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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페루 출장가서 마추픽추 관광..관세청 "주말에 호텔에만 있나" 항변

수정 2023.04.14 11:04입력 2023.04.14 10:04

지난해 4월 세관당국 페루 해외출장
원산지 조사가 목적인데 마추픽추 관광
관세청 "주말엔 쉬어야지, 호텔에만 있나"

관세청 직원이 페루 현지에서 이뤄진 원산지 조사에서 마추픽추로 외유성 관광 일정을 다녀온 사실이 확인됐다. 공무원 복무규정의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음에도 관세청은 공식 일정이 아니었으니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페루 마추픽추 전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4월24일 관세청과 세관 직원들은 페루에서 국내로 수입된 녹두의 원산지를 검증하기 위해 현지로 출국했다. 세관당국은 지난해부터 페루산 녹두수입 기업들을 상대로 원산지 증빙조사를 진행 중인데, 해당 출장은 조사 전 현지 정보수집 차원에서 이뤄졌다. 12박15일로 구성된 일정에서 검증팀은 생산현장 실사조사를 위해 북서 해안지역(람바야께, 라리버타드)과 남동 산악지역(쿠스코)을 방문했다.


제보에 따르면, 검증팀에 소속된 일부 직원은 출장 도중 페루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는 마추픽추를 방문했다. 마추픽추는 페루에 있는 잉카문명의 고대 요새 도시로 쿠스코에서 북서쪽으로 약 80km 정도 떨어져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출장 당시 마추픽추 지역관광 일정이 있었다”면서 “공무원이 해외출장 중 관광을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관광에 필요한 교통비나 통역비 등을 공무여비로 썼는지 사비로 지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관세청 측은 “출장인원을 상대로 확인해본 결과 검증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에는 마추픽추를 간 사실이 없다”면서 “일정이 끝난 후 주말과 휴일 등 일정을 수행하지 않은 날에 직원들이 어디를 갔는지 확인해 줄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주말에 (관광을) 가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며 “상식적으로 주말에는 공무원도 쉬어야 하는데 그동안 호텔에만 있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인사혁신처 "관광성·외유성 지양…휴일에도 계획 세웠어야"

하지만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예규’에는 해외출장에서의 관광성·외유성 방문을 지양하기 위해 소수기관 중심의 심도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인사혁신처 측은 “당연히 관광성·외유성은 지양하라고 나와 있기 때문에 출장목적을 수행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각 기관의 국외 출장 심의위원회에서 면밀하게 검토해 공무 국외출장 목적에 맞게 수행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해외출장 중 주말이 포함돼있다면 휴일일지라도 최소한의 계획을 세우고 기관이 이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도 나왔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해외출장에서) 휴일에는 무엇을 하는지 계획 정도는 세워야 관광성·외유성을 지양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해당 기관에서 심사위원회를 제대로 거쳤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관세청 직원의 마추픽추 방문 건에 대해서는 “징계 사항인지를 판단할 수는 없다”며 “기관의 징계 의결 처분권자가 판단할 사항”이라고 대답했다.


이미 유사한 사례로 징계를 받은 기관도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채희봉 당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6박17일로 호주를 방문했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에 공원·해변 산책, 그랜드 캐니언, 오페라하우스를 관광하기로 계획했다. 당시에도 주말이긴 하지만 공식출장 중에 관광을 다녀왔다면 외유성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는 언론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비록 계획에만 그쳤지만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해 실무진과 기관에 ‘엄중경고’ 조처를 내렸다.


관세청 측은 “인사혁신처의 답변은 공무출장 중 외유성·관광성 출장을 지양하라는 원칙을 말한 것”이라면서 “복무상 잘못된 거냐고 물어보니 그것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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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굿 10대 사망 ' 무속인 "내가 기도해서 오빠 대학도 보내줬는데"[서초동 법썰]
수정 2023.04.14 13:00입력 2023.04.14 07:59

무속인 : 제가 유족 한 분을 대학까지 보내줬습니다.


재판장 : 대학 등록금을 내줬다는 건가요?


