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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옆에 "애 낳을 희생종 구함" 현수막 건 60대…"뭐가 문제냐"

수정 2023.03.22 13:58입력 2023.03.22 13:58

"대 잇고 싶다는 생각에 걸었다" 해명
조현병으로 현재까지 치료 받고 있어

대구의 한 여자고등학교와 중학교 인근에서 자신의 아이를 낳고 함께 살 여성을 구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22일 대구지법 형사5단독(부장 김희영)은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등 혐의로 기소된 A 씨(60)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A씨가 자신의 차량에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A 씨는 지난해 3월 8일과 15일 대구 달서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앞 도로와 여자 중학교 후문 도로에서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동시에 음란하고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수 있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화물차에 내건 혐의를 받고 있다.


현수막에는 '세상과 뜻이 달라 도저히 공부가 하기 싫은 학생은 이 차량으로 와라' '혼자 사는 험한 60대 할아버지의 아이를 낳고 살림할 희생종 하실 13~20세 사이 여성분 구한다'는 문구와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경찰 조사를 받던 A 씨는 조현병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행정입원을 해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결심공판에서 A 씨는 "대를 잇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했을 뿐이며, 특정인에게 요구하거나 강요한 적이 없다"며 "문구 역시 음란하고 퇴폐적인 내용으로 보기 어렵고 성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 씨의 변호사는 "형사처벌보다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선처를 탄원했다.


검사는 A 씨에게 징역 1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40시간의 성폭력 범죄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복지기관 취업제한 5년을 구형했다. A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3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옥외광고물법 제4조 1항에 따르면 공중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 등 일부 지역에는 광고물 등을 표시하거나 설치해서는 안 된다. 또 제5조는 청소년의 보호·선도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물 등을 표시하거나 설치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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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2도]부녀의 사랑은 언젠가 균형을 이룬다
수정 2023.03.22 20:15입력 2023.03.22 20:15

영화 '애프터썬' 흐릿한 아빠와의 여행 추억
아빠보다 자신과 또래에게 더 관심 기울인 딸
아빠와 똑같은 나이가 돼서야 숨은 노력 깨달아

영화 '애프터썬'에서 소피(프랭키 코리오)는 열한 살 때 아빠 캘럼(폴 메스칼)과 함께한 튀르키예 여행을 떠올린다. 기억은 선명하지 않다. 캠코더에 찍힌 영상을 길잡이 삼아 실체에 다가가려 한다. 아빠는 이혼하고 혼자 지냈다. 늘 밝게 웃어줬으나 어딘가 모르게 병약하고 창백했다. 당시 소피는 궁금하지 않았다. 너무 어려서 자신이나 낯선 언니·오빠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아빠가 아픈 모습을 애써 감추기도 했다. 시종일관 눈높이를 맞추며 딸의 미래를 걱정했다.


"아빠한테는 뭐든지 말해도 되는 거 알지? 이다음에 나이가 들어서 어떤 파티에 가든지, 어떤 남자를 만나든, 약을 하더라도…." "아빠!" "진심이야, 소피. 아빠도 다 해본 거니까 뭐든 얘기해도 괜찮아." "응, 그런 짓 안 할 거지만." "그래, 알겠어."



다정다감한 얼굴은 한순간 완성되지 않는다. 인간관계는 이음새 없는 평탄한 콘크리트 고속도로가 아니다. 작은 돌 하나하나, 짧은 시간 한 조각 한 조각이 모여 만들어진 자갈길과 같다. 아이들은 그 자리에 있는 아빠를 필요로 한다. 감상적인 소망이 아니다. 킴벌리 레이첼 앤 리어리 박사는 사춘기 딸에게 미치는 아빠의 영향에 관한 분석으로 박사 학위를 땄다. 논문에 따르면 사춘기에 접어든 딸들은 관계가 소원하거나 관심을 받지 못하더라도 아빠를 실제보다 더 크게 생각한다. 자신들의 삶에 상당한 심리적 존재감을 지닌 사람으로 여긴다.


캘럼은 이혼과 아픔으로 지속적인 울타리가 돼줄 수 없다. 그래서 더 큰 심적 안도와 위안을 제공해 크나큰 변화를 유도한다. 핵심은 관계 맺음이다. 그는 소피의 문제를 고치거나 풀어주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이해는 자신의 주장을 내려놓고 아이의 세계로 깊숙이 들어가야 가능해진다. 해답을 내놓고 결론을 향해 내달리는 경주가 아니라 아이의 불안감이 무엇인지 살피며 함께 가는 여행이다.

심리학자 케빈 리먼은 저서 '딸이 아빠를 필요로 할 때'에 "내 몸속의 남성 호르몬이 빨리 결론을 내리라고 아무리 아우성을 치고 다그쳐도 아이는 내가 그 과정에 집중해주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아가야, 해답은 간단하단다'라는 말이 아니다. 내게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공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가야, 그 문제로 정말 속이 상한 것 같구나. 아빠에게 한번 말해보지 않을래?'"



소피는 그때의 아빠와 똑같은 나이가 돼서야 진심을 이해하려 한다. 아빠가 남몰래 울부짖었을 모습을 상상하며 놀라운 헌신과 일관성을 깨닫는다. 주워 담을 파편이 부족해 실체에 다가갈 수는 없다. 꿈속에서 만나는 얼굴조차 웃는지 우는지 헷갈린다. 하지만 아빠의 따스했던 품을 기억하며 잊었던 동력을 발견한다. 퀸의 프레디 머큐리와 데이비드 보위가 '언더 프레셔(Under Pressure)'를 부르며 그토록 강조했던 '사랑'이다.


"사랑, 사랑, 사랑 / 억압 속에서 망가진 우리를 보며 광기는 웃고 있어 / 우리 자신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는 없을까? / 우리 사랑에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는 없을까? / 왜 우린 사랑을, 사랑을, 사랑을 줄 수 없을까 / 왜냐면 사랑은 이제 너무 낡은 표현이니까 / 하지만 사랑은 우리가 밤의 끝자락에 있는 사람들을 보살피게 하고 / 또 사랑은 우리가 자신을 돌보는 방식까지 바꾸게 하지 / 이건 우리의 마지막 춤이야 / 우리 자신의 모습이지. /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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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소리에 지하철서 흉기 난동… 檢, 30대 여성 구속기소
수정 2023.03.22 17:05입력 2023.03.22 17:05

‘죽전역 흉기 난동’ 사건 전날 회칼·식칼 등 미리 구매
檢, ‘묻지마 범죄’ 판단… "아줌마"란 말에 기분 나빠 범행

경기도 용인시 죽전역으로 향하던 수인분당선 열차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승객 3명을 다치게 한 3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혁수)는 22일 수인분당선 죽전역 전동차에서 회칼을 휘둘러 피해자 3명에게 중상을 입힌 30대 여성 A씨를 특수상해죄로 구속기소했다.


A씨는 사건 당일인 이달 3일과 그 전날 식칼 2개, 회칼 1개, 커터칼 1개를 구입한 뒤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에 피해자들 중 1명이 A씨에게 "아줌마, 휴대전화 소리 좀 줄여주세요"라고 말하자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회칼을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특별한 동기 없이 일명 ‘묻지마 범죄’를 저질러 범행의 수법과 피해, 죄질이 중하고 재범 가능성이 큰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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