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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韓 금리·환율' 영향은?…"변동성 확대 우려"

수정 2023.03.13 10:16입력 2023.03.13 10:16

SVB 사태로 환율 하락…美긴축 기대↓
Fed 긴축 꺾이면 한은 금리동결 가능성
다만 외국인 자금유출, 원화약세 우려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 금융·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은행 유동성 지원책을 내놓는 등 위기 확산을 막고 있어 당장 문제가 커질 가능성은 작지만, 이번 사태로 Fed의 통화정책과 외국인 자금흐름, 원·달러 환율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은은 13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SVB가 사태가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사태가 국내 금리, 주가, 환율 등 가격변수와 자본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은과 정부는 SVB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는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재무부와 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자 보호조치를 즉각 시행한 것을 고려했을 때 SVB 파산이 시스템 리스크로 번져 우리 경제까지 흔들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부총재는 "현재로서는 SVB, 시그니처뱅크 폐쇄 등이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美긴축에 제약…韓금리인상 압박↓

오히려 일각에선 SVB 파산이 Fed의 긴축 행보에 제약을 걸어 한은에 대한 금리인상 압박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 이후 미국 고용·물가 지표가 강한 모습을 보여 Fed의 긴축이 더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컸는데, 이번 사태로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Fed가 금융위기 가능성을 고려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속도조절에 들어갈 경우 한은 역시 한미 금리차 확대 부담 없이 3.5%에서 금리인상을 멈출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의 강력한 긴축 행보에 급등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2원 내린 1317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1310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SVB 사태 등에 따른 긴축 장기화 가능성 약화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시장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베팅을 되돌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험 회피↑…'원화약세·자금이탈' 여지도

하지만 SVB 사태가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를 키워 외국인 자금 이탈이나 원화 약세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한은에 따르면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은 지난달 6800억원 이상 빠져나가며 석달째 순유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인데, SVB 사태로 외국인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 외화 유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 등으로 인한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확대는 원화 약세 심리를 부추긴다"며 "신용위기 우려감 증폭으로 달러 강세 압력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당분간 외환시장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관망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미국의 통화정책 역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주 나오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만큼 둔화하지 않으면 SVB 사태에도 불구하고 Fed가 3월 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 있어서다. 한은은 "이번 사태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 14일에 나오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 등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80대 부모가 50대 아들 돌보는 일본
수정 2023.03.13 06:00입력 2023.03.13 06:00

국내 은둔형 외톨이 청년 24만명 달해
"장애개념 확장해 '사회적 장애'도 지원해야"

국내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24만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온 가운데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은둔 당사자와 부양가족이 사회적으로 고립돼 먹고살기 어려운 문제로까지 진화한 일본의 사례를 바탕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둔형 외톨이란 사회적인 교류나 활동을 거부한 채 집 안에만 있는 사람을 뜻한다. 원인은 입시와 취업 등 과도한 경쟁에서 누적된 스트레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등 정신과적 증상, 대인관계에서의 좌절 등 다양하다. 과거엔 '히키코모리'(틀어박힘)라는 일본식 표현이 사용되기도 했는데, 주로 은둔형 외톨이, 고립·은둔 청년 등의 표현이 사용된다.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순화어는 '폐쇄은둔족'이다.


세상과 거리를 둔 국내 은둔형 외톨이 청년은 24만 4000명 규모로 추산된다. 전체의 2.4% 수준이다. 지난 7일 국무조정실에서 청년기본법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을 포함한 1만 5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청년 삶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은둔형 외톨이 청년의 규모는 더 크다. 지난 1월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청년 중 4.5%, 최대 12만9000명이 '고립·은둔' 상태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1990년대부터 히키코모리가 사회문제로 불거졌던 일본의 경우 관련 문제가 누적되면서 '8050문제'가 새롭게 대두됐다. 20여년 전 이른바 '취업 빙하기'에 20~30대를 보내며 은둔형 외톨이가 된 이들이 현재 50대가 돼서도 80대 부모의 부양을 받는 것이다. 현재는 시간이 흐르면서 '9060문제'라고 불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들은 청년 시기 사회 진출 등에 좌절을 겪으며 은둔을 시작하게 됐다. 특별한 경력 없이 중년층이 되면서 고용시장이 호전된 현재도 여전히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기간 집 안에 있었던 탓에 사회생활과 대인관계 형성을 새롭게 시작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취약계층 청년 범위 및 지원에 관한 연구'(2021)는 "현세대 고립 청년의 존재는 중장년과 노인의 고립 문제뿐 아니라 미래 한국에서 고립 인구 문제가 악화될 것을 암시하므로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대인관계가 단절되고 방 안에 고립되는 은둔형 외톨이의 특성상 가족을 제외한 타인에게는 현 상황에 잘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발굴과 예방이 필수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청년의 사회적 고립과 은둔에 대한 사회적 고립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의 생산력 저하와 공공부조 개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소모하게 된다"며 "일본에서 한 청년이 은둔을 택했을 때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은 1인당 16억원 정도의 재정적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계된다"고 설명한다.


