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막막한데 세입자 어디서 구하나" 센트럴자이 주민 '분통'[르포]
수정 2023.03.30 08:54입력 2023.03.30 06:00
28일 '서울역센트럴자이 현장 대책 회의' 열려
입주민 '트라우마' 호소…임시 주거 시설 요청도
GS건설 "긴급 안전조치 실시…소통 채널 강화할 것"
"2년간 전세를 주고 있었던 집을 22일에 계약 연장하기로 약속했는데 이틀 전인 20일 사고가 발생하면서 세입자한테 연장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7월 말이 만기인데 사고가 난 아파트에 누가 들어오려 할까요. 보증금도 돌려줘야 하는데 당장 어디서 세입자를 구해야 할지 막막합니다."(서울역센트럴자이아파트 111동 00호 소유자 A씨)
지난 28일 오후 7시30분 방문한 '서울역센트럴자이 사고 현장 대책 회의'. 저녁 시간임에도 회의실에는 200여명 넘는 입주민이 참석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사진=곽민재 기자]2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중림동주민센터 지하 1층에서 열린 ‘서울역센트럴자이 주민안전 현장 대책 회의’. 저녁 시간임에도 회의실에는 입주민 200여명이 참석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입주민들이 계속해서 밀려드는 바람에 자리를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 잠시 회의가 중단될 정도였다. 이날 회의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역센트럴자이아파트 111동 3~4라인 1층 필로티 기둥 철근콘크리트 박리 및 대리석 이탈사고가 발생한 데 따라 중구청 주관으로 마련된 주민설명회다.
현재 서울시 지역안전센터장과 구조 전문가 및 시공사인 GS건설 측이 합동으로 점검한 결과, 파손 부위는 비내력으로 설계돼 추가 붕괴 등 구조 안전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주민 불안을 해소하고 추가 사고 예방을 위해 가설기둥(잭서포트) 14개가 설치된 상태다.
GS건설은 긴급 안전조치를 실시했으며 입주민의 안전 확보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소통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1층 필로티 부위 유사 구조부 내시경점검을 한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고 총 44개소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29일부터 단지 내 106동 지하1층에 고객상담창구를 운영해 입주민들의 불편사항과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111동 10층에 거주하고 있다는 B씨는 "사고 당시 집에 있었는데 소리를 똑똑히 기억하고, 집이 흔들리는 것도 직접 느꼈다"면서 "이후 잠을 자다가 작은 소리에도 깨고 집에만 가면 짜증이 나는데 구조 안전 위험이 없다는 소리만 반복하는 것은 무책임하지 않냐"고 울분을 토했다.
임시 주거 시설 마련 및 고객상담창구 시간 연장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107동에 거주하는 C씨는 "사고 후 입주민들의 트라우마가 크다"면서 "아이를 가진 입주민 등이 원하는 경우 시공사 측에서 임시 주거 시설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GS건설에서 고객상담창구를 운영한다고 하는데 이용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에 불과하다"면서 "직장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상담시간을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28일 오후 방문한 서울 중구 만리동2가 서울역 센트럴자이아파트 111동 3~4호 라인. 필로티 일부가 파손된 곳을 둘러싸고 가림막이 설치됐다.[사진=곽민재 기자]단지 주민들의 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단지의 주민들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단지 내 전용부분과 공용부분의 하자보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균열 건을 추가해 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입주자대표회의가 추천한 한국구조물진단유지관리공학회는 사고가 발생한 111동을 비롯해 전체 동의 정밀안전진단 실시에 들어갈 예정이다. GS건설이 비용(약 7억~8억원 예상)을 부담한다. 정밀안전진단은 약 15주 소요될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 단지의 소송과는 별도로 피해 보상 등 구체적인 사안들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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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돈 없어 수임료로 명란김 주더라" 울먹인 변호사
수정 2023.03.30 09:30입력 2023.03.30 09:30
노종언 변호사, 박수홍 무료변론 계기 화제
방송인 박수홍의 법률 대리인 노종언 변호사가 유튜버 김용호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수임료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 변호사는 28일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박수홍을 무료로 변론하고 있다"며 사연을 전했다.
