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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SM 인수 중단에… 이수만 "이길 수 있는데 왜 멈추나"

수정 2023.03.15 15:48입력 2023.03.15 14:23

방시혁 하이브 의장, 관훈포럼 기조연설
'방시혁 다음' 준비에 주력…멀티레이블은 그 성과
멀티레이블 비롯 글로벌 기업 향한 노력 지속할 것

“가장 하이브다운 선택이었다. 일각에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결과에 아주 만족한다. SM 인수전을 전쟁이라고 바라본 적 없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결과에 대해 이같이 자평했다.


앞서 하이브가 지난 12일 SM 인수 절차 중단을 발표한 이후 밝힌 첫 입장이다. 방 의장은 “인수를 승패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아티스트와 팬들의 행복을 위해 시작한 인수였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지 상장사로서 고민한 결과다”고 말했다.


기조연설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방 의장은 "하이브가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라며 "조용히 2차례 오퍼를 넣었는데 거절당했고, 그 이후 내부에서 찬반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던 중 굉장히 갑작스럽게 이수만 씨에게 지분 인수 의향을 묻는 연락을 받았고, 과거 인수 반대 요인으로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판단해 인수 절차에 나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최근 K팝 성장세 둔화를 언급하며 "하이브 등 국내 엔터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걸 대단하다고 평가해주지만, 현업에 있는 이들은 지금의 인기가 ‘반짝’ 지나가면 안 된다는 위기감과 사명감 속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청 음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K팝 음반 수출 성장률은 2020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류의 인기가 꾸준한 동남아시아에서도 음반 수출 성장률이 2022년 전년도 동기 대비 30%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 신호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SM 인수 절차 중단에 대해 방 의장은 "시장의 과열이나 생각 이상의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다"며 "처음 인수전 시작할 때 생각했던 가치를 넘어선 상황에서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면서까지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미래에 중요성이 더 커질 플랫폼에 관해서 카카오와 협의를 통해 합의를 끌어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한다"고 부연했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와의 계약에 대해서 방 의장은 "전부 다 무조건적 이행이 전제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며 "ESG 관련 약정에서 개인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에 대한 이 전 총괄의 반응에 대해서는 "소상히 설명드렸고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시진 않았다.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 정도의 말씀만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외부에선 숫자만 보였겠지만, 수많은 시간과 노력, 구성원들의 감정 노동이 들어가는 일이었다"며 "끝끝내 SM 인수가 하이브스럽지않다고 판단해 기존 우리의 로드맵대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향하면서 혁신 기업에 투자해나가자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전을 두고 일각에서 카카오의 일방적 승리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인수를 승패의 관점으로 보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운을 뗀 방 의장은 "개인적으로는 SM의 지배구조를 해결하는 데 기여함과 동시에 카카오와 미래의 가장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하는 플랫폼 관련 협의를 했다는 점에서 결과에 아주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방 의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K팝 지속 성장의 원동력으로 멀티 레이블과 플랫폼, 사람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K팝은 세계 시장에서 골리앗과 같은 메이저 기업들 틈에 있는 다윗과 같다"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삼성이 있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현대가 있듯 K팝 업계에서도 현 상황을 돌파해나갈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등장과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방 의장은 K팝의 지속 성장을 위한 원동력으로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 및 영향력 강화 △슈퍼스타를 지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운영방식 △슈퍼 IP 탄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 진화를 꼽았다.


그는 향후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청사진과 함께 "하이브는 K팝 그 이상을 바라보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두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도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방의무 이행을 위해 완전체 활동 휴식기에 접어든 방탄소년단에 대해 방 의장은 "모든 멤버가 군 복무를 마치는 2025년 정도에 완전체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길 희망하고 있고 이는 멤버들과도 합의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멤버들과의 계약 기간은 아직은 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남은 기간 멤버들과 앞으로도 하이브와 계속해서 함께할 것인지에 관해 더 얘기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5년 후가 됐건 10년 후가 됐건 '방시혁 다음'을 준비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밝힌 방 의장은 "BTS와 같은 글로벌 슈퍼스타의 반복적 탄생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산업 전반에서 보다 탄탄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민주당 최고위 등장한 '김어준표 여론조사'
수정 2023.03.15 06:00입력 2023.03.15 06:00

"여론조사꽃, 野 지지층 대표 사퇴반대 높아"
지난달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배포돼

방송인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 꽃'의 조사 결과가 더불어민주당 테이블에 오르고 있다.


