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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가 란제리 입으면 야해"…검열에 대신 입는 中남성들

수정 2023.03.09 05:00입력 2023.03.09 05:00

여성이 란제리 입고 나오는 방송 검열
홈쇼핑 판로 막히자 남성이 입고 출연

중국 남성들이 여성용 란제리를 입고 홈쇼핑 라이브 방송에 나오기 시작했다. 당국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여성들이 란제리를 입고 나오는 방송에 대한 검열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CNN은 7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혹독한 검열'을 피하기 위해 중국 남성들이 여성용 속옷을 입고 판매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남성들은 따로 화장하거나 여장을 하지 않은 채 여성용 란제리를 걸치고 라이브 방송에 출연했다. 공개된 방송에는 짧은 머리에 마스크를 쓴 남성이 여성용 속옷을 입고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더 많이 팔기 위해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등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해당 방송을 기획한 란제리 업체의 대표는 CNN에 "우리는 당국의 규정을 비꼬려는 게 절대 아니다. 모두가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면서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에서 란제리를 홍보하고 싶다면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여성 란제리를 입을 남성을 찾으면 될 일"이라고 설명했다.

란제리 기업이 남성 모델을 기용해 여성용 속옷을 판매하는 것은 중국 당국의 검열 때문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한 여성 속옷 판매 업체는 지난 1월 검열 이후 홈쇼핑 방송 시간이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오바오 등 유명 쇼핑몰에도 여성 모델 대신 마네킹이나 남성에 란제리를 입고 등장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일부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에서는 여성 모델이 상의를 입고 그 위에 속옷을 착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 당국의 과도한 검열은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일부 장면이 수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초 방영이 시작된 '귀멸의 칼날: 환락의 거리편' 시리즈는 중국에서 지난 5일 공개됐다.


뒤늦게 개봉한 이유는 여성 캐릭터 노출에 대한 검열 때문으로 전해진다. 실제 애니메이션 속 여성 캐릭터들은 대부분 가슴이 파였거나 다리가 노출되는 등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으나 중국판에서는 캐릭터들의 노출 부위가 모두 옷으로 덮여있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엠마왓슨이 음란광고까지 찍다니'…AI 딥페이크였다
수정 2023.03.09 09:51입력 2023.03.09 08:53

유명 배우 얼굴·목소리 정교하게 합성
메타·애플 "음란물 콘텐츠 금지할 것"

영화 '해리포터' 주인공 엠마 왓슨 등 해외 유명 배우들이 딥페이크 (Deepfake)기술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음란 광고에 등장하고 있다.


딥페이크는 동영상에서 다른 사람의 얼굴과 소리를 합성시키는 인공지능(AI) 기술 방식이다. 최근 그 기술이 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유명 연예인을 넘어 어린이 등 평범한 사람의 얼굴이 동의 없이 사용될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 NBC 뉴스는 8일 (현지시각) 딥페이크를 이용해 유명 배우들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 동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페이스북 등 메타의 SNS에 나온 앱 광고물 중 127개가 왓슨을 닮았고 또 다른 74개는 할리우드 액션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얼굴을 합성한 것이라고 집계했다. 실제로 해당 광고에서 웃고 있는 엠마 왓슨은 실제로 촬영한 것이 아닌 딥페이크로 합성된 것이다.

엠마 왓슨이 대학 졸업을 기념해 트위터에 사진을 올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엠마 왓슨 트위터]

현재 메타는 악의적으로 조작된 딥페이크 콘텐츠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NBC가 검토한 앱들은 선정적인 행동은 제한되지만 아슬아슬하게 규제를 넘지 않도록 딥페이크 동영상을 만드는 등 허점을 노리고 있다.


해당 광고물은 NBC가 취재에 들어가자 메타 서비스에서 사라졌다. 애플 앱 스토어에서도 원래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했으나 똑같은 광고물이 취재 후 삭제됐다.