무속인 : 아니요. 제가 기도로 (대학에) 보내줬습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3층의 한 법정에서 무속인 A씨(60)의 항소심 첫 재판이 열렸다. 그는 이른바 '퇴마굿'을 하다가 10대 여성을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4일 검찰에 따르면 A씨는 혼자 걸을 수 없던 지적장애 1급 B양의 어머니로부터 "딸을 위해 굿을 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A씨는 2015년 6월15일 낮 퇴마굿을 하다가 "빙의된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며 B양의 입에 손을 넣고 가슴을 눌러 15분 동안 억지로 구토를 유도했다. B양은 호흡 곤란으로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서 응급치료받다가 이튿날 오전 사망했다. 병원은 사인을 '질식에 의한 호흡정지'로 판단했다.


A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1심은 중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의학 지식도 없이 피해자의 신체에 위험한 행위를 무모하게 지속했고,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중대한 과실 때문에 안타까운 생명이 사그라졌지만,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 측을 탓하고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1심 판결에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A씨는 "사실관계 등이 잘못 판단됐다"고 각각 항소했다.


A씨의 변호인은 항소심 법정에서 "유족은 사건 발생 5년이 지나서야 A씨를 고소했고, 진술도 과장돼 믿을 수 없다"며 "A씨는 질식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재판장이 A씨에게 "보통 이렇게 구토를 시키는 것이 퇴마굿의 방법인가"라고 묻자, A씨는 "아니다"며 "굿을 하다가 사고를 낸 것은 처음"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평소 제가 마음으로 아이를 위로해줬고, 아이 상태가 좋아지자 모친이 굿까지 해달라고 한 것이다. 제 강요가 아니었다"고 호소했다.


또한 "제가 실제로 아이를 심하게 다뤘다면 아이 엄마가 옆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 측에 이미 각종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 엄마가 2016년 산에서 기도하는 저를 찾아와 '식당을 차려달라'고 해 바로 차려줬다"고 밝혔다. "숨진 아이의 오빠가 학교 성적이 나빴음에도, 내가 기도해서 대학에 보내줬다"는 말도 했다.


항소심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재판장 김수경 부장판사)는 오는 6월20일 항소심 2차 공판을 열어 검사와 A씨 양측의 주장을 더 들어볼 예정이다. 한편 유족은 4년에 걸쳐 지불한 퇴마굿값 1억4000만원 및 위자료 2억원을 내놓으라며 A씨를 상대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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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타고 의사되렴"…딸에 5억짜리 車 선물한 말레이母
수정 2023.04.14 13:56입력 2023.04.14 10:52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5살 딸에게 말레이시아의 한 학부모가 5억원이 넘는 고가 벤츠 차량을 선물하고 이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11일(현지시각) 말레이메일에 따르면 현지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진 파르하나 자흐라는 지난 10일 다섯 살 딸의 생일파티에서 딸에게 약 5억300만원에 달하는 메르세데스 지바겐(Mercedes G-Wagon)을 선물했다.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5살 딸에게 5억원이 넘는 고가 벤츠 차량을 선물한 말레이시아 학부모가 화제다. [사진 출처=Farhana Zahra 틱톡 캡처]

지난 10일 자신의 틱톡에 "딸의 5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딸이 원하던 G-Wagon을 얻게 돼 기쁘다"며 영상을 올렸다.


공개된 영상에는 수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생일파티를 즐기는 파르하나 딸의 모습이 담겨있다. 안대로 눈을 가린 채 등장한 딸은 풍선 등으로 장식된 '메르세데스 지바겐' 차량을 보고 활짝 웃어 보였다. 해당 차량 가격은 179만링깃(약 5억3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딸이 갖고 싶어 하던 차를 선물 받았으니 학교에 열심히 다녀 의사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앞서 파르하나는 딸에게 갖고 싶은 생일선물이 무엇인지 묻는 영상을 올렸다. 당시 딸은 "초록색의 메르세데스 지바겐 아니면 BMW를 갖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자 파르하나는 "좋아, 엄마가 차를 사주면 학교에 가는 거야! 약속하지?"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G-class. [사진출처= 메르세데스-벤츠 홈페이지 갈무리]

딸은 지난 1월 처음 학교에 나갔지만, 하루 만에 아파서 집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회복된 이후에도 자신이 너무 어리다며 학교 가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하나는 현지에서 뷰티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여성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히리라야’ 이슬람 축제를 위해 은행에서 200만 링깃(5억9000만원)을 인출하는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고 “돈 자랑한다”며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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