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나겠어유"…예산 국밥거리 '백종원' 이름 뗀다
수정 2023.04.04 11:46입력 2023.04.04 10:20
재개장 앞두고 사장 간담회 진행
변화없고 반발 "저도 마음 다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백종원 거리'로 불리던 충남 예산의 국밥거리 상인들에게 상처받고 '백종원'이라는 이름을 떼겠다고 밝혔다.
3일 공개된 유튜브 공식 채널 ''백종원 시장이 되다 12화' 대체 예산 국밥 거리, 그곳에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백종원이 예산 국밥거리를 포기하게 되는 과정이 공개됐다.
3일 공개된 유튜브 공식 채널 ''백종원 시장이 되다 12화' 대체 예산 국밥 거리, 그곳에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백종원이 예산 국밥거리를 포기하게 된 과정이 공개됐다.[사진출처=유튜브 채널 백종원 PAIK JONG WON]예산시장 재개장을 앞두고 백종원은 국밥거리 사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백종원은 "사장님들 가게 중 한 곳에도 위생 문제가 생기거나 기사화되면 예산에서 공론화돼서 난처할 것"이라며 "이전엔 별것 아니었던 게 큰일이 될 수 있다"고 이전보다 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한 상인은 "시장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인데 사소한 거 다 참견하면서 사람을 어렵게 하니까 너무 어렵다"며 "저희는 빼달라"고 말했다.
백종원이 "걱정돼 그러는 것"이라며 "최근에 위생법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지만, "영업 정지 1년 당하던 1000만원을 물던지 해도 내가 그렇게 할 테니까 제 장사는 그렇게 하고 싶다"면서 백종원의 말에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백종원은 "심지어 어떤 (간담회에) 참석 안 한 가게들은 SOS를 요청해서 도와드렸는데 잘되니까 간섭하지 말라고 이러시더라"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진심 어린 조언에도 변화 보이지 않아
백종원의 진심에도 국밥거리 사장님들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사진출처=유튜브 채널 백종원 PAIK JONG WON]백종원의 진심에도 국밥거리 사장님들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백종원은 솔루션을 주기 위해 방문한 한 국밥집에 "당일에 삶은 고기만 팔라"는 조언을 했지만, 다음날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국밥집 사장은 "고깃집이 문을 열지 않았다", "어제 손님이 많아서 더 삶아 남았다" 등의 해명을 내놓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컨설팅이 결국 마음처럼 되지 않자 백종원은 영상을 통해 "난감한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군과 협의했고 백종원 이름을 떼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종원은 이어 "몇 년에 걸쳐 노력하고 큰 비용을 쏟았지만 (사장님들이) 불편했던 것 같다"며 "더 도와드린다고 했다가 잘못하면 화병 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국밥거리 사장님들을 응원했다. 백종원은 "이름은 내리지만 예산 주민분들도 많이 이용하면서 좋은 말도 조언해줬으면 한다"며 "열심히 하는 집도 많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여아 옆 저 남자, 수상한데…' 시민의 촉, 유괴 막았다
수정 2023.04.04 15:14입력 2023.04.04 15:04
수상히 여긴 시민, 남성 따라붙어
추궁하고 몸싸움 끝에 경찰 도착
"용감한 이웃 덕분에 세상이 따뜻"
공원에서 놀던 8세 여자아이를 유인해 납치하려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이를 수상히 여기고 제지한 한 시민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3일 미성년자유인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전날 오후 5시 15분께 광주 북구 한 어린이공원에서 놀고 있는 8세 여아에게 간식을 주면서 자기 집으로 데려가려 한 혐의다.
