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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쥔 中배터리]5년간 전세계 리튬·니켈 광산 매입에만 113조원…"아직도 배고프다"

수정 2023.03.15 08:51입력 2023.03.15 06:30

배터리 4대 광물 60%이상 중국서 제련
광물 원산지 비중서 중국은 낮아
배터리 원가경쟁력, 원료부터 손댄 산업전략 산물

편집자주중국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자국 내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중국은 배터리 분야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기술 혁신을 거듭했다. 그 결과, 전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절반을 훌쩍 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중국과 치열한 배터리 경쟁을 하고 있는 한국 조차 광물·소재 분야의 중국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기초 원자재가 되는 리튬·니켈 등의 광물 원자재부터 전구체(양극재 원료) 등 소재 분야의 중국 의존도는 80%를 넘어선다. 급성장하는 중국 배터리 시장의 경쟁력과 시장 상황, 한국 기업의 대응 방안 등을 들여다봤다.

#중국 닝더스차이(CATL)는 지난 1월 볼리비아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3230억원)를 썼다. 볼리비아는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이다. 매년 순도 99.5%의 탄산리튬 2만5000t을 생산할 것이라고 볼리비아 국영리튬 공사가 밝혔다. 탄산리튬은 세계 전기차 공급망을 주름잡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원료다.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 '텐치리튬'은 2018년부터 칠레와 호주 리튬 업체 지분을 꾸준히 사들였다. 광산부터 배터리까지 수직계열화한 칠레 수산화리튬 생산업체 SQM 지분 24%를 확보했다. 2014년엔 세계 최대 리튬 광산을 보유한 호주 탤리슨 광산 경영권을 확보했다. 텐치리튬은 남미 광산 채굴 업체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칠레 SQM 리튬 광산에서 한 근로자가 샘플 풀에서 순도 9%의 리튬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중국에는 수산화리튬을 생산 및 정제하는 업체 22곳이 있다. 수산화리튬은 고성능 삼원계 배터리 핵심 원료다. 이들은 10여년 전부터 호주, 칠레, 아프리카,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을 인수하며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중국 원자재 시장 조사업체 바이인포(百川盈孚·BAIINFO)는 이들 업체가 세계 곳곳에서 채굴하는 수산화리튬이 33만4000t(2021년)이라고 밝혔다. 2016년 2만5000t에서 5년새 13배 급증한 수준이다.


배터리 4대 광물 원산지 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작다. 리튬·코발트·니켈·망간의 주요 생산지는 호주(리튬·52%), 콩고(코발트·73%), 인도네시아(니켈·36%), 남아프리카공화국(망간·39%) 등이다.

하지만 전 세계 광물 공급망을 중국이 꽉 잡고 있다. 배터리 4대 광물의 제련 공정 모두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리튬 68%, 코발트 84%, 니켈 76%, 망간 90% 등이다. 리튬 국제 거래 시 기준이 되는 통화가 위안화인 것은 이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한 위상을 잘 보여준다.



리튬의 경우 중국은 대량 염호를 보유하고 있지만 순도 높은 고품질 양산이 어렵다. 그 대신 호주 등에서 리튬 광석을 수입해 중국 내에서 정제·가공하면서 공급망 최상위 포식자로 몸집을 키웠다. 리튬 정제·가공 사업은 가공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나와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킨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선 손 대지 않은 사업이다. 선진국보다 환경문제에 덜 민감한 중국이 그 시장을 독차지했다.


원자재 공급망 장악을 위한 중국 에너지 굴기는 약 15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중국 정부는 2008년 ‘전국광산자원규획’을 처음으로 시행한 후 5년마다 새로 개정하며 핵심광물을 관리했다. 시진핑 주석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해외자원 지분투자가 급물살을 탔다. 중국 기업들은 당시 아프리카와 남미 등 제3세계의 리튬·니켈 광산을 싹쓸이하기 시작했다. 중국상무부 대외투자 통계연감을 보면 중국이 2013~2018년 해외 광산에 투자하고 광물업체와 인수합병한 규모는 864억달러(약 113조원)에 이른다.


