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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억 전세가 7.5억'…개포 입주폭탄에 강남 집주인 눈물 세일

수정 2023.04.03 07:52입력 2023.04.01 06:00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 1위 강남→서초
대단지 입주, 전세 기피 겹쳐 세입자 모시기

고금리에 따른 전세 기피·월세 선호 시대에 집주인은 신축 입주장이 무섭다. 최근 33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집들이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는 두 달 연속 '3.3㎡당 평균 아파트 전셋값' 1위 자리를 서초구에 내줬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 급등에 웃었던 집주인들은 이제 세입자를 '모시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보증금을 깎고 있다.


1일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3월 서울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2285만5000원으로, 지난 1월 평균 2398만3000원 대비 4.7%(112만7000원) 하락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3.3㎡당 평균전세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은 강남구였다. 1월 3700만7000원에서 3월 3411만3000원까지 내려가며 7.8%(289만4000원) 떨어졌다. 이로써 강남구는 1월까지 지켜온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 1위 자리를 서초구에 두 달 연속 물려주게 됐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강남구 전셋값이 크게 꺾인 이유는 상당한 물량의 신축 공급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로 전세 기피 현상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개포동에 3375가구 규모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가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세입자들이 이자 부담이 적은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수요가 줄었고, 이에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내려서라도 세입자를 시작했다. 그 결과 전셋값 하락이 인근 준신축·구축 아파트까지 도미노처럼 확산된 것이다.


실제로 개포동에서는 1년 전 대비 전셋값이 3억원이나 깎인 거래도 나왔다.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59.92㎡는 지난달 21일 보증금 7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3월 같은 면적 보증금이 10억8000만원이었는데 1년 새 3억원 넘게 하락한 셈이다.

오는 6월에는 489가구의 대치 푸르지오 써밋, 11월에는 6702가구 규모 디에이티 퍼스티어 아이파크까지 연달아 입주장이 열릴 예정이어서 강남구 전셋값은 당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구 입주 물량은 6371가구이고, 내년에도 6702가구가 입주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입주 예정 물량이 가장 많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부동산 가격을 고려했을 때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은 강남구는 지금과 같은 전셋값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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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대부분은 여성"…구호품 받으려다 '압사' 사고 속출중인 파키스탄
수정 2023.04.01 16:29입력 2023.04.01 16:23

한꺼번에 많은 사람 몰리며 질서 유지 안 돼
1일 남부 카리치에서만 12명 깔려 사망

경제 붕괴 위기에 직면한 파키스탄에서 구호품을 받으려고 인파가 몰리면서 사람들이 압사하는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돈(DAW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남부 카라치의 산업·무역지구에 한 기업이 설치한 구호품 배급소에 많은 사람이 몰리며 12명이 깔려 숨졌다.

사고 당시 카라치에서는 비좁은 배급소에 600∼700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은 여성으로, 열기에 혼절하며 압사당했다”고 밝혔다. 사고로 자매를 잃은 파티마 누르(22)는 외신을 통해 “정문이 열리자 모든 사람이 갑자기 안으로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이번 구호 활동은 파키스탄 정부와 기업 등이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진행했으나, 현장에는 줄을 서는 등의 질서 유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사람은 덮개 없는 배수구에 빠지기도 했다.

압사 사고가 발생한 파키스탄 카라치의 구호품 배급소 앞에 놓인 주인 없는 신발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장에서 할머니와 사촌을 잃은 아스마 아흐메드(30)는 “사방이 혼돈으로 가득했다. 관리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왜 사람들을 오라고 했나”라고 울분을 토하며 행사 주관 측을 비난했다. 이에 경찰은 관리 소홀을 이유로 공장 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도 곳곳의 무료 밀가루 배급소에서도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북서부 지역에서 8명, 동부 펀자브 지역에서 3명이 압사하며 총 11명이 사망한 바 있다.

현재 파키스탄은 중국의 일대일로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대외 부채에 시달려왔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정치 불안, 대홍수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경제가 파탄 상태에 이르렀다. 물가상승률은 작년 6월 이후 9개월 연속 20% 이상 폭등했고, 곳곳에서는 단전도 지속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중단된 구제금융 프로그램 재개 협상을 벌여 2019년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지만, 구조조정 등 정책 이견으로 인해 약 65억달러(약 8조4800억원)의 전체 지원금 가운데 절반가량만 받은 상황이다.

당국은 금리·세금·유가를 대폭 인상하는 등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도입하는 한편,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우방국으로부터 긴급 지원 자금도 빌리고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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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변곡점 IRA]韓 생산 배터리 소재 써도 美 보조금 받는다
수정 2023.04.01 11:43입력 2023.04.01 05:00

한국에서 생산한 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가 들어간 전기차도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생산을 위해 현지 공장을 굳이 짓지 않고 한국에서 생산해도 보조금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배터리 제조 생태계는 일정 부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탄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재무부는 3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 규정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한 부품을 전기차 배터리에 50%(2029년 100%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 사용한 경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2027년 80% 이상으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경우에 해당하면 각각 3750달러(약 489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978만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해당 규정은 4월18일부터 시행한다.

미국 재무부

이번 발표의 핵심은 양극재·음극재 등의 '배터리 광물' 포함 여부와 첨단 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조정 여부였다.


재무부는 이번에 발표한 규정에서 배터리 부품을 음극판, 양극판, 분리막, 전해질, 배터리 셀, 모듈 등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음극판이나 양극판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구성 재료'는 배터리 부품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LG화학 양극재 제품. 사진제공= LG화학

배터리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와 음극재 등 핵심소재는 '광물'로 정의했다. 배터리 광물의 경우,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한 재료를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가공해 부가가치 50% 이상을 올릴 수 있다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전구체(양극재 원료)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양극재를 생산한다. 이번 IRA 세부 규정 발표로 이같은 생산 체제를 당분간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인도네시아나 아르헨티나 등 미국 FTA체결국이 아닌 국가에서 리튬·니켈 등 원자재를 확보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이번 세부 규정 변화로 원자재 수급을 보다 안정화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양극재 공장

첨단 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는 추가 조건이 붙거나 상한선이 바뀌지 않았다. IRA는 배터리셀 기준 1㎾h당 35달러, 모듈까지 생산하면 45달러 수준의 보조금(세액공제 형태)을 지급한다. 북미서 대규모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조(兆)단위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액공제가 영업이익으로 회계처리될 경우 올해 4700억원, 2024년 1조1000억원, 2025년 2조2000억원의 이익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한국투자증권 자료)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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