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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개딸 문자 살벌해도…의원들 소신 더 말할 것"

수정 2023.02.28 10:53입력 2023.02.28 10:5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민주당 내 이탈표가 생각보다 많은 30표 이상으로 나오자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들이 이탈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에게 항의 문자를 보내고 있다. 당내 대표적인 비명(非明)계로 불리는 이상민 의원은 "살벌한 문자를 받았다"면서도 의원들이 앞으로 더 강하게 소신을 표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2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문자가 상당히 오고 있다. 숫자뿐만 아니라 내용도 굉장히 좀 살벌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반대표는 138표에 그쳤다. 민주당 의원이 169명임을 고려하면 최소 31표의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민주당계 무소속 의원(5명),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도 반대표를 던진 것을 고려하면 37표까지 이탈표로 볼 수도 있다.


이 의원은 '개딸'들의 문자 내용에 대해 "방송에서 인용을 해 드리기는 좀 곤란하다"며 "그런 말을 서로 간에 인격을 가진 사람들끼리 해서는 안 되는데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너무 벗어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은 향후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게는 위협적 존재다. 이 의원은 "당연히 (위협을) 느낀다. 공천뿐만 아니라 지금도 의정활동 하는 데 느끼지 않겠나"며 "그러나 이 의원들도 그런 항의나 거센 그런 것들이 들어올 거라고 예상을 못 하고 찬성표를 던졌다든가 기권이나 무효표를 던진 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자기들이 거론되고 있는 걸 알면서도 했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의원들이 자기 소신을 더 강하게 또 현실적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들 중에서도 고민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아마 부결표를 던진 의원들 중에서도 이 대표가 내걸었던 불체포 특권에 대한 폐기 공약을 이제 와서 뒤엎는 얘기를 하는 것이 굉장히 고민스럽고 불편해하는 의원들이 많을 것"이라며 "(민주당 내)찬성표하고 기권, 무효표를 합친 것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했다.


기권(9표)과 무효(11표)표 역시 사실상 체포동의안 찬성을 뜻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그건 찬성이라고 봐야 된다"며 "이 사태를 해결해나가려면 결국 사태를 엄혹하게 봐야지 굉장히 낙관적으로 보고 그냥 각각 의원이 개별적으로 그냥 충동적으로 했다든가 우연에 의해서 했다든가 또는 당대표 지도부의 설득을 그냥 무시했다든가 이렇게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조직적인 찬성표 움직임이 있었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그는 "그 정도 숫자가 나온 것은 그냥 우연히 합쳐져서 합산된 그런 숫자가 아니"라며 "누가 한두 사람이 기획해서 전체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것도 좀 과대하게 해석하는 것이지만 그냥 각각 생각하고 그냥 그것이 합산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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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수준인 영종대교 통행료 10월부터 6600원→3200원으로
수정 2023.02.28 11:04입력 2023.02.28 11:04

인천대교 통행료는 5500원→2000원으로
2025년 말 인하 예정

국내 최고 수준인 영종대교 통행료가 10월1일부터 6600원에서 3200원으로 인하된다. 또 인천대교 통행료는 2025년 말부터 시간을 두고 5500원에서 2000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봄비가 그친 6일 인천 영종대교 일대를 비롯한 인천지역이 미세먼지 없이 맑게 개이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국토교통부는 28일 경제여건 변화 및 공공기관 재무여건 등을 고려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인하 추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18년 8월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관리 로드맵’에 따라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통행료 인하를 추진해왔다. 인천대교와 인천공항고속도로는 민자사업으로 건설된 도로로 정부 재정이 투입된 도로보다 통행료가 인천공항고속도로는 2.28배, 인천대교는 2.89배나 높다.


그러나 당초 로드맵대로 추진할 경우 민간사업자에게 보전해야 할 금액인 차액보전금이 3조원 가까이 되는데다 공공기관의 재무여건과 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이를 추진하기 어려웠다. 정부의 로드맵 이행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은 오는 3월1일 인천 영종대교의 통행료 인하를 요구하는 대규모 차량 시위를 예고했다. 민심이 악화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영종·인천대교 통행료와 관련해 전 정부의 약속이라도 국가의 약속이며, 수도권 국민을 위한 접점을 조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국토부는 영종대교에 대해 올해 10월1일부터 재정 고속도로 대비 2.28배에서 1.1배로 통행료를 인하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영종과 서울 간 편도 통행료는 6600원에서 3200원으로 내려간다. 인천대교는 민간사업자에게 보전해야 할 금액을 고려해 당장 낮추기보다 2025년 말부터 재정 고속도로 대비 2.89배에서 1.1배로 통행료를 단계적으로 인하할 방침이다. 이 경우 영종과 송도 간 편도 통행료는 55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5년 이후에는 현재보다 금리와 물가가 안정화되고, 인천공항공사의 경영여건도 개선되는 등 공공기관의 신규투자 여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와 인천공항공사가 함께 영종ㆍ인천대교에 투자하고, 민자고속도로의 사업기간이 종료된 후 공공기관이 운영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향후 한국도로공사, 인천공항공사, 기획재정부, 인천시 등과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공공기관의 신규 투자를 위한 제도개선 등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구체적인 통행료 인하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방안을 통해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이용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통행료 부담이 줄어들고, 인천공항 접근성이 개선돼 인천공항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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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골목길 경제학자와 같이 걸은 연희동
수정 2023.03.09 00:09입력 2023.02.28 06:05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와 연희동 탐방
조용하고 오래된 주택가에서 유명 카페·맛집 몰린 핫플레이스로
언덕 없는 넓은 평지…연남·합정·망원 등으로 걸어서 이동 가능
전국 골목 상권 5년 사이 80개→200여개로 증가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길.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62)에게 평소 자주 걷는 골목길에서 만나자고 하자 곧바로 "정음철물 앞에서 기다리라"는 답이 왔다. 대로변에 위치한 이 동네 상징 '사러가쇼핑센터'를 지나 몇 걸음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철물점이다. 1990년대 초까지 정음전자라는 전파상이 있던 자리는 지금은 열다섯평 남짓한 철물 편집숍으로 운영되고 있다. 건축 및 인테리어와 관련된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과 자재, 전기나 공구제품 등을 전시·판매하고 있지만, 밖에서 보면 마치 연희동 골목길 투어를 시작하는 출발점이자 안내소처럼 자리하고 있다.


