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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1조원대' 역대 최대 과징금…취소 소송 최종 패소

수정 2023.04.13 11:38입력 2023.04.13 11:34

공정위, ‘모뎀칩셋’ 부당 거래 강요… 과징금 1조300억원
대법 "모뎀칩셋 시장, 경쟁 제한 우려… 시장 지배 유지"

다국적 반도체·통신업체 퀄컴이 1조원이 넘는 과징금 부과 취소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3일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정위는 2016년 퀄컴이 통신용 모뎀칩셋을 공급하면서 특허권에 기반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삼성전자와 애플 등 휴대전화 제조사들에 부당한 거래를 강요했다고 판단해 사상 최대인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퀄컴은 이에 불복해 이듬해 소송을 냈다.


공정위는 재판 과정에서 퀄컴이 휴대전화 제조사가 칩셋을 사지 않으면 특허권 사용을 못 하게 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퀄컴은 상업활동을 방해했다는 핵심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칩셋은 차별 없이 기술을 제공하도록 한 ‘프랜드 확약’의 적용 대상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서울고법은 공정위의 시정명령 10개 중 4개는 취소해야 한다고 봤지만,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부분을 토대로 산정된 과징금 1조300억원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고 봤다. 공정거래 관련 소송은 공정위 처분의 적법 여부를 신속히 판단하기 위해 서울고법이 1심, 대법원이 2심을 맡는 2심제로 진행한다.


1심 재판부는 "표준 필수특허의 사용자는 지역적 특성 따라 체결하는 것 등을 고려해 퀄컴의 시장지배력 지위를 인정한 공정위 조치는 타당하다"며 "부당성 경쟁제한성 대해 ‘프랜드 확약’에 따른 의무를 회피해 강제한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다만 포괄적 라이선스가 휴대폰 제조사에게 불이익을 가져온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정위 측) 증명이 부족하다. 점유율 방식 구조만으로는 비용 부담이 합리적 수준을 초과했다고 볼만한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 및 휴대폰 제조사의 사업 활동을 어렵게 함으로써 표준별 모뎀칩셋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며 "내부문서에 드러난 경쟁제한의 의도, 이례적인 사업방식 등까지 고려하면 퀄컴이 휴대폰 단계 라이선스 정책을 구현한 의도나 목적은 표준별 모뎀칩셋 시장에서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를 배제하고 자신들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물 120t 쓰고 달아난 중국인…"자꾸 따지면 대사관 연락한다" 엄포
수정 2023.04.13 14:02입력 2023.04.13 08:01

에어비앤비 장기투숙 커플…수도·가스 낭비
공과금 84만원 따지자 "이미 한국 떠났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유 숙박업소에서 물 120t(톤)을 쓰며 민폐를 끼친 중국인 커플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들이 최근 항의하던 업소 주인에게 "대사관에 연락하겠다"며 외려 엄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SBS 등에 따르면 이 모 씨는 지난달 6일부터 25일간 공유 숙소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독채 숙소를 이용하도록 했다. 오랜만에 장기 투숙 손님에 반색했으나, 그에게 84만원의 공과금이 청구될 거란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다.


[사진출처=SBS 보도화면 캡처]

이 씨에 따르면 중국인 커플은 숙소에서 물 120t을 사용했으며, 외출 중일 때도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바닥이 뜨거울 정도로 보일러를 돌렸다.


숙소 계약 기간을 나흘 남긴 지난달 27일에는 가스 검침원이 누수를 의심해 이 씨에게 연락을 줬다. 이에 이 씨는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급하게 숙소를 찾았으나, 누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데, 이 씨가 숙소 앞 골목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보니 중국인 커플은 입주 닷새 만에 짐을 모두 챙겨 숙소를 떠났고 그 후에는 사나흘에 한 번씩 5분 정도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확인한 이 씨는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미 한국을 떠났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씨가 손님의 고의적인 수도·가스 낭비를 의심하고 있는 이유다.


이 씨는 SBS에 입주 전에도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주 사흘 전 갑자기 코로나19에 걸렸다며 돌연 예약 취소를 문의한 적이 있었다. 이 씨가 "규정상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하자 이들은 "원래대로 입실하겠다"고 답했다.


