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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SVB 예금 전액 보호…사실상 구제금융 카드

수정 2023.03.13 17:28입력 2023.03.13 11:26

은행 도미노 파산 우려 비상 대책
유동성 지원 위해 기금 조성
美 재무부 예금 보증…"구제금융 성격" 분석도
금융 시스템 위기 전이 가능성 낮아

미국 정부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예금주가 맡긴 돈을 액수에 상관 없이 전액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유동성 부족에 처한 은행에는 자금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SVB 사태로 인해 다른 은행으로 도미노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잇따르고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확산, 글로벌 금융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이 발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비상 조치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구제금융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부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실상 구제금융 카드를 꺼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美 정부, SVB 예금 전액 보호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2일(현지시간)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한다고 발표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Fed와 FDIC의 권고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모든 예금주를 완전히 보호하는 방식의 사태 해법을 승인받았다. 다만 주주, 담보가 없는 채권자 일부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SVB 예금주들은 13일 월요일부터 모든 자금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납세자들이 SVB 손실과 관련해 책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FDIC 예금 보호 한도는 최대 25만 달러다. 하지만 연방 은행법에 따르면 금융 시스템에 위험이 발생할 때 보험 대상이 아닌 예금 전액을 보호할 수 있다. 미 정부는 이 조항을 근거로 SVB 사태를 진화할 해법을 찾아냈다.

아울러 Fed는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BTFP)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기금은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담보를 내놓는 은행에 1년간 자금을 대출하는 용도로 쓰인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담보 가치를 시장가가 아닌 액면가로 평가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SVB가 보유한 국채 중 상당수가 Fed의 금리인상으로 평가가치가 떨어져, 당장 매각할 경우 액면가보다 낮은 금액을 받게 되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미 정부는 관련 기금 마련을 위해 재무부 환율안정기금(ESF)에서 최대 250억 달러를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그니처 은행도 폐쇄…도미노 파산 우려에, 정부 비상 조치

SVB 파산 사태 이후 미 정부가 예금 전액 보호란 비상 조치에 돌입한 것은 뱅크런 도미노가 미국 나아가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전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가 13일 오전 아시아 증권시장 개장을 앞두고 나온 만큼 전 세계 증시로 충격이 확산, SVB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포석도 있다.


특히 미 당국은 여타 은행으로 예금 인출이 잇따르거나 테크 기업·투자자의 자금이 묶여 경영난이 악화, 다시 뱅크런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 정부는 특히 예금주들이 여타 중소 은행에서 연이어 자금 인출에 나설 경우 SVB 사태와 같은 도미노 파산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실제로 약 40년 전 설립된 SVB가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36시간에 불과했다. 그만큼 위기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위험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미 금융당국은 이날 뉴욕에 기반을 둔 시그니처 은행의 영업을 폐쇄했다. 정부는 "뉴욕주 금융당국이 (SVB와) 유사한 시스템적 위험을 고려해 뉴욕 시그니처 은행의 영업을 오늘자로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산업 주요 은행 중 하나인 시그니처 은행의 총자산은 1104억 달러, 예금은 886억 달러 수준이다. 미 당국은 SVB와 마찬가지로 시그니처 은행 예금주들의 자산도 전액 보호하기로 했다.


옐런, 선 그었지만…사실상 '구제금융' 지적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각에선 미 당국이 사실상 '구제금융' 카드를 꺼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언급하며 당시와 같은 대규모 구제금융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SVB 파산 충격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로 정부 차원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직접 구제금융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정말 안전하고 자본화가 잘 돼 있다"며 "우리는 예금자들을 걱정하고 있고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미 재무부가 예금을 최종 보증하는 만큼 구제금융과 관련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같은 조치가) 구제금융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예금주에게 가는 자금은 미국 은행이 지급하지만 궁극적으로 재무부, 결국 미국 납세자들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꼬집었다.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미 정부가 개입해 조기 진화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벤처 투자가 데이비드 삭스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파월과 옐런은 어디에 있나"라며 "월요일 전에 SVB 예금을 상위 4개 은행에 분산 배치하지 않으면 위기가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 시스템 전반 위기 가능성은 낮아

시장 일각에서는 SVB 사태의 본질이 Fed의 고강도 긴축으로 촉발된 만큼 상황이 비슷한 다른 은행들에도 파장이 닥칠 것이란 경계감이 이어진다. 대다수 미 은행은 미국 국채를 포함한 상당 규모의 채권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옐런 장관 역시 이날 인터뷰에서 "기술 분야의 문제는 이번 사태의 핵심이 아니다"라고 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문제가 됐음을 시사했다.