연희동에 살고 있는 모 교수는 시간이 날 때면 이렇게 집 근처 골목길 구석구석을 산책하듯 걷는다고 했다. 기자와 만난 이날은 연희동 한가운데를 가르는 연희로의 서쪽, 연희로11길부터 시작하는 코스를 택했다.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조용한 주택가였던 연희동은 이제 골목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베이커리 브랜드들이 매장을 내 이미 핫플레이스를 형성하고 있었다. 모 교수는 골목 사이사이 자리한 숨은 맛집부터 '폴앤폴리나', '뱅센느' 등 유명 베이커리 카페까지 메뉴와 매장 인테리어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주로 어떤 손님들이 찾는지를 모두 꿰뚫고 있었다. 일반 주택을 리모델링해 만든 옷가게나 가구 편집숍부터 뜨개질과 같은 취미용품을 구경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까지 단순히 음식을 먹고 마시거나 물건을 사는 공간을 넘어 취미생활이나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상점도 곳곳에 있다.


모 교수는 "이렇게 골목길을 걸으면 운동만 되는 게 아니라 골목 양쪽으로 구경할 거리가 많아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지난주엔 없었던 가게가 일주일 새 새로 들어온 것을 보면 이를 발견하는 재미랄까, 늘 변화하기 때문에 똑같은 길을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고, 오래 걸어도 전혀 힘들지 않다"고 했다.

모종린 연세대 교수가 서울 연희동을 기자와 함께 돌아다니며 연희동길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이야기했다. 연희동이 유명해지던 초창기에 개업한 카페 벵센느 벤치에 앉아 보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지난 2021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일 당시 연희동을 찾았을 때도, 모 교수는 단순히 맛집이나 핫플레이스가 아닌 지역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로서 골목상권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로컬 비즈니스의 성공 요소로 문화 자원과 안정적인 임대료, 기업가 정신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문화 자원과 이를 통해 형성된 지역 정체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전국적으로 골목 문화가 확산 중인데, 서울의 경우 한강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강남이, 북쪽으로는 홍대가 각각 강남문화, 홍대 문화를 형성하며 경쟁하고 있다"며 "흔히 신도시 아파트단지에 학원가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번화가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희동이 걷기 좋은 또 다른 이유는 평지라는 점이다. 서울시내에서 동네 문화를 가진 주택·주거지역 가운데는 성북동이나 평창동, 한남동처럼 대부분 언덕이 심한 고립된 구조다. 연희동처럼 굉장히 넓은 평지에 일반 상권과 통합된 단독주택 지역은 드물다. 모 교수는 평소 이 연희동에서 시작해 동교로를 따라 연남동 굴다리, 망원동으로 이어지는 약 4㎞, 왕복 8㎞ 거리를 이렇게 구경하듯 걸으면서 인근 신촌에서부터 홍대, 합정, 연남 등으로 이어지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특색이 있는 상권들이 어떻게 저마다의 정체성을 갖고 변화하고 있는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연희동 초입에 위치한 사러가쇼핑센터는 1965년부터 이곳을 지켜왔다. 사진 위 왼쪽은 현재 모습과 오른쪽은 초창기 모습. 사러가쇼핑센터에서 2021년 56주년을 기념해 올린 사진이다. 단독 주택을 가구 매장으로 꾸민 잭슨카멜레온(사진 아래 왼쪽)과 동네빵집의 간판격인 폴앤폴리나(사진 아래 오른쪽)도 연희동의 명소다.

과거 아파트 선호 현상과 함께 한때 다소 침체한 듯했던 연희동의 경우 2010년 이후 다시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자 '쿠움파트너스'라는 전문적인 부동산 개발·임대회사가 상권 개발에 가세했다. 기존 주택을 상가로 리모델링하고 이곳에 유명 샵들을 직접 유치했다. 모 교수는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어떤 가게를 옮겨올지까지 고려해 건물 자체를 기획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안정되고 공실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수년간 전국의 골목 상권을 조사하고 분석하고 있는 모 교수에게 연구는 곧 두 발로 걷는 일이기도 하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은 전국 새로운 상권을 찾아 현장 탐방에 나서는데, 일행과 약속한 시간보다 한두시간은 먼저 도착해 주변 지역을 직접 돌아보고 눈으로 확인하곤 한다. 2017년 그가 저서 '골목길 자본론'을 내놓았을 때 서울에 30개, 전국적으로 50개 수준이었던 골목 상권은 2021년 160개에서 현재는 200여개까지 불어났다. 모 교수는 "아직 골목 상권 현황을 파악하는 체계적인 통계가 없기 때문에 저만의 기준에 따라 이곳이 골목 상권이냐 아니냐를 파악하고 있다"며 "커피전문점과 독립서점, 게스트하우스, 베이커리 등 핵심 업종이 있고 골목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소상공인, 풍부한 문화자원이 있을 때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상권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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