온라인 합성 미디어 모니터링 회사인 딥트레이서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딥페이크 자료의 96%가 음란물이었다.


메타 측은 "우리 정책은 AI에 의한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간에 성인물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페이지를 우리 플랫폼에서 광고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애플 역시 "아직 딥페이크에 대한 구체적 규칙을 갖고 있지 않으나 음란물과 명예훼손 콘텐츠를 포함한 앱은 금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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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원통형 배터리 성장 '원년'되나…합작·양산 본격화
수정 2023.03.09 08:57입력 2023.03.09 08:57

삼성SDI, GM과 합작…26년부터 양산
LG엔솔, 올 하반기 4680 양산 가시화
엘앤에프도 테슬라에 원통용 양극재 공급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양산에 유리한 ‘폼팩터(외형별 분류)’인 원통형 배터리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SDI는 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GM과 합작공장 설립 양해각서 체결식을 연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해 두 회사의 첫 합작공장 설립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3조~5조원을 투자해 2026년까지 30~50GWh 규모의 합작 공장을 짓는다. 이 공장에서 원통형·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GM 전기차 공장에 납품할 예정이다.


삼성과 GM의 공장은 국내기업의 두번째 북미 원통형 배터리 공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미국 애리조나에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단독 공장(2024년 양산 계획)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소형전지부터 원통형 배터리 노하우를 쌓아왔다. 오래 쌓아 온 노하우를 앞으로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현재 천안사업장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파일럿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 세렘반에 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테슬라향 '4680(지름 46㎜·길이 80㎜)' 배터리를 양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의 '오창 에너지플랜트 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설비를 구축중이다. 1공장에도 1500억원을 투자해 기존 4GWh규모 '2170(지름 21㎜·길이 70㎜)' 원통형 배터리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4680 배터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0년 '배터리 데이'에서 처음 소개한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다. 현재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가는 2170 배터리보다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크다.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엘앤에프는 원통형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려는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2024년부터 2년간 양극재 7만7000t 규모다. 전기차 78만대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금액으로는 3조8000억원이 넘는다. 대기업은 완제품을, 강소기업은 핵심 소재를 세계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 공급하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이 오래 전부터 소형 원통형 배터리를 만들었기 때문에 한국엔 원통형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원통형 배터리는 일상에서 흔히 쓰는, 전통적인 모양의 배터리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기차엔 주로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갔다. 원형 배터리를 여러개 넣으면 사이사이 빈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공간활용을 위해 공간에 꽉꽉 채워 넣을 수 있는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해 온 것이다. 그간 원통형 배터리 시장 최대 강자는 일본 파나소닉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너도나도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나서자 상황이 변했다. 원통형 배터리엔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는 브랜드, 차종별로 배터리 크기와 규격이 다르다. 반면 원통형 배터리는 공통 규격이 있다. '4680·2170 배터리' 처럼 지름과 길이가 정해져 있다. 일정한 규격은 대규모 공정의 안정화, 효율화에 유리하다. 배터리 공정은 공정 기술, 설비 배치 등의 조그마한 차이로 인해 양품률이 달라진다. 여기에 공장별로 만들어야하는 배터리의 형태와 규격이 제각각이다 보니, 양품률 90% 이상을 보이는 ‘공정 정상화’ 단계까지 평균 2~3년이 걸린다. 원통형 배터리는 이 시간을 줄여준다. 또 생산한 배터리를 특정 업체가 아닌 다수 업체에 공급할 수 있다.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8GWh 수준에서 2025년 241GWh, 2030년 705GWh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유진투자증권). 연평균 성장률이 27%에 이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19%(추정치)를 웃도는 수치다. 현재는 테슬라향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BMW, GM, 스텔란티스 등도 원통형 배터리 채택을 확대할 예정이다.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상용 전기 트럭의 판매도 2025년 이후부터 커지기 시작하기 한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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