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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다리로 갑시다"…택시기사의 촉이 살린 생명

수정 2023.04.06 14:47입력 2023.04.06 10:40

불안감에 승객 내린 후 바로 경찰에 신고
신고 후에도 승객 찾아 옆에서 위로 건네

"가까운 다리로 가 달라"는 승객의 요청에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택시 기사가 결국 한 생명을 구해낸 사연이 공개됐다.


5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남한강 다리로 향한 택시 승객과 차마 그냥 돌아오지 못한 택시 기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제보자이자 택시 기사인 A 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1시께 충북 충주시에서 한 남성 손님 B 씨를 태웠다. 당시 술에 취해 있던 B 씨는 "가까운 강, 다리 있는 데로 가 달라"고 말했다. A 씨가 "뭐 하러 가시는 거냐"고 묻자 B 씨는 "그냥 기분이 안 좋아서 뛰면서 산책 좀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5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남한강 다리로 향한 택시 승객과 차마 그냥 돌아오지 못한 택시 기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출처=한문철TV]

가까운 다리로 향하던 A 씨는 불안한 마음에 재차 B 씨에게 말을 걸었다. B 씨는 '기분이 안 좋냐'는 A 씨의 물음에 "좀 잘못하면 빨간 줄 그어질 수도 있고요, 사람이 한 번 안 풀리기 시작하면… "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A 씨는 "힘든데 왜 다리로 가냐"며 "그래도 힘내라. 사람 사는 거 별거 없다. 다 똑같다"고 위로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A 씨는 "뭐 다른 나쁜 생각하시는 거 아니죠?"라고 B 씨를 내려줬다. 이때만 해도 B 씨는 "극단 선택 무서워서 못 해요. 어떻게 해요"라고 의연하게 대답했다.


B 씨를 내려주고 다시 갈 길을 가던 A 씨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결국 112에 전화를 건 A 씨는 "혹시 몰라서 신고 한번 드리려고 한다. '힘들다고 살아서 뭐 해요'라고 얘기를 하는데, 좀 찝찝해서 전화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고 이후 다리 난간을 붙잡고 있던 B 씨를 찾아낸 A 씨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그의 옆에서 위로를 건넸다고 전했다. 당시 B 씨는 자신을 다독이는 A 씨에게 "여기 깊어요?"라고 물으며 인근 장례식장을 바라보면서 "살기 싫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이 도착해서도 난간을 붙잡고 내려오지 않은 B 씨는 경찰과 A 씨의 설득 끝에 내려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 씨에게 "기사님이 한 사람 살리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이후 경찰은 B 씨를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인계해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영상을 본 한문철 변호사 "한 사람 살리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도 "대단하신 분" "택시 기사님의 용기에 박수를 드린다" "아무 일 없이 끝나서 다행" "택시 기사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뜻함이 느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헤어롤은 반항의 상징…伊언론 "韓여성은 출산 파업 중"
수정 2023.04.06 08:39입력 2023.04.06 08:34

한국 저출산 근본 원인으로 남녀갈등 꼽아
성차별 속 여성 이야기 다룬 콘텐츠도 분석

이탈리아의 한 매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집중 조명한 가운데 근본 원인으로 '남녀 갈등'을 꼽았다.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한국의 엄마들이 파업한다: 동아시아 호랑이의 멸종 위기'라는 제목의 국제면 기사를 통해 한국의 저출산 현상과 원인을 분석했다.


이탈리아의 한 매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집중 조명한 가운데 '헤어롤'의 반항의 상징으로 꼽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체는 "2021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0.81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었다"며, "한국에서 신생아들이 태어나지 않고 있다. 작지만 강력한 아시아의 호랑이가 인구 감소 묵시록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진단했다.


먼저 한국의 저출산 근본 원인으로 남녀 불평등과 직업 환경에서의 차별을 꼽았다. 불평등과 차별을 경험한 여성들이 의도적으로 출산을 기피하고 있으며, 사회에서의 경험이 '출산 파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가부장제로 대표되는 유교 문화로 인해 오랫동안 억압받은 한국의 여성들이 민주화, 서구 문화 유입 등을 통해 남녀 차별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에 반해 사회적 성역할 변화는 지체되면서 남자와 여자, 여자와 가부장 문화, 젊은 남자와 급진적 페미니스트 사이에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여성, 비연애·비성관계·비혼·비출산 '4B' 추구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사진=아시아경제DB]

한국 사회에서 남녀 갈등이 심해지면서 한국 여성들이 비연애·비성관계·비혼·비출산, 이른바 '4B'(非)를 추구하며 적극적으로 싱글 생활을 선택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수도 서울에선 옷을 잘 차려입고 곱게 화장한 여성들이 머리에 헤어롤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여성들의 헤어롤은 남성이 만들어놓은 세상에 대한 '반항'의 상징이라고 이 매체는 해석했다.



또 매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2017년 3월 10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헤어롤을 머리에 달고 출근하는 사진도 실었다.


또 성차별 속에 성장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과 드라마도 분석했다.

'82년생 김지영'이 한국에서 100만부 이상 팔려나간 점과 넷플릭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언급하며, 해당 드라마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12화는 회사 합병이나 인력 감축 계획이 있을 때 회사가 어떻게 여성들을 압박해 사직서를 쓰게 하는지 사실적으로 그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성평등이 낮은 출산율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며 "여성들에게 더 정당하고 더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것만이 한국 민족이 직면한 소멸의 위기를 기적적으로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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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자리야" 벌러덩…주차칸 선점, 법으로 막는다
수정 2023.04.06 14:16입력 2023.04.06 14:16

물건 쌓거나 사람이 막으면 과태료 500만원

주차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사람이 차량 진입을 방해하거나 물건을 쌓아 통행을 막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국회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1일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주차장에서 촬영된 영상. 한 여성이 주차공간에 누워 가로막자 남성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사진출처=인스타그램 캡처]

개정안은 노상주차장과 노외주차장의 주차구획에 물건을 쌓거나 사람이 통행로를 가로막는 등의 주차 방해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 최대 500만원을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현행법은 주차장의 효율적인 이용과 원활한 통행을 위해 자동차에 대한 주차방법 변경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으나, 만약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주차장 이용을 방해하는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는 전무하다.

주차하려니까 "내 남편 자리야" 길바닥 드러누운 부산 여성

지난 1일 부산 해운대구 한 주차장에서는 한 남성이 주차를 하려고 하는데 다른 여성이 뛰어와서 길을 막더니 자리를 맡아뒀다고 주장하며 드러누운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여성은 "내가 먼저 와서 옆에서 기다렸다"며 "남편이 올 때까지는 못 나온다"며 주차장 바닥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지난 2020년 11월에는 강원도 원주시에서 미성년자가 부모의 편의를 위해 주차칸을 선점하는 과정에서 운전자와의 갈등 끝에 차량과 충돌하여 민·형사 소송으로 이어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시 주차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사람이 차량의 진입을 막거나 물건으로 구획을 사전 점거하는 등의 방해 행위가 금지돼 주차장 이용객 간의 갈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기헌 의원은 "최근 주차칸 선점 문제가 블랙박스 영상 제보 채널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이 주차장 내 질서를 확립하고 이용객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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