이후에는 예약자가 자신의 에어비앤비 계정 이름과 국적을 바꿨고, 숙소 내 CCTV 유무를 확인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 "손님과 직접 해결"…피해 구제 요원

[사진출처=SBS 보도화면 캡처]

과도한 고지서를 짊어지게 된 이 씨는 에어비앤비 측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이용약관 상 기물 파손의 경우 강제로 손님에게 요금을 부담케 할 수 있지만, 공과금의 경우 '손님 동의 없이'는 그럴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에 이 씨는 손님에게 다시 메시지를 통해 피해를 물었다. 하지만 손님은 "우리의 사용에는 문제가 없었다. 계속 이럴(연락할) 경우 중국 대사관을 통해 이 사안을 문제 삼겠다"고 반박했다.


안타까운 사정에도 불구, 이 씨가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요원하다. 에어비앤비 규정상 장기 숙박의 경우 집주인과 손님이 관리비를 협의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이번에는 사전에 손님과 따로 관리비 협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중국인들이 본국에 돌아간 만큼 외국인 상대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사실상 어렵다. 내국인 사이의 일이라면 민사 소송을 통해 승소할 수 있지만, 외국인을 상대로 한 집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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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 들여온 ‘피자왕’ 성신제 대표 별세
수정 2023.04.13 13:35입력 2023.04.13 13:27

한국 피자헛 처음 들여와
창업 실패 거듭하고 암투병
실패담 나누며 위로·희망 전해

“실패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도전한 역사죠.”


한국에 피자헛을 처음 소개했던 국내 피자업계의 대부 성신제 지지스코리아 대표가 지난 2일 별세했다.

고 성신제 지지스코리아 대표. [사진제공=성 대표 페이스북]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출생인 고 성 대표는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다니던 회사의 퇴직금을 종잣돈으로 1983년 피자헛의 한국 총판권을 따내 1985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1호점을 열었다.


이후 52개까지 지점을 늘릴 정도로 사업이 잘 됐는데, 국내 피자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자 미국 피자헛 본사가 성 대표와 계약을 취소하고 직접 진출을 결정하면서 성 대표는 고배를 마시게 된다. 성 대표는 미국 본사와 소송을 불사하며 싸웠지만 결국 1993년 피자헛코리아 지분을 미국 본사에 320억원을 받고 넘겨야 했다.


그 뒤 성 대표는 실패와 재기를 반복했다.

성 대표는 1996년 지분매각대금으로 치킨전문점 케니로저스를 시작했지만 1997년 IMF가 터지면서 부도를 맞게 됐다.


1998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성신제피자’로 재기를 꾀했다. 그는 성신제피자를 피자헛에 대항할 수 있는 한국 토종 피자전문점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웠으며 녹차가 들어간 도우와 김치, 불고기 등 한국적 토핑이 들어간 피자를 선보여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성신제피자는 전국에 34개의 지점을 낼 정도로 번창했고, 성 대표는 1994년 소득세로 110억원을 납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7년 미스터피자, 파파존스 등 후발 경쟁 업체들이 등장하며 경쟁력이 약해지자 경영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고, 배달방식이 아닌 내점식사 위주를 고수하다가 결국 2007년 부도를 내며 폐업하게 됐다.


이후 직장암, 폐암, 간암에 급성심근경색까지 겹치며 20차례 넘게 암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그는 오랜 항암치료 끝에 병마를 극복해냈고, 2015년엔 시장조사 끝에 1인가구 시대 유망사업인 컵케이크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뒤 미국 지지스컵케이크 본사를 찾아가 한국사업권을 달라고 요청해 국내 1호점을 열고 사업 확장을 모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조금 과할 정도로 단맛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컵케이크의 인기가 사그라들자 이듬해 매장을 폐업하며 또다시 실패를 맛봤다.


말년에는 자신의 창업 이야기와 실패담을 대중에게 나누며 예비 창업자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실패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그는 2019년 5월 “기성세대로서 청년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고 싶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500만원을 모금, ‘괜찮아요’라는 책을 출간하는 가 하면 같은 해 8월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실패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영업자들이 줄폐업할 땐 ‘당신의 계절은 온다’라는 책을 출간해 청년들과 자영업자들을 위로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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