리튬 원석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 배터리 핵심 광물시장을 집어 삼킨 중국은 여전히 공급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점유율 최상위권에 올라 있는 중국이 자원까지 무기화하면서 세계 공급망을 옥죄는 구조다. 특정 국가가 지나치게 많은 자원을 확보하면 가격 결정권을 이용해 배터리 공급망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이 최근 ‘반값 리튬’ 정책을 내걸어 ‘치킨 게임’을 예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CATL의 저가 공세도 자체 보유 리튬 광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국 중국 배터리의 원가 경쟁력은 원료부터 손댄 중국 산업 전략의 산물인 셈이다.


김정해 KOTRA 상하이무역관은 ”중국은 현재 세계 1위 수산화리튬 수출국으로 95% 이상을 수출하고 있고는데 이 중 한국에 수출이 63%“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자재 확보부터 공급망을 수직계열화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앞으로 공급망 위기를 대응하는 핵심 역량“이라고 덧붙였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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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합장 34%가 12년 이상 집권…'소왕국'된 지역농협
수정 2023.03.15 10:31입력 2023.03.15 09:44

올해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종료된 가운데 3선 이상 농협 조합장의 비율이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재임하며 각 지역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조합장들이 늘면서 '소왕국'이라는 비판도 꾸준히 나온다.


15일 아시아경제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농협중앙회의 '조합장 선임 횟수별 구성비'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3선 이상 조합장은 총 364명으로 전체(1112명·농협중앙회 소속 농축협 집계)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선은 총 77명으로 전체의 7%를 차지했고, 5선 이상도 50명(5%)에 달했다. 특히 연임 제한이 없는 비상임조합장의 경우 10선 이상을 한 조합장(2명)도 존재했다. 박준식 서울 관악농협 조합장(82)이 올해 당선되면서 11선으로 최다 선수를 기록했고, 홍성주 충북 봉양농협 조합장(70)도 10선을 달성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농협 상임조합장의 임기는 4년이며, 두차례 연임할 수 있어서 최장 12년 동안 재임할 수 있다. 비상임조합장의 경우에는 임기는 4년이지만 연임 제한이 없다. 상임조합장의 경우에도 한 번 쉬었다가 다시 출마하면 다선이 가능한 구조다. 이 때문에 상임조합장 중에서도 4선이 23명, 5선 이상이 8명에 달했다. 비상임조합장의 경우 4선이 54명, 5선 이상이 41명이었다.


장기집권한 비상임조합장(4선 이상)들의 재임기간을 살펴본 결과 짧게는 2014년부터 근무해 임기(2027년)를 채울 경우 13년이었고, 20년이 넘는 이들도 15명에 달해 관련 자료가 없는 경우까지 추산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10선 이상의 경우, 과거 2년 또는 3년씩 재임했던 선례를 감안하면 30~40년 정도 집권한 셈이다.

농산물 유통·판매부터 금융 사업까지 제왕적 권력을 가진 조합장들이 장기집권하면서 곳곳에서 직장 내 괴롭힘, 횡령, 특혜성 대출 등 각종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전북의 한 지역농협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됐고, 지난해에는 경기도 광주의 한 지역농협에서 51억원을 횡령한 직원이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특히 장기집권 욕심 때문에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 깜깜이 선거에 대한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신 의원은 "정책선거를 활성화하고 농어민을 위한 비전으로 건전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선거 문화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십 년 집권 막는다…국회도 관련 법안 발의

국회에서도 지역농협의 조합장, 간부들의 장기간 집권을 막는 법안들도 꾸준히 발의되고 있다.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조합장들의 '제왕적 권력'이 근본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다.


신 의원은 비상임조합장의 연임 제한 조치를 담은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전날 발의했다.


현행법은 지역농협의 임원 중 상임 조합장 임기에 대해서는 두 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비상임조합장에 대한 임기 제한은 없어서 이들의 장기 재임이 가능한 구조다.


일부 지역농협의 경우에는 상임조합장을 3차례 역임한 이후 상임 조합장제도를 연임이 무제한 가능한 비상임 조합장으로 정관을 변경해 비상임조합장으로 계속 근무하는 등 각종 폐단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개정안은 상임조합장의 임기만 담은 제48조를 '조합장(상임 및 비상임 임기를 포함한다)'로 명시하도록 했다.


