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에 밀리고 건설사도 손절…리모델링 ‘찬밥신세’
수정 2023.02.28 13:56입력 2023.02.28 06:07
[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찬밥신세로 전락한 모습이다.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문턱을 대폭 낮추고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해주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표하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 중 사업을 철회하거나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단지가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리모델링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건설사마저 금리 인상과 자잿값 상승 등을 이유로 신규 수주를 꺼리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이미 확보한 리모델링 시공권을 포기하는 사례마저 발생했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거여1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다음 달 11일 ‘거여1단지 리모델링 해산 여부 결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자잿값 인상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리모델링 추진에 대한 주민 반발이 거세졌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이번 임시총회를 통해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으로 선회하자는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강선14단지두산에선 이달 초 1기 신도시 특별법 발표 이후 일부 주민이 재건축 추진을 요구하며 ‘리모델링 반대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 한가람 단지와 평촌 목련2단지 그리고 경기 군포시 산본 세종주공 6단지 등에서도 리모델링 추진 철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밀집해있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일대는 좀처럼 사업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현재 한가람아파트, 코오롱이촌아파트 등은 조합설립을 완료하고 시공사 선정까지 마친 상황이지만, 좀처럼 사업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강대우아파트는 지난 2019년부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아직 조합설립 인가를 획득하지 못했다.
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이촌동 일대 아파트 단지 여러 곳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진데다 자잿값이 오르면서 조합원들이 추가 분담금 부담에 사업을 보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수주에 신중한 모습이다. 자잿값 상승,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오르면서 리모델링 사업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최근 공사비마저 너무 올라 웬만한 규모가 아니고서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며 “일단 규모나 입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사업성이 보장되는 단지에만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건설사 중에는 이미 확보한 리모델링 시공권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왔다. 리모델링 분야에서 1위의 준공 실적을 보유한 쌍용건설은 최근 경기 군포시 설악주공8단지 리모델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했다. 이에 앞서서는 서울 성동구 신동아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도 자진 반납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설악주공9단지의 경우 내부 심의에서 단지 지반이 암석이어서 공사가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과 건설 원자잿값 상승을 고려해 신규 수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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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개판된다" 백종원, 위생 미흡 예산시장 점주에 호통
수정 2023.02.28 15:21입력 2023.02.28 15:20
유튜브에 음식점 점검 모습 공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신이 추진 중인 충남 예산 '시장 프로젝트' 창업자들을 향해 따끔한 충고를 쏟아냈다.
백 대표는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영상에서 예산 시장 음식점주들의 식당을 점검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가 처음 찾은 식당은 비품이 너저분하게 방치돼 있는가 하면 곳곳에 먼지와 음식물 찌꺼기가 발견됐다. 식기가 놓인 선반에도 먼지가 묻어 있는 등 위생에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내 집이라고 해도 관리를 이렇게 할 거냐. 장담하는데 이런 식이면 두 달 만에 개판이 된다"라며 "내가 여기서 잘 수 있을 정도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매장에서도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다. 점주가 위생은 물론 식자재 손질에서까지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백 대표는 "이렇게 장사를 하겠다고? 기본이 안 됐다"라며 "못하겠으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말하고 포기해라"라며 "여기에 목숨 걸 거 아니면 하지 마라. 이렇게 사람을 실망시키나"라고 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 사진=더본코리아다만 점검이 끝난 뒤 모든 창업주와 카페 미팅을 가진 자리에선 이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관리 부실은) 몰라서 그랬다고 생각한다"면서 "가게를 하나하나 직접 살펴야 한다. 내 가게처럼 안 하는 게 안타까워서 그랬다"라고 했다.
이어 "식품의약안전처에 등급제라는 게 있다"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가게가) 위생 등급을 갖고 있으면 먹는 데 안심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 대표는 현재 예산에서 지역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예산 전통시장 내부를 리모델링하고 식당 5곳을 열어, 한 달 사이에 무려 1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프로젝트 시작 전 예산 시장은 하루 20~30명이 방문하는 데 그쳤다.
백 대표는 급격한 임대료 상승을 막기 위해 직접 시장 점포를 매입하는 등 예산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창업자는 월 임대료, 주방 설비 비용 및 수수료만 지불하면 되며, 단 음식 가격을 싸게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한편 예산 시장은 27일부터 휴점에 들어갔으며, 오는 3월31일까지 한 달간 대대적인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휴점 기간에 걸쳐 긴 대기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고 새 메뉴를 개발하는 한편, 화장실 및 바닥 위생 개선 등에 착수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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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수박 명단' 업로드…비명계 '문자 폭탄' 몸살
수정 2023.02.28 10:31입력 2023.02.28 10:31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개딸' 비명계 의원에 문자·전화 세례
"낙인 찍을 대상 필요한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최소 31명의 이탈표가 나오면서 당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들은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 명단을 만들어 돌리면서 해당 의원들에게 전화나 문자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8일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저한테도 '찬성한 것이 너지', '가만히 안두겠다', '색출하겠다' 등의 문자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확대, 재생산될 경우 결코 아름다운 치열한 논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저급한 싸움으로 치닫게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당 전체가 아주 안 좋은 모양"이라며 "대오각성하고 개과천선하지 않으면 더 큰 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을 이르는 '수박(겉과 속이 다르는 의미)' 명단이 유포되고 있다. 명단에 지목된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문자나 전화를) 엄청나게 받고 있다"며 "내가 아니라고 얘기할 수도 없고 그래서 가만히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만 상황이 어려워지게 됐다"며 "서로 간에 자극하지 말고 수습 방안을 찾아야지, 지도부가 나서서 '너희들 나가라, 아니면 수박이다'라는 말을 왜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찬성표는) 수도권 등 총선에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생각보다 많이 걱정을 한 것이 아닌가"라며 "생각보다 (찬성표가) 많아서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의원총회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한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명단에 실린 또 다른 당 의원도 "문자를 받고 있다"며 "어떻게 되든 누가 어떻게 찍었는지 자기들(지지자들)이 압박을 해서 색출하겠다는 건가 본데, 얼마나 비민주적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을 굉장히 어렵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개딸들의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명단에 실린 각 의원실은 지지자들의 문자, 전화 세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보좌진은 "솔직히 우리 의원이 부결표를 던졌는지 가결표를 던졌는지 그건 모르는 게 아닌가"라며 "왜 그렇게 단정 지으려고 하느냐고 답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에 낙인을 찍을 대상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른 의원실의 보좌진도 "전화를 받고 있다"며 "의원 각자의 양심에 대해 색출할 권한이 누구한테 있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보좌진도 "앞으로 (전화 폭탄이) 더 심해질 것 같다"며 "의원도 당황해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재차 청구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친명계(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의 갈등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명단에 실린 한 의원은 "다음 체포동의안이 올 때까지 우리 당이 내부 갈등을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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