그는 "박수홍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박씨의 아내(김다예)를 위해 사건을 맡기로 결정했다"면서 "(아내에게) '저 사람(김용호) 진짜 위험한 사람인데, 나는 이 사람을 고소할 거다. 그런데 만약 박수홍 측에서 거짓말을 하면 나는 바보가 되고, 앞으로 돈을 많이 못 벌 거다. 우리 아들 (미래를 위해) 잘 부탁한다'고 하고 고소장을 넣었다"고 했다. 가족의 앞날을 걸 만큼 이 사건에 사활을 걸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형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방송인 박수홍. [이미지출처=연합뉴스]그러면서 "박수홍이 (김용호를 고소할 당시) 방송이 다 끊겨 돈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수임료로 집에 있는 명란 김 6개를 주더라. 그걸 받고 하염없이 울었다"고 고백했다.
노 변호사는 "정말 무서웠지만, 고소장을 내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변호사로서의 가치와 내가 변호사로서 누구를 지켜야 할지 확실히 알게 됐다"며 "박수홍 부부에게 '진실은 가장 느리고 바보 같지만 위대하다. 같이 1년만 버티자'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다"고 회고했다.
기자 출신인 유튜버 김용호는 2021년 4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박수홍이 과거 데이트폭력, 성폭행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수홍은 같은 해 8월 김용호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강요미수, 모욕 등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김용호는 지난해 10월 불구속기소 됐다.
노 변호사는 공판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법정에서 재판부가 ‘김다예 씨를 아십니까?’라고 하니까 김용호가 ‘모르는데요’라고만 하더라. 유튜브에서는 그렇게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하더니 법정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한다”며 분노했다.
그는 “김용호는 사과를 전혀 안 한다. 잘못 인정도 하지 않는다”며 “무엇을 통해서 그런 정보를 입수했는지 증거 제출도 하지 못한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한편 김다예 씨는 지난 20일 공판에 참석하며 "검찰 공소장에 나와 있듯 김용호는 31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가짜뉴스로 인격살인을 하며 돈벌이하는 문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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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당장 내일 터져도 이상하지 않아" 日, 피난계획 변경
수정 2023.03.30 10:09입력 2023.03.30 09:40
분화한지 300년 넘어…폭발 가능성
분화시 경제피해 24조원, 도쿄 마비 예상
일본 후지산이 폭발했을 때를 상정해 인근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을 대피시키는 계획이 전면 개정됐다. 30년 안에 동일본 대지진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올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에서 후지산의 폭발 우려까지 현실로 다가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일본 후지산 화산방재대책협의회는 전날 후지산 분화 시 대피 지침이 되는 '후지산 화산대피 기본계획' 개정안을 발표했다. 후지산이 접한 야마나시·가나가와·시즈오카 3개 현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협의회는 2014년 발표된 대피계획을 이날 전면 개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먼저 개정안은 도보 대피를 원칙으로 세웠다. 협의회 관계자는 "차량은 정체가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도보 피난이 더 빠르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협의회는 분화구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사람이 걷는 속도로 내려온다고 가정하고, 후지산과의 거리에 따라 지역별 대응을 다르게 뒀다. 이 밖에도 관광객을 내보내고, 병원과 노인 시설 등에 입원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인근 지역 학교에서는 보호자에게 아동을 인계하는 등 다양한 실시 계획이 담겼다.
다만 해당 계획은 어디까지나 분화를 예고하는 조짐이 점차 관측되다가 최종적으로 분화했을 때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갑자기 분화하거나 잠잠해졌다가 다시 분화하는 등 무수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특성에 맞춰 대피 계획을 세부적으로 짜기로 했다.
후지산 분화를 이 시점에 논의한 이유에 대해 니케이는 "언제 분화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후지산의 마지막 분화는 1707년 에도 시대에 일어났으나, 범위를 5600년 전부터로 설정하고 계산하면 현재까지 180여 차례 분화했다.
특히 2011년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 나흘 뒤 후지산 주변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것이 현재 후지산 마그마 활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니케이는 “향후 30년 안에 70~80% 확률로 ‘난카이 트로프’(남해 해저협곡)에서 진도 8~9에 해당하는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데, 이때 후지산도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협의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사회·경제적 피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민 79만2000명은 피난 대상에 들어간다. 협회는 용암이 3시간 이내에 주거지에 도달하거나 화쇄류, 낙석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인구는 11만명으로 추산했다. 수도 도쿄도 영향권 안에 들게 되는데, 도쿄 신주쿠의 경우에는 화산재가 분화 15일을 기점으로 10cm가 쌓이게 된다. 화산재가 쌓이면 차량이나 열차가 달릴 수 없거나 정전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물류 대란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우려가 크다.
경제 피해는 최대 2조5000억엔(24조6000억원)이 예상되며, 처리가 필요한 화산재는 4억90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재해 폐기물 1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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