신 의원은 개정안 발의 배경에 대해 "한 사람이 주요 직책을 장기 재임할 경우 각종 비리와 폐단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조합장에 대해 임기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윤재갑 민주당 의원도 농협조합의 비상임조합장, 이사, 감사의 연임 횟수를 2회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비상임조합장과 주요 임원의 연속 재임 기간이 12년을 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내놓은 상태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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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빠진 한국]②"디에타민 댈구"…'마약'장터된 SNS
수정 2023.03.15 17:48입력 2023.03.15 07:00

지난해 청소년 마약사범 294명 검거
SNS 대리구매로 마약류 의약품 구해
과도한 다이어트·호기심으로 마약류 접해
"어릴 때부터 체계적 교육 필요해"

"ㄷㅇㅌㅁ(디에타민) 댈구(대리구매) 합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약물 대리상의 소개글이다. 디에타민, 일명 '나비약'과 같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자기 이름으로 잔뜩 처방받아 놓고 청소년들에게 이문을 붙여 판매하는 업자이다. 직접 연락을 취해보자 빠르게 답변이 돌아왔다. 구매량 제한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30알 준비하는데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릴 뿐, 제한은 없다"고 답했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검거된 10대는 294명이다. 2018년 104명이던 10대 마약류관리법 사범은 2020년 241명으로 늘더니 2021년 309명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SNS와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이 활성화되면서 마약과 마약류 의약품을 이 경로로 접하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한다.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마약은 물론이고 16세 이하 청소년은 마약류 의약품도 처방받아 복용할 수 없다.


청소년들이 마약류 약물을 접하는 이유는 과도한 다이어트나 공부 집중 효과를 위해서다. SNS상에서 일명 '뼈말라족'이 유행하면서 일부 청소년들은 마약류 식욕억제제까지 손을 댔다. 뼈말라족은 과도하게 마른 체형을 선망하며 살을 빼는 청소년을 의미한다. SNS에 뼈말라족을 검색해보니 디에타민과 같은 약물에 의존하는 사례가 흔했다. 디에타민에 포함된 펜터민이란 성분은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킨다. 과도한 도파민은 각성 상태·불면증·환청 등을 유발하며, 심하면 환각 상태까지 일으킨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대부분의 청소년은 닮고 싶은 사람을 따라하고 싶은 욕심과 호기심으로 인해 마약류 약물을 접하게 된다"며 "성인조차 자제하기 힘든데 빠른 다이어트 효과와 각성 상태를 경험한 청소년은 더욱 중독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 디에타민 처방법 공유…SNS 통해 마약류 의약품 구매·유통하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일종의 마약류 의약품 대리구매의 장터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직거래 방식으로 의사 처방전 없이 디에타민과 같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구했다./사진=트위터 캡처

그럼에도 청소년들은 서로 쉽게 약물을 구하는 법을 공유하면서 법망을 피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0대 고등학생들은 별 의심 없이 병원에서 디에타민과 콘서타를 처방받을 수 있다며 영웅담을 말했다. 콘서타는 ADHD 치료에 쓰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부작용으로 각성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병원을 통하지 않아도 마약류 의약품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SNS와 채팅 애플리케이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마약을 구입하고 투약한 혐의로 A양(14)을 불구속 입건했다. A양은 서울 광진구 한 주택가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손에 넣었다. 던지기 수법은 마약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판매자가 어느 장소에 마약을 숨겨놓으면 구매자가 가져가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청소년들이 직접 SNS를 통해 마약류 의약품을 유통하기도 한다. 지난해 6월 경남경찰청은 디에타민을 SNS로 사고 판 5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이 가운데 13~18세가 46명이었다. 판매자들은 강원·경북 지방의 병원을 돌면서 자신 또는 타인의 명의로 디에타민을 사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자들은 병원에서 처방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SNS로 디에타민을 구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센터장은 "현재 미디어에서 마약을 묘사하는 방법은 호기심 발동에 치중돼 있어 청소년들이 현혹되기 쉽다"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마약과 약물은 삶을 파괴하니까 절대로 손대면 안 된다는 체계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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