이에 정부는 장애 개념을 의학적 기준뿐 아니라 은둔형 외톨이 등 사회적 장애로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러한 내용은 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6차 장애인 정책종합계획’(2023 ~2027년)에 담겼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사회적 장애도 '장애'로 인정돼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지난해 10월 '은둔형 외톨이 지원법안'을 발의했다. 은둔형 외톨이의 정의를 확실하게 규정하고, 3년마다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를 실시해 이를 기반으로 5년마다 은둔형 외톨이 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8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학업 수행이나 사회 적응이 어려운 은둔형 청소년에 대한 지원책을 담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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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환갑 전 차와 이별한 김호 감독 "심장에 자극 주는 운동 필요"
수정 2023.03.13 08:55입력 2023.03.13 06:00

김호 전 축구감독(78)은 환갑이 되기 전 차를 팔았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 감독을 그만두고 58살이 됐을 무렵으로 그는 기억했다. 전국을 함께 누빈 '애마'였다. 김 전 감독은 당시 그 차를 운전해서 전국에 있는 축구장을 돌며 수많은 인재를 발굴했다. 애마와의 이별이 아쉬웠을 법도 한데, 김 전 감독은 오히려 "팔고 나니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경기도 용인시 자택 근처 공원에서 본지와 만난 그는 "젊었을 때 빨리 건강을 챙겨야겠다고 생각해 차를 놔버렸다. 그때의 선택으로 지금 건강한 다리를 갖고 다닌다"고 했다. 80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김 전 감독의 종아리는 튼실하다. 살과 근육이 단단하게 붙어 있다. 하체가 얇아지고 힘이 없어지는 동년배들과 대조됐다. 그는 "지금 공을 차면 전성기 때만큼 아니겠지만, 35m는 날아갈 것"이라며 "많이 걸었다는 증거"라고 크게 웃으며 말했다.

김호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경기도 용인 자택 근처 산책로를 걷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계단에서는 달리기… 심장에 자극 줘야"

김 전 감독은 아침마다 식사 전 산과 공원을 걷는다. 거리와 양을 정해두지는 않지만, 걸을 때 규칙이 하나 있다. 계단이 있는 구간에선 걷지 않고 달리는 것. 김 전 감독은 "심장에 짧은 시간 충격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린 하루 중 심장에 최소한 2~3분은 자극을 주는 운동을 해야 심장이 단단해지고 혈액 순환도 원활해지면서 건강해질 수 있다. 꾸준히 걷는 것보다 50m 전력 질주하는 것이 더 운동 효과가 크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를 통해 사람들이 심장을 단련시키면 '스포츠 심장'도 갖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스포츠 심장은 통상 운동선수들의 몸에서 많이 발견되는 '스포츠에 최적화돼 있는 심장'이다. 심실의 벽이 두껍고 평소 맥박이 느리지만 운동을 할 때만큼은 혈액의 수송량이 일순간 폭발적으로 늘어 신체의 기능을 단번에 끌어올린다. 특히 순간 스피드와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능률적이다. 일순간 달아오른 심장은 운동 후 휴식할 때 평소 맥박으로 회복된다. 이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우리 몸은 그만큼 활성화돼 있는 것이다. 김 전 감독은 "우선은 꾸준하게 걷고 뛰면서 지구력을 기르고 이후에 1분 정도 확 끌어올려 맥박이 180까지 올랐다가 120으로 떨어지는 시간을 재보면 내 심장이 얼마나 단련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호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건강관리와 축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김호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건강관리와 축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새벽엔 축구 시청… "김민재 환경 적응 중요, 클린스만은 지켜봐야"

건강해진 신체와 체력 덕분에 김 전 감독은 새벽마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를 모두 봐도 지치지 않는다. 그는 매주 주말 유럽 무대를 누비는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다 TV로 시청한다. 특히 고향(통영)과 선수 시절 포지션(수비수)이 같은 김민재(26·SSC나폴리)의 경기를 눈여겨본다. 김민재는 올 시즌 이탈리아 프로축구 나폴리로 이적해 맹활약하며 세계 최고 수비수 반열에 올랐다. 소속팀 나폴리는 정규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덕분에 김민재는 유럽 명문 구단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김 전 감독은 "이탈리아는 전반적으로 날씨가 좋다"며 "(김)민재가 잉글랜드, 독일 등지로 이적하면 기후와 잔디에 빨리 적응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곳들은 이탈리아와 비교해 덜 건조해서 잔디가 대체로 미끄럽고 잘 넘어질 수 있어 부상 위험이 있다. 잔발을 많이 해야 하고 발목에 힘이 좋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대표팀 감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근 우리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58)에 대해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전 감독은 1994년 우리 대표팀을 이끌고 미국월드컵에 나가 클린스만을 상대했다. 당시 대표팀은 C조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에 2-3으로 져 2무1패로 탈락했다. 클린스만은 이 경기에서 우리 골문에 두 골을 꽂아 넣었다. 김 전 감독은 "리오넬 메시가 그렇듯, 클린스만도 그만이 가진 장점이 있었다. 경기영상을 보며 클린스만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나갔지만, 큰 체격조건으로 등을 지고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 때리는 슈팅을 우리가 막지 못했다. 당시 우리 선수들이 체격이 큰 공격수들에 많이 약했다"고 회상했다. 감독 클린스만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독일 사람들은 정직하다는 믿음이 있다. 클린스만도 그럴 것이라고 본다. 선수 기용, 전술을 운용하는 데 있어 숨김이 없을 것"이라며 "흔히들 스타 출신 감독이 가지는 좋은 기질들을 어떻게 발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이 기술고문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데 대해 "역할이 명확하지도 않다. 대표 선수를 추천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해야 할 자리에 적임자를 제대로 앉힌 건지 다소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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