다. 과거 한 언론매체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CEO’로 선정한 적도 있다.


YG는 네이버·하이브와 ‘삼각동맹’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 동맹의 한축이 바로 YG와 핵심 계열사 YG플러스를 이끌고 있는 양 대표다. 라이브 방송 등을 하는 플랫폼 위버스의 지분을 하이브와 네이버가 양분하고 있으며, 그 위버스에 YG 소속 아티스트들이 입점했다. 하이브는 YG 핵심 계열사인 YG플러스를 통해 앨범과 음원을 판매한다. 또 YG플러스는 본업과 무관한 골프, 외식, 화장품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결과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1089억)로 돌아왔다.


엔데믹 최대 수혜는 YG

증권가는 ‘2023년은 YG의 해’라고 보고 있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에 따라 공연시장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YG의 최대 강점 중 하나가 공연이다. 블랙핑크만 보더라도 올해 6월까지 13개국에서 30차례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열린 도쿄돔 공연은 11만명이 몰렸다.


블랙핑크의 공연 실력은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온다. 블랙핑크의 경우 연습생 기간이 평균 5년쯤이었다. 데뷔를 앞두고 있는 또 다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역시 평균 4년이 넘는다. 2021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연습생 평균 데뷔 기간은 2년 3개월이었다. 어림잡아도 2배가량 높은 셈이다.


현대차증권이 상반기 K팝 공연시장 규모를 437만명으로 예측하면서 YG가 시장 점유율 1위인 27%(116만명)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배경 중 하나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연초 대비 주가가 11일 종가 기준 26%(4만8050원?6만600원) 상승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YG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 오른 1232억원, 영업이익은 162% 오른 16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목표 주가 6만5000원을 제시했다.


양 대표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황보경 대표는 “올해 핵심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 초 아티스트 단위로 조직을 개편해 완성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R&D센터 등을 신설해 음악적 역량과 비주얼 크리에이티브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국, 일본 법인을 중심으로 한 소속 아티스트의 글로벌 활동 및 신규사업도 확대·, 강화할 예정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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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셀, '경쟁 CEO' 약심위원 기피신청 냈지만…'기각'
수정 2023.04.14 10:07입력 2023.04.14 10:07

코스닥 상장사 네이처셀이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심의에 위원 자격으로 참여한 경쟁사 대표에 대해 공정성을 이유로 기피신청을 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처셀 측은 지난해 12월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여부를 심의하는 중앙약심위원회에 위원 자격으로 참여한 유명 사립 의대 교수 B씨에 대한 기피신청을 식약처에 냈다.


당시 네이처셀 측은 B씨가 경쟁사 대표를 겸하고 있는 만큼 약사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약심위 위원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법 시행령 14조의3 6호는 '해당 안건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등 심의위원회의 공정한 심의·의결을 저해할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인정하는 경우 심의·의결에서 제척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식약처는 네이처셀 측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식약처는 B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가 네이처셀 경쟁사로 보기 어려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 기각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네이처셀 경쟁사라고 하면 조인트스템과 유사한 치료제에 대한 연구개발사업을 하는 회사여야 하는데, B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는 해당 분야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해당 회사는 ▲세포치료제 연구 및 개발사업 ▲줄기세포치료제 및 치료응용물질 개발사업 ▲의약 및 약학연구개발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등기부등본상으로도 해당 회사가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 국내 판권을 지닌 네이처셀의 경쟁사인 사실이 명시돼 있던 셈이다.


네이처셀 주주들은 과거 언론 등을 통해 조인트스템 개발에 대해 여러 번 부정적 의견을 밝힌 바 있는 B씨가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열린 약심위의 심의와 의결을 주도해 품목허가 반려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식약처가 B씨를 위원으로 위촉해 약심위에 참여시킨 것 자체가 중대한 절차상 하자라고 보고 지난 10일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피고발인은 B씨와 식약처 직원 A씨이며 적시된 죄목은 직무유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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