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논란 수습 강조
"집권여당 품격에 맞는 언행"
"읍참마속 단칼에"…김재원 징계 압박
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이 12일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엮인 당 지도부의 잇따른 실언이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속한 수습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우리당 중심에 있는 분들과 의원들은 집권여당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현장에서 뛰는 당원들은 힘들어 하는데 이런 것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의 우파진영 천하통일' 발언을 비롯해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 등 잇따른 실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는 것은 지도부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읍참마속 해야하는 일은 단칼에 하지 않으면 전진하지 못한다.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를 징계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홍문표 의원은 '전광훈 목사 리스크'를 직격했다. 그는 "전 목사가 20만~30만명을 우리당에 심어놓고 그 힘으로 우리 당이 버틴다는 걸로 선전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서 빨리 수습해야 한다"며 "우리당이 목사 손아귀에 움직이는 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사람을 미리 찾아서 준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공천 원칙을 확정하고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천제도를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비대위원장 또한 "인재영입위원회, 인재발굴위원회 등 구성해서 가동했으면 한다"며 "총선 임박해서 사람을 고르다가 '그 밥에 그 나물' 소리를 듣고 공천하는데 1년 전부터 밀도 있게 사람을 발굴해 총선 채비를 시켜서 '우리는 이런 사람들로 미래를 대비하고자 한다'는 청사진을 국민에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민생 살리기'에 대한 목소리도 컸다. 서병수 의원은 "가게들이나 음식점 문 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고, 문 열어뒀지만 장사 안 하는 가게들 굉장히 늘어나고 있다"며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을 알아서 잘 해결해주는 그런 경제정책에 초점 맞춰서 국민들 마음을 어루만지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경태 의원은 의원 정수 줄이기, 비례대표제 폐지 등을 총선 1호 공약으로 내세워야 하고,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면책특권 등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진행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는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김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발언들을) 잘 참고하겠다"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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