'여론조사 꽃'은 방송인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 기관이다. 김씨는 지난 4월 방송 '다스뵈이다'를 통해 "여론조사로 (유권자들을) 가스라이팅을 했고 그것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언론사와 정당, 기업 등 외부 의뢰를 일절 받지 않고 철저하게 독립된 여론조사 기관을 설립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대한민국 마음의 지도를 있는 그대로 보이겠다"라고도 말했다.


당시 김씨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으며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론조사 꽃'은 지난해 10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정식 등록을 무사히 마쳤다. 여심위에 등록하기 위해선 전화 조사시스템과 분석 전문 인력, 10회 이상의 여론조사 실적 또는 최근 1년 내 5000만원 이상 매출 등 일정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최근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당내 이 대표 사퇴론에 반박하기 위해 '여론조사 꽃'의 조사 결과를 거듭 인용하고 있다.

정 의원은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여론조사 꽃'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이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86.5%로 조사됐다"며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검찰이 해도 해도 너무하네', '열 받네' 그래서 이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더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 체포동의안 이탈표 등으로 이 대표 당내 리더십 손상에 대한 공방이 오가고 있지만 오히려 이 대표의 지지율은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1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여론조사 결과가 언급됐다. 정 의원은 "여론조사 꽃에 의하면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86.5%로 조사됐다"며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얻은 지지율 77.7%보다 10%포인트 높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을 통해 '여론조사꽃'의 제27차 제27차 정례 ARS여론조사가 공표됐다. [이미지출처=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캡처]

정 의원이 언급한 조사는 지난 6일 '여론조사 꽃'이 발표한 제27차 정례 ARS 여론조사로, 이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8.3%로 나타났다. '사퇴해선 안 된다'는 86.5%, '잘 모름'은 5.1%로 집계됐다.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중 민주당 지지층 4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여론조사 꽃'의 이번 조사는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타 여론조사 결과보다 이 대표의 대표직 유지에 대해 훨씬 옹호적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표 거취에 관해 물은 결과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이 53.8%, '물러날 필요 없다'는 40.7%였다. '모름' 또는 무응답은 5.5%였다.


글로벌리서치가 JTBC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42명에게 이 대표 사퇴에 관해 물은 결과 '사퇴에 동의한다'는 답변은 56.8%, '동의하지 않는다'는 41.4%로 집계됐다. 특히 '매우 동의한다'는 의견은 40.3%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가 차이 나는 이유는 질문 내용과 조사 방식, 응답자 표본 등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여론조사 꽃'의 이재명 대표 사퇴에 대한 문항은 전체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라 타 여론조사와 응답 결과가 크게 차이 나는 것으로 추측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도 '여론조사 꽃'의 여론조사 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설명자료에서는 당시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정당 지지율이 역전당한 이유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아닌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인한 컨벤션 효과, 보수층 과표집 등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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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동화가 숨쉬는 운하길, 코펜하겐 수변산책로
수정 2023.03.15 09:16입력 2023.03.15 06:00

'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 코펜하겐을 가다②
'이게 바다라고?'
바다가 강처럼 도시를 가로지르는 코펜하겐

수변 따라 걷다보면 도서관, 운하, 궁전 등
코펜하겐 명소 한번에 즐길 수 있어


덴마크 코펜하겐은 '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라는 명칭답게 다양한 풍경을 보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코스는 항구 도시에 다양한 운하가 함께 공존하는 코펜하겐의 수변 산책로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의 풍경부터 덴마크 왕실의 궁전까지 코펜하겐의 명소를 한 번에 만끽할 수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 [사진=이춘희 기자]
바다 위에 만들어진 수변 산책로 칼베보드 볼게(Kalvebod Bølge)에서 코펜하겐 시민들이 햇빛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오늘의 시작점인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1㎞가량 남동쪽으로 내려오면 탁 트인 물가가 나타난다. 강처럼 보이는 이곳은 사실 바다다. 덴마크에서 가장 큰 섬인 셸란섬 동안에 자리 잡은 코펜하겐은 인근의 아마게르섬에 걸쳐서 도시가 형성돼 바다가 마치 서울의 한강처럼 도시 한복판을 넓게 가로지르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수변 산책로 칼베보드 볼게(Kalvebod Bølge)에 마련된 풀장에서 시민들이 수영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여기서부터 수변 산책로 칼베보드 볼게(Kalvebod Bølge)가 시작된다. 마치 파도가 치듯 만들어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바다와 도시를 다양한 높이에서 보게 된다. 바다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작은 풀장과 카약을 타볼 수 있는 공간 등도 함께 마련된 종합 놀이 공간이다. 단순히 걷기 좋은 공간을 넘어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코펜하겐의 도시 철학이 담긴 듯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왕립도서관 신관. 일명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불린다 [사진=이춘희 기자]

