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든 ‘빨간책’의 정체…'펠레폰네소스 전쟁사'
수정 2023.03.08 16:18입력 2023.03.08 15:50
스파르타-아테네 전쟁 다룬 그리스 역사서
'투키디데스의 함정', 지금도 계속해서 인용
7일 유럽 출장길에 오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출국 당시 품에 안고 있던 두꺼운 책이 주목받고 있다. 붉은 하드커버에 영문으로 쓰인 제목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2500년 전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지역 패권을 두고 벌인 전쟁을 다룬 책으로, 원문은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집필했다.
스파르타-아테네 전쟁 다룬 역사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이날 카메라에 포착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커버는 영문이 적혀 있지만, 실은 2011년 천병희 단국대 인문학부 명예교수가 번역한 한국어판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방대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원서는 전 8권으로 구성됐다. 집필 작업은 투키디데스가 시작해 소크라테스의 제자 크세노폰까지 이어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출국 도중 손에 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사진출처=연합뉴스]펠로폰네소스 전쟁은 기원전 431년부터 기원전 404년까지 이어졌다. 전쟁을 주도한 두 도시는 그리스의 해상 도시 아테네, 그리고 소수정예의 강력한 병력을 보유했던 스파르타였다.
이 책에 대한 주요 서평으로는 "국가 간 관계를 패권에 기반하여 보는 정치적 현실주의 관점을 통해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진실을 파헤친다", "그리스의 두 도시국가가 겪은 운명과 참상에 대한 가장 엄격하고 객관적 방식의 증언을 들을 수 있다" 등이 있다.
현재도 끊임없이 호출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
미중 무역 전쟁 / 사진=연합뉴스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는 그리스의 제해권을, 스파르타는 육상을 지배하는 도시였다. 그러나 해상 무역을 통해 국부를 쌓으며 점차 강국으로 떠오른 아테네에 스파르타 내부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결국 전쟁으로 번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전쟁 발발 양상을 두고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필연적으로 기존 강대국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이 과정에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최근에도 끊임없이 호출되고 있다. 2018년 영 금융 매체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올해의 용어로 선정했다. 이 해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이 본격화된 시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015년 미국 시애틀에서 연 강연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세상에 본래 투키디데스 함정 같은 건 없다. 하지만 대국 간 전략적 오판이 생긴다면 스스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자초하게 되는 것"이라며 "세 명이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고, 이웃이 내 도끼를 훔쳐 갔다고 우긴다"라고 했다.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의 경계, 두려움이 양국 사이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원칙대로라면 '음주운전' 김새론이 받았어야 할 구형량은
수정 2023.03.10 05:10입력 2023.03.08 17:00
검찰, 벌금 2000만원 재판부에 요청
법률상 최대 3000만원까지 가능해
징역형 선택하면 최대 7년 6개월도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가로수 등을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김새론에게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한 데 대해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은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김새론에게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사고 당시 김새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취소 수치인 0.08%를 크게 웃돈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은 사고를 낸 배우 김새론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번째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온라인상에서는 검찰의 구형이 너무 가볍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 행위에 가까운데 벌금 2000만원은 국민 법감정상에 너무 동떨어진 구형량이란 것이다.
일단 검찰이 김새론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지 않은 것은 맞다고 볼 수 있다. 김새론에게 적용된 죄목인 음주운전 혐의는 현행법상 징역 6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사고후 미조치 혐의는 징역 5년 이하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이처럼 다수범죄의 경우는 경합범 가중 원칙에 따라 기본범죄인 음주운전죄의 상한선에 1.5배 가중이 이뤄진다. 다만 총 벌금액이 각 법률 조항에서 정한 벌금형의 다액을 합산한 금액을 초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현행법은 지난 1월 개정돼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김새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죄에 대해 징역 5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사고후 미조치는 현행과 같다. 따라서 당시 도로교통법상으로 검찰이 벌금형을 선택한다면 1000만~3000만원이 구형할 수 있는 범위가 된다. 징역형이라면 징역 7년6개월까지 구형이 가능하다.
검찰은 이날 구형 이유를 통해 "피고인이 초범이고 피해자들과 합의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검찰 구형 뒤 김새론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피고인이 소녀 가장인데, 이 사건으로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검사님께서도 이런 사정을 참작해 벌금형을 구형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다음 달 5일 오전 나온다. 법원의 선고형은 검찰의 구형량보다 낮게 나오는 게 통상적이다. 검찰 구형량과 같거나 높게 나오면 이례적이란 표현이 쓰인다. 김새론은 최후진술에서 "정말 반성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여기서 음반사면 사이비종교 돕는 꼴" 신나라레코드 불매 확산
수정 2023.03.08 13:52입력 2023.03.08 13:52
다큐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파장
"교주 김기순이 신나라레코드 회장"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신나라레코드' 불매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신이다' 5~6부는 아가동산을 설립한 교주 김기순에 대해 다뤘다. 아가동산은 자신을 '아가'라고 칭한 김기순이 1982년 경기도 이천에 설립한 협업마을형 신흥 종교다.
김기순이 신도들을 중노동에 몰아넣고 그 위에 군림했고 자기 뜻을 거스르는 신도는 다른 신도들이 때려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는 신이다' 5~6부에서는 아가동산을 설립한 교주 김기순에 대해 다룬 가운데,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김기순이 회장으로 있는 신나라레코드 불매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사진출처=넷플릭스]'나는 신이다'에서는 김기순이 아가동산에서 남성 신도를 성폭행하고, 당시 7살이었던 최낙귀군을 비롯해 신도 3명을 어떻게 살해했는지 과정을 자세히 다뤘다.
'나는 신이다'에 출연한 최군 부모와 이모, 그 외에 다른 신도들은 "김기순이 최군에게 귀신에 씌었다"면서 "없애버리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에 신도들이 돼지우리에 최군을 가두고 폭행해서 맞아 죽은 것이라고 증언했다.
김기순이 만든 수익원 중 하나는 신나라레코드의 전신인 신나라유통이었다. 1982년 신도들의 헌금으로 설립했고, 음반 구입이 어려운 시골 벽지까지 찾아다니는 방식으로 급성장했다고 한다.
'나는 신이다'에 출연한 한 신도는 "(김기순이) 신나라레코드로 돈을 쓸어모았다"며 "당시 음반 사업에 기틀이 없었기 때문에 큰 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교주 김기순은 여전히 신나라레코드 회장이며 대표이사 신옥희씨는 김기순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신이다'를 통해 김기순의 악행이 재조명되면서 가수들의 음반을 구입하는 아이돌 팬덤 사이로 신나라레코드 불매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편 김기순은 살인 및 사기 등 8개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1997년 횡령과 조세 포탈, 농지법 위반 등 5개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4년에 벌금 60억원을 선고받았다. 재판 이후 김기순은 보석금 56억 원을 완납했고, 신나라레코드를 운영하며 얻은 이익으로 어려움 없이 아가동산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