다만 SVB 사태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닐 카시얍 시카고대 부스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은행의 붕괴는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예금을 보유한 회사들에게 경제적 문제를 촉발할 수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이 금융 시스템 전반이 위험해질 거란 의미는 아니다"며 "이번 사태는 잘못 관리된 중견 은행의 문제이지 시스템 적인 사건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 은행 시스템은 상위 5개 금융기관에 13조 달러의 자산이 묶여 있는 등 고도로 집중화 돼 있다"며 "SVB와 비슷한 규모의 은행이 뱅크런 사태를 겪더라도 금융 시스템 전반은 계속 기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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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예배에서 나온 與 최고위원 5·18 발언 파장
수정 2023.03.13 18:00입력 2023.03.13 18:00

尹대통령 공약한 5·18 정신 헌법수록
반대한 전광훈 "전라도 립서비스"
김재원 최고위원 "표 얻으려면 조상묘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 헌법 수록은 불가능하며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5·18 정신 헌법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12일 전 목사가 주관한 예배 영상을 보면, 김 최고위원은 전 목사가 설교하던 중간 연단 위에 올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전 목사는 "우리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장로를 밀었다. 근데 우리에게 찬물을 던졌다.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하는데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 전라도는 영원히 10%다"라고 언급했고, 김 최고위원은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한다"고 답한다.


전 목사는 이어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 아닌가"라고 재차 물었고, 김 최고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수긍한다.

김 최고위원은 이후 "존경하는 고향 선배 전광훈 목사님의 가르침을 잘 받고, 앞으로도 전 목사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연단에서 내려간다.


김재원 국민의힘 신임 최고위원이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에선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다. 그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5·18 정신 헌법 수록 문제에 대해 지난해 5월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아버지 시절부터 계속 민주화운동을 했던 집안 출신"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의 전날 발언은 대통령 대선 공약에 대해 여당 지도부에서 이견이 표출된 것이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최고위원은 1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 의견"이라며 "지금 바로 개헌할 듯 이야기하면서 말하니까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개인 의견이라도 여당 지도부 일원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부·당과 정면 배치되는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최고위원 발언으로 그동안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보여줬던 전향적인 태도의 진정성이 모두 사라졌다"며 "지금까지 발언이 그저 표를 위해서 득표 전략으로만 삼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온갖 혐오 발언과 터무니없는 망언을 끊임없이 하는 전광훈 목사 및 극우 유튜버들과 어울리는 것이 국민의힘 지도부 일부라고 이해해도 되겠느냐"며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5·18 유가족들과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반드시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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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2인자 "과오 청산할 때" 정명석 범죄 인정했다
수정 2023.03.13 11:12입력 2023.03.13 11:04

정조은씨 "두렵지만 진실을 봐야"
성범죄엔 "알았어도 몰랐다" 회피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2인자가 JMS 총재 정명석의 범행 일체를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JMS 탈퇴자 커뮤니티에는 JMS의 2인자라 불리는 정조은(본명 김지선) 씨가 주관한 예배 편집본이 업로드됐다. 이 예배는 정씨가 담당하는 분당 주님의 교회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넷플릭스

정씨는 해당 영상에서 "더 이상 참고 인내할 수만은 없다. 두렵지만 진실을 쳐다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명석의 실체를 고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보도 내용을 인정한 것이다.


이어 "지난 과오가 있다면 청산할 최고의 기회는 바로 지금" 이라면서 "묵인과 침묵은 역사의 배를 침몰시키는 행위"라고 했다.

정명석은 2008년 구속되면서 당시 30대 여성인 정씨를 2인자로 내세워 젊은이 포교에 힘썼다고 알려졌다. 정명석은 정씨를 '두 감람나무 중 하나'라고 칭하면서 영적 증거자라고 말했다.


정씨는 정명석의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본인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어렴풋이 알았을 뿐이다. 처음 전도됐을 때 17세였다. 너무 어려서 알아도 모른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 반경 3m 이내로는 여자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고 주장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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