그는 피해 아동에게 "인형을 주겠다"고 유인해 약 500m가량을 데리고 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아들과 공원에 나온 한 주민이 이를 목격하고 A씨를 끝까지 따라붙으면서 막아선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이 도착하자 A시는 삼촌이 아니라며 무릎을 꿇고 비는 장면이 포착됐다.[사진출처=MBC]MBC가 공개한 범행 당시 영상을 보면, A씨가 아이와 함께 주택가 도로를 걷다가 아이 손을 잡아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시민은 A씨를 막아선 뒤 "아이와 무슨 관계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아이의 삼촌이다. 인형을 주려고 데려간다"고 했고 아이도 A씨를 삼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시민은 A씨를 이상하게 여기고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시민은 A씨와 여자아이를 떼어놓고 112에 신고하려고 했다. A씨가 이를 막자 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후 경찰이 도착하자 A씨는 "삼촌이 아니라"면서 무릎을 꿇고 비는 장면도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여자아이와 일면식도 없으며 간식을 주면서 자신을 삼촌으로 얘기하라고 시켰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해당 영상은 MBC 유튜브 채널로도 볼 수 있다. 현재 조회수 210만회를 기록하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대단한 이웃이다", "용감한 분이 계셔서 세상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등 다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원에서 놀고 있는 8세 어린이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려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당시 이를 제지하고 막아선 시민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만원권이 돌기 시작했다'…한은 환수율 3년만 최고[BOK포커스]
수정 2023.04.04 13:18입력 2023.04.04 06:10
오만원2021년 8월 이후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높아지면서 장롱과 금고 속에 쌓여있던 5만원권이 다시 환수되기 시작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의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은 56.5%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전년(17.4%)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5만원권 발행액은 총 20조642억원으로 이 가운데 11조3346억원이 환수되면서 60%에 육박하는 환수율을 기록했다. 5만원권 10장을 발행했다면 5장이 넘는 5만원권이 한은으로 되돌아왔다는 얘기다.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 화폐가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2009년 6월23일 36년 만에 새 고액권인 5만원권 발행을 시작했다. 발행 첫해인 2009년 10조7067억8700만원이던 발행액은 2019년 26조7373억원까지 꾸준히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20조642억원으로 발행액이 줄어들었다.
5만원권 환수율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인 2018년 67.4%로 사상 최고에 달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면거래가 급감하면서 2019년 60.1%로 감소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는 24.2%까지 쪼그라들더니 급기야 2021년 5만원권 환수율은 17.4%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는 5만원권을 처음 발행했던 2009년(7.3%)을 제외하면 역대 최저다.
특히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고액권을 집에 쌓아두려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5만원권 환수율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한때 5만원권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일부 시중은행은 5만원권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동입출금기(ATM)에 '5만원권 인출 불가'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개인과 기업 고객의 5만원권 입금이 줄어든 데다 낮은 금리 탓에 은행에 예금해도 이자가 거의 붙지 않게 되자, 관리가 용이한 5만원권으로 현금을 쌓아두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21년 8월부터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무엇보다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반 동안 기준금리가 3%포인트나 올랐다.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치솟으면서 집안 장롱이나 개인 금고에서 잠자고 있던 5만원권이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 코로나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난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한은 정복용 발권기획팀장은 "5만원권 환수율은 2021년 17.4%로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지만 지난해 이어진 금리인상에 방역 완화 이후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높아지고 있다"며 "금리가 인상되면 화폐 사용이 줄면서 금융기관으로 환수되는데 은행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집안 금고에 쌓아두느니 저축하자는 심리가 작용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만원권 다음으로 고액권인 1만원권의 지난해 환수율도 127.6%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1만원권 발행액은 5조2344억원이었는데 이를 훨씬 뛰어넘는 6조6813억원이 환수됐다. 이자수익을 생각하는 개인·기업이 늘고, 코로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대면 거래가 활발, 회수율이 증가했을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과거 5만원권 환수율이 급감한 이유를 코로나19 상황 이외에도 정부의 세금 정책에서 찾기도 한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고액 자산가들의 세부담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쉽게 추적할 수 있는 형태의 자산 운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저금리 상황이 장기간 이어져온 데다 세금정책까지 가세해 5만원권 품귀 현상을 빚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세 대상임에도 정부의 규제를 피해 이뤄지는 경제활동인 지하경제와의 상관관계도 언급된다. 이에 대해 한은 김근영 발권국장은 "현금 고액권은 익명성으로 인해 지하경제에서 사용될 것으로 추정되나 환수율과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내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만원권의 환수율이 최근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타 권종의 수준으로 오른 것이고, 5만원권은 저액면 권종과 다른 수요가 꾸준히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면서 "몇 년간 많이 공급됐던 화폐가 환수되는 영향이 있는 것이지 이런 경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리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