칼베보드 볼게를 지나 수변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덴마크 건축센터와 함께 일명 '검은 다이아몬드(Den Sorte Diamant)'라고 불리는 덴마크 왕립도서관 신관이 나온다. 구관의 장서 소장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1999년 지어진 건물이다. 검은 다이아몬드는 인간이 지식을 쌓기 전에는 단지 검은 상자이지만 도서관에서 지식을 쌓으면 지성으로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수 있다는 의미와 함께 검은색 대리석과 유리로 외관을 마감해 햇빛을 받으면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모습을 함께 담은 별칭이다.


건축가 슈미츠 하메르 라센이 설계한 건물로, 지하에 위치한 미술관은 사람의 두뇌를 뜻하고 여기서 올라온 지식이 지상층에서 물결처럼 흐르는 가운데 이 지식을 다리와 무빙워크가 연결한다는 아이디어를 건축으로 구현해냈다.

덴마크 코펜하겐 뉘하운 운하 [사진=이춘희 기자]

이어 길을 따라 다시 15분가량 걸어가면 코펜하겐 여행의 핵심으로 꼽히는 뉘하운(Nyhavn)이 나온다. '새로운 항구'를 뜻하는 이름으로 1670년 만들어진 운하다. 과거에는 코펜하겐의 관문 역할을 하며 늘 떠들썩한 소음의 번화가였다. 동화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비싼 방값에 시달리느라 여기서만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일화도 있다. 안데르센이 살았던 집 중 하나는 이를 증명하는 간판을 달아놓기도 했다.


지금은 카페나 주점으로 변한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운하와 어우러지면서 수변 도시 코펜하겐만의 정경을 자아낸다. 덴마크의 특산 음식인 오픈 샌드위치 '스모어브레드(smørrebrød)' 맛집도 많아 잠시 휴식을 즐기며 식사를 해도 좋다.


덴마크 코펜하겐 아말리엔보르 궁전에서 근위병 교대식이 진행되고 있다. 여왕이 궁전에 머무르고 있다는 표시로 덴마크 국기가 게양돼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뉘하운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는 아말리엔보르궁전을 가 볼 차례다. 덴마크 국왕인 여왕 마르그레테 2세와 왕실 일가가 거주하는 궁전으로 여왕이 궁에 머무르고 있을 때는 덴마크 국기가 게양된다. 매일 12시에는 근위병 교대식도 빼먹지 말고 볼 만한 코펜하겐만의 구경거리다. 이 역시 평소에는 근위병들만 교대식을 진행하지만 여왕이 궁전에 머물 때는 군악대가 함께 행진곡을 연주하며 교대식을 진행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의 받침석에 러시아 국기 색상으로 페인트칠을 칠하는 테러가 이뤄졌다.(왼쪽) 이어 4일날 찾은 동상에는 이 같은 테러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진=AP연합뉴스(왼쪽), 이춘희 기자]

다시 15분가량 걸어가면 오늘의 종점인 인어공주 동상에 다다른다. 안데르센의 대표작 '인어공주'의 주인공을 1913년 에드바르 에릭센이 동상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가보면 바다 위에 동상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벨기에의 오줌싸개 동상,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과 함께 '유럽 3대 실망 관광지'로 꼽히기도 하지만 코펜하겐을 찾는 많은 이들이 여전히 인증샷을 위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동상은 코펜하겐의 상징인 만큼 다양한 수난을 당해오기도 했다. 목이 잘리는가 하면 동물보호 운동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페인트 테러를 받기도 했고, 지난 2일(현지시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와중에 받침대가 러시아 국기 색으로 칠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4일 찾은 동상에는 이 같은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근처 안내판에 붙은 'Enjoy, Don't Destroy(파괴하지 말고 즐기세요)'라는 스티커는 걸어오는 길에 마주쳤던 주덴마크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을 지키는 경찰 병력과 함께 씁쓸함을 자아냈다.





코펜하겐=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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